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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 미리보기

2014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에 있을 전시와 후보 도서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2014-01-24 박윤선
2014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에 있을 전시와 후보 도서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전시
1. Tardi et la Grande Guerre (따흐디와 대전)
저번 달에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올해는 1차대전(1914-1918)이 일어난지 100년이 되는 해로, 유독 1차대전을 집요하게 파고든 작가 따흐디의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Putain de guerre ! (Jacques Tardi, Jean-Pierre Verney, 2008. Casterman출판사)
따흐디가 참여한 1차대전에 관한 만화중 하나다. 한 페이지 당 3칸으로 나뉘어 그림과 텍스트가 들어가며, 1914년, 1915년… 각 년도 당 한 챕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장되지 않은 그림체와 연출이 비극적인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 뒷부분에는 전쟁에서 당한 부상으로 얼굴에 큰 구멍이 뚤린채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와 그렇게 계속 살아야 하는 이들의 사진 등, 1차 대전과 관련된 자료가 첨부되어 있다.

△ 1권 표지와 만화 첫 페이지. 각 챕터는 그 당시 유명인들이 전쟁에 대해 한 발언으로 시작한다. 이 전쟁이 벌어지기를 40년간 기다려 왔다며 행복해 하는 한 종교인(주교)도 있고, 대통령은 징집은 하지만 이게 전쟁은 아니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기도 하다.

2. Gus Bofa, l’adieu aux armes (귀스 보파, 무기여 잘 있거라)
1차대전 100주년과 연결되어귀스 보파(1883-1968)의 전시도 있을 예정이다. 군인 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릴적에는 영웅심이나 군대에 대해 호기심을 품고 살았다고 한다. 허나 1차대전에 참여하여 큰 부상을 입고 돌아온 뒤에는 이 전쟁의 공포와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한다. 그의 작업은 후세대의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작가 Nicolas de Crecy(니콜라 드 크레시)는 그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본인이 자주 이야기를 했다.

3. Willem, ca c’est de la bande dessinee ! (윌렘, 이게 바로 만화야!)
△ 젊은 네덜란드 작가들의 아뜰리에

이번 페스티발 프레지던트인 작가 윌렘의 전시로 약 150개의 원본 그림이 전시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시사만화를 주로 하였고, 많은 대안만화 출판사들과 작업을 해온 윌렘은 네덜란드 출신이다. 1941년에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는 68년에 도착한 이 외국인 작가는 불어를 유창하게는 하나 완벽하게 하지는 못한다. 허나 그의 글에는 오히려 그때문에 생겨나는 매력이 있기에 편집자들이 그의 글을 수정하지 않고 그냥 내보낸다고 한다.

그의 전시 덕분에 그의 고국 네덜란드의 젊은 작가들의 아뜰리에도 페스티발 기간 중에 있을 예정이다. 약 20여명의 네덜란드 작가들이 페스티발 기간동안 실크스크린으로 시사 관련 포스터를 제작하고, 이를 앙굴렘 거리에 붙일것이라고 한다. 이 아뜰리에는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후원한다.

4. Mafalda, une petite fille de 50 ans
만화 마팔다가 나온지 50년이 되는 해로, 이에 대한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5. Les Legendaires
△ 프랑스의 어린이, 중학생들에게서 요즘 아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 시리즈 ≪ Les Legendaires ≫의 전시

6. 80 Bougies pour le journal de Mickey
80주년을 맞은 어린이 만화 주간지 미키 신문의 전시.

7. Ernerst & Rebecca
이미지(아래) : 동일 이름의 어린이 만화 시리즈 전시다.(상좌)

8. En Chemin, elle rencontre
이미지(아래) :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고발한 만화 전시(상우)

9. Fleurs qui ne se fanent pas
이미지(아래) : 한국 만화가들의 공동 전시로,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만화 전시가 될 예정이라 한다.(하)


10. 10ans de bonheur selon Misma
10주년을 맞는 독립 만화 출판사 미스마의 전시

11. Du Transeperceneige a Snowpiercer
만화 설국열차의 전시로 그림작가 Jean-Marc Rochette의 페인팅 작업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앙굴렘 만화 페스티발 선정작(후보 도서)들
페스티발 수상 후보작들은 2012년 12월에서 2013년 11월에 출간된 도서들중에서 선정되며, 그 카테고리는 officiel(공식 경쟁, 35권), jeunesse(어린이, 12권) , Patrimoine(유산, 10권) , Polar(추리, 5권). 이렇게 4개로 나뉜다. 이들 중 누가 상을 탈 지는 2월 2일 일요일에 발표가 난다. 상은 총 9개. 그럼 이 후보작들 중 일부를 소개하겠다.

공식 경쟁
Annie Sullivan & Helen Keller (앤 설리반과 헬렌켈러 Joseph Lambert. ca et la출판사/ Cambourakis 출판사)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헬렌켈러와 그녀의 선생님 앤 설리반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설리반의 어린 시절과 그녀가 헬렌을 가르치기 시작한 시기가 섞이면서 진행되다 헬렌이 쓴 “서리 왕”이란 글이 표절 시비가 일면서, 그녀가 이 문제로 조사를 받는 때까지 진행된다.

Le livre de leviathan (레비아탄 Peter Blegvad. l’Apocalypse출판사)
작가 Peter Blegvad는 영국 런던에 자리잡은 미국인으로 70년대부터 미술, 음악가로 활동했다. 이 책은 그가 90년대 영국 잡지 ≪ The Independent ≫에 매 주 연재하던 만화로, 그림체가 일정하지 않고 그때 그때 다양하다. 철학적이고 시적인 유머를 느낄 수 있다.


어린이
Jane, le renard et moi (제인, 여우 그리고 나 Isabelle Arsenault, Fanny Britt. La pasteque 출판사)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 엘렌은 소설 제인에어를 읽으며 자신의 세계에 빠져든다. 부드러운 그림체가 눈길을 끈다.

유산
Amy et Jordan(아미와 조던 Mark Beyer. Cambourakis출판사)
88년부터 96년까지 미국의 한 잡지에 연재되었던 아미와 조던은 실험적인 페이지 구성으로 이미 잘 알려졌던 만화다. 만화 속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아미와 조던은 커플로, 둘 다 병적이고 불안정한 정신상태의 소유자이다.


Cowboy Henk (카우보이 헹크 Kamagurka, Herr Seele. Fremok 출판사)
81년에 만들어졌던 유명한 벨기에 만화 시리즈. 한 페이지에 한 이야기로 , 이미지가 강조된 초현실주의 개그들이 주를 이룬다.


Melody (멜로디 Sylvie Rancourt. ego comme x출판사, 아래이미지 좌측)
캐나다 퀘백에서 80년대에 스티립 댄서로 살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 단순한 그림체와 나래이션이 눈길을 끈다.

Poissons en eaux troubles (흐린 물 속 물고기 Susumu Katsumata, Le lezard noir 출판사, 아래이미지 가운데)
1970~1985년에 출간되었던 작가의 단편들을 묶여있다. 그들 중 원자력 발전소 근로자들의 노동 현장을 과장없이 보여준 두 개의 단편이 매우 인상적이다.


추리
Heartbreak Valley (하트브레이크 발레Smion Roussin. Editions 2024 출판사, 위이미지 우측)

비공식 페스티발
foff
앙굴렘 페스티발 중 공식 텐트 안에 스탠드를 하나 마련하려면, 상당한 참가비를 내야 한다. 그때문에 작은 출판사들이 페스티발에 참여해 아무리 이 기간동안 책을 많이 판다 해도, 스탠드 비용과 이동비용를 계산했을 때 그리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도 한다. 관람객도 입장료를 내고 출판사들도 스탠드 비용을 내지만, 매년 페스티발때가 다가오면 자금부족으로 이 페스티발은 이제 그만 열릴것이란 소문이 돈다. 여하간, 그래서 그런지 페스티발은 점점 상업화 되어가고 있으며, 이에 반대하여 몇년 전부터 앙굴렘 페스티발 공식 텐트 옆에서 무료 off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다.

이름하여 퍽 오프(foff). 작년에 운영비용으로 많은 적자를 내 어려움을 겪은 퍽오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열릴 것이다. 대형 서점에서는 보기 힘든 초 소규모 출판사들의 책들과 실크스크린 작업을 구매하는게 가능하며, 다양한 전시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공짜.

△ foff의 두 포스터. 오른쪽 포스터는 공식 페스티발 프레지던트인 윌렘이 했다.
장소 : Moon / 15 Place du Champs de Mars/ Angouleme

Cinco !
앙굴렘에 거주하는 다섯명의 여성 작가들이 한 바를 빌려서 이 기간동안 전시를 할 예정이다. 이중에는 한국인 여성 작가 이정현과 최주현도 포함된다. 전시회의 이름 Cinco는 스페인어로 5이라는 뜻이다.

△ 참여작가 : 이정현, 최주현, Rachel Deville, Lola Lorente, Celine Guichard / 장소 : Cafe La Capoeira/ 6 Place du Palet / Angoule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