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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만화 독자/구매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최근 들어 프랑스의 만화 독자층에 대한 조사, 연구가 있었다. 국내출판서적대담 (Rencontres nationales de la librairie)에서 그 결과 중 일부가 발표되었고, 다양한 웹진을 통해 발췌, 소개되었다. 여러 소개 글 가운데 두 가지 웹진, 악튜알리떼 (Actualitte) 와 마드모아젤 (Madmoizelle)에 정리된 조사 결과를

2017-08-03 윤보경
최근 들어 프랑스의 만화 독자층에 대한 조사, 연구가 있었다. 국내출판서적대담 (Rencontres nationales de la librairie)에서 그 결과 중 일부가 발표되었고, 다양한 웹진을 통해 발췌, 소개되었다. 여러 소개 글 가운데 두 가지 웹진, 악튜알리떼 (Actualitte) 와 마드모아젤 (Madmoizelle)에 정리된 조사 결과를 정리, 번역하여 프랑스 만화 독자들의 성향과 특징을 살펴보고, 프랑스 만화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연구조사 결과 발췌한 프랑스 웹진 출처 :
https://www.actualitte.com/article/monde-edition/qui-achete-ses-bandes-dessinees-mangas-et-comics-en-librairie/83583
http://www.madmoizelle.com/etude-lecteur-bd-librairie-2017-794069

방드 데시네(프랑스 만화), 코믹스(미국 만화), 망가 등을 취급하는 프랑스 만화 시장은 다른 부분의 도서들에 비해 비교적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총 만화 독자의 수는 전반적으로 모두 늘어났으며, 그 가운데 젊은 연령층에서의 책 구매가 가장 눈에 띠게 증가했다. 오랫동안 소비자로 남을 젊은 연령층의 책 구매가 높다는 점 덕분에 관련 업계는 만화 시장의 미래가 어둡지 않을 것이라며 안도하였다. 시장 분석 기관(GHK)에서 프랑스 만화 소비자들(만화를 사서 읽는 사람들)이 주로 누구인지, 어떤 경향의 사람들인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다음 달 (9월), 이번에 진행된 연구 사항의 전부가 출판 노동조합을 통해 대중들에게 발표될 예정이지만, 지난 6월 말에 열렸던 국내출판서적대담(Rencontres nationales de la librairie)에서 연구를 맡고 있는 GHK가 직접 그 결과의 일부분을 소개했다. 프랑스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으로서 독자 15000명과 서적 판매량을 분석할 수 있는 책 판매소 5000개를 토대로 하여 연구가 진행되었다.
△ 지난 6월 말, 라호셀(La Rochelle)에서 열린 국내출판서적대담(Rencontres nationales de la librairie).


2016년 프랑스의 만화 시장(외국 만화까지 포함)은 대략 8백 4십만 명의 사람들(프랑스 전체 인구의 15,5에 해당)을 독자층으로 흡수하였다. 도서 소비자의 총합이 3천 4십만여 명인 점을 미루어볼 때, 만화가 도서 시장에서 가치 있고 주요한 분야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만화의 중고 서적 시장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다른 부문 도서 소비자들의 25가 중고 서적을 이용하는 반면, 16만의 독자들이 만화를 중고 서적으로 사거나 팔았다. 디지털 만화의 경우, 전체의 만화 소비자 가운데 2가 유료 웹툰을 구매했으며, 무료 웹툰의 경우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지인에게 줄 선물로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타인을 위한 서적 소비의 경우, 전체 소비 가운데 절반 정도가 만화책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6년, 서점에서 책을 산 사람들은 대략 2백7십6만5천 명이었고, 전체 평균 59유로(한화 7만 8천 원가량)를 한 해 동안 소비하며 3,2권의 책을 구매했다. 이 수치는 책 이외에 다른 문화 소비 공간(프낙 Fnac 과 같은 대형 문화 공간)의 소비자인 3백8십9만2천여 명보다는 적으나, 41유로(한화 5만4천 원가량)인 한 해 평균 지출액과 2,1권의 책 구매량 보다는 많은 수치이다. 인터넷 구매는 서점, 대형문화공간 보다도 적은 백3십9만7천명의 소비자가 선택했으며, 한 해 평균 1,5권의 책을 구매했고 37유로(한화 4만8천 원가량)을 소비했다. 대형 마트(오샹 Auchan, 까르푸 Carrefour, 르끌레어 Leclerc 등과 같은 대형 슈퍼마켓 내부의 서적 공간)에서는 대략 백7십2만9천명의 소비자가 한 해 평균 28유로(한화 3만7천 원가량)로 1,9권의 책을 구매하였다.

△ 독자 연령층 분석표 ; 주황색으로 표시된 것이 책 전반에 걸친 독자 분석이며 푸른색은 문학 부분의 독자 분석, 붉은 색이 만화 부분에 대한 분석이다. (평균 독자 연령, 여성 독자들의 비중, 어린 아이와 함께 사는 독자들의 비중, 자가 소비의 책 구매 비중, 사회 계층 구분의 뚜렷함 비중에 대한 항목이 있다)

만화를 읽고 소비하는 사람들은 2015년과 2016년을 지나며 4십만 여명 가량이 추가로 늘어났다고 조사되었다. 망가 및 코믹스 소비자를 제외하면 대략 6백 7십만 여명의 프랑스 만화 독자들로 구성되는데 여성 독자들은 과반수를 넘은 52였으며, 오랜 기간 동안 만화를 계속 구매해 온 독자들과 우연한 기회로 만화를 접하게 된 독자들이 각각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만화 독자들은 다른 책 독자들에 비해 젊은 편이다. 만화 독자들의 평균 나이는 대략 40,7세인 반면, 일반 문학의 독자들은 평균 43,9세, 타 도서 독자들은 42,5세로 조사되었다. 만화 소비자의 절반 이상(53)이 여성 독자들인데, 이 특징은 책 소비자 전반에서 더 두드러졌다 : 전체 독자의 59가 여성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프랑스 사람들은 지인에게 선물할 계획으로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잦은데 전체 구매의 51가 해당되었다. 만화의 경우는 52였으며, 이는 일반 문학을 선물로 구매하는 비율(26)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 만화 구매 증가를 보여주는 분석표 : 코믹스, 망가, 어린이 만화(학습 만화), 장르 만화 등 
거의 모든 만화의 소비가 증가했으나, 클래식 고전 만화의 구매는 감소했다.

백 8십만여 명의 망가(일본만화)의 소비자들은 일반 만화 구매자보다 조금 더 젊은 편인 평균 33,8세였으며, 그 중 34인 15세~29세 연령의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연령대 가운데에 여성은 54, 어린 아이들과 같이 거주하는 사람은 56였다. 망가 소비자들은 한 해 평균 7,6권의 망가 책을 구매하며 그를 위해 57유로(한화 7만5천 원가량)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코믹스(미국 만화)의 경우, 대략 9십만여 명의 독자들이 조사되었으며 독자들의 평균 나이는 33,6세였다. 15세~29세 연령의 사람들이 독자 중 35를 차지하였으며, 그 가운데 여성은 40, 어린 아이들과 같이 거주하는 사람은 55였다. 한 해 평균 53유로(한화 7만 원가량)를 소비하며 3,7권의 책을 구매했다.
만화 구매자들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구매한 책에 관련된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추천이나 부탁으로 혹은 관련된 비평문이나 분석 글을 읽음으로서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살 것인지 혹은 산 것인지 잘 인지하고 있다는 이 특징은 전체 만화 구매의 63를 차지하며 (망가는 70, 코믹스는 69), 이는 전체 서적 시장을 대상으로 한 48에 비교해 많은 수이다. 특정 시리즈나 만화 작가, 스타일 등에 이끌린 독자들이 강력한 팬심으로 책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위의 수치는 그리 크게 놀랄만한 결과는 아니다. 만화는 다양하고 풍부한 장르로 각각의 독자들의 취향을 맞춰내고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부추긴다. 이러한 특징은 망가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데, 전체 독자의 26가 망가 총 구매의 78를 구매, 소비하고 있다. 망가와 코믹스를 제외한 만화에서는, 전체 독자의 15가 50의 구매를 이끌어내고 있다.
프랑스 만화의 거대 구매자들은 40세~49세의 연령층에 속해있다. 다만 망가 부분에서는 다른 부문에서 발견하지 못한 특이성이 지적되었는데 10세~14세의 연령층이 거대 구매자의 21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젊은 연령층의 독자들을 서적 구매의 단골손님으로 만들기 위해 출판계가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외에도 한 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10세~29세의 연령층의 구매자들은 만화 시리즈 전체를 위해 여러 권의 책을 계속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타 연령층의 독자들에 비해 별로 개의치 않아 한다는 점이다.
만화에 대한 젊은 독자들의 심취, 열정은 다른 사실들에서도 확인된다. 10세~17세의 연령층이 전체 구매의 17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한 해 6권의 만화를 구매하며 60유로 (한화 8만 원가량)를 지출한다. 위의 수치는 프랑스 전체 평균보다 높다. 그 위의 연령층인 18세~25세의 경우, 전체 구매의 20를 차지하며 한 해 평균 6,6권의 책을 구매하고 70유로(한화 9만 3천 원가량)를 지출한다. 이 연령층이 망가 구매에 보이는 관심은 지대한데, 그들의 책 구?? 가운데 망가가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 해 평균 망가 책 11권을 구매한다.
위의 조사 결과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1) 프랑스는 전자 책, 웹툰 등의 새로운 매개 매체 보다는 종이 책을, 디지털 구매 보다는 서점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여전히 선호한다는 점, 2) 여성 독자들이 도서 시장 전반의 소비를 이끌고 있다는 점, 3) 강한 팬심을 가진 거대 구매자들이 만화 소비의 큰 부분을 이끌고 있다는 점, 4) 오랫동안 독자로 남을 수 있는 젊은 독자층의 만화 소비가 타 부분의 책 소비 보다 많다는 점 (만화 구매자의 평균 나이는 40,7세였다), 5) 젊은 독자들의 매니아 층 형성이 망가 소비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 6) 만화 독자 수의 증가 (한 해 동안 4십만 명가량이 늘음) 등이다.
그 전부터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프랑스 도서 시장(출판사, 서점 등)에서 만화 독자들과 여성 독자들을 주목하고 특별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인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경제 위기, 도서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지역 서점, 전문 서점 등을 방문하며 책 소비를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까지 담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