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5월 말,프랑스 북부 노르 지방의 파쉬 투베닐의 작은 만화 페스티발에 신간 사인회를 다녀왔다.
프랑스에서 만화책을 내면 이런저런 기회로 사인회를 참 많이 다니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만화 관련 행사들이 도대체 이 나라에 몇개나 되는지, 누가 이런 행사를 만드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진다.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행사 주최측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 분들은 흔쾌히 응해 주셨다.
이분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놀랐던 점은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이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만화열정(Passion BD) 라는 모임의 회원들인데, 이 예를 통해 그들의 만화에 대한 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어른들이 3일 동안 돈 한 푼 안받고 일하기가 어디 쉬운가! 게다가 프랑스엔 이런 모임이 꽤 많다고 한다.)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의 수많은 만화관련 모임들과 만화관련 행사의 설립, 진행,예산에 대한 아주 상세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중간 중간, 필자는 그 동안 실감하지 못했던 프랑스인들의 만화에 대한 진정한 애정의 깊이와 공적 부분의 만화 지원 규모를 확인 할 수 있었다.
Q. 안녕하세요. 파트리스씨. 먼저 만화열정 (Passion BD)모임과 <발라드 데 뷜(Ballade des bulles)> 만화 페스티발에 대해서 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A. 파트리스 : 저희 <만화열정 (Passion BD)>모임은 2004년에 만들어 졌습니다. 그리고 2005년 부터 이곳 노르(Nord) 지방의 파쉬 투메닐 (Faches Thumenil)이라는 도시에서 <발라드 데 뷜(Ballade des bulles)> 이라는 만화 페스티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발라드 데 뷜(Ballade des bulles)> 페스티발은 금년으로 7회째 입니다.
Q. 만화열정 모임은 어떻게 설립이 되었나요?
A. 파트리스 : 저와 서점을 운영하시던 지인과의 만화에 대한 대화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직접적인 행정팀에 참여하고 있진 않았지만 시장님과 가까이 일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시장님께 물었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 파쉬 투메닐을 대표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 시장님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도시를 대표할 만한 행사를 제안한다면 시장님은 그것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하고 다시 여쭈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만화페스티발을 제안했고 시장님은 그 의견에 동의하셨습니다. 서점관계자와 시청관계자들이 모여서 구체적인 협의를 했고 1년 후에 페스티발이 시작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이 소모임은 페스티발을 위해 설립이 되었다고 볼수 있겠군요.
A. 파트리스 : 그렇습니다. 페스티발은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운영이 되거나 어떤 기관에서 급여를 받는 전문인들을 통해 운영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죠. 우리 시였다면 그 전문인들은 시의 도서관 직원들이 되겠죠. 그러나 모든 일을 시를 통해서 하게 된다면 연필하나 사는 것까지 시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므로 그것은 너무 복잡해집니다. 이상적인 형태는 단체를 하나 만들고 그것을 통해 페스티발을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장님께서 저에게 단체에 대한 전권을 맡기셨습니다. 단체가 창설되었고 우리는 시와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만화열정 모임의 회원은 현재 몇 명입니까? 그들은 어떻게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죠?
A. 파트리스 : 현재 20분이 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예전부터 알고 있던 열정적인 만화팬들도 있고요. 제가 시장님 곁에서 일할 때 알고 있던 시에서 일하시는 분들, 그리고 서점관계자 같은 여러 협력자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엔 페스티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단순한 흥미로 지켜보시다가 자연스럽게 회원으로 가입하신 분들도 계시고요.
Q. 프랑스에는 <만화 열정>과 같은 성격의 모임이 많이 존재합니까?
A. 파트리스 : 네, 굉장히 많습니다. 만화는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죠. 시청 측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지자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사를 원합니다. 그래서 지자체에서도 페스티발의 지원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A. 올리비에 : 조금만 부연 설명을 하자면, 프랑스에서는 만화를 이야기하기위한 모임들은 많이 존재합니다만, 시와 독립한 형태로 만화 페스티발을 운영하는 단체는 많지 않습니다. 대개는 시 자체에서 페스티발을 운영합니다. 어떤 단체가 만화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가 만화페스티발을 운영하는 단계까지 오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일단 페스티발을 운영하기 시작하면, 커나가는 경우는 많이 볼수 있습니다. 앙굴렘 페스티발도 최초에는 그런 모임으로 시작이 된 것이죠. 아미앙이라는 도시에서도 꽤 굵직한 만화페스티발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도 소모임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만화로 페스티발을 만들기는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최초시작은 서너명의 작가로도 가능하거든요.
Q. 파쉬 투메닐 시가 속한 노르 지방에는 만화 페스티발이 많이 있습니까?
A. 올리비에 : 노르 지방에는 두개의 커다란 만화 행사가 있습니다. 이 두개의 행사 모두 전담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에 의해 운영됩니다. 이지역의 만화행사는 아주 작은 것까지 포함한다면 스무개는 넘을 겁니다.
Q. 프랑스 전국에는 만화 페스티발이 몇 개나 있을까요?
A. 올리비에 : 거의 모든 도(departement)에 우리 페스티발과 같은 규모의 만화 페스티발이 1, 2개쯤 있습니다. (프랑스에는 전부 101개의 도가 존재한다. 필자 주) 그렇게 따진다면 연간 200개가 넘는 만화 페스티발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거기에다가 작가를 너뎃명 정도 초대하는 아주 소규모 행사까지 합치면 10배나 20 배는 많아지는 셈입니다. 2000개를 훌쩍 넘는 수입니다. 만화 페스티발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opaleBD.com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수 있습니다. (필자는 최근에 opaleBD.com에 접속해 페스티발의 수를 확인해 보았다. 연간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7.8.9월 석달동안에 무려 160개의 만화 페스티발과 30여개의 서점 사인회가 기획되어 있었다.)
Q. 만화열정 모임은 몇개의 페스티발을 운영하고 있나요? 그리고 운영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내용들은 무엇이죠?
A. 올리비에 : 우리모임은 현재 파쉬 투메닐의 행사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우리는 행사를 위한 조사, 의견 교환, 전시기획, 작가와의 만남, 관련자와 연락등의 일을 하며 준비합니다. 우리가 행사 일에만 전념한다면 3개월 안에 모든 일을 해낼 수 있겠지만, 모두들 생업에 종사해야만 하기 때문에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A. 파트리스 : 지금은 페스티발만을 주요 행사로 하고 있지만 여력이 생긴다던가, 예산이 뒷받침된다면 노르 지역을 중심으로 만화 전시회도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Q. 5월 말에 시작되는 행사를 위한 준비는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시작이 됩니까?
A. 올리비에 : 대개 6월 중에 당해 행사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7.8월 경에 잠시 휴식을 취한 후, 9월부터 12월까지 구체적인 준비를 모두 해놓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다음 해 1월부터는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 모임은 한달에 한번씩 모여 회의를 갖습니다. 절반 정도는 행사준비에 할애하고 나머지 절반은 만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Q. 페스티발 준비를 위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A. 파트리스 :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예산입니다. 그 다음은 주제이고요. 주제에 따라 행사포스터나 진행할 행사 프로그램. 초청 작가들의 면면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인 주제를 다루는 작가. 그리고 그 해 행사의 주제에 부합하는 작가, 아동용 만화 작가를 비슷한 비중을 두고 초대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만화에 대한 교육 효과도 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이런 만화 페스티발들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나요?
A. 파트리스 : 시에서 조직을 하거나, 만화를 좋아하는 개인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개인의 주도로 시작되는 경우의 장점은 행사를 유연하게 조직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단점은 주도자가 어떤 일로 행사 일을 그만둬야 하거나, 사망했을 때 행사의 구심점이 사라진다는 문제입니다. 최근에도 한 페스티발이 주축이셨던 분의 사망으로 사라진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분의 노하우나 능력, 책임 의식 등을 대신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저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그런 부분들을 모임의 다른 분들에게 전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Q. 페스티발을 위한 예산은 어떻게 마련합니까?
A. 올리비에 : 시청, 도청과 같은 지자체에서 많은 부분을 지원 받습니다. 기업체등 개인 후원자도 있습니다. 대개 지자체의 경우 20 퍼센트가 문화부분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우리 페스티발은 이 예산에서 주로 지원을 받습니다. 금년같은 경우는 시와 지자체로부터 행사 예산의 75퍼센트에 달하는 15000유로를 지원 받았습니다.
Q. 페스티발을 개최함으로써 시가 얻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파트리스 : 두가지의 중요한 이점이 있습니다. 우선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측면이 있고요. 두 번째는 도시를 널리 알린다는 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도시를 이야기하게 만들어 명성을 높이는 것이죠. 다른 한 측면을 더하자면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만약에 시에서 직접 행사를 운영한다면 사람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많이 들겁니다. 하지만 우리 모임의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훨씬 적은 비용으로 알찬 행사를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저희들끼리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행사가 하나 더 생기면 시장이 재선을 하는데 유리해 집니다.
Q. 페스티발은 수지타산이 맞는 행사인가요?
A. 파트리스 : 이 행사는 이윤을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행사에 주민들이 많이 찾아준다면 그것은 수지타산이 맞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우리 행사의 목적은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대중간의 만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작가들과 만나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간다면 그것으로 목적이 달성된 것입니다. 우리 단체는 1901년에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lassociation non lucrative) 결성법에 근거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법에서 정의하는 비영리 단체는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통해 예산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익을 낼 경우에는 다음해에 그 이익을 단체의 활동을 통해 사용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흑자로 행사를 운영했다면 그 행사를 다시 더 많은 작가를 초대하는 데 사용하고,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이런 특별한 행사를 더 넓혀가는데 써야겠죠.
Q. 40여명의 작가를 초대하는 파쉬 투메닐의 행사에는 어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됩니까? 그 중 시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비용은 얼마나 되죠?
A. 파트리스 : 2만 유로 정도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시에서는 1만 유로, 그리고 지자체에서 5천 유로를 지원합니다. 나머지는 기념품 판매나 매점운영, 후원자 등을 통해서 충당합니다.
A. 올리비에 : 75퍼센트의 예산이 공적 지원이고 25퍼센트가 후원자나 판매들을 통해서 마련된다고 보면 됩니다. 75퍼센트가 공적지원이기 때문에 입장이 무료이고, 모임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미소를 버는 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Q. 이 예산들이 사용되는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A. 파트리스 : 우선 작가초청(교통비와 숙소 ,식대)과 행사 진행이 있고요. 전시회에도 사용됩니다. 작가들을 학교에 초대해서 만화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데에도 쓰입니다.
Q. 방문객은 몇 명이나 됩니까?
A. 올리비에 : 한 해에 5천여명 정도가 다녀갑니다.
Q. 출판사나 서점과의 협력관계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A. 파트리스 : 서점은 행사내용, 주제를 제안하기도 하고, 초청작가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행사에 소개될 책들을 보급합니다. 출판사에는 이러이러한 시기에 우리가 이러한 주제로 만화 행사를 하니 출판사에서 그 주제에 맞는 작품과 작가를 소개해 달라는 협조를 구합니다. 우리 페스티발은 출판사, 작가와 독자를 잇는 중계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프랑스의 여러 페스티발에서 주최 측이 서점과 같이 일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출판사에서 페스티발로 바로 책이 온다면 구입비용이 많이 줄어들 텐데요. 왜 서점과 협력을 합니까?
A. 올리비에 : 프랑스에서는 법률상으로 출판사가 직접 책을 판매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책을 판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출판사가 배급망을 통하지 않고 독자에게 바로 판매를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배급망이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이죠. 앙굴렘 페스티발에는 주요 출판사들의 로고를 걸어놓은 스텐드가 있습니다만 사실 그것은 서점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입니다. 이 배급망 관련법은 소규모 서점을 보호하기 위해 1981년 쟈크 랑 문화부 장관의 건의에 의해 만들어 졌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책의 판매가를 5퍼센트 이상 할인 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Q. 페스티발에서 책 판매로 얻는 수익은 어떻게 분배가 됩니까?
A. 파트리스 : 우리 모임이 책 판매로 얻는 수익은 없습니다. 서점은 주문과 판매시의 마진 30퍼센트를 갖습니다. 서점은 페스티발의 협력자이므로 우리는 수익의 분배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서점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줍니다. 책을 주문하고 파는 일 말입니다. 우리가 책을 직접 판매한다면 특소세에 대한 문제도 복잡해지고, 소득신고도 해야하고 세금도 내야 합니다. 협력 서점은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셈이죠.
Q. 만화열정 회원분들 모두가 따로 직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들 직업이 어떻게 되시죠? 회원들의 연령대는요?
A. 파트리스 : 저는 식품회사 다농그룹 마케팅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만화하고 아무 관련이 없죠.(웃음) 하지만 제 직업에 필요한 정확성 같은 자질은 페스티발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회원 중 4, 5분 정도는 컴퓨터 관련일을 하고 있고요. 3분은 벌써 은퇴를 하셨습니다. 개인 사업을 하시는 분들,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 회원의 연령은 16 세부터 79세까지 폭이 넓습니다. 만화에 대한 열정은 직업과 나이를 가리지 않거든요. 사람들은 ‘땡땡’만화가 7세부터 77세까지 모든 사람을 위한 만화라고 이야기 합니다. 나이만 따진다면 우리 모임은 ‘땡땡’을 뛰어넘은 셈이죠.
Q. 페스티발 운영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일 것 같습니다. 보수도 받지 않으시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지 않습니까?
A. 파트리스 : 네, 저는 페스티발에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쏟아 붓습니다. 하지만 만화에 대해서 열정이 있으니 그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페스티발 기간 중에는 수면시간이 많이 줄어듭니다. 행사기간인 3일 동안 3시간만 자야 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행사가 잘 진행되기만 한다면요.
A. 올리비에: 우리는 다른 분들에게서 에너지를 받습니다. 페스티발에 더 많은 분들이 오실수록,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가실수록 우리는 더 잘하고 싶은 동기 부여가 됩니다. 프랑스 인들은 항상 현재보자 더 잘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Q. 페스티발과 만화열정 모임에 대한 미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요.
A. 파트리스 : 내년 페스티발은 스페인을 주제로 기획 될 것입니다. 스페인 작가들을 초청하여 전시회와 벽화 작업을 하고 페스티발 이후에 노르 지방을 순회하며 전시할 예정입니다. 페스티발의 아동 부분을 좀 더 강화하고 어린이 일러스트 그림책 쪽으로 방향을 넓힐 생각입니다. 망가나 미국 코믹스 부분도 더 많이 소개하려 합니다. 프랑코 벨쥐만화는 여전히 행사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화의 다양함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 올리비에 : 우리 모임은 계속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할 것입니다. 만화에 대한 더 많은 열정을 가지고요. 내년에 다시 오셔서 우리의 모습을 확인해 주세요. (웃음)
10년이 넘게 프랑스에 살면서 만화를 읽고, 작가들도 만나고, 페스티발도 다니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만화판이 무엇이 다른지 실감하기 어려웠다. 프랑스인들이 만화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그게 정말 그런건지 회의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만화열정(Passion BD)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크게 바뀌었다. 십대부터 70대의 노인들까지 만화행사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게 어디 쉬운가?
대부분의 프랑스 만화행사가 이런 비영리 단체들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이들의 만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반증인 셈이다.
한가지 더 주목할 점은 만화를 위한 공적 지원의 규모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창작지원사업과 아틀리에를 지원사업은 이미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타 나라에서는 작가의 작업초기와, 중간단계까지는 지원이 되지만, 프랑스와 같은 책 출간 이후부터의 지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쉬 투메닐의 페스티발의 예에서 보듯이 프랑스 만화관련 행사의 대부분이 공적인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대부분 예산의 75퍼센트 정도가 공적예산이다. 프랑스 만화페스티발을 2000개라고 가정할때 각 페스티발이 100권씩의 책만 팔아도 20만부가 넘는 책이 페스티발을 통해 팔려나가는 것이다. 페스티발 이후에 구매를 결심하는 독자를 생각해 본다면 이 페스티발들이 만화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의 수많은 만화페스티발은 개인들의 만화에 대한 애정과 공적지원이 잘 조화된 만화진흥의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인터뷰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최초에는 너뎃명의 작가와 몇몇 프로그램으로도 생색을 낼 수 있는 비용대비 효과가 큰 행사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예를 참고로 한국에서도 많은 만화관련 행사가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