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초기화
글자확대
글자축소

SF 카툰 아트 뮤지엄(Cartoon Art museum), 동성애 장르 코믹스 엑스포(Queer Comics EXPO) 발표

지난 6월 8일,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카툰 아트 뮤지엄’에서 ‘Pride month’를 기념하는 ‘퀴어 코믹스 엑스포(Queer Comics EXPO, QCE)’ 전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2014-08-05 오필정

지난 6월 8일,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카툰 아트 뮤지엄’에서 ‘Pride month’를 기념하는 ‘퀴어 코믹스 엑스포(Queer Comics EXPO, QCE)’ 전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매해 6월 열리는 ‘게이 페스티벌’과 연동되는 콘텐츠로 앞으로 더욱 행사규모가 성장할 것이라 전망된다.



QCE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입지를 가지고 있는 ‘동성애 문화 센터(The Queer Cultural Center)’의 ‘국립 동성애 예술 페스티발(National Queer Arts Festival)’의 한 코너로 탄생했다. QCE는 다양한 코믹스 그림 및 관련 팬시작품이 전시됨은 물론, 아티스트와의 만남, 동성애자와의 어울림, 전시관람, 의사소통, 그리고 LGBTQ 세계의 만화서적에 대한 대담이 이루어 졌다.
* LGBTQ란?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er(혹은 Questioning)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괴짜 등 소수의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 요즘에는 하나의 대명사로써 LGBTQ가 쓰이고 있다.

QCE가 열렸던 ‘카툰 아트 뮤지엄’은 지난 수년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라틴아메리카계 만화전시는 물론 해외 유수의 만화 작품 전시를 도맡았던 곳이다. 이들은 새로운 장르 전시인 QCE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평가했다.



“이제 라틴계 코믹스 엑스포는 새로운 것을 통해 다양한 작품으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퀴어 코믹스 엑스포는 우리가 기다려 왔던 이벤트이며, 우리는 마침내 멋지게 해냈습니다.” 라고 이벤트의 공동 코디네이터이자 카툰 아트 뮤지엄 서점 관리자 헤더 플런켓(Heather Plunkett)은 말했다.

잠시 동성애 작가나 관련 장르 만화에 대해서 말한다면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의외로 동양권에는 Boys Love(BL), 게이, 백합 그리고 그 안에서 세분화된 장르구분이 있을 정도로 마이너한 장르가 발달되어 있지만 만화왕국 일본조차 BL을 제외하고 나머지 장르는 소소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BL 조차 숨어있는 충성 독자층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퀴어는 동양권의 장르 구분과 달리 LGBTQ에 속하는 작가의 작품, 그리고 관련 장르물 전체를 통칭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QCE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이 행사의 모태인 ‘국립 동성애 예술 페스티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국립 동성애 예술 페스티발’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동성애 페스티발의 한 종류로, 1998년 처음 개최되었다. 이들은 이 행사를 통해 기금을 모금하여 성적소수 예술가와 장르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작품을 위해 ‘퀴어 창작 커뮤니티(Creating Queer Community)’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예술전시물은 미술 분야의 작품전시나 행사는 물론, 필름·비디오, 춤, 퍼포먼스 아트, 음악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가 참여해 왔다. 올해는 17회 행사로 2014년 5월 30일부터 7월 6일 까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예술 행사 및 전시를 진행 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6월 마지막 주 주말엔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게이 축제’가 열려 ‘Pride month’가 예술과 축제의 완벽한 조화의 달임을 알 수 있다.

이번 QCE의 전시물은 크게 개인 작가와 퀴어 물을 출판·판매하는 기업, 그리고 비영리 단체로 구분되었다. 대표 작가에는 에드 루스, 제트 앳우드가 있으며, 출판사에는 노스웨스트 프레스, 그리고 비영리단체 프리즘 코믹스가 참여했다.



에드 루스(Ed Luce)는 만화는 물론 셔츠, 장난감, 팬시상품 등 자신만의 작품을 다양하게 제작해 선보이는 작가 겸 편집자이다. 또한 에드 루스는 캘리포니아 대학(California College)에서 예술 만화(the Arts Comics) 석사과정을 전공해 교육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Henry&Glenn Forever&Ever의 코믹북 시리즈이며, 그 밖에도 락앤롤&베어 매거진 관련 참여와 판타지 그래픽 등의 작품을 전시했다. 에드 루스는 비단 이번 행사 뿐 아니라 샌디에이고 코믹콘, 원더콘 등 전미지역에서 열리는 만화행사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제트 앳우드(Jett Atwood)는 6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셰리든 대학(Sheridan College)의 고전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졸업한 작가다. 그녀는 만화부터 애니메이션, 게임, TV쇼, 독립영화 등 다양한 장르 작업을 참여했는데, 유명한 레즈비언 영화인 ‘And Then Came Lola’가 그녀의 대표작이다.


그녀의 대표적인 만화 작품은 ‘24 Hour Comics Day Highlights 2005’라는 책에 수록된 ‘Puzzles’이다. 또한 ‘Battle On!’, ‘Frakking Toasters’, ‘Red Sparrow’등 히어로나 배틀 물 장르의 만화를 다수 창작했다. 제트 앳우드는 현재 글 작가 파트너와 코믹스 작품을 만들고 있음은 물론 베이에리어 지역에서 프리랜서 애니메이터 겸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 ‘24 Hour Comics Day Highlights‘는 매해 800 여 명의 만화작가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앤솔로지 형태의 만화서적이다.

노스웨스트 프레스(Northwest Press)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등에 관한 만화와 그래픽노블의 출판·퍼블리셔로서 활동하고 있는 회사이다. LGBT 코믹스 커뮤니티에서는 손가락 안에 꼽는 기업으로 2010년 LGBT 코믹스 운동가 ‘Zan’에 의해 설립되었다.

프리즘 코믹스(Prism Comics)는 퀴어에 관한한 작가나 독자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로 2003년 3월에 조지아 주에서 설립, 이후 자선단체 자격을 부여받은 곳이다. 이들은 작가의 작품 샘플링이나 홍보, 그리고 독자들이 콘텐츠를 편안히 즐기기 위한 지원을 금전적·시스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작가군과 작품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이벤트를 선보인 QCE는 아쉽게도 단 하루의 행사로 그쳤다. 국립 동성애 예술 페스티발이 한 달 넘게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정말 대조적이지만, 이번 전시활동이 처음으로 시도된 것이었기에 시행착오를 겸한 도전이라 보인다. 앞으로 더욱 더 다양한 장르가 전시될 카툰아트 뮤지엄과 내년에는 좀 더 커진 규모로 성장 할 QCE가 어떤 식으로 선보여 질지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