만화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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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만화카페를 찾다 ‘만화카페에 꽂힌 것은 만화에 대한 애정이었네’

최근 자기만의 뚜렷한 콘셉트로 문을 연 만화방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 만화방들은 넓은 매장과 안락한 자리, 다양한 음료로 ‘카페’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린다. 문화의 거리, 젊음거리라 불리는 홍대 근처에서 요즘 뜨겁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대표 만화카페 세 곳을 둘러봤다.

2014-10-31 이대연
불법 다운로드와 스마트폰에 밀려 이제 만화는, 화면으로 보는 시대다. 2014년 하반기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만화방은 700여 개에 불과하다. 점점 종이만화를 접하기 힘든 요즘이다. 하지만 검지와 중지가 잉크에 검게 변해본 사람은 안다. 만화란 무릇 침 묻혀가며 넘겨야 제 맛이라는 것을.
최근 자기만의 뚜렷한 콘셉트로 문을 연 만화방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 만화방들은 넓은 매장과 안락한 자리, 다양한 음료로 ‘카페’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린다. 문화의 거리, 젊음거리라 불리는 홍대 근처에서 요즘 뜨겁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대표 만화카페 세 곳을 둘러봤다.



만화와 수다를 즐기다 
 
즐거운 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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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작당’은 홍대 앞의 만화카페들 가운데 가장 최근(2014년 4월 1일)에 열어 뜨겁게 달아오르는 곳이다. 264㎡(80평)의 큰 규모에 만화읽기 최적의 환경을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기본 테이블과 의자는 물론이고, 바처럼 긴 테이블이 있어 혼자 앉아 있기에도 좋다. 계단식으로 펼쳐진 좌석도 몸을 기대어 읽기 적합하다.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집에서 하듯 배 깔고 엎드려 볼 수 있다는 거다. 매장을 복층으로 꾸미면서 아래층에 칸칸이 방들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곳에서는 독특하게도 맥주를 판다. 맥주를 마시며 만화를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환경’이다. 즐거운 작당의 김민정 사장 스스로가 “뒹굴뒹굴 하면서 누워서 보고 싶고, 맥주 한잔 마시며 만화를 읽고 싶어서” 차렸단다. 이런 공간이 반가워 “그저 이 자리에 오래 있어주면 된다.”며 책을 기증해 준 손님들도 있다. 
카페를 꾸밀 때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 ‘일일만화(일판만화)’는 들이지 않고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로만 3만여 권을 채웠다. 미메시스, 세미콜론, 미우, 새만화책, 사계절 등의 출판사에서 나온 만화책들을 만날 수 있다.

■ 한 줄 평: 자기 방 말고 가장 편한 자세로 만화를 즐길 수 있는 곳!
■ 카페 주인의 ‘다 좋지만 굳이 꼽는다면’ 추천작: 
마스다 미리의 만화들. 공감 쩐다. 들개이빨의 <먹는 존재>, 매콤해서 좋다. 아오노 슌주의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찌질하지만 따뜻하다.


즐거운 작당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0-6 대동빌딩, 지하 1층
 전화
 02-336-9086
 영업시간
 11:00~24:00
 휴무일
 추석/설날 당일
 요금
 기본 1시간 3,000원 / 추가 10분당 500원 / 종일 15,000원
 연간 회원권 혜택이 있다.
 커피나 음료, 간단한 식사메뉴를 시키면 1시간 무료.
 웹
 기타
 다양한 음료는 물론 맥주 판매



고양이와 만화의 케미 터지는 궁합
 
카페 데 코믹스(홍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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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동물을 꼽는다면 단연 고양이다. 만화가가 동물을 키운다면 고양이여야만 할 것 같고, 실제로 많은 만화가들의 작업실을 함께한다. 만화가와 고양이의 에피소드를 다룬 만화는 너무 많아 헤아리기도 힘들다. 이젠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들도 고양이와 더욱 가까워질 법하다. ‘카페 데 코믹스’는 ‘고양이가 운영하는 만화카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만화책보다 고양이들이 먼저 반긴다. 만화 보러 왔는데 고양이랑 놀다가 정작 만화는 얼마 못 봤다며 손님들의 원성 아닌 원성을 듣는다. 
옛 만화방들을 채우던 담배연기 대신 고양이들이 노닐게 한 운영방식 덕에 특히 여자 손님이 많다. 그래서 여성 독자들을 위한 만화도 많이 구비되어 있다. 
박일열 사장은 “힘들고 지칠 때 모두 내려놓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꿨고 그런 곳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만화에 파묻혀 고양이의 목을 긁으며 그릉그릉 소리를 듣는 것. 박 사장이 바라는 최고의 힐링이 아닐까.
카페 데 코믹스는 대학로, 성신여대, 신촌, 건대 등 대학가 여러 곳에 매장이 있다. 그 때문인지 운영방식이 체계적이다. 커피숍 수준의 커피와 음료를 마실 수 있고 170㎡(50평) 안팎의 넓은 면적에 3만여 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어서 ‘별다방’에 만화가 진열되어 있는 느낌이다.

■ 한 줄 평: ‘커피→영화→밥’에 싫증난 커플을 위한 참신한 데이트 코스
■ 카페 주인의 ‘다 좋지만 굳이 꼽는다면’ 추천작: 
 안 보는 만화 없이 다 보지만 요즘 빠져있는 만화는 야수히사 하라의 <킹덤>.


카페 데 코믹스(홍대)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113, 3층 
 전화
 02-338-2221 
 영업시간
 10:00~03:00 (주말 10:00~05:0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기본 1시간 2,400원  / 학생 2,000원 / 추가 10분당 400원
 음료나 라면이 제공되는 2시간, 3시간, 6시간 요금제가 있다
 웹
 기타
 커피숍 수준의 커피와 음료. 다양한 스낵.



만화 마니아가 찾는 그 집
 
상수동 만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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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 곳이 만화방과 카페를 접목시킨 ‘만화카페’라면 ‘상수동 만화방’은 ‘만화방’이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지만 만화에 집중한 만화방이다. 요금 기준은 ‘시간당 2,400원’ 하나뿐. 만화 보는데 방해될까봐 전화도 놓지 않았다. 원두커피를 내리지는 않지만 밖에서 음식을 사가지고 와도 된다. 순대나 떡볶이와 만화가 얼마나 어울리는 궁합인지 해본 사람은 안다. 하지만 짜장면 배달까지는 무리다. 만화방뿐 아니라 모든 곳이 금연구역이 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가게에 딸린 야외 베란다가 있어 흡연이 가능하다. 물론 실내는 쾌적하게 금연.
‘상수동 만화방’은 세 곳 가운데 가장 먼저 생겼다. 이른바 요즘 가장 뜬다는 홍대 상권에 만화를 들여놓은 것이다. 임은정 사장은 기존 만화방들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찾기 힘들어 만화방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만화방을 열면서 기존 만화방에서 보기 힘들던 그래픽노블이나 DC, 마블의 만화책을 가져왔다. 가장 신경 쓰는 것 가운데 하나도 구하기 어려운 희귀본이나 절판들을 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엄선해 고른 만화가 2만여 권이다. 찾기 힘든 만화가 있다면 만화방 사장님과 문자를.

■ 한 줄 평: 만화의, 만화에 의한, 만화를 위한 만화방
■ 카페 주인의 ‘다 좋지만 굳이 꼽는다면’ 추천작: 
꼽기 힘들 만큼 추천할 책이 많다. 대신 작가를 추천한다면, 사이바라 리에코, 마츠야마 하나코, 토요다 테츠야(특히 <언더커런트>).


상수동 만화방
 
 위치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3-3 2층
 전화
 (문자) 010-4533-2774 
 영업시간
 14:00~02:00 / 주말 13:00~02:0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기본 1시간 2,400원 / 10,000원 쓰면 1시간 무료 쿠폰을 준다
 웹
 기타
 외부 음식물 반입 ‘가능’

한 때 만화방 주인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읽고 싶은 만화를 맘껏 사서 보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꿈의 직업처럼 느껴진다. 세 곳의 만화카페의 사장들은 모두 만화와 함께 자랐던 만화키드들이었다. 만화를 좋아하고 만화를 즐길 줄 알았다. 그리고 어른이 된 후 자기가 꿈꾸던 공간을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그들이 책장에 꽂아 둔 것은 만화에 대한 애정이었다. 오늘 저녁, 이번 주말에 수 만권의 만화에 파묻혀 여유롭게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건 어떠하신지.



부록) 소개 안 하면 서운한 홍대-신촌권 만화카페들
 
 이름 위치 전화
 상수동 만화방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3-3 2층 010-4533-2774
 즐거운 작당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0-6  대동빌딩, 지하 1층 02-336-9086
 카페 데 코믹스(홍대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113,  3층 02-338-2221
 코믹토토 만화카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1 2층 070-8719-7389
 홍대 만화카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2-6 5층 02-6403-5995
 카페 데 코믹스(신촌점)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13-21,  지하1층 02-312-2221
 킥킥나무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510-5 2층 070-4233-1352
 피망과 토마토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33-25 6층 070-8884-9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