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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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련업계의 타업계간 협업 증가현황

휴대용 디지털 매체의 빠른 변화에 맞춘 만화, 애니메이션의 관련 상품 발표는 미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겨냥한 것이어서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11년 10월 전후를 기점으로 미국 코믹스, 애니메이션 업계의 협업 현황을 소개해보자.

2011-10-25 오필정
최근 만화,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협업형태가 국내외를 막론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전에 언급했듯 미국에서는 상업성만 인정된다면 타 업계와의 협업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트렌드는 미국뿐만 아니라 타 국가에서도 종종 보이는 현상이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관한 콘텐츠 관련 움직임이지 아닐까 싶다.
 
올해 들어 이런 종류의 소식은 다달이 업계 지면을 장식하곤 하는데, 특히 휴대용 디지털 매체의 빠른 변화에 맞춘 만화, 애니메이션의 관련 상품 발표는 미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겨냥한 것이어서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2011년 10월 전후를 기점으로 미국 코믹스, 애니메이션 업계의 협업 현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마블 코믹스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발매
 
최근 휴대용 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보급에 따라 콘텐츠 업계들은 해당 플랫폼에 발마추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국내 만화업계는 인쇄 매체에서 웹서비스 매체로 만화콘텐츠 출시 흐름이 크게 바뀐 지 얼마 안되지만, 플랫폼의 대세에 맞추어 휴대용기기 서비스상품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코믹스업계 또한 휴대용 디지털 기기 출현과 함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이것은 미국의 기기선호도 대세상 애플스토어에 집중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11년 들어 애플의 각종 내부 변화와 대외적인 소송, 새제품의 기대저하 등 ‘애플 천하 미국’이라는 수식어가 다소 무색 할 상황이 벌어짐과 동시에 플랫폼 개발업체간의 애플견제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 기업들의 휴대용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시장 공세로 안드로이드 시장의 규모가 증가, 이제는 콘텐츠상품의 애플스토어 독점률이 과거에 비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달 마블코믹스의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발매도 위의 현상을 반영한 경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마블코믹스는 미국 코믹스계를 대표하는 만화계의 한 축으로 해마다 미국식 히어로물 상품을 할리우드, 방송업계 등과 협업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마블코믹스는 코믹스 서비스사업과 관련한 휴대용 어플리케이션의 주 판매경로로 애플스토어를 선택, 과거에는 애플스토어 중심의 투자와 관리를 집중적으로 해왔었다. 하지만 점차 늘어가는 플랫폼 수와 다양성, 그리고 유저 증가까지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하기에 이르렀고, 2011년 10월 어느 정도 안정된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하게 되었다.
 
마블코믹스 어플리케이션 (Marvel Comics app; powered by comiXology)은 ‘마블디지털코믹스 라이브러리’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해당 회사가 제공하는 모든 코믹스 상품의 신상품 정보 및 구입 등을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상황에 이용 할 수 있겠끔 하는 것이 모토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안드로이드용 어플이 애플사용비중이 많은 미국과 달리 안드로이드 유저가 많은 다른 국가시장도 염두한 상품이라 새로운 고객확보에도 큰 효과를 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기존 애플스토어 유저의 플랫폼 변경 고객을 위한 배려방침으로 회원가입 고객의 연동서비스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인기 코믹스기반 게임상품 발매, <배트맨 아캄시티>
 
인기코믹스를 기반으로 출시된 제2, 3의 상품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선보여 졌다. 특히, 미국 코믹스시장 특성상 코믹스 작품 하나에도 수십 명의 스토리작가와 그림작가가 투입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기에 한 작품이지만 여러 색깔과 다양한 시리즈의 창작이 가능했다. 이것을 기반으로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와의 블랙버스터 영화제작이 활발히 이루어 졌는데, 이번에 소개하고자하는 배트맨 콘텐츠 또한 영화화된 편수과 제작에 참여한 감독만 여럿인 배트맨 OSMU의 대표적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OSMU는 영화, 드라마 뿐 아니라 각종 캐릭터 상품과 게임, 광고 등에도 이용되는데, 이달 18일 ‘배트맨 아캄시티’라는 타이틀의 비디오게임 출시는 전 세계 배트맨 원작팬과 게임팬들의 관심을 모으게 했다.
 
여기에 게임시장의 규모, 전문성, 다양성 상황이 국내와 다른 미국답게 이번 배트맨 게임런칭도 전미 동시판매 및 관련 행사로 이루어 졌다. (18일 북미 발매를 시작으로 유럽, 일본 등지에서 각국 발매행사가 진행됨)
   
 
 
 
[그림 1. 행사진행 게임스토어 전경] 
     
물론, 이것은 비단 게임유통회사와 제작회사의 연계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행사를 진행하자면 다양한 인력동원은 물론 고객응대를 위한 이벤트도 겸해진다.
 
그 예로, 행사에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서비스용 음료와 협찬 회사, 행사모델 등 최소한의 규모로 치루어지는 행사에도 3~4곳 이상의 게임과 관련 없는 업체와 협업이 이루어진다.(필자가 참석한 행사의 게임유통회사는 음료수 회사나 행사모델 등 행사에 필요한 타 업종들과 전속계약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행사 때마다 함께 진행을 한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예약 고객만을 위한 행사로 평일 밤 11시부터 새벽 1시사이에 이루어지는 시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취재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지역은 도시 특성상 거주인구보다 관광객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였는데, 이 작은 점포에만 200명 내외의 예약고객이 행사에 참여했다. 물론 이번 배트맨 런칭과 달리 좀 더 공연, 파티적 성향을 띈 행사형태도 있다.
 
그런 경우, 가게점포 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유니온스퀘어 공원을 빌리거나 외곽의 큰 행사장을 마련해 각 분야 전문가의 초청, 무대쇼 등을 한 장소에서만 몇 천 명 규모로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부분은 상품의 특성과 이벤트 구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행사 크기, 규모의 비교는 어려움) 그에 비하면 이번 배트맨게임 런칭은 다소 조용히 이루어 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림2. 해당 게임유통회사와 파트너쉽을 하고 있는 에너지 드링크 업체 홍보 구조물.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해당회사의 음료를 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에 치러진 행사가 단지 한두 점포뿐 아니라 전미 게임관련 점포는 물론 전자제품 판매회사 체인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한 가지 상품을 단순히 정해진 판로대로 소규모 개인사업자의 개별 유통 형태를 취한 국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나의 코믹스 작품을 OSMU로서 활용해 재탄생시킨 콘텐츠상품을 또 다른 유통전략과 관련업체 협업으로 극대화시키는 모습을 보며, 미국 엔터테인먼트시장 파워와 상업적 전략에 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드림웍스, 닌텐도 3DS용 전용 애니메이션 콘텐츠 독점 공급
 
미국 애니메이션계의 큰 기둥을 꼽는다면 디즈니, 픽사는 물론 십중팔구 그 안에 ‘드림웍스’라는 회사가 속해있다. 그 만큼 드림웍스는 미국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제작사이자 심볼적인 이미지도 가지고있다. 이런 드림웍스는 최근 중국 등 아시아시장으로의 적극적인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번 10월 대외사업확장과 함께 타 업체와의 독점공급 제휴소식 또한 눈길을 끌고 있다.
  
드림웍스(Dreamworks Animation SKG)는 닌텐도 3DS와 2011년 할로윈을 맞은 독점적 공급협약을 체결, 두 편의 3DS 전용 할로윈 비디오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로 각각 6분씩, 약 12분으로 구성되어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드림웍스에서 새로이 기획한 프로젝트가 아닌 기존애니메이션 <슈렉>과 <몬스터 vs. 에어리언>의 기존 캐릭터와 설정을
가져와 새로이 만든 것으로,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확보된 인지도와 작업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인 것이다.
 
   
                                             [그림3. 슈렉에서 등장하는 돼지 삼형제 캐릭터]
  
닌텐도 아메리카 관계자는 최근 빠른 속도로 발달하는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플랫폼 변화에 대해 게임하드웨어와 영상매체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 특히 3D뷰 영상관람이 가능한 휴대용기기 시장 점유에 관한 경쟁력을 닌텐도 3DS가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닌텐도는 아직 휴대용 디지털 포맺의 규격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 상황과 이미 시판되어 있는 3DS의 현황을 봤을 때, 유저들이 선호하는 콘텐츠의 확보가 앞으로의 시장 확보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 언급했다. 이들은 이번 드림웍스와의 독점공급 프로젝트를 계기로 지속적인 관련 엔터테인먼트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3DS의 보급화를 위한 가격조정을 2012년 8월까지 현재 가격의 약 70의 가격으로 조정판매를 고려중이다.
 
드림웍스 또한 가족게임시장의 큰 획을 그었던 닌텐도와의 협업을 반기는 눈치다. 지금까지 드림웍스는 자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들을 다양한 OSMU 상품으로 재탄생 시켰고, 관련 프로젝트 중 미국 스포츠 광고의 꽃 ‘슈퍼볼 하프타임 광고’에도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정착된 미디어 매체만을 놓고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하여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드림웍스는 휴대용 디지털 플랫폼 시장을 자사 콘텐츠공급루트의 새로운 길로 판단한 듯 보인다.
 
드림웍스가 닌텐도와 협업을 결정한 것에 대해 여러 이유론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이유들 중 큰 힘을 얻고 있는 부분은 3D뷰 영상제작의 증가와 아직 기기가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았다는 점, 하여 현재 포맺정착이 치열하게 경쟁중인 시장상황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혼란기가 반대로 ‘지금의 선점은 향후 시장영향력을 결정한다’라는 해석도 될 수도 있기에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독점공급은 콘텐츠 제작업체라면 흥미롭게 생각 할 부분인 것이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관계자는 닌텐도 3DS의 플랫폼에대해 영상컨텐츠 제작자와 유저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후 관련 제휴를 통한 추가 영상제작의 가능성도 비추었다. 이는 세계적으로 다수의 콘텐츠 소스를 보유하며 하드웨어 기술도 갖춘 소니 등 대형 타업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기업 간의 선점경쟁을 제끼고 생각해도,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3D뷰 관련 영상의 새로운 가능성과 제작 판로의 방향성 변화는 팬 입장에서는 즐거운 경쟁소식으로 보여진다.
  
 
마치며
 
이번 만화,애니메이션 업체의 타업계 협업 소식은 테크놀로지의 빠른 변화속도와함께 콘텐츠소스 제작 방향도 변화하고 있음을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물론 위 미국업체들의 행보는 거대자본 유용과 풍부한 자사 콘텐츠 확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단순히 자본력만 좋아서 가능한것은 아니라 보여진다. 플랫폼 개발과 함께 장기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소스가 받쳐줘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이 지금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만든것이다. 하여 이것은 서로 다른 업계의 업체들이 윈윈(win win)하는 전략, 즉 단순 미국업체들의 거대함을 보기보다는 세계적인 불경기에 모든 콘텐츠 관련 업계가 살아남는 방향성의 한 제시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