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중반기는 애니메이션이 미국의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만큼 한국 팬들에게도 많은 기대를 가지게 했다. 특히, 요 몇 년간 급속하게 발달한 3D 테크놀로지로 인해 애니메이션의 주류를 이루는 3D그래픽 또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각종 인기시리즈의 후속작과 리메이크 작, 그리고 새로운 작품까지 화려하고 다채로운 2011년도 중반기 미국 애니메이션의 특징에 대해 소개한다.
안정적인 대세는 3D+후속작

언제나 그랬듯이 올해에도 3D그래픽을 이용해 만든 유명 애니메이션 후속작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드림웍스의 ‘쿵푸팬더2 (Kung Fu Panda 2, 2011)’를 들 수 있겠다. 작품 제작초기부터 한국인출신 감독의 참여로 국내외 관련전공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개성 넘치고 우스꽝스러운 팬더를 전 세계적인 유머코드로 성공시킨 전작 ‘쿵푸팬더1’에 이은 이번 시리즈는 초기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애니메이션 팬들의 ‘꼭 봐야 될 리스트’에 등록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전작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전과 같은 큰 임팩트는 느끼지 못했다.”는 미국 관객 평이 종종 보이곤 한다. 하지만 이전에 없었던 설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텃밭을 단단히 다진 작품이었기에 이번 후속작의 인기는 전미는 물론 전 세계를 휩쓸기에 충분했으리라 보여진다.
다양한 시도, 리메이크
고전만화의 진수, 어른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 리메이크 작 ‘개구쟁이 스머프 (The Smurfs, 2011)’는 개봉 1년 전부터 눈에 띄는 작품으로 꼽혀왔다. 이번에 최초로 영화화되기도 한 ‘스머프’는 1950년대 미국 TV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며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게다가 3D그래픽과 실사 합성이라는 구성은 동심의 세계에서 있던 스머프와 가가멜이 어떻게 표현 될 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딱 부러지게 하나의 주인공이 있다기보다 스머프 마을의 모든 캐릭터와 심지어 악역 캐릭터까지 사랑 받는 원작의 인기는 업고, 미국에서는 6월 말, 한국에서는 방학시즌과 맞물린 8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다만 3D그래픽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 작품은 간혹 시각적 밸런스 조정에서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편이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겠다.

한국 만화업계에서도 큰 이슈가 된 ‘프리스트, 2011(형민우 작)’는 최초로 한국 출판만화를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액션SF영화이다. 할리우드에서 먼저 리메이크 러브콜을 날렸던 영화 ‘프리스트’는 약 8년간의 제작기간과 각종 특수그래픽과 애니메이션 기술이 가미된 작품으로, 개봉 3주 만에 전미 손익분기점돌파를 성공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대작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미국현지 반응(IMDb 집계 평점 5.7/10 등)이 주류를 이루었고, 제작업계 자체평가도 썩 좋지 않았다. 게다가 원작에 대한 국내 팬들의 사랑이 컸던 탓인지 지나친 각색으로 인해 원작의 느낌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국내 평가는 한국인으로써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스토리

새로 등장한 작품 중 가장 도드라지면서 다양한 콘텐츠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꼽자면 역시 블루스카이의 ‘리오 (RIO, 2011)’를 들 수 있겠다. 날지 못하는 희귀 종 앵무새 ‘블루’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야기는 개봉초기부터 히트를 치는 한편, 관련 콘텐츠들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모험, 성장, 사랑, 그리고 브라질 특유의 독특한 환경과 그와 어울리는 신명 나는 음악은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과 음원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그 한 예로, 전미개봉과 거의 동시에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게임 ‘앵그리버드 리오’를 출시했고 현재도 그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 여름 7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TV, 특유의 독특함 유지 중
미국 TV만화애니메이션 시장은 이미 하양세로 접어든지 오래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지상파 채널의 애니메이션 방영비율은 극히 일부인데다가, 이미 포화상태인 전문채널들, 그리고 인건비대비 비효율적인 수익률은 미국 내보다 해외시장을 주력으로 할 정도이다. 때문에 이번 중반기도 여전히 일부 유명장수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선전은 보기 힘들었다.
그 대표작으로 최근까지 전미 인기순위프로그램(각종 드라마, 쇼 프로그램 포함 순위)에 등재된 심슨(The Simpsons, FOX)과 패밀리 가이(Family Guy, FOX)는 여러 회를 거듭하며 특유의 유머와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최근, ‘심슨’은 스텝롤 오타 방송 사고를 냈는데, 이후 방송 분 오프닝에서 재치 있게 사과를 해 시청자와 사과 받을 당사자를 즐겁게 하는 해프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주력시장이 스크린으로 옮겨가는 추세와 반대로 과반수이상의 미디어 관람 층이 대부분 TV시청을 선호하는 만큼, 미국 TV애니메이션 시장으로썬 무언가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치며…
올해 중반기는 3D애니메이션을 주력으로 인기작품의 후속 작, 리메이크, 그리고 신작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즉각 업데이트, 지속 발전하는 것과 관객의 선호코드, 흥행여부는 좀 더 다양한 의미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콘텐츠 배급이 한미 모두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방학시즌을 앞둔 한국애니메이션 관객들이 충분히 기대할 만한 소식이라 생각된다.
다만 한 가지, 요즘 국내극장가에 걸릴 날만 대기하고 있는 미국 애니메이션과 국산 애니메이션의 규모를 생각하면 한국인으로써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