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애니메이션센터 사전제작 담당 박보경씨.
용돈도 안 되는 원고료에 한숨짓고, 제때 원고료 받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 만화가가 있을까. 자연스러운 시장경제개념 때문에 그런 것 일 테지만, 만화는 그려지고 출판이 되어 결과물이 나온 이후에 잡지사에서 원고료를 지급하는 후불제이다.
약간의 선지급을 기본으로 하는 출판계의 관례와는 거리가 좀 있다. 현실적 비용으로 따지자면 종이비용만 드는 쪽은 마찬가지인데…, 만화판 참 인색편이다.
한 해에도 만화판을 떠나는 사람 많지만, 그 만큼 꿈을 쫓아 찾아오는 불나방들도 허다하다. 그런 신인에게는 공모전은 한줄기 빛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 중에도 사전제작공모전의 신인들이 등용의 기회와 함께 출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됨을 지켜보기도 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사전제작지원공모에 대해 소개해 달라.
99년 가을부터 도입된 지원공모이다. 독립단편영화를 보면 작품제작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 후속 시상을 넘 볼 수가 없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단편영화제작의 사전지원 취지에서 도입한 지원방식이다.
단편공모였던 1회 공모전을 시작으로 당선작품은 단편집(역류)으로 묶어 나왔지만 단편집이라는 형식은 마케팅측면에서 취약한 부분이다. 지원예산을 확대하면서 작품의 분량도 확대되었고 작년부터 카툰 부문도 포함되어 현재는 중,단편 3편과 카툰 6편, 단편 8편 부문으로 구성되었다.
사전제작지원이란 말이 만화계에서는 아직도 낯설지만.
영화판에서는 영화제 수상형식이 아닌 바에는 대부분의 공모작들이 사전제작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찍기도 어려운 형편에 완성해서 수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되어있는 것이다.
사후 공모전, 원고료 지급형식만 존재하던 만화판에 현실적인 이해가 도움닫기를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5회째를 맞고 있는데...
과도기적인 측면이 있기 하지만, 안정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당선작가들이 충분히 성실히 작품을 하고 있고, 만화계에서도 제작공모를 주시하고 있다.
작가들도 사이클이 형성되어가는 듯 하다. 미리 알고 목적의식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가들도 생겨났고, 초기 공모전에서는 준비정도도 기복이 심했다면 지금은 고른듯하다. 공모전이 확산되어서 십분 활용되었으면 하는데, 매체 활용이 잘되지 않는 듯하고, 입에서 입으로 게릴라식으로 전파되는 듯하다.
관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임만큼 관료화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만화계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려 하고 있다. 다양한 성향의 작가와 다양한 기호를 갖은 독자가 반영되는 출판시장으로 개선될 때까지 유연함을 갖고 지원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2003 서울 창작 만화 제작지원공모>
구 분 내 용 : 극화-중장편 카툰 극화-단편
주제 및 소재 주제 및 소재, 장르 등 제한 없음 (카툰은 단행본 한 권을 기준으로 주제와 소재의 기획 및 완결성 등에 유의)
신청자격 출판만화 신진작가(중장편 및 카툰은 기 등단작가 신청 가능하며, 졸업작품 등 학위 이수와 관련된 작품은 제외)
접수기간 2003.5.14(수)~16(금), 18:00 도착분에 한함 2003.7.22(화)~24(목), 18:00 도착분에 한함
선정편수 및 지원금액
1차 5편(2백만원) 6편(1백만원) 대상 5,000,000(1편),
금상 3,000,000(2편),
은상 2,000,000(2편),
장려상 1,000,000(3편)
2차 3편(6백4십만원) 4편(4백만원)
3차 3편(3백6십만원) 4편(2백만원)
편당 지원금액 1천2백만원 7백만원
제작기간 총 12개월 이내 (1차 : 4개월 이내 / 2차 : 8개월 이내) 총 12개월 이내 (1차 : 4개월 이내 / 2차 : 8개월 이내) - (완성작 심사)
완성분량 200페이지 전후 60페이지 전후 20~32페이지
제출물
1. 지원신청서(소정양식) 및 이력서 각 1부
2. 작품소개서 3부
(기획의도/일정계획/제작비명세서/시놉시스 및 시나리오/그림콘티 50 이상/캐릭터 및 배경설정 등 이미지자료 등)
3. 이전 제작 작품 1부 (공동작품일 경우 본인의 역할 명기 1부)
※카툰은 단행본 한 권을 기준으로 컨셉 및 구성을 짜임새 있게 제시
※1,2,3 항목별로 각각 묶어 제출하며 지원신청서 및 이력서 외에는 본인 이름, 연락처 등 개인신상에 관한 명기 금지 1. 지원신청서(소정양식) 1부
2. 작품소개서 3부
(기획의도/시놉시스 및 시나리오/기타 캐릭터 소개 등)
3. 20~32 페이지 분량의 완성원고
완성원고 : 30페이지 이상 완성원고 : 10페이지 이상
사후지원 1. 완성작 심사 시 우수작가 선정
- 중장편 및 카툰 : 단행본 출판 지원, 전시회 개최
- 단편 : 센터 계간지 게재 및 외부 만화잡지 게재 지원
- 해외페스티벌 참관경비 부분 지원 및 작품홍보 등
(단행본 출판 및 전시 등 후속지원은 차기년도 예산편성 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각 부문별 출판 및 전시가 지원되는 작품 편수는 유동적임)
-지원편수가 줄어든 반면 단편이 신설되었는데..
지금까지 진행해오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것들에 대한 반영이다. 신인들에게 페이지부담을 줄이는 지원자의 현실성과 예산의 현실성의 결과이다.
만화가의 연륜, 훈련된 작가를 수용하여 사전준비가 단단한 작가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단편에서 신인 발굴하고, 중, 장편에서 힘 진짜 실은 작품을. 그러면 자생적으로 출판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심사위원이 해마다 바뀌는데, 협회 추천과 센터운영위원(만화부문) 추천으로 5명 내외의 심사위원이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몇 가지 오해들이 쌓이기도 하는데, 굉장히 실험적이고 독창적이어야 한다. 물론 현재 만화판에 연재기회가 어렵고, 지면자체를 얻기 어려운 작가들에게 1차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충분히 지면화 될 수 있는 형식의 작품들에도 그 안에 이야기나 형식의 독창성이 있다면 도외시하지 않고 고려하고 있다.
박보경씨는 애써 상업적인 작품이라는 말을 피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는 듯하다. 지나치게 실험적이라는 듯.. 주위의 공모전에 대한 선입견을 우려하는 면에서 신중한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지망생과 그 결과물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목적의식적으로 그 대상을 주시하고 있는 시선이 있는 바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공모전이 거듭돼 가며 능동적인 가능성은 다양한 스펙터클로 재현될 것이라는 것이다.
::: 2003 서울 창작 만화 제작지원공모 :::

-제출서류를 보면 기존보다 더 엄격해진 측면이 있다. 콘티 50완료 제출사항이 추가 되어 있다. 창작의 자유를 힘을 실어주던 처음의 가치와 충돌하는 듯한데..
기존에 필요하다고 싶었던 것들이 추가된 것이다. 약속된 일정이 지켜져야 한다. 작품을 기일 내에 소화능력을 보기 위한 측면이지만, 페이지에 메이지 않고 작품성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사전제작지원에 이어 전시와 출판에까지 지원이 되고 있다. 완결감있는 지원방식인 듯하다.
사전제작지원 외 보급지원사업으로 따로 예산을 책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1차적으로 작년 김대중씨의 [자지도시의 아름다운 추억]과 박건웅씨의 [꽃]을 추진한 경험으로 올해는 9종의 당선작가(중, 장편 극화 4종, 카툰 4종, 연구서 1종)의 작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무가지로 돌리면 사업내용은 편하겠지만, 유통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기 때문에 간단치 않다.
이 사업은 우리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니고, 출판전문사업자를 대행하고 있다. 현재는 그 틀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공모전이 작가가 외부 환경에 독립적일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으면 한다. 작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출판?유통이라는 후속과정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작품을 출판하고자 지원하는 출판사들이 많은가.
기존 출판사들이 상업적인 측면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선뜻 많이 나서지 않는다. 출판물에 대한 관심이 덜한 측면도 있고, 우리의 예산지원이 부족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의지가 있는 출판업자의 적자를 감수한 각오로 책이 발행되고 있다. 민간업체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게 해서는 발전할 수가 없다. 컨텐츠와 제작실비에 서로 부담이 줄어들어야 한다.
이상적인 것은 우리는 검증된 결과물, 작품을 제공하고 출판사는 그것으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윈윈게임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안에 부족한 예산들을 매꿔주는 것으로 지원사업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아직 시장형성이 안되어 있다.

-출판 이후의 반응은 어떠하나.
시장의 기호가 바뀌어야 일진보 할 텐데…, 과제이다. 더 공세적인 마케팅을 해야 하지만, 작품성향이 그렇지 못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시행하는 마인드로 쌓이기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콘텐츠연구소에서도 이와 같은 형식의 지원방식이 신설된 것 같던데,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는 창작문화에 힘을 싣고 시작하여 작가에 가까이 다가선 지원으로 작가 육성과 발표의 기회에 집중한다면, 진흥원(콘텐츠연구소)은 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10배정도 되는 예산으로 사업 안정화, 출판시장안정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래서 출판사와 공동으로 만화를 출판, 유통시키는 지원형식을 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되어 지원방식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각 기관의 성격과 예산에 따라 사업이 다르다. 협의되면 좋은데, 실무단계에서는 그런 과정이 없다.
뒷이야기로 심사자와 피심사자들의 관계가 아니라 선후배로서 꾸짖음이 있고, 작가들의 성실도를 질책하고 조언하는 모습을 본다며, 지원사업 내 분위기가 좋다고 하는 박보경씨. 사업의 빡빡한 일정에 쫓기면서도 개인적으로 흥이 난다고 한다. 그녀 또한 영진위의 지원사업으로 3명의 공동제작 한 사이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앙시’에 초대되기도 한 작가이다.
공모 수상자들에게 공통으로 들을 수 있었던 말들이 있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까지 자기 주관 되로 끝까지 밀고 나가볼 수 있다라는 말이다. 만화잡지의 흐름상 단편 혹은 장편이라도 흐름이 달마다 끊어지고 편집부의 입김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비취어보면 이 공모전이 작가에게 가장 큰 이점이라 수 있겠다.
박보경씨에게 마지막으로 지원하는 작가에게 조언을 부탁하니, "사는 것 자체가 초지일관으로. 뜻한바 대로 좋은 기량을 표현할 수 있으면 된다"라고 시원하게 대답해준다. 필자 또한 척박한 현실에 담담한 작가를 보고 싶다. 지독한 결핍이 지독한 열정을 낳는 모습을 보고싶다. 그것을 보고 희망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현실적 대안이 따르는 그런 이상을 그려본다.
사전제작지원방식에 앞서 있는 영화판을 살펴보니 매우 세부적이다. 제작에 있어서 제작투자기반 지원에 대한 것까지 꼼꼼한 편이다. 하나에서 열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가 열을 만드는 주춧돌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