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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년 앙굴렘 페스티발은?

그동안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의 수석 디렉터 쟝 마크 떼브네가 해임 되었다.

2006-04-01 한상정


장 마크 떼브네 디렉터의 해임이 다수결로 통과되었다. 도미니크 브레쇼토(Dominique Brechoteau) 페스티발 조직위원회의 위원장은 지난 제33회 페스티발이 눈보라가 쳐서 교통이 마비되는 혼란 와중에서도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수석 디렉터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 현재의 디렉터들, 프랑크 봉두스(Franck Bondoux), 브느와 무사르트(Benoit Mouchart)그리고 쟝 뤽 비타르(Jean-Luc Bittard)는 페스티발의 연속성을 내년에도 보장하도록 노력할것이라고 이야기했다.(자료출처: http://www.mangavore.net)

장 마크 떼브네 디렉터

그동안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의 수석 디렉터를 였던 쟝 마크 떼브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그는 프랑스 2 국영 텔레비젼에서 일한 이후, <필로트(Pilote)>지에서 1980년대에 일하게 된다. 이 당시의 <필로트>는 기 비달(Guy Vidal)이 편집장이었는데, 떼브네는 죠르쥬 다르고(Georges Dargaud)의 제안으로 이 잡지를 개혁시키기 위해 편집장을 맡게 된다. 이 잡지의 새로운 형태는 결론적으로 판매부수의 감소를 가져왔고, 3년 후에는 그가 선택했던 몇 가지 탁월했던 정책에도 불구하고 해임되고 만다. 이어서 <에코 데 사반느(lEcho des Savanes)>지에서 잠시 적을 두다가 곧 퓨튀르폴리스(Futuropolis) 출판사의 <컬렉션X>를 맡았다. <컬렉션X> 시리즈는 짧은 내용, 저렴한 가격, 젊의 작가의 기용이라는 참신한 혁신을 일으켰다. 이러한 시도로 60여권의 작품이 출판되었고, 작가적인 만화의 양성소로 이 시리즈는 유명해진다. 이 출판사에서 떼브네 자신도 플로랑스 세스탁(Florence Cestac)의 그림과 더불어 책을 쓰기도 했다. 이 퓨튀르폴리스(Futuropolis) 출판사가 휴업에 들어간 이후, 1998년부터 떼브네는 앙굴렘 국제 만화페스티벌의 디렉터가 되었다.
페스티벌의 조직 위원장은 그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그를 해임했는데, 위원장은 떼브네가 아브르(Havre)에서 열리게 될 <현대예술 비엔날레>을 진두지휘 할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가 페스티발을 떠나는 것에 관련한 루머는 이미 얼마 전부터 계속되어 왔었다.(http://fr.wikipedia.org/wiki/Jean-Marc_Th).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 공식포스터

떼브네의 해임은 여러 가지 프랑스 국내 사정과의 연관된 것 같다. 그 동안 한국의 만화기관이나 만화관련 인력들이 앙굴렘에 다수 발을 들이게 된 이후 만나게 되었던 사람은 항상 장 마크 떼브네였다. 2002년에 한국만화가 공식적으로 초청되어 수많은 환호성을 받았을 때 그는 나름대로 물심양면으로 돕기도 했었다. 여하튼 내년부터는 앙굴렘 페스티발의 디렉터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는 것은 사실이며, 혹시나 페스티발과 직접 관계를 맺게 될 경우가 생긴다면 해임된 사람을 찾는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할 듯 하다. 누구로 교체되던지 간에 기존의 원칙에 의거해서 움직인다면 그 동안 앙굴렘에서 쌓아놓았던 신뢰관계들은 별 무리 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해처럼 행사하기 몇 주 전에 갑자기 한국만화 행사를 졸속으로 만들어서 진행시키는 희귀한 일들을 한국기관에서 더 이상 시도하지 않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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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정

만화평론가
인천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