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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만화·웹툰 산업> 활성화 방법

광역권 중심의 만화·웹툰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필요한 것은 지역 만화·웹툰 관련 협단체의 활성화입니다. 지역 만화·웹툰 산업에 대해 살펴봅시다.

2022-09-13 김병수

<지역만화·웹툰 산업> 활성화 방법

대전을 중심으로 지역 만화·웹툰 정책 활성화

지역만화·웹툰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지난 729일 웹툰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웹툰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게 웹툰 산업을 뒷받침할 지원 방안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창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제안된 업계 건의 사항 가운데 하나가 지역별 웹툰 창작 기반(인프라) 활성화이다. 만화산업중장기발전 계획에서도 본격적으로 채택되기 어려웠던 지역 웹툰 산업 발전 정책이 문체부 장관 간담회의 주요 의제로 이제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지역 만화·웹툰 산업의 활성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대략 10년 정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대전만화연합>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사단법인 단체로 설립되었다. 창립을 즈음하여 개최한 대전만화산업발전전략 세미나가 지역에서는 거의 최초의 만화 산업 정책 관련 공론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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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종합만화축제(DICU) 포스터 (출처_웹툰협회 홈페이지) 

대전시는 16년간 자생적인 아마추어만화행사인 대전종합만화축제(DICU)를 꾸준히 개최하였고, '임청산' 공주대 만화과 설립자가 국제 카툰 공모전인 대전국제만화영상전(이후 세종으로 옮김)을 장기간 열어 왔으며, 2015 대전국제만화가대회를 개최하는 등 지방에서는 선도적으로 만화산업 진흥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2015<대전만화·웹툰창작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되었던 만화·웹툰 산업 진흥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대전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부산, 순천, 대구에서도 만화, 웹툰 창작센터 설립 의지가 분출되었다.

2017년 대전에서 개최된 지역 만화·웹툰산업 활성화 전략 세미나를 계기로 지역에서의 센터 설립 여망을 정부 정책으로 수렴하여 2019년부터 전국 광역시, 도 단위 마다 만화·웹툰 진흥 인프라를 지원하는 <웹툰캠퍼스> 사업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대전 2017만화웹툰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 세미나

2022년 현재 경기(부천), 대전, 세종, 대구, 경북(경주), 부산, 경남(창원), 전남(순천), 전북(전주), 제주(서귀포) 등 전국적으로 10곳의 웹툰캠퍼스가 조성되어 있다. 2022년 가을에는 울산에도 설립될 예정이다. 매년 1~2개의 신규 <웹툰캠퍼스>가 만들어지면서 웹툰 육성 인프라는 전국적인 지역균형발전의 틀을 갖춰 가고 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문체부 지원으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통하여 <웹툰창작체험관> 사업이 시작되어 현재 전국적으로 40여 곳 이상의 시군 지역에 웹툰체험 시설이 설립, 운영되고 있다. 작가 입주시설 지원, 교육사업, 창작지원사업, 전시 개최 사업 등을 전개하며 종합 만화, 웹툰 진흥 기관에 가깝게 운영되는 <웹툰캠퍼스>와 달리 <웹툰창작체험관>은 지망생, 시민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웹툰이 지망생, 작가의 영역을 넘어 시민 향유문화로까지 지역에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명칭

지역

설립연도

운영주체

대전만화웹툰창작센터(웹툰캠퍼스)

대전

2015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부산글로벌웹툰센터(웹툰캠퍼스)

부산

2017

부산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구웹툰창작지원센터(웹툰캠퍼스)

대구

2017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순천글로벌웹툰캠퍼스(웹툰캠퍼스)

순천

2018

순천시

제주웹툰캠퍼스

서귀포

2019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경남웹툰캠퍼스

창원

2020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전북웹툰캠퍼스

전주

2020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세종웹툰캠퍼스

세종

2021

세종테크노파크

경북웹툰캠퍼스

경주

2021

경북콘텐츠진흥원

울산웹툰캠퍼스

울산

2022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자생적 지역 만화·웹툰 센터와 웹툰캠퍼스

만화·웹툰은 지역에서 육성 가능한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

만화·웹툰 진흥 정책이 <웹툰캠퍼스>, <웹툰창작체험관>를 중심으로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최근의 흐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중문화산업에서 이 같은 사례는 만화·웹툰이 거의 유일하다. 이는 콘텐츠산업에서 가장 낮은 제작비가 소요되는 만화·웹툰 창작, 제작 여건에 기인한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음반 등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제작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자본과 예산 수급이 수월한 서울 등 수도권에 창작·제작 인프라가 밀집되거나 대전, 부산, 대구, 광주 등 광역시급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만화·웹툰은 1인 창작이 가능한 분야로 공간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다. 메인 작가를 중심으로 스태프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창작 과정도 인터넷을 통해 작업물을 주고받는 등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에서도 저비용으로 육성할 수 있는 콘텐츠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지방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인적 창작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웹툰캠퍼스>2019년 이후 꾸준히 규모와 역할을 확대해 왔다. <웹툰캠퍼스>가 경주, 창원, 순천, 서귀포 등 소도시에도 설립될 수 있었던 것도 콘텐츠 창작·제작 프로세스가 경량화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 주도로 지방에 조성된 게임, 영상, 음악 등 연관 지역문화산업진흥기관에 비해 웹툰캠퍼스의 전반적인 규모가 작아 2020년대 이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웹툰 산업의 인적, 물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문체부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통해 10개에 이르는 지역 웹툰 캠퍼스에 단위별로 지원하는 금액은 연간 1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자부담금 2~3억 원 가량을 합산한다고 하더라도 기관별 전체 예산이 3~4억 원 정도이기 때문에 지역 만화·웹툰산업의 자생적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역할은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지역 만화·웹툰 산업 클러스터 확장 논의 본격화

이에 따라 2020년대 이후 <웹툰캠퍼스>를 광역단위의 지역산업클러스터로 확대 발전시키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웹툰 산업 성장은 연평균 50% 이상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구 다음웹툰)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진출이 공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웹툰 산업은 전 세계 디지털만화시장을 주도하기에 이른다.

같은 기간 지방에 대부분 산재해 있는 만화·웹툰 관련 전공 대학의 수도 2.5배 이상 늘어나고 증원도 대폭 이루어지면서 지역 만화·웹툰 산업 인력 양성이 급팽창하였다. 지방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해당 지역에 머물면서 창작·제작 활동을 이어 나간다면,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순천글로벌웹툰캠퍼스

광역권 중심의 만화·웹툰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필요한 것은 지역 만화·웹툰 관련 협단체의 활성화이다. 현재 대전, 부산, 충북, 울산, 제주 등에 협회가 설립되어 있고 여수에 거주하는 양영순작가를 중심으로 전남 지역에도 작가 단체가 최근 본격적인 모임을 가졌다. 한국만화가협회 신일숙회장, 웹툰협회 전세훈회장 등 국내 대표적인 만화·웹툰 관련 협단체장들은 잇따라 지역 작가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지역 만화·웹툰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민관산학 거버넌스 구축이야말로 지역 만화·웹툰 산업 발전의 기본 동력이다. 지자체의 의지가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작가, 지망생, 종사자의 주도적인 참여가 담보되지 않을 경우 영속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만화·웹툰 관련 협단체의 자생력을 기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

참고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개최된 지역 만화·웹툰 산업 진흥 관련 세미나 등을 제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개최 연월일

행사명

주최

장소

2014.11.12

대전만화산업발전전략 세미나

()대전만화연합

대전

2017.2.28

지역만화웹툰산업 활성화 전략 세미나

대전광역시

대전

2018.3~4

(대구/부산/광주/대전)만화웹툰작가

지역순회간담회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2020.11.26

지역 만화·웹툰 산업 활성화 토론회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대전

2021.7.12

만화웹툰산업진흥조례 제정 위한 토론회

울산시의회 손종학

울산

2021.10.1

(순천지역 웹툰산업활성화)정책포럼

전남콘텐츠코리아랩

순천

2021.12.3

(지역)만화웹툰 발전 세미나

대전콘텐츠코리아랩

대전

2021.12.16

지역 만화·웹툰 문화 활성화 토론회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고양

2022.5.31

지역 웹툰/웹소설 산업 활성화 방안 전문가 좌담회

무비스트

서울

지역만화웹툰 산업 진흥 관련 세미나 개최 일람



이 글은 필자가 20228월 취득한 박사논문 <만화·웹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클러스터 전략 연구>에서 일부 발췌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정, 보완하여 작성된 것이다.

필진이미지

김병수

만화가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 교수, 前 목원대 웹툰애니메이션·게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