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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VS 멀티유즈]2013년 한국 만화의 미디어믹스

2013년에도 한국만화의 미디어믹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다른 해와 견주어 볼 때, 출판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웹툰’ 원작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세대교체’를 보여준 한해이기도 했다. 또한, 영화나 방송 등 기존 매스미디어 외에 인터넷영화, SNS 드라마 등 뉴미디어를 장착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믹스도 돋보인 한해였다. 이에 여기서는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된 한국만화의 ‘원소스 멀티유즈’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2013-12-24 김성훈
2013년에도 한국만화의 미디어믹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다른 해와 견주어 볼 때, 출판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웹툰’ 원작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세대교체’를 보여준 한해이기도 했다. 또한, 영화나 방송 등 기존 매스미디어 외에 인터넷영화, SNS 드라마 등 뉴미디어를 장착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믹스도 돋보인 한해였다. 이에 여기서는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된 한국만화의 ‘원소스 멀티유즈’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영화
 
원작산업으로서 한국만화에 대한 얘기는 최근 영화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특히, 2013년에는 11월말 현재 <전설의 주먹>, <은밀하게 위대하게>, <미스터 고> 그리고 <더 파이브>까지 모두 4편의 한국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져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2013년 4월 10일에 개봉된 <전설의 주먹>은 지난 2010년 12월부터 1년 동안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웹툰을 영화로 옮긴 경우다. 원작은 이종규가 스토리를 담당하고 이윤균이 그림을 맡아 협업작업을 통해 탄생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내노라 하는 싸움꾼이었던 주인공들이 세월이 흘러 각각의 사연을 안고 링위에 오르게 되는 줄거리를 보여주면서, 특히 남성독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영화로 옮겨지면서 <공공의 적>, <실미도> 등의 흥행작 및 만화원작영화 <이끼>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더욱 기대를 모았다. 또한,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등 이른바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면서 원작이 보여주었던 액션에 어떻게 실사화 될 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6월 5일에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6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한국만화 원작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동명의 원작웹툰은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2010년 7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연재되었는데,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작품의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 남파간첩이라는 신분을 지닌 주인공 원류환이 ‘바보 동구’ 역할을 담당하게 하여 웃음을 유발시키는 한편, 개성 강한 조연들을 등장시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주요 캐릭터와 핵심 사건들을 원작으로부터 가져옴으로써 원작이 지닌 아우라를 계승한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맡은 김수현은 웹툰이 보여준 원류환의 바보 연기를 스크린 속에서 고스란히 부활시킴으로써 많은 이들로부터 ‘싱크로율’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도 했다. 주인공의 열연은 2013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여 그 연기력을 공인받은 바 있다.
 
 
 
 
 
 
 
 
 
 
 
 
 
 
 
 
 
 
 
 
 
 
 
한편, 7월 17일에 개봉한 <미스터 고>의 경우, 올해 개봉한 만화원작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원작과 영화의 제목이 다르다. 원작은 허영만이 1985년에 <보물섬>에서 발표한 <제 7구단>으로 연재 당시 작품의 주요한 소재가 되는 프로야구의 흥행과 더불어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특히, ‘7구단’이라는 제목이 가지는 의미와 관련, 허영만은 “85년 한국에 야구단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보물섬>이라는 만화 잡지에 ≪제7구단≫을 연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근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아홉 개 구단이 리그를 형성하고 있고, 10구단 합류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격세지감이 느껴질 수 있는 원작 제목은 <미스터 고>라는 새로운 이름을 통해 영화로 재탄생되었다.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컴퓨터 그래픽에 있다. 주인공 링링이 등장하는 장면은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촬영됨으로써, 특히 언론으로부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라는 얘기와 함께 “기술성취도는 할리우드에 견줘도 크게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34회 청룡영화상에서 기술상을 수상함으로써 명실상부 최고의 기술력임을 인정받았다. 한편, 원작은 영화 개봉시기에 앞서 단행본으로 재출간되었으며, 중국으로도 수출되었다.
 
11월 14일에 개봉한 <더 파이브>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되었던 동명의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았다. 원작은 2011년 4월부터 10월까지 연재하여 총 52화로 완결되었는데, 주인공 고은아가 자신의 남편과 딸을 살해하고 자신마저 불구로 만든 연쇄살인범을 추격하여 복수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 역시 이러한 이야기의 전체 흐름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복수의 방식에 대해서는 원작과 달리하여 스릴러 영화로서 관객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주요등장인물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연을 지니고 주인공의 복수에 동참하게 됨으로써 전체 이야기는 복수를 그리지만, 작품의 주제로는 ‘가족애’가 떠오를 수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특히, 이 영화의 경우 제목만 원작만 같은 것이 아니라 원작자 자신이 곧 영화감독이 되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작자이자 영화의 연출을 맡았던 정연식은 관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더 파이브>가 웹툰으로 발표되기 이전에 시나리오로 먼저 작업되었다는 점을 알리면서 애초에 영화로 만들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작품임을 밝힌 바 있다.
 
올해 극장 개봉한 4편의 한국만화원작 영화를 살펴보면 <미스터 고>를 제외한 3편의 영화가 모두 웹툰 원작이다. 이 역시 지금까지 출판만화가 해오던 원작의 역할을 웹툰이 대신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전설의 주먹>, <은밀하게 위대하게>, <더 파이브> 등은 모두 원작이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연재된 작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2. 드라마
 
영화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역시 만화원작이 환영을 받은 한 해였다. 공중파의 경우, <사춘기 메들리>, <야왕>, <예쁜남자>, <아빠는 변태중> 등이 만화에서 드라마로 옷을 갈아입었고, 케이블 채녈에서는 <이웃집꽃미남>, <환상거탑> 등이 만화원작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만화원작 드라마의 포문을 연 것은 <야왕>이었다. 박인권의 원작을 드라마로 옮긴 것으로 1월 14일부터 4월 2일까지 총 24부에 걸쳐 SBS를 통해 방영되었다. 힘들고 어려웠던 성장기를 거친 여주인공이 신분상승을 위해 악역을 선보이는 가운데 그녀로부터 버림받은 남자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원작은 <스포츠조선>에서 연재되었고, 드라마에서는 권상우와 수애가 주연을 맡았다. 마지막회 방송에 이르러 25.8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박인권의 원작은 지난 2010년에 방영되었던 또 다른 만화원작 드라마 <대물>과 특별한 계보를 형성한다. 요컨대, 만화 <대물>은 각기 다른 4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타이틀 아래 모여 있으며, 그 가운데, 2부에 해당하는 ‘제비의 칼’ 편이 드라마 <대물>의 원작인 셈이다. 그리고 3부인 ‘야왕전’이 드라마 <야왕>의 원작이 된다. 즉, <대물> 시리즈 4부작 가운데 2부가 2010년에, 3부가 2013년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셈이다. 이로써 박인권의 작품은 <쩐의 전쟁>(2007), <열혈장사꾼>(2009), <대물>(2010) 등에 이어 <야왕>까지 4번째로 공중파를 타게 되었다.
 

 
 
 
 
 
 
 
 
 
 
 
 
 
 
 
 
 
 
 
 
 
 
   
 
 
7월에 방영된 <사춘기 메들리>의 경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곽인근이 2011년 3월부터 1년 동안 매주 연재하여 총 44화로 마무리되었다. 드라마는 방학특선 4부작의 단막극 형태로 편성되어 매주 수요일 밤에 방영되었다. 편성 시간대가 늦은 밤(23:10~00:20)이어서 비록 높은 시청률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드라마를 접한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잔잔하고 따뜻한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8월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곽인근의 또 다른 웹툰 <아빠는 변태중> 역시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원작은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2013년 7월부터 약 6개월 연재되면서 12월에 시즌1이 마무리되었다. 성지루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는 KBS2 채널의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11월 24일에 방영되었으며, 여러 매체로부터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예쁜남자>는 천계영의 동명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한 사례다. 원작은 서울문화사의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2009년 9월 연재를 시작해 매주 금요일마다 업데이트되어 2011년 12월에 총 103화로 마무리되었다. ‘열여자 정복기’라는 표제 그대로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 성공한 여자들을 차례로 유혹해나가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원작의 의도는 “국보급 비주얼과 마성을 지닌 예쁜 남자 독고마테가 대한민국 상위 1 성공녀 10인방의 여심을 훔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진정한 ‘예쁜 남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마테성공백서 드라마”로 이어진다.
 
즉, 원작이 보여주었던 주인공의 매력은 실사화 되어 안방으로 전이되는데, 그 과정에서 ‘독고마테’, ‘김보통’ 등 원작에서 드러난 주인공들의 개성 강한 이름도 고스란히 드라마로 옮겨졌다. 장근석과 아이유가 주인공이 된 드라마는 11월 20일에 KBS를 통해 첫 전파를 탔으며, 총 16부작으로 2014년 1월까지 방영이 계획되어 있다.
원작을 본 후 드라마에 대한 소식을 접했던 어느 시청자는 드라마 게시판에서 “천계영 작가님의 원작을 워낙 재미있게 봤던 터라 완전 기대되는 드라마”라고 기대평을 올리기도 했으며, 또 다른 이는 “주인공 캐스팅부터 매우 기대가 된다.”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케이블 채널에서 발표된 만화원작 드라마는 모두 원작과 이름을 바꾸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이웃집 꽃미남>과 <환상특급>을 꼽을 수 있다.
 
tvN에서 1월 7일부터 2월 26일까지 총 16부작으로 방영된 <이웃집 꽃미남>의 경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가 개명된 경우다. 원작은 유현숙이 2011년 6월부터 1여 년간 연재하였다. “훔쳐보기로 사랑을 시작해버린 극소심녀의 좌충우돌 연애담”이라는 원작의 테마는 드라마로 옮겨져 “이웃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판타지의 완결판!”으로 부활했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 게시판에서 “웹툰과 같은 결말이길...!”라는 얘기로 만화원작 드라마를 보는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으며, 웹툰을 보고 드라마를 접한 또 다른 시청자는 “웹툰을 다 보았는데도, 웹툰 기억이 하나도 안 날 만큼 재미있다.”라는 얘기로 만화원작 작품이지만, 드라마 자체로도 재미있다는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환상거탑> 역시 웹툰 <판타지시티>에서 이름이 바뀐 드라마다. 원작의 경우 2009년 웹사이트 상상마당을 통해 시즌1이 연재되었고, 시즌2는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스투닷컴을 통해 연재되었다. 일반적인 연재물과 달리 각 단편이 별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기획 작품으로서 시즌1은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시즌2는 열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판타지’를 테마로 삼아 비현실적 혹은 몽환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는 악플, 사채, 임신중절 등 현대사회가 지닌 문제점이나 결혼, 저축 등 일상적인 소재를 가져와 현실을 반영시키고 있다. 드라마 <환상특급> 역시 원작의 테마와 분위기를 이어받아 제목 그대로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7월 17일부터 9월 4일까지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시청자를 찾았는데, 무엇보다 원작의 스토리작가가 드라마의 극본을 담당한 작가와 동일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방송과 만화의 전략적 미디어믹스에 관한 특별한 사례로 얘기될 수 있을 법 하다.
 
영화의 경우처럼 만화원작 드라마에 있어서도 웹툰의 강세가 뚜렷한 한 해였다. 전체 여섯 편 가운데, 신문연재작인 <야왕>을 제외하고 다섯 편이 온라인을 통해 발표된 작품들이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출판만화로부터 웹툰으로의 원작에 대한 세대교체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3. 공연
 
공연은 연극과 뮤지컬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연극의 경우도 역시 ‘웹툰’ 원작의 인기가 높은 한해였다. 이미 대학로의 간판 연극으로 자리잡은 <순정만화>는 2005년 초연 이후 2013년 현재에도 17차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 공연에서도 인기를 모으면서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동원했으며, 총 3,000회가 넘는 공연기록을 세웠다. 한편, 하일권의 동명웹툰을 연극무대로 옮긴 <삼봉이발소> 역시 2011년 초연 이후 11월 현재 6차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 오픈 2년 만에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한편, <우연일까?>, <사춘기메들리> 등 신작공연도 이어졌다. 남지은이 스토리를 쓰고 김인호가 그림을 그려 2011년 4월 네이버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던 <우연일까?>는 동명의 연극으로 꾸며져 8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브로드웨이아트홀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10월 9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재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TV단막극으로도 제작되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사춘기 메들리> 역시 공연무대에 합류했다. ‘유기농 스캔들 연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공연 <사춘기 메들리>는 대학로 레몬아트홀에서 11월 1일에 시작하여 올해 말까지 공연이 계속된다.
 
뮤지컬의 경우 올해 특별한 신작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앞서 발표된 공연들의 재연이 이어진 한해였다. 2012년 5월에 초연된 의 뮤지컬 공연은 1월부터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무대에 올려졌으며, 5월에는 전주, 6월에는 부산, 8월에는 대구 그리고 11월에는 부천 등으로 공연을 이어갔다. 한편, 2010년에 초연되었던 뮤지컬 <궁>은 매년 한국 혹은 일본에서 꾸준히 공연을 이어왔다. 2013년에는 7월에 일본 오사카에서 공연을 가지면서 한류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4. 게임 및 소설
 
게임은 크게 온라인과 모바일 영역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우선 1월에 <열혈강호2>가 출시되었다. 2004년에 론칭된 <열혈강호 온라인>의 속편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출시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6월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수출계약이 성사됐으며, 연말에는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김태형의 동명만화를 게임으로 만든 <레드블러드>는 2011년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올해 5월 그랜드 오픈하였다. <레드 블러드>의 경우 특히 만화가가 아트디렉터로서 게임제작에 직접 참여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열혈강호 패검전>이 올해 11월에 출시됐다. 한편, 5월에는 네이버에서 연재된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게임화에 대해 대표캐릭터들이 미리 공개되면서 게임제작을 알렸다.
 

 
 
 
 
 
 
 
 
 
 
 
 
 
 
 
인기 있는 서사 웹툰이 텍스트로 재창작되는 사례도 눈에 띈 한해였다. 여기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노블레스>, <창백한 말> 등을 꼽을 수 있다. 영화로 흥행소식을 알렸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 영화개봉시점에 맞춰 인터넷서점 예스24의 ‘e연재’ 코너를 통해 소설로 선을 보였다. 5월 8일에 첫 회가 공개된 이후, 11월 28일에 38회로 연재가 마무리되었다. 특히 1회에 대해서 1만여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예스24를 통해 연재된 또 다른 소설 <창백한 말> 역시 웹툰이 원작이다. 동명의 원작은 추혜연이 포털사이트 다음에 2011년 9월 15일부터 2년여 동안 연재해오고 있는 작품으로서 1800년대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마녀, 뱀파이어 등을 주요소재로 다루는 판타지물이다. 소설의 경우, <홍염의 성좌>, <스피리투스> 등의 장르소설로 유명한 민소영이 펜을 잡고 5월에 연재를 시작하여 11월 말 현재 50화를 넘기며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노블레스>의 경우 원작 웹툰의 스토리를 담당했던 손제호가 직접 소설로 작업한 사례다. 동명의 소설은 2011년 10월에 1권이 나온 이후, 2012년 1월에 2권 그리고 올해 9월에 3권까지 매해 1권씩 출간돼왔다. 이러한 사례들은 특히 대부분 원작이 웹툰이어서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에서처럼 만화의 소설화에 있어서도 출판만화에 비해 웹툰의 강세가 뚜렷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만화의 미디어믹스가 진행되는 가운데, 2013년은 특히
뉴미디어와 결합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는 한 해였다. 대표적으로 <미생>과 <무한동력>을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미생>은 프리퀄 형태의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총 여섯 편으로 구성된다. 장그래를 비롯해 안영이, 한석률, 장백기, 오팀장, 김대리 등 원작의 주요인물들이 여섯 편 각각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즉, 만화 <미생>이 장그래를 중심에 두고 여러 인물들이 얽히는 사건전개를 보여주었던 반면, 영화 <미생>은 각 편마다 주인공을 달리 두는 단막극의 형태를 보여준다. 또한,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모두 원작 <미생>이 보여주었던 내용보다 앞선 시간들을 보여주는데, 원작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에피소드들이지만 원작의 내용을 알고 보면 영화가 담아내는 에피소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영화 <미생>은 다음앱을 통해 독점 개봉되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요컨대, 모바일을 통해 주간단위로 한편씩 공개하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기존에 극장 혹은 DVD 등을 통해 관람하는 영화 혹은 브라운관을 통해 보는 드라마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었다. 즉, 스마트 기기의 특성을 살린 유통과 배급이 이루어졌고, 관객들 역시 출퇴근길이나 등굣길 혹은 여가시간을 활용해 이동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도 관람할 수 있는 특징을 보여준다.
 
주호민의 동명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무한동력> 역시 뉴미디어와의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다. 드라마 <무한동력>은 안방극장이 아닌 삼성그룹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이른바 ‘SNS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미생 프리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편당 10분 내외로 구성되면서 이동하며 소비하기에도 적당한 런닝타임을 보인다. 11월 12일에 첫 회가 공개된 이후 매주 2회씩 총 6회로 방영되었다.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지만 힘든 현실에 좌절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고민과 희망을 그리면서 원작이 담고 있던 주제의식을 구현시켰다. 특히,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취업적령기에 있는 청년층과의 소통을 위해 그 매개체로 만화원작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미생>과 <무한동력>이 웹툰의 서사성을 활용한 뉴미디어와의 결합을 보여준 사례라고 한다면,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아이템은 만화 캐릭터와 뉴미디어의 결합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모티콘을 비롯해 스티콘, 테마 등 아이템 자체가 다양해지면서 만화 캐릭터의 활용도는 점차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해외만화가 한국 문화산업의 틀 안으로 들어온 부분 역시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 우선, 영화에서는 프랑스 만화인 <설국열차>의 선전이 눈부시다. 한국의 유명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동명의 영화는 국내에서만 천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 수치는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11월 말 현재 관객동원 1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원작 단행본까지 인기몰이를 했다. 국내 초판 발행 당시 대중적으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영화 개봉에 맞춰 재발행 되어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미디어믹스의 파급효과가 원작에 미치게 되는 긍정적인 경우의 모범이 될 만하다. 뮤지컬에서는 <심야식당>이라는 일본만화가 공연무대로 옮겨와 한국관객을 찾았다. 2012년 12월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초연하였고, 특히 초연 중이던 올해 2월에 원작자인 아베 야로가 내한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뮤지컬 <심야식당>은 한국창작뮤지컬을 대상으로 하는 예그린어워드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만화 뿐만 아니라 해외작품까지 우리 문화산업 전반으로 다양하게 미디어믹스 되면서 2013년은 어느 해보다 ‘만화’를 둘러싼 열기가 뜨거웠던 한해로 기억된다. 이를 거울삼아 새로운 한해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필진이미지

김성훈

만화 칼럼니스트
《만화 속 백수이야기》, 《한국 만화비평의 선구자들》 저자
http://blog.naver.com/c_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