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웹툰 캐릭터, 무대 위애서 실감나게 만나나
- 국립예술단체 서울예술단의 도전과 웹툰무대화의 성공과 과제에 대해
△ 서울에술단 <나빌레라> 일본 초연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예술단체 (재)서울예술단은 올해 단체의 레퍼토리 공연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를 대만과 일본에 선보이며 적극적인 국제교류사업을 펼쳤습니다. 유명 웹툰이 원작인 <나빌레라>를 서울예술단은 2019년에 초연, 2021년에는 재연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리며 서울예술단의 주요 공연 레퍼토리로 성장시켰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 2025년에는 대만과 일본에서 <나빌레라>를 통해 적극적인 국제교류를 펼치게 된 것입니다. 올 1월에는 대만 타이페이 공연예술센터에서 해외 공연영상상영회를 개최하였고 올 5월부터 6월까지는 일본 도쿄 히비야 소재 씨어터 크리에 공연장에서 일본 배우로 이루어진 도쿄 초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국립예술단체가 일본에 단체의 공연을 IP 형태의 라이선스 형태로 해외에 수출을 한 보기 드문 성과입니다.
(재)서울예술단은 1986년 창단하여 약 38년이 된 유서 깊은 국립예술단체입니다. 86년 서울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며 정책적으로 창단한 공연단체로서 ‘88서울예술단’이 그 전신입니다. 그리고 1990년에는 재단법인화 되어 예술의 전당에 상주하며 현재까지 총체국, 가무극, 음악극 등을 창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창작 뮤지컬 장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립예술단체입니다.
△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 공연 <신과함께_저승편>
서울예술단의 현재 대표 공연 레퍼토리 중의 하나인 <신과 함께_저승편>은 2015년에 초연되어 웹툰이라는 장르를 공연무대화하여 평단의 호응과 대중적 흥행을 동시에 달성한 작품입니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2015년 7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하면서 평균객석점유율 99%를 달성하며 웹툰이 무대화되어 흥행하는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주호민 작가의 원작을 실감나게 무대화하기위해 서울예술단은 유명한 창작진의 무대문법으로 걸작을 완성하였습니다. 연출 김광보, 안무 차진엽, 무대미술 박동우 등 무대예술의 대가들이 참여하였고 객원으로 뮤지컬 배우 김다현과 가수 정동화가 함께하였습니다. 또한 서울예술단의 소속 단원과 공연기획자들이 ‘지옥과 윤회’라는 주제를 표현하고자 혁신적인 무대장치로 그 자체가 예술품이 될 정도로 수준높은 무대를 완성하였습니다. <신과 함께_저승편> 공연은 단순한 원작의 재연이 아니라 성공적인 재창작물로서 비주얼적 완성도와 최첨단 영상을 가미한 무대디자인으로 그 당시 공연예술의 새로운 센세이션이었습니다.
△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 공연 <나빌레라>
<신과 함께_저승편>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총 4연이 계속되어 관객과 계속 만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예술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신과 함께>가 천만관객 영화로도 성공한 발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신과 함께_저승편>의 성공에 이어 서울예술단은 새로운 웹툰을 소재로 다시한번 무대화를 시도하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나빌레라>입니다. <나빌레라>는 2019년 초연하여 객원으로 영화배우 진선규가 참여하였고 2021년에 재연하였습니다. ‘한국판 빌리엘리어트’라는 별칭을 얻으며 중년 남자가 발레에 도전하는 감동 스토리는 많은 이들이 벅찬 공감을 얻었고 박인환, 송강 주연의 드라마 <나빌레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예술단은 38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웹툰의 무대화 이전에 이미 만화를 무대화하는 공연예술에 실험적인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만화가 김진의 원작인 <바람의 나라>를 무려 2001년에 공연화하였던 것입니다. 이 당시는 만화콘텐츠를 원소스멀티유즈한다는 방식 자체가 생소한 때였습니다. 당시 객원은 가수로 박화요비와 박완규가 출연하였고 서울예술단의 우수 공연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2006년에는 <바람의 나라_무휼>로 2014년까지 4연까지 하였고 2011년에는 <바람의 나라_호동>이 제작되어 <바람의 나라>를 서울예술단의 주요 창작공연 시리즈로 이어졌습니다. 2001년 당시 만화가 문화 하위 장르로 대우받던 시절 서울예술단은 <바람의 나라>를 무대로 옮겨 흥행을 시켰고 이것이 향후 영화와 게임으로까지 이어지며 OSMU라는 콘텐츠의 성공적인 활용의 훌륭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 서울예술단 만화 원작 공연화 사례 <바람의 나라_무휼>
서울예술단은 <바람의 나라>, <신과 함께_저승편>, <나빌레라> 등 만화와 웹툰을 무대화하고 흥행에 성공시키고 있고 서울예술단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만화, 애니메이션, 웹툰을 무대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도전이 다 흥행으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2004년 <미녀와 야수> 2006년 <라이온킹> 등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을 공연화하여 대규모의 작품으로 관객에게 선보였으나 의미있는 흥행에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유명 애니메이션 원작을 무대화하는 것이 단순히 원작의 재연이 아니라 감각적인 무대 연출과 관객을 감동시키는 뮤지컬 넘버가 있어야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공연하는 사례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웹툰의 무대화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웹툰은 현 시대의 제일 핫한 문화콘텐츠이고 웹툰의 대중적 인기가 공연화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원작 웹툰의 폭넓은 팬층을 공연 관객으로 자연스럽게 유입시킬 수 있고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웹툰이 동시대 문화콘텐츠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고 작가는 웹툰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검증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제공하기에 이를 무대화하는 이들이 검증된 웹툰원작으로 작품 개발에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웹툰 스토리는 비주얼 중심의 서사이기에 공연으로 시각적인 무대 연출과 디자인이 쉽기도 합니다.
셋째, 웹툰은 타 문화장르로의 스토리 확장 가능성이 높고 IP사업화도 가능합니다. 웹툰 원작에서 다루지 못한 캐릭터나 배경을 공연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웹툰은 로맨스, 판타지, 스릴러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공연화하며 다채로운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2차 창작물로 웹툰 공연화를 하면서 굿즈, OST, 파생 콘텐츠로 개발하여 IP형태로 사업다각화를 할 수 있습니다. 웹툰의 공연화가 또한 매력적인 이유는 문화기술의 발전으로 웹툰의 세계관을 무대화하는 데 있어 LED스크린, 3D프로젝션을 무대장치로 투입하기도 하고 AR/VR 등 첨단 문화기술도 도입하여 비주얼적인 공연의 몰입감을 강화하는데 용이합니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 작품의 공연화가 흥행에 실패한 것처럼 웹툰의 공연화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연재로 이어지는 웹툰의 긴 서사를 2~3시간 짧은 공연 러닝타임으로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압축적인 서사를 위해 공연 각색에 따라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이 삭제될 수 있고 원작을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웹툰의 섬세한 서사와 캐릭터의 감정선이 무대에서 잘살릴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둘째, 웹툰의 캐릭터와 무대에 서는 배우간의 비주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웹툰 캐릭터를 실사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이를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배우를 캐스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원작을 알고 오는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 올수도 있습니다.
셋째, 무대 연출에 있어 웹툰의 상상력을 무대위에서 구현하는데 기술적 한계가 아직도 있습니다. 웹툰의 판타지 세계관을 무대 특수효과로 모두 구현하기 어려워 원작을 기대한 관객에게 웹툰 이상으로 공연에서 큰 호응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원작의 팬층에 기대어 무대에서 스토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경우 관객의 비난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넷째, 수익배분 등 IP로 인한 계약 분쟁이 있을 수 있고 섣부른 웹툰 공연화로 공연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원작자와 공연실연자와 계약 조건에 대한 법적 다툼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하게 흥행 웹툰을 공연화할 경우 공연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 과잉 공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슷비슷한 웹툰 원작의 공연이 난립할 경우 각 공연이 차별화하지 못하여 오히려 관객의 관심이 적어질 수 있습니다.
웹툰 공연화의 이러한 장단점을 봤을 때 앞으로 웹툰 공연화에 있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서울예술단은 국립예술단체로서 정부의 지원으로 뚝심있게 만화나 웹툰을 원작으로 험난한 창작과정을 거쳐 다양한 흥행작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민간에서 웹툰 공연화를 할 경우 공연 제작의 리스크가 크기에 적극적인 공연 투자가 힘들어질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연 시장에서 웹툰 공연화가 주크박스 뮤지컬처럼 하나의 세부적인 장르로 차별화된 시장이 될 수 있도록 공연 제작에 있어 많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공연제작자는 웹툰 원작팬과 공연을 보는 새로운 관객간의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공연제작자는 웹툰 원작팬을 공연으로 만족감을 주기 위해 원작의 핵심요소인 캐릭터나 세계관, 주요서사를 충실히 공연에서 담아야 합니다. 또한 기존 원작팬에 새로운 관객을 공연에 유입시킬 수 있도록 웹툰이상의 색다른 완성도를 공연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둘째, 우리 웹툰이 공연화되어 세계의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글로벌화해야 합니다. 서울예술단의 <나빌레라>가 일본과 대만에서 현지 관객과 만나고 더 넓은 아시아시장, 유럽시장까지 진출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K-뮤지컬이 세계의 관객과 만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한국적 정서와 문화를 살린 소재를 공연에 담아야 하고 웹툰이 신선한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웹툰 공연화와 함께 웹툰이 다양한 매체와 협업하는 ‘크로스미디어’전략을 추구해야 합니다. 웹툰 원작자와 긴밀히 협력하여 공연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다른 미디어와 융합을 계속 추구해야 합니다. 또한 IP를 활용하여 웹툰 기반의 캐릭터 상품, 공연 이후 OTT 등 2차 콘텐츠화를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넷째, 웹툰의 세계관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공연제작을 고도화해야 합니다. 웹툰의 상상력을 비주얼로 구현하기 위해서 웹툰 특유의 색감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조명이나 무대디자인, 영상기술을 더 가미해야 합니다. 홀로그램, 프로젝션맵핑, 모션 캡쳐 등을 첨단 문화기술을 활용하여 웹툰의 세계관을 생생하게 공연에서 재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무대화, 공연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공연 제작자는 항상 소재에 목마름을 가지고 있고 가장 핫한 문화콘텐츠인 웹툰은 공연의 소재로서 다양하게 각색되고 무대에 올리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웹툰의 매력적인 스토리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소중한 자양분입니다. 공연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OSMU되어 K-컬쳐의 훌륭한 디딤돌로서 웹툰이 큰 역할을 앞으로 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