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예술과 역사가 자리 잡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만화 이야기.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이 곳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전세계 일반인들 조차도 익히 알고 있는 월트 디즈니에 관한 것이다. 만화업계를 넘어 영화사와 인류의 근대역사와도 같이 숨쉬어 온 월트 디즈니는, 현재 한 개인의 이름이 아닌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힌지 오래다. 인류 격동의 역사화 함께한 월트 디즈니와 그의 작품, 그리고 그의 가족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그곳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에 대해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은…

‘월트 디즈니 박물관(The Walt Disney Family Museum)’은 2009년 가을부터 샌프란시스코 내의 ‘골든게이트 국립 레크레이션지역 공원(part of the 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위치한 곳으로 디즈니가(家)의 역사 및 업적을 전시한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실제 ‘월트 디즈니 가족재단’이 건립에 참여, 지금까지도 월트 디즈니의 삶과 업적, 그리고 역사적인 가치를 가진 유산을 전시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흔히 만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박물관은 소위 어린아이들을 위한 볼거리라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은 단지 어린이를 위한 엔터테이먼트뿐 아니라, 한 세기를 아우르는 역사와 추억을 여러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을 개관하기 위해 각종지원을 아끼지 않은 디즈니재단의 이사이자 월트디즈니의 딸 디즈니 밀러(Diane Disney Miller)는 당시 "이제 디즈니라는 이름은 제 아버지 자신보다 아버지 이름을 딴 거대한 회사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해 현재 디즈니의 세계적인 입지를 말하였다. 또한 그녀는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모든 작품과 아버지의 있는 그대로의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모든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관람객들과 ‘월트 디즈니’에 대한 모든 것을 함께 추억하길 바랬다.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의 관람구성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은 자연공원한복판에 한적히 위치한 박물관답게 특별히 건물의 외관이 디즈니 특유의 분위기를 풍긴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푸르른 잔디와 잘 정돈되어있는 도로, 그리고 빨간색 벽돌로 지어진 박물관은 정형적인 미국식 대저택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의 전경

하지만 내부는 겉과는 달리 모던하면서도 질서정연한 로비가 관객을 맞이한다. 깔끔한 우드바닥로비 한가운데에는 세련된 느낌을 살린 메인 카운터와 함께 직원들이 반기는데, 이곳에서는 미리 예약한 표를 교환하거나 현장구매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에서는 기본적인 관람상품을 취급하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별도의 예약이 필요한 영화관 관람과 특별 세미나, 캠프 아카데미,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동석시킬 수 있는 디너쇼까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또한 디즈니라는 특성상 현장에는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있었는데,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나이를 불문하고 현재 유효한 학생증이 있다면 특별할인의 혜택이 있다는 점이다.

▲ 디즈니사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각종 트로피와 자취들. 이 안에는 세계 역사의 흐름과 영상산업 전반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다.

로비의 중심카운터를 기준으로 관람순서에 따라 한 공간 전체는 월트 디즈니에 관한 각종 트로피와 액자가 벽을 따라 디스플레이 되어있고, 로비전시장 한 가운데에는 디즈니가족이 실제 그들의 아파트에서 사용했던 가구가 당시 내부사진과 함께 전시되어있다. 이 전시물은 디즈니 가족은 물론 디즈니 생전 시대생활상을 상상해 볼 수 있다.

▲ 월트 디즈니 부부와 그들의 손주들이 아파트에서의 생활사진과 함께 실제 사용했던 가구 등의 전시물. 디즈니 가족의 역사와 세월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디즈니의 정책상 사진촬영이나 저작권도용에 대한 관리가 엄격하다는 것이다. 촬영은 오직 메인 로비의 트로피, 액자, 가구전시물 등만 허용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 박물관은 전시물은 물론 기념품 가게도 촬영금지 규칙을 가지고 있다. 디즈니 전체가 전세계적으로 무단도용에 관해 엄격한 적발과 법적인 대응을 고집하고 있으므로 관람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관람실 내부는 본격적으로 2개의 층에 10개의 섹션으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전시물이 꾸며져 있다. 1901년 월트디즈니의 탄생과 그의 가족, 시대상과 동료들, 그의 성장과정과 창작활동, 그리고 비즈니스의 영역과 시대와 업계를 풍미한 각종 작품과 장비들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풍성한 내용을 자랑한다. 디즈니 생전의 다양한 작품들은 수백 개의 오디오 클립, 1,600개의 예술작품, 200개의 모니터 전시물들과 월트 디즈니가 만든 산업 전반적인 체험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메인 관람 물 중 주목할 만한 것들은 최초의 미키 마우스 드로잉, 디즈니의 오리지널 셀 시트, 디즈니의 고전필름의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 제작의 혁명인 다엽식 카메라(Multiplane Camera), 월트 디즈니 랜드의 고안 모델 등이 있다.

특히 다엽식 카메라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신선한 시각적 효과를 주곤 한다. 컴퓨터로 손쉽게 영상 레이어 분할 및 효과가 가능한 요즘과는 달리 일일이 수작업방식의 필름작업을 해야 했던 옛날에 혁명이라고 불렸던 이 장비는, 배경과 사물의 거리감을 효과적으로 촬영 할 수 있게 해주는 ‘아날로그 식 레이어분할 촬영장비’였다. 전시관 내에 있던 실제 다엽식 카메라는 그 규모만 건물 1.5층 정도의 높이에 성인 양팔간격 정도의 너비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끌었다. 게다가 실제 디즈니에서 촬영했던 셀화를 카메라에 설치, 당시에 촬영한 디즈니의 셀화가 어떻게 보여졌는지를 관람객들에게 현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 당시 사용되었던 다엽식 카메라(Multiplane Camera).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되었던 카메라는 이보다 더 많은 레이어판이 사용되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전시물은 최초의 디즈니랜드 개장에 관한 전시물과 모델 등이 있다. 1955년 당시 LA에 개장한 디즈니랜드는 미국 역사상에서도 최초의 어린이를 위한 테마파크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흑백텔레비전이 사용했고 어린이 헌장조차 선포되지 않았던 시대에 어린이만을 위한 테마파크에 컬러텔레비전의 보급, 그리고 일반 가정에서도 대중적인 엔터테이먼트 즐기기가 가능했던 미국의 역사흐름을 디즈니라는 기업의 발자취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관람의 마지막, December 15, 1966. 그리고 지금…

꿈과 희망이 넘쳐흐르는 디즈니 이야기 마지막은 ‘1966년 12월 15일’이란 제목으로 시작된다. 이 날은 수많은 캐릭터의 아버지, 영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에 혁명적인 돌풍을 몰고 왔음은 물론, 각종 비즈니스 능력과 변치 않는 신념을 보여주던 월트디즈니가 사망한날이다. 그를 추모하는 디즈니의 캐릭터와 그가 일구어 놓은 업적을 기리는 전시물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세계인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시골의 가난한 농가에서 나고 자라 신문과 잡지의 카툰작가로 시작하여, 애니메이션을 단지 가볍게 즐기는 극장중간토막극에서 영상의 한 장르로써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그의 업적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다. 최초의 아카데미 수상 다큐멘터리 제작자, 수백만의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노래 제작자, 최초의 놀이공원 기획자 등 모든 업적에 있어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그가 죽고 40여 년 이상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월트 디즈니 가족 박물관’은 위와 같은 것들을 타임머신을 타듯 직접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모든 분야와 연령대들이 고루 즐길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안의 한 장소라고 하겠다.

※ 추가 정보 웹 사이트 http://disney.go.com/disneyatoz/familymuseu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