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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스페인북부 Asturias(아스투리아스)라는 지방에서 현재 그래픽아티스트를 위주로 한 레지던스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처음 구상한, 현재 프랑스 앙굴렘에 거주중인 스페인 만화가 Alfonso Zapico(알폰소자피코)를 만나 이에 대해 인터뷰했다.

2014-08-04 박윤선

스페인북부 Asturias(아스투리아스)라는 지방에서 현재 그래픽아티스트를 위주로 한 레지던스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처음 구상한, 현재 프랑스 앙굴렘에 거주중인 스페인 만화가 Alfonso Zapico(알폰소자피코)를 만나 이에 대해 인터뷰했다.


Q. 이 프로젝트의 시작과 진행사항에 대해
A. 이 지역에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낡고 빈 산업공간이 많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바로 이곳들을 각 곳의 예술가들이 와서 자기 작업을 하는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 탄광지역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못되며, 현재 실업률이 높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태어나서 20대 중반, 그러니까 프랑스 앙굴렘의 만화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작가의집(la Maison des Auteurs)>에 오기 전까지 살았습니다. 이 지역은 매우 작기 때문에 시청이나, 지역 회사 등에 제가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오래전이긴 하지만 저자신이 시청을 위해 일을 한 적이 있고요. 이사람들을붙잡고서제아이디어를이야기하고, 참여하라고 설득을 했습니다.

△ 그림 1. 전문가 대상 세미나 Graphit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6월 6일과 7일, 2일간 전문가 대상의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우리가 모델로 하는 다른지역(파리, 앙굴렘, 스트라스부르그, 뚤르즈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관계자들을 초빙하여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세미나는 CEEI (Centre Europeen Entreprises Innovation)이라는 기관의 지원으로 열렸습니다. 지역의 산업체들이 유럽 각곳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해주는 기관인데, 이곳에서 세미나 참여 외부인사들의 이동비용, 숙박비용 등을 다 지원해 주었습니다.

세미나동안 다른 지역의 레지던스들의 장단점을 보고, 그중 우리지역에 맞는 부분들을 취하고, 섞어서 우리만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구상했습니다. 또한 파리에 거주중인 아르헨티나작가 Sergio Aquindo(세르지오아낀또)가 그곳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한 작업을 보여줌으로서 어떻게 작가가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지역 관계자들에게 보여주며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세르지오는 파리 외곽의 Drancy(Sein-Saint-Denis)시에서 지역 아이들을 상대로 아뜰리에를 열었는데요, 이 도시는 과거 2차대전 당시 나찌가 유태인들을 수용소로 보내기 위해 소집을 시켰던곳으로, 주민들이 자기동네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우울한 분위기의 동네입니다.

Q. 이 프로그램의 제정 지원
A.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제정적 지원은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나올 예정입니다. 일단시에서는 자신 소유의 건물을 제공할 것이고요, 전기세, 가스비 등 소비되는 비용은 지역이 냅니다. 사 기업의 지원도 있을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작가가 3달간 이곳에 와서 월급을 받으며 작업을 하겠다고 했을때, 거기에 드는 비용 등은(지역에서 다른 형태로 지원을 받고 있는) 사기업에서 나올 예정이고, 현재 이야기중입니다. 또한 레지던스 작가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유료 아뜰리에를 연다거나 했을 때는 거기에서 또 수입이 생기겠죠. 그리고 이 레지던스 건물 내의 일부공간은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등그래픽관련업체들에게적은임대료로제공될예정입니다. 여기에서 또 수입이 들어옵니다.

Q. 이 건물에 모든 것이 다 들어가려면 공간이 매우 커야겠는데요?
A. 내부공간은 1200m², 외부는 6000m² 이 됩니다. 과거에 제재소였던 공간인데 지금은 그저 텅 비어있습니다.

Q. 지역 주민들과 이 프로젝트와의 관계
A. 예를 들어 앙굴렘의 <작가의 집>은 지역 주민들과 어떠한 교류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실제로 앙굴렘 주민 대다수는 작가의 집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릅니다.) 이곳은 순수히 작가의 작업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매우 좋은 생각이고, 그 점도 우리는 일부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하려는 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에서는 이것이 공공프로젝트이므로, 주민들과의 교류를 중요시 할 것입니다. 작가들은 아뜰리에에서 나와서 주민들과 만나야하고, 또 주민들도 가끔 이 아뜰리에에 들어와서 작가들이 작업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하고요, 작가들이 그림 콘서트를 연다거나, 예를 들어 벽화를 그린다거나 해서 지역의 분위기를 좀 바꾸는일을 할 수 있겠죠. 이 지역엔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공장들만 있었고, 문화 관련된 것이라곤 전혀 없어요. 제가 이곳을 떠나 앙굴렘(작가의집)에 온 이유도 그 이유입니다. 인구가 100,000명인 이곳에서 저처럼 만화를 하는 사람은 한명도 보질 못했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거든요. 현재 저는 앙굴렘에서 살면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지역 주민과 어울리는것과 관련해서 우리가 따른 모델은 빠리의 <104>가 있습니다. 이곳은 과거 화장터였는데요, 작가들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아뜰리에가 함께 있는 매우 열린곳입니다. 인도에도 연극, 무용, 문학등이 함께 연결된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작가 세르지오는 Drancy에서 지역 학생들과 그 지역의 상상의 지도를 만들어 보는 작업을 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지역은 어두운 역사를 가지고 있고, 지역주민들이 자기 사는 동네를 좋아하지 않는데, 세르지오의 작업은 이곳에 사는 아이들이 자기 지역에 애착을 갖게 도와주었습니다. 6월에 있었던 전문가 세미나 동안이 상상의 지도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니, 호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곳 역시도 현재 주민들이 자기 고장에 애착을 가지지 못하고 있거든요. 이곳은 다른 지역과 교류도 별로 없고, 정말 심심한 곳입니다.

Q.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언제 시작될 수 있을까요?
A. 아마 내년 정도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이 공간에는 예를 들어 책상이나 의자같은 것은 없습니다만, 공간 자체의 수리는 이미 다 끝났습니다. 이곳이 버려진 공간이었던 오랜기간 동안 건물이 많이 손상되었으나, 그것을 지역이 큰 돈을 들여 다 수리를 했었습니다. 지역의 목공장인들에게 이 공간을 내주겠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사실 온다는 장인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준비도 없이 돈만 들인 것이죠! 여하간 그 덕분에 건물은 완벽하게 수리가 되어서 1년 반 동안 아무도 없이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이 빈공간이 아까워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이곳에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낸 것이기도 합니다. 이곳이 이렇게 비어있으니 도둑이 들고 있습니다. 건물담이 나무조각으로 장식이 되어 있는데요, 무엇에 쓰려는지는 모르지만 그걸 사람들이 떼어가네요. 모두가 다 훔쳐가기 전에 누군가 이 건물에 들어가야 합니다.

Q.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이렇게 성과를 맺고 있으니 기분이 좋으시겠습니다.
A. 제가 처음 이 아이디어를 낸 것은 거의 1년 반 전 입니다. 사람들을 설득하는게 쉬운게 아니었고, 매우 천천히 진행되고 있죠. 그래도 이렇게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매우 만족합니다. 6월에 있었던 전문가 세미나도 좋은 성과를 얻었고, 언론에서 많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계속 이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Q. 프랑스에 살면서 계속 스페인과 연락을 꾸준히 하시는 것 같습니다.
A. 일단 앙굴렘과 제 고향이 멀지가 않습니다. 차로 7시간 반이면 가거든요. 또 제 동네 사람들은 다른 곳에 가도 계속 가족, 지역과의 관계를 끊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프랑스에 오기 전에 프랑스 출판사와 이미 직접 교류를 하고 있진 않았습니다. 제 책이 프랑스에 번역, 출간되긴 했지만 그것은 제 스페인 편집자가 접촉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또 독일어 번역 출간 역시 제 스페인 편집자가 한 일입니다. 아마 이 출판사(Astiberri출판사)가 스페인에서는 가장 많은 스페인 만화를 유럽에 수출했을 겁니다.

△ 그림2 L’homme de Dublin(Dublines의 불어버젼 L’homme de Dublin. Futuropolis 출판사)

저는 2012년에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일대기를 다룬 만화 로 스페인 국립상(Premio Nacional)을 받았습니다. 스페인에서 예술 분야로서는 가장 큰상이 문화부에서 주는 이 국립 상 인데요, 소설, 시, 음악, 만화 등 각종 장르에 주어집니다. 심지어는 창피한 일이지만 투우에도 상을 주죠! 여하간 이 상 덕분에 아마도 더 스페인에 자주 가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내세운 레지던스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더 들어준 것도 이상 덕분일지 모르죠.

Q. 스페인에서 만화는 ?
A. 프랑스보다는 시장이 작지만, 아마 유럽내에서는 프랑스, 벨기에 이후에 가장 크지 않을까 합니다. 스페인에서 만화의 위치는 문학과 매우 가깝습니다. 만화독자들을 보면 만화만 보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다른 문학장르의 독자이면서 만화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림3 작가 Alfonso Zapico (사진 : Alain Francois)

Alfonso Zapico는 1981년 출생으로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아동일러스트, 잡지, 공공기관과 연결된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해왔다. 만화작업은 2006년 으로 시작했으며 그 이후 , 등을 발표했다. 현재는 자신의 고향,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탄광에서 1934년에서 1936년까지 벌어졌던 노동자 혁명을 다룬 만화를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