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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좋아하는 웹툰 스타일 VS 플랫폼이 추구하는 웹툰 스타일

변화하는 웹툰 트렌드를 파악하고 시장에 반영하는 것이 플랫폼이 추구하고 만들어 가야 하는 역할입니다. 세대별로 좋아하는 웹툰 스타일은 어떤지 살펴봅니다.

2023-02-10 박영준

독자들이 좋아하는 웹툰 스타일 VS 플랫폼이 추구하는 웹툰 스타일

플랫폼은 시대적인 웹툰의 인기스타일을 반영하여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의 선호도는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변화하는 웹툰 트렌드를 파악하고 시장에 반영하는 것이 플랫폼이 추구하고 만들어 가야 하는 역할인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독자들의 웹툰에 대한 스타일이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 독자들은 어느새 중학생이 되고 다시 고등학생이 되면서 선호하는 웹툰의 장르 또한 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세대별로 좋아하는 웹툰 스타일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자.

네이버웹툰 <싸움독학> / 네이버웹툰 <연애혁명>

우선 초등학생은 웹툰의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반응이 즉각적이다. 솔직하고 직선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웹툰 시장에 대해서 보다 현실적인 의견들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웹툰 서비스 중에서 독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준비한 장치들도 경우에 따라서 아주 귀찮은 친절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웹툰의 변화적인 트렌드로는 음악이 있다. 어느 덧 많은 웹툰들이 배경 OST를 반영하고 있고 효과음 같은 것들도 아주 재미있는 요소들로 독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친절하고 즐거운 서비스에서 간단한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것도 귀찮다고 한다. 플랫폼별로 조금씩 재생되는 방식이 차이가 있는데 이런 것이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심지어 작품을 내가 찾아 보는 것도 귀찮고 누군가가 추천해 주면 그제야 들어가 본다. 분명히 웹툰을 좋아하는 입장인데도 말이다. 혹시라도 재미있는 작품을 볼 수 있는 확률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일단 눈에 띄는 점은 인기 있었던 드라마가 웹툰으로 나오면 즉각적으로 보려고 한다. 이런 부분들도 보장된 인기 작품을 선별적으로 걸러내고 보려고 하는 경향이다.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서도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남학생은 주로 <싸움 독학’>, <외모 지상주의>, <참 교육>과 같은 액션이나 격투가 주제인 웹툰을 즐겨 보고 여학생들은 <연애혁명>, <존잘 주의>, <잉여 특공대>, <도사 가온>, <사실 마법이었던 거임>, <소녀의 세계>, <후궁 스캔들>과 같은 로맨스 판타지(로판)같은 작품들을 즐겨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웹툰 <외모지상주의>/ 네이버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

중학생들은 이제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성장을 한 영향인지 즐겨보는 장르에도 변화가 있었다. 일단 작품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들은 예외겠지만 로판(로맨스 판타지)이 난무하는 지금의 웹툰 시장을 많이 우려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로 그렇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제발 로판이 그만 나왔으면 한다는 의견들도 많이 있었다.

그 내막에는 비슷비슷한 스타일의 그림들과 그렇고 그런 스토리를 가진 작품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로판이 인기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량으로 찍어내듯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작품을 만들어 낸 결과이다. 대부분 무료로 결제를 하던 초등학생들과는 다르게 유료로 결제를 하기 시작하는 중학생들은 본격적인 독자로서의 요구를 하기 시작하는 셈이다.

일단 작품에 대해 보는 시각이 성장해서인지 보다 깊이 있게 작품을 해석하고 즐길 줄 안다. 단순히 기승전결의 흐름을 본다는 것이 아니라 반전, 암시, 작품의 세계관, 캐릭터 간의 갈등관계 같은 단어들도 술술 풀어낼 정도로 작품을 탐구하는 눈이 높아졌다. 이것은 곧바로 그렇고 그런 류의 스토리와 그림 스타일이 너무 많아서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들로 쏟아져 나왔다.

많이 보는 작품들로는 <전지적 독자 시점>, <짝사랑의 마침표>, <인과 관계>, <외모지상주>,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청춘 블라썸>, <존잘 주의>, <내 남편과 결혼해줘>, <마루는 강쥐>, <일진이 사나워>, <오로지 너를 이기고 싶어>, <화산귀환>, <여신강림>, <살아남은 로맨스>, <하렘의 남자들>, <선배는 나빠요>, <멸망 이후의 세계>, <잉여 특공대>, <괴물공작의 딸>, <오빠세끼>, <겟 백>, <구 남친이 내게 반했다> 등 작품적 성향이 좀 더 깊은 감이 있는 로맨스와 더욱 강한 액션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보다 흐름이 빠르고 자극적인 스토리 전개를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웹툰 <마루는 강쥐> / 네이버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

고등학생이 되면 이제 일반적인 성인 독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심을 갖는 직업적인 세계관이 성인들과 비슷하며 선호하는 스타일도 겹친다. 결론적으로 고등학생 독자들의 좋아하는 웹툰 스타일을 연구하면 성인들의 전반적인 선호도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곧 그들은 성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만들어진 작품의 성향은 지속적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큰 변화를 보이진 않는다. 다시 말하면 실질적으로 유료로 결제하는 독자들의 선호도는 고등학교 시절에 만들어진다고 봐도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나온 의견들은 일단 대량 생산하는 공장형 웹툰들이 사라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너무 비슷한 그림체와 복사한 듯한 스토리 전개는 작품의 몰입감을 방해하고 웹툰에서 이탈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작품을 좋아하는 스타일도 <마루는 강쥐>와 같은 가벼운 작품들도 즐겨보고 과몰입하면서 보는 사람들은 <전지적 독자 시점>과 같은 작품들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직업들을 가진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을 선호하며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의 스토리를 가진 작품들을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플랫폼은 어떠한 방향으로 추구하는 웹툰 스타일이 발전하고 있는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플랫폼 별로 웹툰의 질이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지만 요즘 느끼는 플랫폼의 작품에 대한 방향성은 독자들보다는 조금 늦는 듯하다. 예를 들면 로맨스 판타지(로판)가 조금 인기가 있다고 하면 전부 로판들로 작품을 채워 넣는 분위기다. 독자들의 작품 선호도는 실시간급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이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하여 빠르게 시장에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많은 독자들은 네이버가 변했다고 한다. 예전의 네이버는 네이버만의 색깔이 있었고 다양한 볼거리가 존재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의 네이버는 로판이 난무하는 환경이 되었다고 속상해한다. 이런 독자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분명 웹툰을 정착시키고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부분은 플랫폼이 전문이지만 그러한 웹툰을 지금의 시장으로 성장시킨 것은 독자들의 힘이었다. 이런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좀 더 스토리적으로도 다양성이 존재하고 그림에 대한 스타일도 여러 가지 풍부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웹툰 시장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금의 웹툰은 판타지를 좋아한다. 그리고 지금의 웹툰이 좀 더 볼거리가 많아지는 다양한 작품이 있는 웹툰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하고, 독자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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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만화가, 만화기획자
만화콘텐츠 제작사 디투웍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