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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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생태계 발전방안 토론회 ‘웹툰, 변화와 성장을 위한 미래 전략’ 현장 리포트

우리 웹툰의 내일은 어디로 가고, 미래 전략은 어떠해야 할까. 2014년 12월 15일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주최로 ‘만화 생태계 발전방안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2014-12-21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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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웹툰의 내일은 어디로 가고, 미래 전략은 어떠해야 할까.
2014년 12월 15일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주최로 ‘만화 생태계 발전방안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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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원혜영 국회의원(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 이충호 회장(만화가협회), 이희재 이사장(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환영사로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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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토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오늘의 토론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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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식전행사 후 토론회 발표자와 토론자 등이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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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 된 2부 토론은 만화가협회 엄재경 부회장이 진행을 맡았다. 그는 게임방송으로 다져진 위트 있는 입담으로 토론회를 시종 즐겁게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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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는 윤기헌 교수(부산대학교)가 “유료 웹툰 통계 분석을 통한 한국 웹툰의 성과와 한계”를 주제로 기조 발제를 했다. 

윤 교수의 조사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의뢰로 2001년부터 2013년까지의 웹툰 전수를 조사한 것으로 보고됐다. 웹툰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무려 13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전수조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종합한 통계치에 전수라고 보기엔 빠진 것이 드러나고, 확보하지 못한 웹툰 원천 자료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자료의 결과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웹툰이란 개념, 분류 자체가 명확하지 못하고, 만끽 같이 채 2년도 안 된 기간 동안 운영된 작품을 집계하면서도 만화 전문사이트에서 수년 동안 연재한 만화작품은 집계에서 아예 배제하고 있는 점이 보인다. 이는 웹툰의 정의에서부터 혼란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까지 집계된 총 웹툰 수는 1928작품으로 포털(1131 작품), 언론사(232작품), 통신사(111작품), 만화 웹진(352작품), 기타 102작품의 분포를 보였다. 그 중 대형 포털 점유율은 전체의 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은 그야말로 웹툰의 해였다. 전년 대비 92의 작품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레진코믹스 등이 유료화를 표방하고 나와 시장을 차별화한 해로 볼 수 있다. 

1명의 작가가 연재하는 평균 기간은 111주(777일)이고, 1작품 당 약 91회를 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웹툰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장르는 드라마(478), 개그(349), 판타지(23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성인 작품이 늘어가고 있는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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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 혹은 유료 결제가 발생하는 작품이 전체의 10이며, 무료가 기본 포맷으로 장착한 웹툰은 산업적  취약성을 안고 있기에 산업적, 인식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랐다. 

윤 교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웹툰에 대한 전수 조사와 통계가 이루어졌음을 강조하며 앞으로 체계적인 DB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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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조 발표로 박인하(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는 ‘웹툰의 토대 확장, 산업 구조의 안정화 방안’을 주제로 삼았다. 박 교수는 웹툰 생태계의 구조적 안정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으로 발표를 이었다. 박 교수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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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적 관점이 필요하다. 웹툰을 생태계적 관점으로 이해함으로써 ‘역동성’과 그와 상반되는 ‘안정성’을 동시에 지녀야 함을 인지하게 된다. 이 두 가지를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창작, 제작, 유통, 소비 생태계의 안정적인 구축이 필요하다. 웹툰 작가의 최저 생계비, 복지에 대한 사회적 보장, 수익보장의 극대화를 보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박 교수는 웹툰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역학관계를 위해서는 최저 고료가 보장되고, 공정한 계약이 업체와 작가간에 이루어져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포털을 포함한 웹툰 플랫폼의 신인 작가 원고료가 월 140~300만원선이라며, 기본 가이드로 최저선에서 300만원은 보장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규제라는 변수가 위협적으로 상존하는 만큼 업계의 자율규제와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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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발제 이후 인기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토론자로 나섰다. ‘미생을 통해 본 웹툰의 트랜스미디어 사례’를 주제로 작가 자신의 작품을 하나 하나의 사례로 구체적으로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끼>, , <내부자>들을 미디어화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이를 작가를 지원할 회사인 누룩미디어를 만들어 공정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 결과 <미생>, <파인>을 제작하는 환경은 만족할 만하다고 본다. 
윤작가는 까다로운 절차와 과정을 거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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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는 ‘웹툰작가의 창작 수명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 부정적 요소들에 대한 고민’이란 다소 특이한 토론 주제를 잡았다. 실제 발표는 작가들의 창작수명에 대한 작가들이 처한 환경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짚어 보고, 작가들의 복지에 대한 이슈를 제기했다.
작가들의 창작 수명을 결정하는 내부적, 외부적 요소가 있다. 내부적 요소란 작가 자신의 환경, 개인적 특성 등에 따라서 발생하는 것이고, 외부적 요소란 외부에서 강제되는 것을 말한다. 내부적, 외부적 요소가 긴밀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17년째 원고료가 오르지 않은 것은 외부적 요소인데 작가 내부적 요소로 연결된다. 
최근 사례로 보면, 외부 요소 중에는 인터넷의 독자들이 큰 힘을 발휘한다. 작가들로선 독자들이 두려운 존재가 돼, 작품하기 힘들게 된다. 독자들의 악성 댓글 등은 작가한테 창작을 두려워하게 하는 일이 되고 있다.  
이 작가는 이 연장선에서 작가들의 ‘복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를 제기했다. 실제 대형 포털에서 소속 작가들에게 종합건강검진을 제공한 사례를 들면서 작가들을 지원할 구체적인 복지 시스템이 필요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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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틱의 이재은 팀장은 해외로 한국 웹툰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 기획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아시아권에서 영미권으로 진출하기 위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면, 문화적 차이가 적은 주제를 통해 해외 시장에 접근하기를 권했다. 또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번역으로 이 부분에 대한 투자와 충분한 검증을 강조했다. 번역을 위한 정부의 지원 뿐만 아니라, 이를 검증하기 위한 검증장치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콘텐츠 시장은 충분한 이해를 전제로 주의 깊은 접근을 필요로 한다. 미국 만화 시장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북미 디지털만화의 대표로 코믹솔로지가 있다. 지금은 하향세로 밀린다. 아마존이 이 코믹솔로지를 인수했다. 그런데 아마존과 애플이 사이가 안 좋기 때문에, 코믹솔로지가 애플에서 얻던 많은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은 충분한 이해로 단단히 채비를 갖추고 나가야 한다. 웹툰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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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이성업(레진코믹스) 이사는 웹툰의 유료화에 대한 자신들의 차별성과 경험을 압축적으로 들려줬다. 그는 유료화의 핵심은 손쉬운 결제에 있고, 이를 뒷받침할 전략을 갖출 것을 주문하고 레진코믹스를 예로 들었다. 

레진코믹스가 성인 웹툰사이트로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레진의 성공 요인은 쉬운 결제에 있다. 이것이 웹이 아닌 모바일 앱을 먼저 개발해 시장에 뛰어든 이유이다. 한국의 복잡한 결제 시스템은 시장을 정체시키고 있다. 정부에 원하는 게 있다면, 단연 ‘쉬운 결제’를 지원해달란 것이다. 결제가 해외 선진국 수준이 되면, 우리 콘텐츠 소비도 20 가량 바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애플과 구글의 결제를 따를 경우 30 수수료를 떼게 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안적인 결제 시스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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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와 토론에 이어 토론회에 참여한 관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공격적으로 작품을 늘여가는 레진코믹스에 대한 작품 선정 기준, 해외 저작권 관리 등 다양한 질문과 여기에 대한 답변이 있는 중에 이날 두드러지게 되풀이 된 질문은 웹툰 작가의 원고료 문제였다. 
토론 발표자 모두 현재 원고료는 적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며, 앞으로 원고료 상승을 예상하고, 주문했다. 특히 윤태호 작가는 월 150만원을 주고 작가를 쓰려면, 그런 작품은 아예 실을 생각을 말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이 재차 있었지만, 윤작가의 입장은 분명했다. 

웹툰의 미래는 지금 시장에서 들끓고 있다. 최근 KT 경제경영연구소는 2015년 웹툰시장이 3천억 규모로, 직전해보다 50 가량 몸집을 급격하게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웹툰은 뜨거운 사회적 이슈이다. 앞으로 더 많은 토론과 깊은 성찰, 현실에 대한 적용과 미래 전략이 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