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009년 프랑스에 웹툰 도입을 검토 중이던 디디에 보르그(Didier Borg)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2011년 마침내 델리툰(Delitoon)이 생겨났고, 몇 년간의 시험과 변화 끝에 2016년 델리툰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한국 웹툰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되었다. 8년 만에 그와 델리툰의 현재 모습에 관해 서면 인터뷰를 나누었다.
Q.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디디에 보르그씨와는 델리툰이 아직 기획 단계이던 2009년 처음 인터뷰를 했습니다. 8년 만에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되네요. 2011년에 탄생한 델리툰, 그동안 어떤 변화들이 있었습니까?
A. 단순한 변화 이상입니다. 혁명이라고 할 수 있죠. 먼저, 우리에게 한국인 협력자들이 생겼습니다. 오늘날 웹툰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 협력은 우리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필자 주 : 한국회사 ‘다우 기술’이 델리툰에 투자를 시작했다.)
현재 델리툰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다리역할을 하는 첫 번째 플랫폼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레진코믹스나 탑툰에 의해 유용성을 시험받은 유료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델리툰은 이제 아시아 최고 표준 정도에 맞먹는 웹툰 어플리케이션이기도 합니다. 델리툰의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서울에서 제작되었습니다.
Q. 한 인터뷰에서 보르그씨는 델리툰의 독자층은 대개 젊고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될 거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실제 델리툰의 독자들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 졌습니까? 그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A. 그들은 젊은 사람들입니다. 도시에 사는 18세에서 24세 정도가 대부분이고 여성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이 지나고 연재되는 작품에 따라 많이 변할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의 독자들을 마케팅 틀에 가두고 싶지 않습니다. 델리툰은 모두에게 열려 있으니까요.
Q. 이제 프랑스 독자들에게 잘 읽히는 만화들과 그렇지 않은 만화에 대한 윤곽이 잡혔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델리툰에서 인기 있는 만화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A. ‘허니 블러드’, ‘이미테이션’, ‘독고’ 같은 작품이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한국과 비슷하죠. 프랑스 독자들의 취향은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로맨스 ,액션,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림도 중요합니다. 다이내믹하고 매력적이어야 하지요. 특히 로맨스 만화에서 더 그렇습니다.
Q. 델리툰이 소개하고 있는 만화들은 기존의 프랑코 벨쥐 만화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디지털과 인터넷이 기반이고 굉장히 아시아 적입니다. 델리툰만의 특별한 홍보 전략이 있습니까?
A. 우리의 고객들은 항상 스마트 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해서 그들과 만납니다. 신문사 르몽드와 협약을 맺고 스넵쳇을 통한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Q. ACBD의 연간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디지털만화는 프랑스 전체 만화시장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변화가 상당히 더딥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그 조사가 있었던 시기에 델리툰은 없었습니다.(필자주 : 질문지 해석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보고서는 2017년에 발간된 2016년 현황이다. 델리툰은 2016년 초에 새 단장을 했으므로 조사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날마다 숫자를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필자주 : 매출액과 방문자 수를 의미하는 듯하다.)
디지털과 종이만화가 대결하지 않는 진정한 혁명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만화시장을 도서만화 시장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Q. 프랑스에서 제시되는 디지털 만화의 대부분은 페이지 형입니다. 웹툰은 스크롤 형이지요. 스크롤 형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스크롤 형이 페이지 형보다 더 많은 디지털 독자들을 가질 수 있을까요?
A. 스크롤 방식은 숨 쉬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어떤 생각도 필요 없으며 누구나 매일 하는 움직임입니다. 만화에서 페이지 형식은 기술적 제약이고 만화를 복잡하게 할 뿐만 아니라 거의 죽게 만드는 것입니다.
Q. 델리툰에 소개되는 작품들을 출판만화로 출간할 계획은 없으십니까? 작품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홍보가 될 수 있으니 더 많이 알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만화 상에서 웹툰은 심사대상으로 고려될 수도 없지 않습니까?
A. 우리의 계획과 목표는 아시아를 향한 열린 시각으로 국제적인 자질을 가진 작가들을 발탁하는 것입니다. 만화상이요? 필요하다면 우리가 상을 만들면 되죠.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Q. 프랑스 독자들은 만화를 고르면서 그림의 질을 많이 봅니다. 페스티발을 다니다 보면 “그림이 좋아서 이 책을 산다.”라고 말하는 독자들도 많이 보았고요. 반면에 웹툰은 작업 분량 때문에 작화의 질을 일부러 조금 낮추기도 합니다. 한국에선 작가들끼리 서로 그림에 힘을 빼라 라고 충고를 한다고 해요. 웹툰 그림체에 대한 유럽 독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A. 독자들이 웹툰을 읽는 이유는 종이만화를 읽는 이유와 다릅니다. 사실 그들은 다른 독자들입니다. 웹툰의 독자는 망가의 독자에 가깝습니다. 그림의 질이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입니다. 그림이 아주 좋지만 안 팔리는 것들도 있지요. 웹툰방식을 통해 우리 델리툰의 만화들은 독자들을 만날 진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지금은 델리툰에 한국 작품이 가장 많습니다. 프랑스 작가 작품하고 중국 작가 작품도 아주 조금 보이고요. 한국이외의 다른 나라 작가들도 많이 델리툰에 더 많이 참여할 예정입니까?
A. 우리가 웹툰이 가장 많이 만들어 지는 곳에서 웹툰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재능과 이야기만이 우리의 선택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국가의 작가들에 국경 없이 열려있을 겁니다.
Q. 델리툰은 어떻게 진화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이후에 계획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A. 우리의 목표는 유럽에서 최고가 되고 ,유럽의 모든 나라에 진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