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국제만화뮤지엄 개관과 개관기념 특별기획 「세계의 만화전」]일본 교토시에 교토 국제만화뮤지엄이 지난 2006년 11월 개관하였다. 교토 국제만화뮤지엄은 관광명소로 유명한 일본의 전통 도시 교토에 위치한 만화 전반에 걸친 일본 최초의 만화 박물관으로서, 교토시와 교토 세이카대학의 공동사업으로 개관되었다. 교토는 서기 794년 헤이안경으로 설치된 이후 400년간 헤이안시대의 국정 중심지로 번영하였고, 그 후에 정치의 중심이 에도(현재의 도쿄)로 옮겨진 이후에도 형식상의 일본 수도로서 계속 유지된 도시이다. 즉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도쿄 천도하기 전까지 1000년 이상 일본의 수도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교토 세이카대학은 교토시에 위치한 사립대학으로서, 일본 최초로 만화학부를 설치한 것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교토 만화뮤지엄은 교토시와의 공동사업이지만 관리 및 운영 자체는 교토 세이카대학에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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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카대학 만화학과 내부. (※2002년 3월 2일 선정우 촬영) |

교토 만화뮤지엄 설립의 주요 목적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평생학습, 관광유치, 인재육성 및 새로운 산업의 창출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만화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ㆍ전시ㆍ보존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뮤지엄은 박물관적 기능과 도서관적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어, 메이지 시대의 잡지나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대본만화 등 귀중한 역사 자료부터 최근의 인기 작품, 애니메이션 자료, 캐릭터 굿즈, 한국 등 외국의 자료에 이르기까지 20만점 이상의 자료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2008년에는 장서수가 30만점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런 자료의 일부를 장래에 디지털 아카이브로서 축적하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2003년 4월부터 교토 세이카대학의 제안으로 만화 뮤지엄 설립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2004년 10월 설립 구상을 발표, 그 후 2년만인 2006년 11월에 정식 개관에 이른 것이다. 교토 세이카대학은 본래 1973년 미술과에 만화 클래스를 개설했고, 2000년 예술학부 만화학과를 개설, 그리고 2001년 표현연구기구 만화문화연구소를 설립했으며 2006년에는 만화학부를 개설하는 등 30년 이상 만화에 관련된 학문적 연구를 진행해온 실적이 있는 대학이다. 2001년 개설된 표현연구기구 만화문화연구소는 일본만화학회의 설립과 운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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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세이카대학 부설 표현연구기구가 위치한 에이잔각 건물. 표현연구기구 내에 만화문화연구소가 개설되어 있다. 참고로 에이잔각 건물은 교토 주변의 유명한 산인 히에이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2002년 3월 2일 선정우 촬영) |
[ 개관기념 특별기획 「세계의 만화전」]교토 만화뮤지엄은 개관 직후인 2006년 11월 25일부터 2007년 1월 28일까지 「세계의 만화전」을 열고 있는데, 이 전시회는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만화 1000권 이상을 전시하는 이벤트이다. 또한 최근 일본 만화가 MANGA로서 세계적으로 번역 출판되고 있는데, 각국에서 번역된 일본 만화 자료도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의 중세, 근대의 만화와 대본만화, 각종 만화잡지 창간호 등 일본만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해보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2006년 11월부터 지금까지 평일에 400명 이상, 휴일에는 1400명 이상의 인파가 세계의 만화를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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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만화전」 한국만화 코너. (※사진 제공:교토 국제만화뮤지엄) |
이 「세계의 만화전」에는 한국만화도 다종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필자가 직접 이 전시회에 한국만화 자료를 추천ㆍ제공하고 그 설명문을 집필한 바 있다. 일본의 만화 독자들에게 잡지만화, 신문만화, 단행본만화, 온라인만화 등 한국만화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각종 작품들을 소개했고, 특히 만화를 「잡지에 연재된 후 단행본으로 나오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 일본의 독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매체를 통한 만화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만화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 한국의 만화를 접할 수 있도록
「미디어 다음」의 협력을 받아 현장에 PC를 설치하고 한국의 온라인만화 사이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설치되어 있는 PC에 관심을 보이는 방문객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현재로선 한국에서만 발전하고 있는 한국식의 독특한 온라인만화의 구도와 구성이 일본에도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 「세계의 만화전」팜플렛. | |
교토 만화뮤지엄은 「세계의 만화전」이 끝난 후 오는 2007년 2월 10일부터 3월 25일까지는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테마로 한 「GUNDAM 다가올 미래를 위해」 전시회를 예정하고 있다.
※본문에 실린 이미지는, 교토 국제만화뮤지엄이 제공한 「세계의 만화전」 사진을 제외하고 필자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