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영화 <4DX 문유>로 보는 웹툰 AI기술의 미래

포스트웹툰이라는 무빙툰 VR툰 등 실패의 역사 속에서 영화 <4DX 문유>의 웹툰 AI기술에 대해 의미를 짚어 보고 미래 웹툰 AI기술을 전망해 봅니다.

2023-01-13 최윤석

영화 <4DX 문유>로 보는 웹툰 AI기술의 미래

본고에서는 포스트웹툰이라는 무빙툰 VR툰 등 실패의 역사 속에서 영화 <4DX 문유>의 웹툰 AI기술에 대해 의미를 짚어 보고 미래 웹툰 AI기술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어떠한 산업 내에서도 계속해서 변화를 도모하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웹툰 산업은 웹툰 그 자체로 안주하지 않고, 여러 변화를 꾀해 왔다. 무빙툰이나 VR툰 등과 같이 웹툰을 이용하여 새롭게 만든 콘텐츠가 바로 그러한 시도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해피니스 무빙툰>, 스토리컴퍼니 (출처_티빙)

무빙툰은 말 그대로 웹툰 이미지에 움직임을 주는 형태의 콘텐츠를 말하는데 동영상 매체를 통해 구현되는 게 특징이다. 대체로 숏폼 형태의 영상으로 제작되는데 영상이 시작되면 칸과 말풍선, 각종 효과들이 순차적으로 보여지고, 여기에 캐릭터에 약간의 움직임이 주어지거나, 배경음악 등이 합쳐지면서 일종의 웹툰과 애니메이션 중간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VR툰은 VR(virtual reality), 즉 웹툰 속 가상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콘텐츠를 말하는데 2D의 개념보다는 3D로 한 공간에 있다고 한다면 360도 모두를 보는 게 가능하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나름 포스트웹툰이라고 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단순히 스크롤을 내려서 보는 웹툰에서 벗어나서 다른 방식으로도 웹툰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에 와서 보면 대체로 실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무빙툰이 비슷한 형태지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만 봐도 콘텐츠로서 명확한 인식을 남기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들은 다양한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만들어지는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아쉬울 수 있으나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단정 지어 실패했다고 하기에 어려운 면도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은 발전하고, 그렇게 발전한 기술과 함께 웹툰을 활용한 새 콘텐츠는 만들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4DX로 영화화가 된 조석 작가의 작품 <문유>가 바로 그렇다. 이 영화는 배우가 나와 연기를 하는 그러한 영상이 아니다. 조석 작가가 그려냈던 웹툰의 컷들을 이용해, 그 컷에 효과를 주고, 대사를 성우들이 연기를 함으로써 무빙툰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50여 분의 영상인 것이다. 거기에 4DX의 효과들이 겹쳐지면서 영상 장면에 맞춰 모션 체어, 바람, , 안개 등을 극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영화 그 자체로 판단하자면 사실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시도로 본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4DX 문유>, 씨제이포디플렉스 주식회사 (출처_네이버 영화)

영화 <4DX 문유>를 보면,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히 영상화한 것이 아니라 4DX로 기획되었고, 컷마다 주는 무빙의 정교함이나 화면이 전환되는 타이밍의 디테일이 안정감 있게 설정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 혹은 관람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시도를 통해서 과연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을 만큼의 성과를 얻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일단은 관람객 자체가 400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앞서, 무빙툰과 VR툰에서도 적용되는 문제다. 효율성과 제작비 대비 수익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떠한 기술을 통해 만드냐에 따라 그 효율성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점에서 웹툰을 이용하여 가장 공들여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영화 <4DX 문유>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미래에는 어떠한 기술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우선,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웹툰의 컷으로 무빙툰을 만들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웹툰 속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을 따로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캐릭터면 캐릭터, 배경이면 배경, 말풍선이면 말풍선, 여기에 더 나아가 캐릭터의 움직임을 주고 싶다면 캐릭터의 눈코입이 다 따로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작가가 처음에 그림을 그릴 때, 나눠서 그린다면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일이 나누는 작업을 또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요소들이 분리된다면, 다음은 그 요소들을 일일이 나누고, 어떠한 텀을 두고 영상으로 이어져야 보는 사람 입장에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가 느낄지 판단하여 정해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에 맞는 성우를 구해서 더빙을 하고,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같은 것들을 사이 사이에 넣어야 한다. 글로 쓰니 쉬어 보일 수 있으나, 생각해 보면 상당히 반복 작업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반복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고 있다. 바로 AI. 인공지능 기술이다.

사실 실제로 지금도 이 AI기술을 이용해 무빙툰을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미래에는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 기대된다. 앞서 언급했던 웹툰 내 요소를 모두 분리해 내는 작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좀 더 효율적이다. AI에게 같은 작업을 반복하여 주입시킨다면 한번의 명령만으로도 분리해 내는 작업을 완성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이 정도 작업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기대해 볼 수 있는 건, 분리를 하는 것에 있어서 좀 더 디테일한 분리까지 가능케 하는 것과 자동으로 영상 배열까지 어느 정도 진행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영상을 만드는 작업에 있어서 작업자가 확인하면서 수정하는 방식 정도로 무빙툰을 완성해 낼 수 있다. 만드는 작업 시간이 대폭 줄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AI가 성우를 대체하는 것도 기대가 된다. AI를 통해 음악도 만들고, 보컬까지도 대신하는 세상이다. 성우들의 여러 데이터를 주입하여 만들어 낸 인공지능 성우가 있다면 무빙툰에 있어서 일일이 성우를 구해서 더빙하지 않고도 AI만으로도 무빙툰 내에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구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콘텐츠 스타트업 투니모션’, AI 음성 기술 보유 기업 자이냅스

실제로 최근에 애니메이션 콘텐츠 스타트업 투니모션AI 음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자이냅스라는 곳에서 성우의 목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음성 모델을 구축하여, AI성우를 애니메이션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들이 좀 더 상용화된다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무빙툰 시장이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결국 웹툰으로 무빙툰과 같은 형태의 콘텐츠는 제작하는데 AI기술이 가지는 의미는 제작 시간을 현저하게 줄여서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아직 수익 구조가 기존 웹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점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애초에 제작비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니 말이다.

오늘날, AI가 아예 그림을 그리는 시대까지 도달했다. 어쩌면 미래에는 애초에 AI가 그린 웹툰을 가지고 무빙툰을 제작하게 되는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물론, AI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있어서 여러 논란과 문제도 같이 언급되고 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기술의 효용성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웹툰 시장에 있어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긍정적인지를 고려해 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것이 미래에 쓰일 AI기술을 가장 이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참고

이재민(2022.10.31.) 인공지능 성우가 연기한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웹툰인사이트>

https://webins.co.kr/F/A/8800?fbclid=IwAR3dt7zx9IuI_3KHCbPGZ1Bgny4AVT_iKm82WR3xzyH0Lzzg2Z3fSSuERAE

 

필진이미지

최윤석

만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