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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와 샌프란시스코(2) 중심가의 알찬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

수십 년 혹은 백 년도 넘은 나이를 자랑하는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 선 샌프란시스코 도심 길가에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드는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 과감히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이 아담한 박물관은 어떤 곳이며, 여기에서는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의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소개한다.

2010-08-14 오필정

수십 년 혹은 백 년도 넘은 나이를 자랑하는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 선 샌프란시스코 도심 길가에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드는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 흔히 박물관 하면 꽤 큰 크기의 건물에 규모 있는 다양한 전시물들의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은 콘크리트 빌딩 사이 한 켠의 작은 곳에 아담이 자리잡고 있으며, 시시때때로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세우곤 한다. 과감히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이 아담한 박물관은 어떤 곳이며, 여기에서는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의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소개한다.


박물관에 대하여…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은 1984년 만화예술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소장품을 사용하여 전시회를 연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 몇 년간 카툰박물관은 ‘벽 없는 박물관’ 즉, 일반인들의 쉬운 접근성을 모토로 운영되어 왔다. 이후 카툰박물관은 1987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한국에서 ‘스누피’라고 알려진 유명작품 피너츠(Peanuts)의 작가 찰리 먼로 슐츠(Charles M. Schulz) 기금에 의해 샌프란시스코의 심장부에 본격적인 센터를 건립, 지금의 카툰박물관이 생기게 된 것이다.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전경. 평일임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카툰박물관은 미국서부 유일의 만화예술 종합 전시관으로, 이곳은 카툰에 관한 형태를 가진 모든 작품을 취급, 장려하는 곳이다. 박물관에는 약 6000점이 넘는 원본작품과 카툰에 관한 연구, 도서관을 내부에 갖추고 있다. 아울러 박물관에서는 일년에 7번 주요전시회를 여는데, 매 시즌마다 일반인들을 위한 만화강좌와 서적구매를 제공하고 있다.


카툰박물관은 단순히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보관하고 보존하는 것뿐 아니라 만화발전을 위한 다양한 각도에서의 활동을 장려하기도 한다. 그 예로, 박물관 창립이념인 ‘벽 없는 박물관’ 모토의 쉬운 관람문화, 작가와 독자들간의 교류, 만화의 교육기회제공 등 천체적으로 ‘사람들의 쉬운 접근 성’ 주제의 활동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 이곳에서는 다양한 세계만화서적 영입과 강좌, 워크샵, 만평강의 등 전문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최근 트렌드를 방영, 다양한 연령대 일반인을 위한 평범한 재미부분도 충족시키고 있다.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의 관람


카툰박물관과 근방 만화관련 행사 안내문을 비치한 코너


샌프란시스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도심건물에 심플한 디자인과 몇몇 캐릭터상품으로 꾸며져 있는 무난한 외관과는 달리 모던하면서도 기능성을 중요시한 내부가 처음 관람객을 맞이한다. 취재당일 박물관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흥행 코믹스 장르인 히어로컬렉션 원화전시회가 있었다. 입구 한편에는 각종 행사 안내홍보물이 있는데, 특히 전시주제와 연관된 일러스트와 함께 코믹 북 제작에 관한 작가방문 워크샵 포스터가 인상 깊다.


박물관 내부 첫 전경. 큰 하트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시즌별로 바뀌는 하트조형물위의 그림은 매번 보는 재미가 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전 있는 부스는 카툰박물관의 중심적인 안내와 입장권 판매를 맡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그렇듯 이곳도 커다란 가방 류와 카메라 등의 소품들은 전시관내에 반입이 금지되어있다. 입장권 구입과 가방을 맡기고 나면 직원의 “내부촬영은 금지입니다.”와 같은 간단한 관람규칙을 알려준다. 덧붙이는 한가지 팁으로 매달 첫 번째 화요일은 모든 관람객들에게 무료입장의 혜택을 준다.


관람실 내부는 벽 액자의 원화전시를 메인으로 홀 가운데의 특별한 캐릭터 상품이나 조형물들이 소규모로 전시되어 있다. 이날 히어로 특별전은 특히 스파이더맨과 배트맨, 그리고 수퍼맨의 원본원고와 일러스트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에 흥미로웠던 것은 미국에서만 출간되었던 히어로 출판원본뿐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등지의 다양한 국가 버전의 히어로 출판물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재미꺼리와 향수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박물관 내부에 붙어있는 스토어 전경


내부 관람을 마치고 로비로 나와보면 한 코너에 다양한 서적과 캐릭터상품들을 판매하는 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에 딸려있는 스토어들은 보통 전시물에 관한 기념품이나 전시작품 책자들을 취급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박물관에 대한 물품은 물론 일반 만화책, 만화 작법책, 캐릭터용품과 세계유명작가들의 화보들을 판매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스토어 안에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의 안내 프린트 물이 부착되어 있다는 점과, 한국 못지않게 이곳에서도 일본만화의 점유율을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열대의 한 코너 전체가 일본만화로 가득 채워져 있다. 미국전시관 에서도 일본 출판만화파워를 느끼게 한다.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 속의 한국


관람을 하며 느낀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건 오래된 역사와 현재도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한국만화가 아시아 각국의 히어로 전시물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작은 코너지만 한국만화의 자취와 활동을 볼 수 있었다.


지난 3월부터 6월 사이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에서 열린 한국만화 특별전에 관한 안내포스터.


전시 시기가 지난 것이지만 2010년 올해 봄, 한국만화에 관한 전시와 워크샵에 대한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사소한 포스터 한 장 이지만 한국만화를 읽어온 독자로써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비록 만화 전용전시관 안에서의 유료전시가 아닌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의 무료전시지만, 이와 같이 조금씩 세계인들에게 한국만화가 소개되는 기회가 쌓여간다면 언젠가 카툰박물관의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만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스토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작은 코너에 있는 한국어와 한국 만화책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박물관내 스토어에서의 한국만화다. 위에서 한번 언급했듯이 박물관에서 아시아 언어를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인으로써 한국어와 한국만화책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굉장히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코너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 순정만화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이곳에 구비되어있는 한국만화책들이 대부분 순정만화라는 점이다. 한국순정만화 팬들이 역작이라고 손꼽았던 작품에서부터 꽤 최근에 나온 작품들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다. 다만 다양한 장르가 고루 분포되어있던 일본만화코너와는 다르게, 너무 한 장르에만 치우쳐져 있는 모습은 한국독자로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샌프란시스코의 카툰박물관(Cartoon Art Museum)은 지구반대편에 자리잡은 작디작은 전시관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박물관은 탄생시키고 약 30년 가까이 지탱해온 미국 만화 추종자들의 원동력은 한국만화시장에서도 본받을만한 부분이라 보여진다. 카툰박물관의 좀더 자세한 정보와 최신 전시일정은 샌프란시스코 카툰박물관 공식사이트(http://cartoonart.org/)를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