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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굴렘 만화 페스티발과 액성 프로방스 만화 페스티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올해 1월에 열렸던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의 몇몇 수상작들과 그랑프리를 받은 작가 빌 워터슨(Bill Watterson)을 소개한다.

2014-06-10 박윤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올해 1월에 열렸던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의 몇몇 수상작들과 그랑프리를 받은 작가 빌 워터슨(Bill Watterson)을 소개한다.


△ 최고 앨범상 : Come Prima (Alfred작 Delcourt출판사)

△ 심사위원상 : La propriete (Rutu Modan 작 Actes Sud BD 출판사)

시리즈 물 : Fuzz & Pluck t.2(Ted Stearn 작 Cornelius출판사)
△ 퍼즈와 쁠룩 1권(좌), 2권(우)

어린아이가 가지고 놀다가 버린 순한 성격의 곰인형 퍼즈와 신경질 적인 닭 쁠룩. 쁠룩은 도살장에서 털이 다 뽑힌 뒤, 도살되기 직전에 도망을 쳤기 때문에 털이 없다. 비계 덩어리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을 하는 이 두 캐릭터의 황당하고 시니컬한 모험 이야기를 담은 『 퍼즈와 쁠룩 』은2000년에 1권이 출간되었으며 그 2권이 작년에 출간되었고, 올해 시리즈물 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 2권이다. 미국작가인 테드 스텐은 이 2권 작업을 마무리 하기 위해 2012년 말부터 2013년 초까지 프랑스 앙굴렘에 있는 작가의 집(la Maison des auteurs)에 레지던스로 와 있기도 했다. 작가는 이 시리즈로 프랑스 평론가들에게서 좋은 평을 많이 받았으나 그것으로 생활을 할수는 없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한다. 작가가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는 『 다리아(Daria) 』가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매우 유명한 이 애니메이션이 미국에서는 그정도로 성공을 거두진 못했었다 한다.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코흐넬리우스(Cornelius)는 디자인과 인쇄등 책 제작에 특히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는, 자기 성격이 강한 출판사로 창작물 출간뿐만 아니라 오래된 책들의 복간에도 주력하는 곳이다. 오래된 작가주의적 일본 만화나 로버트 크럼의 만화를 새롭게 묶어 내기도 했으며, 올해 앙굴렘 페스티발에 전시가 있었던 귀스 보파(Gus Bofa)의 책을 내기도 했다. 파리에 위치해 있던 이 출판사는 최근, 역시나 자기 색깔이 강한 출판사 허꺄막또(Les Requins marteaux)가 자리잡고 있는 도시 보르도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곧 이 두 출판사는 서로 연계하여 잡지를 출간할 예정이다.

새로운 발견상:
저번 호에 소개한 바 있는 『 Le livre de leviathan (레비아탄) 』이 『 Mon ami Dahmer(내 친구 다머) 』와 함께 새로운 발견 상을 받았다.

Lelivredeleviathan(PeterBlegvad작 L’apocalypse출판사)



본문 중 한 페이지 : 한 아기가 부모가 어디있는지 몰라 울고 있고, 이 아기에게 고양이는 자신이 하라는대로만 하면 부모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는 고양이를 따라 아무 것도 없는 들판을 지나가는데, 고양이는 아기에게 저 곳에 모여있는 큰 말(馬) 무리를 보라 한다. 말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냐는 아기의 질문에 고양이는 아기를 무서운 눈초리로 쳐다보고… 마지막 칸에서 아기는 『 아, 맞어 ! 말들이 엄청나게 많어 ! 』라고 대답한다. (아기는 몇 페이지 후 부모를 찾는다.)

MonamiDahmer(DerfBackderf작 ca et la 출판사)


이 책을 출판한 Ca et la 는 이름 자체가 ‘여기 저기’이란 뜻으로, 프랑스 만화가 아닌, 외국 만화만을 번역 출간하며, 특히 영어권 국가의 만화를 자주 소개하는 출판사이다.

『 내 친구 다머 』는 작가와 같은 중고등학교 친구였던,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연쇄살인자 중 한명이 된 제프리 다머의 학창시절 이야기. 인간미를 찾아보기 힘든 70년대 미국의 한 도시 외곽에 사는 친구 사귀귀에 서툴고 조용한 성격의 청소년 다머는 썩어가는 동물 시체에 집착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자주 보인다. 작가는 제프리 다머의 입장에서 그의 행동들을 분석하며 그의 청소년기를 이야기한다. 다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1978년 첫번째 범행을 저지른 뒤, 1987년부터 체포가 된 91년까지 16명을 살해하였으며, 95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 94년 감옥안에서 살해된다.

유산 부문 :
CowboyHenk(HerrSeele,Kamaguraka작 Fremok출판사)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 카우보이 헹크(Cowboy Henk) 』가 올해 유산 부분에서 상을 받았는데, 이 두 작가가 동일 출판사(프레목)에서 최근 『(카우보이 헹크가 말하는) 벨기에 역사Histoire de la Belgique 』 라는 신간을 냈기에 이를 소개한다. 카이보이 헹크가 오래된 만화였다면, 『 벨기에 역사 』는 최근 벨기에 신문인 『 Le soir 』 에 연재되었다가 단행본으로 묶인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인류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벨기에 역사를 바탕은 사실이되, 그 위에 개그를 얹어 설명하고 있다. 주로 왼쪽 페이지에는 페인팅 작업을, 오른쪽에는 한페이짜리 만화를 넣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이 만화 페이지의 칼라링은 앞에서 언급한 출판사 코흐넬리우스에서 맡았다.

△ 벨기에 역사



카우보이 헹크에 따르면 벨기에의 역사는 BC 375271년 9월 첫째 화요일오후 2시 23분에 시작이 되었다. 아직 불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담배를 피우려면 375000 년은 더 기다려야한다.

잠시. 프레목(Fremok), 코흐넬리우스, 허꺄막또 이 세 대안 만화 출판사는 함께 모여서 자신들의 책을 싸게 파는 행사를 할 예정이다. 각 출판사에서 5권. 총 15권의 책을 선정해 이 책들을 싸게 파는 것인데, 5권은 10유로. 10권은 20유로, 15권을 30유로에 살 수 있다 한다. 행사는 6월 15일부터 7월 말까지. 이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서점들에서 실행된다.




그랑프리 :
작가 빌 워터슨(Bill Watterson)과 그의 만화 『 캘빈과 홉스(Calvin et Hobbes) 』


80년대 미국 만화로 꼬마소년 캘빈과 그의 호랑이 인형 홉스의 이야기. 캘빈과 단 둘이 있을 때에만 말을 하고 움직이는 단짝 친구 홉스는 다른이들의 눈에는 그저 인형일 뿐이다. 각종 가상의 인물들을 만들어 그 역할을 혼자 다 맡은 채,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 정신없이 뛰어 노는 꼬마 남자 애의 모습을 이렇게 잘 나타낸 만화도 드물것이다. 주중에는 한 줄 만화로, 일요일에는 한 페이지 만화로 연재가 되어오던 캘린과 홉스는 10년동안 지속되다가 할 이야기 이제 다 했다는 작가 선언과 함께 끝이 났다. 이 만화는 40개의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유명했으나, 작가가 이 만화가 티셔츠나 인형, 머그컵 등등 상업적 물품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거부했다 한다. 작가는 인터뷰에 자주 응하지 않고, 자신을 들어내기를 매우 꺼려했던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그 때문에 그랑프리 작가 선정 당시 상이 빌 워터슨에게로 간다면, 내년 페스티발은 처음으로 프레지던트가 불참하는 페스티발이 되고 말지 않겠는가 하는 이야기도 많았다. (페스티발에서 그랑프리를 탄 작가는 그 다음 해 페스티발의 프레지던트가 된다.)

잠시 그랑프리 선정 과정에 대해서 말하자면, 최근에는 이 그랑프리를 작가들의 투표로 선정한다. 올해는 『 비도숑 부부 』로 유명한 비네(Binet), 니콜라 드 크레시(Nicolas de Crecy), 크리스웨어(Cris Ware), 조안 스파(Joann Sfar), 로렌조 마또띠(Lorenzo Mattotti), 마르잔 사트라피(Marjane Satrapi), 에마뉴엘 기베르(Emmanuel Guibert), 등등25명의 작가가 초기 후보로 올랐으며, 그 중 1차 선거에서 『 아키라 』의 오토모 가쓰히로, 『 Watchmen 』, 『 V for Vendetta 』, 『 From Hell 』등의 시나리오 작가인 앨런 무어(Alan Moore), 『 칼빈과 홉스 』의 빌 워터슨. 이렇게 3 작가가 선정이 되었고, 최종 투표로 빌 워터슨이 결정되었다.

『 아키라 』가 프랑스에 처음 소개가 되었을 당시 프랑스 시장에 맞추어서 칼라에 큰 포멧, 짧은 페이지로 묶여 출판되었으며 키오스크(신문 가판대)에서 판매 되었다고 한다. 현재 프랑스에서 흑백 단행본으로 만날 수 있는 아키라는 허나 이 큰 포멧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어른용 망가가 프랑스에 소개된 것으로는 아키라가 거의 처음이었으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한다. 시나리오 작가 앨런 무어는 지적인 내용을 만화에 담는,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작가이다. 만약에 그랑프리가 그에게로 갔다면, 앙굴렘 페스티발에서는 시나리오 작가가 단독으로 그랑프리를 받게 되는 첫번째 예가 되었을 것이다. 앨런 무어 또한 빌 워터슨처럼 자신을 드러내기를 싫어하는 작가로 유명했기 때문에, 그가 수상을 했다면 빌워터슨처럼 『 과연, 그가 올까 ? 』하는 이야기가 돌았을 것이기도 하다.

이 앨런 무어에 대한 전시가 최근 액성프로방스의 만화 페스티발에서 있었는데 이 페스티발을 소개한다. 시나리오 작가를 위한 전시가 액성프로방스 페스티발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Rencontresdu9eart(제 9의 예술과의 만남)

프랑스 남부의 도시, 액성프로방스(Aix-en Provence)에서 벌어지는 이 만화 페스티발은 특히 만화의 예술적 측면에 집중하는 페스티발로, 그마만큼 다양한 전시가 많이 열린다. 올해로 11년째 열리고 있으며, 최근들어 점점 그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가장 중요한 만화 페스티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앙굴렘 만화페스티발이 받는 비난 중 하나가 가장 날씨 안좋은 겨울(1월 말)에 열린다는 것이라면, 이 액성프로방스 만화 페스티발은 날씨 좋은 봄날에 열린다. 10여개의 전시가 3~5월에 거쳐 도시 곳곳에서 열리고, 그 중 4월 중순에 만화페스티발이 열린다. 이 곳에서 그동안 열린 전시 몇을 소개한다. 작년 페스티발에서는 앞에서 말한 카우보이 헹크의 전시가 있기도 했다.

카우보이 헹크 전(2013)






△ (사진 출처 : 액성프로방스 만화 페스티발 블로그 )

Blexbolex전(2013)






△ (사진 출처 : 액성프로방스 만화 페스티발 블로그)

앨런무어 전(2014)
작가의 노트, 자료, 인터뷰 영상과 만화 원화가 전시되었다.
△ 전시 포스터. 앨런무어의 초상화



△ 전시 내부.
(사진 출처 : 액성프로방스 만화 페스티발 블로그)

Chas Laborde(2014)

작가 샤스 라보흐드(1886-1941)는 길거리를 다니며 남모르게 사람들을 크로키 한 뒤 자신의 작업실에 와서 이들을 조합해 당시의 길거리의 풍경을 재현하는 작업을 했던 작가다. 활동 당시에는 유명했으나 현재는 많이 잊혀진 작가로, 페스티발에서 찾아내어 재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