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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비즈니스의 해외 개척자, 타파스미디어 김창원 대표

“한국 웹툰의 해외 소개가 아니라, 웹툰비즈니스모델을 해외에 적용하는 거죠” 세계웹툰포럼이 열린 11월 19일, 포럼이 직전 김창원 대표를 만나, 세계 무대에 오른 웹툰 비즈니스와 만화에 대해 물었다.

2014-12-29 윤수연
“한국 웹툰의 해외 소개가 아니라, 웹툰비즈니스모델을 해외에 적용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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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국제콘텐츠컨퍼런스 DICON 2014’에는 웹툰이 무대 한복판에 올랐다. 세계웹툰포럼이란 이름으로. 우리 웹툰이 포털을 넘어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는 시장 보고가 쏟아지는 가운데, 세계로 향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웹툰 포럼에 연사로 참여한 프랑스의 디디에 보르그(데일리툰 대표)는 한국 웹툰을 중요하게 참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침 이 포럼의 모더레이터(사회자)를 맡은 김창원 씨는 미국에서 한국 웹툰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다. 삼성에서 일하다, 구글러가 된 이채로운 이력, 실리콘밸리에서 웹툰 비즈니스를 시작해 다음카카오의 투자를 끌어내고 북미 최초의 웹툰 포털을 실험하고 있는 주인공.  
세계웹툰포럼이 열린 11월 19일, 포럼이 직전 김창원 대표를 만나, 세계 무대에 오른 웹툰 비즈니스와 만화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이재식 씨엔씨 레볼루션 대표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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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타파스틱이 북미 최초의 웹툰 포털로 소개되고, 또 대표님이 구글러로 알려지면서 대표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삼성에서 일하다, 구글에서도 일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김창원: 맞습니다. 삼성에 있었고 구글서도 일했습니다. 콘텐츠를 직접 다루는 쪽보다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삼성에서는 모바일 콘텐츠 담당을 했고, 구글에서는 블로거 닷컴이라는 서비스를 맡았어요. 지금도 세계에서 제일 큰 블로그 서비스인데요, 거기서 제가 했던 일이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엔지니어들과 같이 서비스를 개발하고 프로젝트를 총괄했습니다. 사실 저는 만화업계에서 온 사람은 아니고, 테크놀로지 쪽에 있었는데 웹툰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재식: 만화에 관심을 가진 건 언제부터인가요.

김창원: 몇 차례 계기가 있었는데, 일단은 한국 웹툰을 많이 읽었고, 친구 몇 명이 작가라서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웹툰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이 사실 자체가 웹툰이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처럼 만화를 읽지 않던 사람이 만화를 봤다는 것은, 웹툰은 남녀노소 대중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다는 반증인 셈이죠.

201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고, 거기서 웹툰을 보려 했더니 한국과 같은 웹툰 플랫폼이 없더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웹툰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은 상당한 인기를 확보하고 있었고, 이것은 플랫폼에 대한 기회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한 거죠. 그 다음부터는 현지에 있는 작가들, 독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작가들에게 현재 어떻게 웹툰을 퍼블리싱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본인들이 개인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이트들은 퀄리티가 낮고, 중구난방인거죠. 그리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 한군데서 다 볼 수 없고, 다 따로 찾아서 봐야 했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기회를 보게 되었고 시작을 했습니다.

그전에 제가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냐면, 굳이 만화나 웹툰 쪽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나온 성공한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을 해외에서도 적용해 보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싸이월드나 다이얼패드 같은 거. 그런 서비스들이 해외 진출이 잘 안 되더군요.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온 서비스들이 글로벌화 되고, 플랫폼을 만들면 좋겠는데 왜 안 될까, 그런 고민들을 했는데, 제가 그런 걸 해보고 싶었어요.  
쉽지 않겠지만, 한국에서 인기 끌고 유행하는 모델을 가지고 글로벌로 한번 나가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타파스틱을 2012년에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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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 타파스틱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최근에 전체적인 운영에 있어, 큰 기조의 변화, 그러니까 철학이나 세계관에 있어서 변화가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참 이채롭게도 스태프들한테도 후원할 수 있는 장치가 만들어진 걸 봤는데요, 작가 후원 시스템이 아주 중요한 정책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으로 봤습니다. 이전에도 유사한 운영 정책은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리워드 상품을 두고, 작가를 후원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전과 적지 않은 차이가 보이던데요, 원칙의 변화인가요?

김창원 : 그렇진 않습니다. 그런 것은 변화의 하나의 예는 맞습니다. 사실 서포트(후원)라는 것도 커뮤니티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작가들이 제일 중요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팬들과의 관계이거든요. 그것을 커뮤니티라 할 수 있고, 인게이지먼트라고도 할 수도 있고, 부르기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들이 웹툰을 그려서 팬들에게 읽게 하고 싶은 마음, 그게 동인이잖아요.
콘텐츠 창출의 동인은 누군가 내 것을 봐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겠거니, 그 팬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서포트 모델로 론칭한 것이 팬들이 직접 작가를 서포트해주자는 것이죠. 
한국과 미국의 만화 생태계가 많이 다른데요. 한국은 이미 작가 커뮤니티가 형성이 됐고, 산업으로 정착을 했죠. 미국은 아직은 그렇지 않고, 아주 초기의 모습인데, 작가들이 돈을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많지 않습니다.

이재식 : 작가들이 그런가요?

김창원 : 아, 물론 그렇게 하고(돈을 벌고) 싶지만, 그게 가장 큰 동인은 아니란 뜻입니다. 작가들과 이야기 해보면 심지어 어떤 작가들은 “나는 돈을 벌기 싫다”고 합니다. 그냥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취미로 재미있게 하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가장 큰 동기라더군요.

이재식 : 취미라고요?

김창원 : 단순히 취미는 아니고요, 내 작품을 많은 팬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돈을 내고 사라기보단 공짜로 뿌리는 것을 더 선호하는 그런 성향적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우리가 비즈니스모델도 계속 붙여나가고 있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팬과 작가 간의 커뮤니티, 그것을 만들어주자, 우리는 그것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그러다보니 작가와 팬들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합니다. 아주 끈끈하죠.


이재식 : 혹시 그게 이런 차이는 아닐까요? 예를 들면 미국 같은 경우도 만화가들은 프로로서 철저하게 경쟁을 할 걸로 보는데요, 그런데 이제 웹툰이란 새로운 시장구조에서 작가들을 새롭게 리크루팅하려고 하니, 말하자면 취미수준에서 접근하는 작가까지 범위를 넓혀놔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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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 : 사실 한국은 웹툰이 자리 잡았잖아요? 웹툰에서 프로 작가가 있고 아마추어 작가가 있지만 대부분 다 비슷해요. 성향이나 그밖의 등등이. 
그런데 미국의 경우 기존의 만화가, 트레디셔널한, 예를 들면 마블 같은 곳, 그쪽과 우리 작가들은 구분이 확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이 미국 시장이 다른 점 중의 하난데 마블과 디씨가 어마어마한 회사지 않습니까? 매출이 6조 이상 되는 회사이거든요. 이 영향력 자체가 굉장히 큰 거죠. 이들은 딱 선을 긋고, 여기 마블이나 디씨의 작가가 되지 않으면 다른 (창작) 통로가 없어요. 이를테면 제가 만화가이고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이걸 갖고 작품을 해보고 싶다. 근데 이걸 마블에 가서 해보고 싶다?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이재식 : 미국에서는 그렇겠죠. 

김창원 : 미국의 제작 시스템에서는 캐릭터가 다 결정돼 있어요. 어벤저스가 있으면 어벤저스를 그리는 것이죠. 어벤저스에 대한 라이터라든지 펜슬러, 잉커, 컬러리스트가 되는 시스템이지, 마블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펼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거죠.
자신의 스토리를 갖춘 친구들이(작가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 많이 있습니다. 그것을 만화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어요. 갈 곳이 없는 거죠. 그래서 우리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해주고 싶은 거예요.

이재식 : 작가가 되는 새로운 통로, 또 새로운 시장이기도 하고, 그 점에서라면 타파스틱은 한국의 웹툰 모델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김창원 : 맞습니다. 결국 제가 사업을 시작한 동인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있는 재밌는 모델을 글로벌하게 해보자는 것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네이버, 다음에서 했던 웹툰 모델을 벤치마킹한 거죠, 쉽게 말하면.

이재식 : 그럼, 현황이 궁금한데요, 구체적인 수치로 말씀해주면 더 좋을 텐데, 타파스틱의 대체적인 현황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습니까?

김창원 : 아주 자세한 수치는 말씀드릴 수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작가가 4,000명 이상 되고, 시리즈는 5,000개 이상 있습니다. 작품의 편 수는 약 8만 여개 정도, 그리고 콘텐츠가 매월 10~2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가들도 하루에 20~30명씩 가입을 하고 있어, 콘텐츠가 굉장히 빨리 늘어나고 있고요. 
유투브 같다고 보면 되죠. 작품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그중에서 어떻게 잘 뽑아낼 것인가, 그런 챌린지가 있죠.

이재식 : 콘텐츠 분야에서는 폭넓은 넓이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핵심적으로 이끌어주는, 흔히 말하는 킬러라고 하는 것, 그런 두드러진 콘텐츠 하나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지금 한국에서라면 미생이 그런데요, 타파스틱에서도 그런 콘텐츠가 발견되거나 조짐이 보이고 있나요?

김창원 : 보이고 있습니다. 굉장히 고무적인 것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 플랫폼에서 시작한 작가 중에 그런 작가들이 나오고 있어요. 밖에서 유명한 친구들이 들어와서 하는 케이스도 좋지만, 더 의미 있는 것은 우리 플랫폼에서 시작한 친구들이 인기를 끌어야 자신이 어디 가서 타파스틱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몇 백만 이상 페이지뷰가 나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더 늘리는 것이 관건이죠.

이재식 : 대표적인 작품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김창원 : 몇 개 뽑아보겠습니다. ‘랜덤필리아’라고 있는데요, 저도 한국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사람이어서 제가 이해하는 유머코드와는 좀 달라요. 그런데 미국애들은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페어 바이 에러’라고 있는데, 이렇게 캐주얼한 거, 그런 작품이 잘 되더군요.


이재식 : 좀 가벼운 거 말씀하시는거군요. 한국에선 일상을 다룬 웹툰이 인기를 끌었는데, 그 점에서 또 닮았네요.

김창원 : 예. 이 ‘페어 바이 에러’ 작가는 우리 사이트에서 처음부터 시작을 했어요.

이재식 : 한국 웹툰과의 관계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작년에 사업설명회 할 때 한국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다른 한편으로 직접 운영하던 한국 블로그는 지금 닫힌 거 같은데,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음하고 특별한 제휴관계가 있는 걸로 아는데, 아직 큰 가시적인 결과는 드러나고 있지 않은 듯한데요.

김창원 :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의 좋은 콘텐츠를 해외에 많이 소개하고 싶은데, 지금 한국 작가가 전체의 1도 안 돼요. 그래서 지금 타파스틱은 미국 작가들이 올리고 미국 유저가 보는 사이트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그래서 한국 콘텐츠가 포커스는 아니고요. 아시다시피 한국 웹툰작가들이 잘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하는 놀랄 만한 생산성에 미국인들은 놀라와합니다. 그런 성실성은 한국 작가들을 따라 갈 수 없다고 봅니다. 좋은 작품을 많이 소개하고 싶은데, 아직 그렇게는 못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재식 : 한국 작가가 몇 명이나 있을까요? 얼마 안 된다고 하셨는데.

김창원 : 40~50분 정도입니다. 

이재식 : 그 중에는 전략적으로 채택한 작가들도 있지 않나요? 북미 시장에 잘 맞을 것 같은 작품을 국내처럼 연재를 하는 방식으로요. 이 같은 경우 콘텐츠를 사전에 충분히 고려한 만큼 실제 성과는 어땠나요?
김창원 : 성과가 괜찮습니다. 그것을 수치로 말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골랐던 기준이 작화 퀄리티라든지, 어느 정도 해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이었는데, 그런 작품들은 굉장히 좋은 성과가 있었어요. 대표적인 예가 ‘문라이트 헤어’라는 작품인데, 미국의 인디안 이야기예요. 아트 퀄리티도 좋고, 전체 작품 중에서도 상위권에 있습니다.

이재식 : 앞서 다음과의 관계에 대해서 여쭸는데요, 아직 몇 편 정도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던데요. 

김창원 : 작품이 지금 다섯 편 정도 올라가 있어요. 추가로 더 하는 중인데요, 사실 우리가 다음 콘텐츠를 전부 받아와서 퍼블리싱할 수는 없어요. 왜냐면 그중에는 문화적으로 맞지 않는 것들도 많이 있고.

이재식 : 그럴 테죠. 그렇더라도 수십 개 정도는 채택해 볼 만하지 않나요? 다섯 개 이 정도 범위가 아니고. 그 속도가 좀 더디다면, 이 자체에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휴관계가 느슨해졌거나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지요?

김창원 : 다음 콘텐츠를 저희가 더 많이 가져오려고 진행 중이고요. 제휴관계에 이상은 없어요. 그쪽이 저희 투자자니까, 이상이 생길 이유는 없어요. 아까 말한 대로 다음에서 나름대로 선정해서 가져와도 문화적으로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운 작품이 있죠. 달리 말하자면 한국의 다음, 네이버 웹툰에 다른 나라 작품이 들어와도 그것이 한국 웹툰을 대체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k-pop의 경우도 k-pop이 아메리칸 pop을 대체할 순 없는 거잖아요.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위치를 형성하는 거죠.
우리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한국 웹툰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진출하는 것이지, 한국 콘텐츠를 받아서 번역하는 것은 우리 포커스는 아니거든요.

이재식 : 다음 말고도 한국 작품을 따로 섭외를 하고 있나요?

김창원 : 몇 분의 에이전시 분들과는 협의를 하고 있고요. 국내에도 우리 팀이 있습니다. 그 직원들이 에이전시와 작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타파스틱에 연재되는 작품 중에서 다음에 퍼블리싱 된 작품이 있어요. ‘JUJUS DIARY’입니다. 작가가 두 분인데, 한국계 미국인과 중국계 미국인입니다. 뉴욕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재식 : 타파스틱에서 굉장히 차별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포럼을 운영하는 것인데요, 한국에서는 네이버도 만화 게시판이 없고, 레진은 댓글 달 공간조차 없거든요. 그런 것이 미국에 더 어울리는 형태인가요? 실제로 운영해보시니까 어떠세요?

김창원 : 포럼은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운영하는 것 같아요. 콘텐츠 서비스에서 포럼 운영은 많고요, 해보니까 좋은 점은 우리가 답변해야 할 부분들도 팬들이 직접 답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이 좀 편해요. 어느 정도 커뮤니티가 형성이 되면 스스로 자기들끼리 도움을 주고받아요. 어떤 사람들은 나는 스토리는 있는데, 그림 그리는 사람을 찾는다, 반대의 경우들도 있고. 이런 재밌는 소통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요.
우리는 포럼이 로그인에 연동이 되어 있어요. 포럼 따로, 서비스 따로 운영되어선 곤란해서, 동일한 로그인을 가지고 타파스틱에 로그인이 되면 포럼에 가서도 로그인이 되어 있게 해놓았거든요. 서비스 로그인 연동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재식 : 타파스틱에서 원하는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김창원 : 미국의 웹툰업계 내지는 만화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장르가 한정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만화를 놓고 보면 수퍼히어로죠. 영화 같이 1,000억 이상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건 모두 잘 알려진 수퍼맨, 배트맨 등에 한정돼 있어요.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합니다. 
반면 우리는 다양한 토픽의 소재, 스토리가 웹툰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요. 지금 미국 웹툰 시장은 한국의 2000년대 초반 정도라고 보면 되거든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웹툰이 무엇이라는 것부터 알려야 해요. 그래서 우리가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토픽, 그런 것 위주로 하고 있죠.

이재식 : 콘텐츠 전략에서 한국은 원천소스를 바탕으로 이른바 OSMU라는 전략, 미디어믹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죠.  

김창원 : 우리도 궁극적으로 그런 작품 있으면 좋을 것 같고요,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OSMU까지 염두에 두고 작품을 선정하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저변확대 단계이고, 이게 되고 나면 OSMU로 접근할 수 있는 작품들도 당연히 관심사가 될 겁니다.

이재식 : 미국 만화시장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이 만화시장에서 대표님께서 발견하신 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2010년에 나온 코믹솔로지가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고, 최근엔 마블이 인피니트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았죠. 

김창원 :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안에서조차 콘텐츠의 다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제일 흥미롭습니다. 장르가 한정적인 것이 장점도 있지만, 나쁜 것이거든요. 이걸 가지고 블록버스터로 만드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나쁜 면은 그것으로 ‘만화란 이런 것이야’ 라고 딱 한정이 지어지고 마는 거죠. 
제가 보기에 웹툰이 굉장히 파급력 있다고 보는 게, 사실 우리나라도 장르가 수퍼히어로에 제한되진 않았지만, 만화가 대중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네이버나 다음의 웹툰이 뜨기 전에, 만화라는 것은 아이들이 보는 것, 부모들이 싫어하는 것과 같은 인식이 강했고, 작가들도 만화를 책만 생각하며 그렸지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걸 생각 못했다고 봐요. 그러니까 굉장히 작은 인더스트리에 머물러 있었죠. 
전 그것을 웹툰이 완전히 깼다고 봐요. 중고등학생 중에서 웹툰을 모르는 친구들이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시장이 된 거죠. 그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고 보고요.
저는 이것을 전세계에 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나라가, 제가 알기로는 없거든요. 미국도 아직 이렇게 안 됐으니까요. 코믹솔로지도 그냥 똑같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만 모바일로 바꿨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콘텐츠 자체는 바뀐 게 없어요. 이런 시장에선 콘텐츠 생산층도 줄어들 수도 있어요. 내가 마블 취직할 거 아니면 이거 왜 해, 이렇게 생각할 수 있거든요. 

이재식 : 타파스미디어에는 몇 분이 계신가요?

김창원 : 직원은 13명이고, 프로그램과 UI 다루는 분야와 콘텐츠 다루는 사람이 반반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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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 마지막 질문인데요, 대표님께서 구상하시는 그림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과 당장 내년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김창원 : 일단 우리는 내년에 계속 미국 시장에 집중할 것입니다. 사업을 단계로 이야기 하자면 1단계쯤 하고 있는 것 같고요, 다음 2단계는 자체적 저작물을 개발하든지, 아니면 브랜드 있는 작품이나 작가들을 직접 영입해서 작품을 만드는 겁니다. 물론 그런 작가들이 오픈형 플랫폼에서도 나올 수 있겠죠. 
유투브 같은 오픈형 플랫폼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투브 같은 경우는, 적절한 조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데요, 외부에서 갖고 온 좋은 콘텐츠를 유투브에 올리기도 하고, 유투브에서 자생적으로 스타가 나오기도 하는 등 섞여 있잖아요. 우리가 그걸 하고 싶어요. 작가들은 계속 육성하면서 그 중에 스타메이킹도 하고, 제휴나 라이선싱을 통해서 좀 더 브랜드 있는 콘텐츠를 가져오기도 하고.
결국 콘텐츠 사업 아니겠어요? 콘텐츠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고민인데, 파급력 있는, 브랜드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내년의 중점이 될 겁니다. 

이재식 : 오랜 시간 많은 말씀 고맙습니다. 곧 포럼 시작할 시간이 됐습니다. 우리 웹툰의 해외 진출에 넓은 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리고, 대표님의 실험이 성공하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