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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한국의 웹툰을 프랑스에서 만난다.

한국의 웹툰이 조만간 프랑스의 네티즌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프랑스의 가장 큰 만화출판사중 하나인 카스테르만은 최근 한국의 웹툰과 같은 형태의 만화소개 방식을 도입하려 준비중이며, 이와 함께 다수의 한국 웹툰을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카스테르만 출판사의 편집자중 한사람이자 웹툰 진행 책임자이기도 한 디디에 보르그씨를 만나 진행상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09-12-09 박경은

- 한국의 웹만화 소개를 기획중인 카스테르만 출판사.


한국의 웹툰이 조만간 프랑스의 네티즌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프랑스의 가장 큰 만화출판사중 하나인 카스테르만은 최근 한국의 웹툰과 같은 형태의 만화소개 방식을 도입하려 준비중이며, 이와 함께 다수의 한국 웹툰을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카스테르만 출판사의 편집자중 한사람이자 웹툰 진행 책임자이기도 한 디디에 보르그씨를 만나 진행상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카스테르만 편집자 디디에 보르그(Didier Borg) 씨.


Q) 인터뷰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현재까지 진행 중인 웹만화 계획에 대해 알고싶습니다.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으며 카스테르만의 운영진은 웹만화 계획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요. 시장성에 대한 조사는 마친 상태입니까?


디디에 보르그) 현재로서는 구체적 실행을 위한 준비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웹툰을 소개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이 더 필요한가?’ 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아직까지는 고객이나 플랫폼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업을 기획하면서 카스테르만은 한국과 일본을 주로 조사했습니다. 이 두 나라에서 디지털 만화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죠. 우리는 두 나라들을 직접 방문해서 그곳의 디지털 문화를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핸드폰(모바일)을 통한 만화서비스가 주류를 이룹니다. 우리는 이 형태를 도입하고 싶었고, 특히 아이폰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우리가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만화와 관련된 인터넷의 사용이었습니다. 특히 웹툰의 경우죠.

출판사로서의 우리의 의도는 이 두가지 창조의 매체-모바일과 인터넷-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만화를 모바일이나 한국에서처럼 인터넷의 뷰어를 통해서 소개함과 동시에, 한국의 웹툰과 같은 방식으로 프랑스에 만화를 소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우리의 생각은 한국 출판사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프랑스 독자가 한국만화를 발견하게 하는 것입니다. 강풀과 강도하 같은 작가들의 만화들이 책의 형태로 프랑스에 소개되었습니다만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그것은 만화의 질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다른 여러 이유, 특히 만화책의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만화들을 원래 연재 형태인 웹툰으로 소개한다면, 프랑스에서 이 작가들을 더 효과적으로 재발견하게 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웹툰을 소개하는 것은 프랑스 작가들이 그 포멧에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그들이 이후에 이 매체(인터넷)를 통해 창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모바일용 만화를 제공하는 프랑스의 아브 코믹스(ave comics)의 사이트.


Q) 카스테르만은 유럽의 가장 큰 만화출판사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디지털 만화사업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카스테르만이 웹만화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디디에 보르그) 카스테르만 출판사는 2세기의 역사를 가진 출판사입니다. 이미 1920년대부터 만화를 출간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오랜 만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 오늘날 카스테르만 출판사가 디지탈 만화에 관심을 갖느냐?라는 질문에는 간단히 말해, 그 매체(인터넷)가 오늘날 우리를 이끄는 매체임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테크놀로지에 관련된 사람들이 출판사인 우리입장과 잘 맞지 않는 미래를 강요하는 상황에 놓이길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출판사의 시각에서 디지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여, 새로운 매체의 사용을 제안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원론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던 우리의 생각은 한국의 웹툰을 발견하면서 조금 더 명확해졌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웹툰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것이다!” 라고 말하게 됐죠. 한국에서는 복잡한 기술에 대한 생각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편집방향에 대한 생각이 있었을 것입니다. 종이를 모니터에 집어넣은 것보다 모니터안에서 보여지는의 포멧을 통해서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 말입니다. 한국의 웹툰은 모니터를 종이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종이와 다른 것은 그것이 위아래로 펼쳐진다는 것이죠. 그런 표현방식이 의도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굉장히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이런 모니터안의 표현방식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관심을 끌었고. ‘이런 방식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어떤 나라에서도 통할것이다.’ 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만화 블로그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재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넷 전용 뷰어를 통해 읽는 만화를 제공하는 디지비디(digibidi) 사이트

카스테르만은 기본 만화책 보기에 기반을 둔 이러한 사이트들과는 달리 가로가 아닌 세로로 읽으며 무료로 제공되는 웹툰에 관심을 가진다.


Q) 어떻게 한국의 웹툰은 접하셨고 그것을 프랑스에 소개할 생각을 하셨습니까 ?


디디에 보르그) 처음에는 카스테르만을 통해 출간된 한국만화들을 통해 웹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 책을 출간하였을 때 그 만화들이 원래는 인터넷을 통해 소개된 만화였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웹툰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만화를 소개하는지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작업 중인 만화가 박경은씨와의 만남을 통해 웹툰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웹툰을 무료로 구독할 수 있는것, 준비되는 방법, 소개하는 방법 등 웹툰의 실제적 운용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통해 제가 그동안에 가져왔던 의문들이 풀렸고,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대한 좀더 명확한 답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한국에 가는 비행기 표를 샀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다음, 파란 등의 웹툰 관련자들과 작가들을 만남을 통해 현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의 웹툰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스테르만이 주로 프랑스에서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기회가 생긴다면 유럽의 다른 나라에도 한국의 웹툰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Q) 프랑스에 소개할 한국 웹만화 작가들의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또한 만화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더나아가 리고 주목하고 있는 작가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디디에 보르그) 우리는 한국어를 하지 못하므로 첫 번째 선정기준은 그래픽 입니다. 그래픽과 관련된 우리의 느낌이라던가, 프랑스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두번째 기준은 당연히 이야기입니다. 카스테르만 출판사의 한국 현지 직원이 거의 모든 웹툰을 읽고 그것을 우리에게 번역해옵니다. 그것을 통해 이야기에서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무엇인지 우리가 그것을 이해할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들은 대부분 이미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작가들입니다. 강풀과 강도하, 제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몇몇의 작가들과 홍작가 같은 만화가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작가들과 작업하고 싶습니다. 어찌됐던 우리의 선정기준은 작가의 명성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Q) 한국만화를 소개하는 것은 한국만화가 프랑스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것 같습니다. 문화적, 만화문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웹툰이 프랑스독자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디디에 보르그) 왜냐하면 웹툰은 만화의 다른 언어, 만화의 다른 문법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만한 것을 제시하기 때문이죠. 저는 웹툰의 커다란 혁신은 시간적인 차원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예전에 만화가 출간되기 이전에 작은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던 월간지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음 이야기를 읽기위해 다음 달을 기다렸고 이것은 일종의 만남의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프랑스 문화 속에 잘 알려진 이런 만남의 문화를 다시 되찾고자 합니다. 이전보다 더 빠른 방식으로 말이죠.

반면에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지는 곳은 만화가 가로가 아닌 세로로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의 근원에는 항상 프랑스말로 그려진 띠(Bande-dessinée) 라고 불리 우는 만화가 항상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 안됩니다. 오늘날 인터넷은 세계적이고, 모니터도 세계적이며, 그림은 항상 세계적이여 왔습니다. 좌에서 우로, 혹은 우에서 좌로 읽는 독서방향이 장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의 망가가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프랑스인들이 망가를 일본인과 같은 독서방향으로 읽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문화적 차이는 장벽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차이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웹툰과 같은 한국의 문화적 진전을 통해 오히려 유사한 점을 더 많이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과 프랑스 모두 디지털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국이 디지털 부분에 대해 많은 사고의 진전이 있었고, 프랑스가 이제 갓 결실을 얻으려고 하는 그 부분에서 좀 더 빨리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Q) 한국에서의 웹만화는 거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어떤 경로를 통해 웹 만화가 소개됩니까? 카스테르만이 웹 만화 전문사이트를 만드는 것입니까? 만약 다른 경로라면 카스테르만이 담당하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디디에 보르그) 웹툰을 위한 사이트가 새로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MSN이나 야후같은 일반적인 사이트와 협력관계를 통해 배포하게 할 것입니다.

웹툰에 있어서 카스테르만의 역할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출판사의 역할 즉, 창작에 관련된 부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카스테르만은 항상 만화책의 출판사로 위치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웹툰의 연장부분, 즉 이 이야기들이 인터넷에서 만화책으로 넘어올 때의 부분을 담당할 것입니다. 인터넷 사이트는 카스테르만이 아닌 다른 주체에 의해서 운영될 것입니다.


Q) 인터넷으로 소개된 이후의 만화는 어떻게 활용하게 됩니까 ?


디디에 보르그) 일단 웹툰으로 소개된 후에는 자료실 같은 곳에 보관될 것입니다. 자료실을 열람하는 것이 유료가 될지 무료가 될지는 아직 생각중입니다. 자료실이 유료화 된다면 아마도 웹툰 서비스 중 유일한 유료서비스가 되겠죠. 자료실 전체를 유료로 열람시켜서 이익을 얻는다 해도 그것은 상징적 의미일 뿐, 액수가 많지는 않을 것 이므로 숙고해보아야 합니다. 최상의 경우는, 일단 이야기가 끝나고 만화가 인기를 얻게 되면 만화책으로 출간하는 것입니다.


Q) 프랑스는 아시아의 몇몇 나라보다 웹만화가 좀 더 늦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프랑스 독자들은 웹에서 만화를 보기보다 책으로 접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구요, 웹만화가 프랑스 독자들의 만화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디디에 보르그) 물론 변화가 있을 겁니다. 프랑스가 아시아에 뒤쳐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에 아직까지 존재하는 것은 책뿐입니다. 반면에 최근 5년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블로그 만화의 출현입니다. 블로그 만화와 웹툰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아있습니다. 다른점은 블로그 만화가 좌우로 읽기 때문에 상하로 읽어내려가는 웹툰과 다르고, 게다가 자전적인 내용의 짧은 에피소드가 많다는 것입니다.

웹툰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으므로 그것에 대해 말하기는 힘들고, 블로그 만화에 대해 말하자면 확실한 것은 블로그 만화는 일관성 있고 충성스런 독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을 파리에서 매해 열리는 블로그 만화축제 『페스티블로그』까지 만들어냈습니다. 블로그 만화는 일종의 습관성까지 있으므로 그 분야에 진정한 미래가 있을 것 이라 생각합니다.


Q) 카스테르만의 웹만화에는 프랑스의 작가들도 참여합니까? 참여한다면 프랑스작가의 선정은 어떻게 하게 되나요 ?


디디에 보르그) 네. 그들도 참여하게 될 것 입니다. 프랑스 만화가들도 웹툰을 하고 싶어 할 것이고, 어찌됐건 제가 프로젝트를 설명 했을 때 대부분의 프랑스 만화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선정의 기준은 무엇보다도 작가가 웹툰의 작업형태에 맞춰 충분히 빨리 작업할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겠지요. 특히 새로운 포멧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Q) 한국에서 웹 만화는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만화는 공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웹 만화의 고료도 굉장히 저렴한 편인데 그래서 웹 만화의 작가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지는 않을까요 ?


디디에 보르그)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웹툰을 과정의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광고에 의한 수입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작가가 생활을 이어 갈 만큼 충분치 않을 경우도 있을테구요. 그러나 웹툰을 만화책으로 출간 되기 위한 트램폴린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건 다른 문제가 되죠. 오늘날 만화의 가장 큰 문제는 홍보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출간하는 모든 만화를 홍보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습니다. 우리가 6-7천여권을 출간 한다 해도 서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 출간하기 전에 이야기를 읽을 기회를 준다는 것”은 미래의 판매를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종이로 된 책으로 나왔을 때 성공할 만화들을 미리 알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것에 관한 작가와의 이야기는 여러 차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웹툰 작가로 나서기 전에 이미 명성이 있었던 작가였다면 쉽게 많은 독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독자를 모으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죠.

작가가 이야기를 가져왔고, 출판사 쪽에서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사실은 그리 좋은 것이 아니였다, 이런 것은 결국 독자가 판단하는 것입니다. 웹툰의 강점은 독자와 작가간의 상호작용입니다. 작가는 독자들의 즉각적인 비평을 통해 자신의 진짜 자리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만화가 읽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죠. 만약 내 만화가 읽힌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내 이야기에 대해서 다시 한번 반문 해봐야한다는 것입니다.


 

블로거 만화가 페넬로프 졸리킈으(Penelope Jolicouer, 위)와 불레(Boulet, 아래)의 사이트.

최근 5년간 프랑스 만화의 큰 변화중의 하나는 블로그 만화의 출현이다. 카스테르만 출판사는 블로그 만화가의 작가들이 웹툰의 시스템에 적응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Q) 웹 만화 연재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 정도의 업데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작업량이 많습니다. 반면 많은 프랑스의 만화가들이 한 페이지를 그려내는데 적게는 2-3일 많게는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의 독자들은 만화가 빨리 그리고 자주 업데이트되기를 원하는데, 인터넷 만화의 작업량과 작업속도 때문에 만화의 질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염려는 없습니까?


디디에 보르그) 그런 우려가 있을수 있습니다. 한국만화가들의 작업방식은 프랑스 작가들과 다를 겁니다. 프랑스에서는 작가들이 거의 모든 것을 혼자 다 합니다. 한국의 만화가들은 보통 팀을 이루어서 작업을 하고 그래서 작업이 좀 더 빨리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한국의 작가가 작업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제가 바라는 것은 프랑스의 만화가들이 작업방식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전시켜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을 찾는 것입니다. 웹툰 작업은 전통적인 만화의 작업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겁니다.

작업의 질에 대한 의문은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같이 일하는 작가들이 이런식의 작업을 할수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프랑스에서도 애니메이션 쪽에 일하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작업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그래픽과 테크닉 문화에 관한 질문이 될수 있을것 같습니다. 웹툰의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형식의 만화를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교육된 작가들에게 제안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좀더 “현대적”이고 “빠른” 곳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포멧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 새로운 세대의 독자와 이야기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Q) 프랑스에서는 웹 만화의 수익이 어떻게 창출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유료라면 독자들의 구독료이겠지만 무료라면 주로 광고를 통한 것입니까 ?


디디에 보르그) 우리의 생각은 웹툰은 무료인 채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입은 주로 광고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프랑스인들은 만화에 값을 지불하면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합니다. 프랑스인들은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새로운 포멧의 만화를 “읽기”만을 위해 돈을 지불하려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이야기를 갖춘 만화들을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읽기 위해 약간의 광고를 봐야만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것입니다. 웹툰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도 무료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프랑스 만화가들도 카스테르만의 웹만화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말씀 하셨습니다만, 프랑스만화가들이 웹툰의 주류가 된 이후에도 카스테르만은 한국의 웹툰을 계속 소개할 것입니까?


디디에 보르그) 물론입니다. 우리는 지역적으로만 활동하는 출판사가 아닙니다. 외국에 판권을 사고 파는 것 역시 우리출판사가 다루는 일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프로젝트의 전달자임과 동시에 웹툰에 관련된 활력 있는 수행자입니다. 단순히 프랑스에 이익이 되도록 한국 웹툰을 소개한 뒤에 프랑스 웹툰이 자리잡으면 그만두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두 문화를 결합시키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의심할 바 없이 한국인들은 우리에게 활력을 줄만한 새로운 것들과, 우리가 웹툰에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들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Q) 한국만화의 유럽진출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웹만화까지 소개된다고 하고…, 한국만화가 유럽독자들에게 더 잘 받아들여지기 위해 보완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디디에 보르그) 글쎄요.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프랑스 독자들의 반응은 단순히 한국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만화는 복잡한 프랑스 도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프랑스 도서시장의 문제는 너무 많은 책이 나온다는 것인데요. 다른 나라에서 온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만화는 프랑스에서 자리 잡기가 더욱 힘들어 집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아시아 만화라면 대부분 “망가”라고 생각하는데, 한국만화를 접하고는 “ 독서방향이 망가와 다르고, 칼라이다. 이건 뭘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우선적으로 프랑스 독자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에서 온 것이 전부다 망가는 아니라는 것, 한국에도 다이나믹한 만화의 움직임이 있고 그래픽적인 면이나 시나리오 면에서 훌륭한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유일하고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것입니다. 한국만화는 힘과 야망이 넘쳐 250페이지가 넘는 칼라만화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만화제작비가 비싼 프랑스에서는 이런 만화책이 서점에 나왔을 때 무척 비싸진다는 것입니다. 만화책을 사려는 프랑스 독자에겐 이것이 아주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권에 25유로씩이나 하는 잘 알려지지 않는 한국작가의 만화를 선뜻 살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대신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프랑스 작가의 만화 두 권을 사려고 하겠죠. 제 생각에는 만화가격의 문제와 교육의 문제( 한국만화의 인지도에 관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의 웹만화 실무자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어려운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협력자로서 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디디에 보르그)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반대로 한국에서 만난 모든 분들에게서 굉장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웹툰을 사용하는 것에 협조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초기에 웹툰의 성공을 가늠해보는 기간 동안 조금 저렴하게 웹툰을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것 입니다. 공적인 부분에서의 만화의 번역작업 지원도 바라고 싶습니다. 웹툰은 꽤 긴 이야기이여서 번역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니까요. 웹툰을 통해 한국의 만화와 문화를 알리고 싶은 공공기관의 계획이 있다면 번역에 관한 지원은 굉장히 유용한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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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웹툰이 프랑스에 본격적으로 소개될 시점이 언제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웹툰 프로젝트도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모바일 만화가 프랑스에 이미 도입되었듯이 웹툰 서비스도 머지않아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한국의 웹툰이 프랑스에 소개 되는것은, 인지도 문제와 책의 가격 문제 때문에 한국만화의 구매를 꺼리던 프랑스 독자들에게 한국작가의 작품들을 더 많이 소개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웹툰의 해외진출에 대해 진지하게 분석하여 지원방법을 알아보고, 장기적인 득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필진이미지

박경은

만화가, 번역가
『평범한 왕』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