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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과 명동 만화에 물들다 : 도심 속에서 개최는 SICAF2013, 만화의 거리 조성하다

남산과 명동 일대가 만화·애니메이션의 거리로 재탄생한다. 7월 23일부터 28일까지 제 1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2013)이 열린다. 95년부터 시작된 SICAF는 국내 그리고 아시아 최대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2013-07-23 남민영
남산과 명동 일대가 만화·애니메이션의 거리로 재탄생한다. 7월 23일부터 28일까지 제 1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2013)이 열린다. 95년부터 시작된 SICAF는 국내 그리고 아시아 최대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올해 SICAF2013은 ‘SICAF 남산으로 가다! 만화路! 애니路!’라는 모토대로 그간 페스티벌 개최지였던 삼성동 코엑스를 벗어나 문화와 패션, 관광의 요충지인 명동과 남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에서 야외로 무대를 넓히면서 페스티벌의 규모가 커졌고 그만큼 즐길 거리도 더욱 많아진 것이 SICAF2013의 가장 큰 변화다. SICAF2013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서울예술대학교 동랑예술센터, 문학의 집, CGV 명동역 그리고 퇴계로 20길에 조성 된 ‘만화의 거리’에서 다양한 행사와 전시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도심에 자리한 열린 축제로서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해외여행객의 참여까지 유도, 글로벌 페스티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이다.
 
한편 매년 만화계와 애니메이션계 발전에 큰 공로를 세운 이에게 주는 상인 SICAF 코믹 어워드와 애니메이션 어워드의 수상자는 김동화 화백과 대원미디어그룹의 정욱 회장으로 선정됐다. “김동화 화백은 한국 순정 만화계를 일군 거장으로서 정욱 회장은 <영심이>, <달려라 하니> 등을 기획·제작해 한국 애니메이션에 활력을 불어넣었기에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SICAF 선정위원회는 밝혔다. 이들의 시상식은 개막식과 함께 진행 된다.
 
SICAF2013은 크게 만화·애니메이션 전시, SICAF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만화애니메이션 산업마켓으로 섹션을 나눴다. 이외에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체험 이벤트와 퍼포먼스, 공연을 거리 곳곳에서 열 예정이다. 올 여름 도심 속에 만화·애니메이션으로 통하는 거대한 문화 줄기가 새로 형성되는 것이다.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다양한 전시의 향연
 
먼저 가장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화·애니메이션 전시가 눈에 띈다. 전시는 특별전과 해외초청전, 작가참여전, 기획전 등으로 나뉘어있다. 특히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윤승운 작가의 특별전 <발명왕 요철이, 맹꽁이 서당에 놀러가다>를 주목할 만하다. 윤승운은 1982년부터 25년 동안 연재하는 기록을 세운 작품 <맹꽁이 서당>의 작가로 작년 SICAF 코믹 어워드의 수상자다. 이번 전시는 코믹 어워드 수상 기념 취지로 기획된 것으로 윤승운 작가의 대표작 <맹꽁이 서당>을 비롯하여 <꼴찌와 한심이>, <두심이 표류기>, <요철 발명왕>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작품뿐만 아니라 입체조형물을 통해 만화 속 캐릭터를 좀 더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디지털 콘텐츠 특별전인 <공감친구>에서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한다. <공감친구>는 애니메이션 상영과 증강현실 동화책, 3D입체영상을 통해 관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장을 연다. 또한 전시장에 마련 된 포토존에서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발길을 돌리면 해외초청전에서 캐나다와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만나 볼 수 있다. 먼저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캐나다 NFB 초정전 <키즈 애니메이션, 겨울 숲의 보물을 찾아라!>는 캐나다에서 제작된 키즈 애니메이션, 동화책 그리고 인터렉티브 작품을 한데 모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케이온>, <일상>, <빙과>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교토 애니메이션 특별전 <청춘공개수업-방과 후 인기투표 주의>를 눈여겨 볼만 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교토 애니메이션의 대표작 <케이온>, <일상>, <빙과>를 주제로 연 이번 전시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애니메이션 속 가상의 인물을 직접 현실에서 만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전시로서 관람객에겐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작가참여전에서는 전시를 뛰어넘어 작가의 손길이 담긴 다양한 기념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작가와의 만남까지 기획되어 눈길을 끈다. 특히 여성만화가협회전 <앨리스 인 더 시카프>가 그렇다. <앨리스 인 더 시카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트럼프 카드 병정을 재해석한 여성작가들의 일러스트를 전시한다.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일러스트 트럼프카드와 액세서리 제품은 한정으로 판매된다. 더불어 작가 사인회와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페이스페인팅, 카드꾸미기 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보다 많은 체험 전시를 찾는다면 어린이 만화전 <햇살만화방>을 주목하자. 카페 커피쉬에서 진행되는 <햇살만화방>은 우리만화연대가 선정한 어린이 도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햇살우산 만들기와 다양한 만화놀이 세미나, 독서지도 세미나 등을 열어 아이는 물론 부모에게도 유익한 강의가 진행된다.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할지 또는 보다 재밌게 독서를 지도해 줄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세미나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밖에도 레스토랑 두부에서는 ‘웹툰전’ <두부&티군>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선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가 새겨진 티셔츠와 머그컵 전시가 열린다. 3인의 일러스트 작가 <드로잉 팩토리>는 어린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전 <하하하>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전시에선 일상의 행복과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품을 전시한다.
 
기획전에서는 직장생활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바둑에 빗대어 사실적으로 풀어낸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을 주제로 <미생 : 세상과 대국하다>를 연다. 카페 브라운 하우스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미생>의 명장면 명대사는 물론 <미생> 모바일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7월 27일 오후 3시 전시회가 열리는 곳에서 윤태호 작가의 사인회도 열릴 예정이다. <미생>을 감명 깊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둘러보며 작품의 여운을 음미하거나 윤태호 작가를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져도 좋다. 기획전의 또 다른 묘미는 SICAF2013의 남산, 명동 입성을 축하하는 전시인 <아트툰, 만화인이 그린 명동>이다. 여러 만화인이 명동과 남산을 주제로 그린 다양한 일러스트를 한 눈에 관람할 수 있고 부대 전시인 <건담예술전>도 함께 볼 수 있다. 유년시절 좋아했던 <로보트 태권 V>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관람객이라면 <추억의 만화영화 감상실>을 찾아가보자. <로보트 태권 V>를 잘 모르는 아이의 손을 잡고 향해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하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 애니메이션의 동향을 살피고 싶다면 신작 애니메이션을 미리 볼 수 있는 <국내 신작 TV 애니메이션전>을 찾아도 좋다.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을 맛보다
 
명동과 남산일대 거리가 만화·애니메이션 전시로 물들 때 CGV 명동역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애니시네마에는 SICAF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이하 영화제)가 열린다. 7월 2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약 300여 편의 작품을 5일간 상영하는 영화제는 규모만큼이나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스페인 감독 페르난도 코르티조의 장편 데뷔작 <사도>다. 탈옥범이 외딴 마을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작품은 사실적인 캐릭터 표현이 돋보이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페르난도 코르티조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감독이지만 이미 단편을 통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여러 번 수상했을 정도로 촉망받는 신인감독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유령신부>, <반지의 제왕>을 만든 제작진과 함께 작업했으며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그래스가 음악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개막작의 주인공답게 감독 페르난도 코르티조는 7월 28일 GV에 참여해 <사도>의 제작기를 관객에게 직접 들려줄 예정이다.
 
개막식 이후 본격적인 영화제가 시작되면 공식경쟁부문과 특별초청부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올해 공식경쟁부문은 33개국 총 152편이 출품되어 그 어느 때보다 열띤 심사가 치러졌다. 한국 작품의 경우 <뽀로로-슈퍼썰매 대모험>이 장편 부분에 올랐고 일본은 주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4곳에서 제작한 옴니버스 작품 <아니메의 미래>가 올랐다. 이밖에도 단편, 학생, 시카프 키드, 시카프 쇼케이스 등을 통해 여러 애니메이션이 관객과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기다린다.
 
특별초청부문에서는 보다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별초청부문은 시카프의 시선, 인물포커스, 패밀리 스퀘어, 월드 포커스, 오픈 프레임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감독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인물포커스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스퀘어 섹션을 눈여겨보자. 올해 인물포커스에선 애니메이션 거장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애니메이터 리처드 윌리엄스의 미완성작 <도둑과 구두수선공>을 다룬 케빈 쉬렉 감독의 다큐멘터리 <잔상 - 미완의 걸작>,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스기이 기사부로의 자취를 좇는 이시오카 마사토의 다큐멘터리 <아니메의 스승 - 스기이 기사부로>가 그렇다. 애니메이션계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두 거장의 작품 세계와 삶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한편 패밀리 스퀘어 섹션에선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터보>가 돋보인다. 이 작품은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길 꿈꾸던 달팽이 터보가 우연한 사고를 통해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쉘던 코헨의 작품 <스노우 캣>과 <스웨터> 또한 패밀리 스퀘어 섹션의 숨은 보석이다. 공식경쟁부문의 심사위원이기도 한 쉘던 코헨은 ‘쉘던 코헨: 말하는 그림’을 주제로 스크리닝 토크를 열어 관객을 찾을 예정이기도 하다.
 
영화제 부대 행사로 진행되는 SICAF 2013 애니메이션 캠프도 흥미롭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캠프는 참가자에게 특별심사위원단 자격을 준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많거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 세계에 한발자국 더 다가가고 싶다면 더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다. 캠프 참가자는 공식경쟁부분의 시카프 키드와 시카프 초이스 섹션을 심사할 수 있게 된다.
 
아시아 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의 허브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마켓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마켓(Seoul Promotion Plan, 이하 SPP)에서는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밀레니엄 힐튼에서 진행된다. SPP는 만화·애니메이션 프로그램 판매와 구매, 합작, 투자, 공동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업계 관계자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다. 올해는 디즈니채널, 영국 BBC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SPP에선 가능성 있는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컴피티션을 비롯 비즈니스 컨퍼런스, 비즈니스 매칭 등 콘텐츠에 대한 담론의 장을 마련한다. 특히 컴피티션 결선 진출작의 경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컴피티션 시상식은 SPP 폐막식이 열리는 7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SPP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는 SPP2013 공식 홈페이지(www.sppseoul.com)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이밖에도 SICAF2013은 로봇미디어쇼, 버스킹쇼, 밴드공연, SICAF 캐릭터 퍼레이드 등의 이벤트를 매일 펼쳐 만화의 거리를 페스티벌의 열기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전시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은 인터파크, 영화제 티켓은 CGV 홈페이지에서 예매가 가능하며 행사지에서 현장구매도 할 수 있다. 전시 티켓의 경우 1일권을 구입하면 모든 전시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한정 판매되는 버미패키지를 이용하면 다양한 영화와 전시를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오랜 기간 페스티벌을 즐길 관람객이라면 버미패키지가 더 경제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시민의 참여와 공감을 중심으로 기획 된 SICAF2013. 이번 페스티벌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관람객이 함께 명동과 남산을 만화의 거리로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양한 개성을 갖춘 여러 문화 페스티벌이 각 도시와 나라의 개성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상기시켜보면 진정한 만화의 거리를 만들어가는 SICAF2013도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전시회에 버금가는 문화 페스티벌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