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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활용한 한국 문화 교육 방안

널리 사랑받고 있는 K웹툰을 활용하여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을까요? 웹툰의 교육적 기능을 살펴봅니다.

2022-11-25 김가연

웹툰을 활용한 한국 문화 교육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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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5년 전 요르단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나는 요르단대학교 한국어학과에서 전공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 문명현대 한국의 정치와 사회라는 과목을 담당하였는데, 강의할 때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분량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문화 교육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하였다.

귀국 후, 국내외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한국 웹툰을 보면서 웹툰이야말로 내가 현장에서 적용하고 싶은 문화 교육 콘텐츠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학부 한국어 수업에서 소소하게 한국 웹툰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내가 웹툰을 활용하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친 경험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웹툰의 교육적 기능을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설연경(2018)은 웹툰이 만화와 웹이 가지는 교육적 특징을 두루 갖춘 콘텐츠이므로 재미와 흥미 유발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웹툰은 독자의 자기 주도적 학습도 유도할 수 있고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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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 유추(출처_설연경, 2018)

 

웹툰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매체이고 독자에게 읽기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다. 그리고 이미지로 문화를 각인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면 한국어 초급, 중급, 고급을 가르치는 현장에서도 웹툰을 두루 활용할 수 있다.

도입 단계에서 웹툰을 감상하고, 전개 단계에서는 주제에 맞춘 문제를 제시하고 표현하는 수업을 할 수 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타인의 결과물에 대해 구성원끼리 공유할 수 있다. 3단계의 과정을 한국 문화 수업에 적용하면 한국어로 말하기와 쓰기 활동 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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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활용한 수업 모형(출처_설연경, 2018)

 

그럼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도 배우고 한국 문화를 접하기에 적합한 웹툰은 어떻게 선정할까? 나의 기준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일상 속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웹툰!

둘째,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표현된 웹툰!

셋째, 접근이 용이한 웹툰!

 

이러한 조건에 맞는 웹툰이으로는 세종학당재단에서 기획·제작한 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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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출처_누리세종학당)

 

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는 누리세종학당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웹툰이다. 각 일화는 외국인들이 실제로 한국에서 경험한 사연을 수집한 후 각색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사실에 기반한 웹툰이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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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출처_누리세종학당)

 

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에는 일상 속 한국 문화가 두루 담겨 있다. 모두 14개의 소제목 아래 60편의 웹툰이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어서 주제별로 골라서 사용하기에 편하다. 14개의 소제목을 소개하면 군인 청년, 나의 중·고교 생활, 내 남자 친구의 어머니, 노량진 구경, 대학 MT(엠티)에 가다, 배달 천국, 신기한 한국어, 지하철 타는 사람들, 찜질방에서의 승부, 한국 남녀, 한국 아줌마, 한국에서의 소개팅, 홍대 잠들지 않는 곳, 회식의 시작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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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_‘찜질방에서의 승부’>(출처_누리세종학당)

 

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는 한국어로 제작되었으나 모든 일화의 오른쪽에 영어로 번역이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도 편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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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_‘찜질방에서의 승부’>(출처_누리세종학당)

 

필자는 이 웹툰을 한국어 과정 초급 단계에서 활용해 보았다. ‘N에 가다라는 문법을 배울 때 찜질방에 가요’, ‘시장에 가요라는 문장을 예문으로 들었다. 이때 웹툰 찜질방에서의 승부중 한두 컷을 넣었더니 학생들의 호기심이 자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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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_‘한국의 배달 문화’>(출처_누리세종학당)

 

한강 공원에 가요라는 문장을 가르칠 때는 웹툰 한국의 배달 문화를 활용하여 한강 공원에서 치킨을 배달 시켜서 먹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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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_‘노량진 구경’>(출처_누리세종학당)

 

시장에 가요라는 문장을 배운다면 웹툰 노량진 구경속 일화를 제시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동시의 한국의 수산 시장 문화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한국 문화 교육을 할 때는 주제별로 외국인들이 경험한 사례를 이야기하거나 글로 표현한 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의 대화를 배운다고 하자.


A: 저는 지금 경복궁에 가요.

B: 어떻게 가요?

A: 지하철을 타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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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_‘지하철을 타는 사람들’>

(출처_누리세종학당)

 

앞선 문장을 배운 학습자에게 간단하게 웹툰 지하철 타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한국의 지하철 문화를 소개해 줄 수 있다. 이때 유학생들은 한국의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자를 본 경험이나 노약자석에 잘못 앉은 경험을 말하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핑크색 좌석에 앉았던 실수담을 공유하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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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과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_‘군인 청년’>(출처_누리세종학당)

 

이번 학기 초에 ‘N에 가요를 배운 날, 한 교환학생이 선생님, 한국 남자가 모두 군대에 가요?’라고 질문을 했다. 이어서 다른 학생이 “BTS가 군대에 가요?”라고 물어 보길래 웹툰 군인 청년을 소개해 줬다. 이때 한국의 군대 문화와 다른 나라의 군대 문화를 비교해서 말하기도 했다. 초급 학생들이라서 자국 문화에 대한 설명은 영어로 했지만 기초 한국어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이라도 얼마든지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결합해서 강의할 수 있다.


한편, 한국어 고급 학습자라면 자유자재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거나 글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교수자는 학습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외에도 웹툰을 활용한 문화 교육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일반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일상생활 문화 교육을 넘어 한국학을 전공하거나 한국 전통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한국어 고급 학습자를 위하여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를 활용한다면 한국인의 사고, 사상에 대해서까지, 학습에 도움이 되는 수업 자료로의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학 중에서도 사회학 분야를 전공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웹툰을 활용한 깊이 있는 문화 교육도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윤태호의 웹툰 미생을 통해 한국의 직장 문화를, 수신지의 웹툰 며느라기를 통해 한국의 결혼 문화를 엿볼 수도 있다.

웹툰으로 한국의 사회적 문제에도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야옹이의 웹툰 여신강림을 통해 외모에 집착하는 한국인의 자화상을, 강풀의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통해 노인 자살 문제까지 토론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 웹툰을 활용한 한국 문화 교육은 한국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익힐 수 있는 훌륭한 교육 자료이다. 웹툰은 한국 문화 교육을 해야 하는 교수자도, 한국의 생활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 학습자도 쉽게 접할 수 있으니 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참고 문헌>

김정욱. (2015). 전통문화 교육 자료로서 웹툰의 활용에 대한 고찰. 어문론집, 61, 171-200.

김지혜, 윤대석. (2017). 복합 매체의 담론 분석을 통한 한국 문화 교육 연구 - 웹툰 미생에 대한 중국인 학습자의 감상문을 중심으로 -. 한중인문학연구, 55, 27-57.

설연경. (2018). ‘웹툰(Webtoon)’의 교육적 활용가능성 탐색: 조형성, 서사성, 상호작용성 측면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연구, 13(1), 25-48.

손평. (2017). 중국인 고급 학습자를 위한 웹툰을 활용한 한국문화 교육 방안 연구.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누리세종학당 웹툰>

https://nuri.iksi.or.kr/front/cms/contents/layout5/kingsejong/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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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