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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관련업계 근황

방학시즌을 맞아 다채로운 볼거리들이 쏟아지는 시기가 돌아왔다. 으레 이럴 때에는 어린이를 위한 100퍼센트 픽쳐애니메이션들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 생각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도 그 현상이 당연한 것 일까?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주류의 변화까지 현재 트렌드를 집어보도록 한다.

2012-06-22 오필정

방학시즌을 맞아 다채로운 볼거리들이 쏟아지는 시기가 돌아왔다. 으레 이럴 때에는 어린이를 위한 100퍼센트 픽쳐애니메이션들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 생각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도 그 현상이 당연한 것 일까?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주류의 변화까지 현재 트렌드를 집어보도록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경계, 그리고 현재
과거 애니메이션이라 함은 2D, 3D등의 픽쳐애니메이션으로 구분되며, 대부분의 흥행 층이 어린이로 집중되어 있었다. 물론 일부 일본애니메이션은 10대와 20대 팬 층을 가지고 있었으나, 미국에서 수입되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영·유아 혹은 초등학생 주류 + 가족영화‘라 생각해도 좋을 정도였다. 이 애니메이션들은 거의 100퍼센트 애니메이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상들이었고, 아무리 어린이용 영상이라도 실사가 가미되면 다른 장르로 불리어지곤 해 애니메이션 영역의 경계는 뚜렷했다.

하지만 요즘 추세는 과거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거 픽쳐애니메이션이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는 것과 달리, 지금은 실사와 1:1로 가미된 것과 함께, 특수효과로써 사용되는 CG부분도 애니메이션이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먼 과거에도 이런 제작방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다른 점은 이러한 제작형태가 눈부신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가격대비 효율이 증가된 것과, 일반 관객들의 인식과 선호도가 높아진 점이겠다.

CG 및 애니메이션 장르와 영화가 결합 된 것 중 본격적으로 대중의 지지가 매출로 이어진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피터잭슨의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2001’ 시리즈와 크리스 콜럼버스의 ‘해리포터(harry potter), 2001’ 시리즈를 뽑을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2001년 같은 해, 비슷한 시기에 상영된 것으로 당시 전 세계 영화팬들은 물론 원작소설팬, 관련 판타지팬, 애니메이션 관심자들과 어린이 팬까지 사로잡는 기염을 토했다.


이 두 영화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영상으로 가는 콘셉트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일단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의 아버지이자 창조자인 ‘J.R.R. 톨킨’의 1954년 작품이가. 이 작품은 출간당시 대중들의 인기를 업고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이후, 교육기관에서 교과서로 채택되거나 다양한 판타지 콘텐츠 개발 분야의 기본지식이 되는 등 현재까지 많은 산업장르에서 사랑받고 있다.

△ 상단, 중단 : 캐리비안 해적의 영화상 모습과 실제 촬영장면 비교, 하단 : 어벤져스의 그린스크린 촬영장면

한 가지 영화제작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꽤 옛날에 쓰인 이 원작이 1990년대가 돼서야 영화화 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는 점인데, 이 의문은 바로 원작을 사랑하는 제작자들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 밝혀져 많은 이들의 원작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소설이 한참 미국에서 흥행했던 당시, 할리우드에는 CG를 이용한 판타지나 SF장르의 영화제작 기술력이 있었다. 당연히 전 세계적으로 영화화 요청도 있었다. 하지만 제작자들은 세계에서 제1의 영화제작 기술력을 가진 할리우드도 아직 반지의 제왕을 영상화하기엔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언젠가 소설을 그대로 실감나게 표현 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영화화하기로 동의했다. 그리고 CG및 애니메이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1990년대 즈음, 반지의 제왕은 제작되었고 그에 맞추어 다양한 판타지적 요소의 영화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사와 CG 가미방식의 영화는 이후 비슷한 형태로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당시 일부 캐릭터만 특수 분장을 하거나 간혹 쫄쫄이 타이즈에 센서를 붙여 그린스크린에서 연기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과 달리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CG용 센서복을 입고 꽤 많은 장면을 그린스크린 실내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등 점점 CG와 애니메이션이 결합한 제작방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표적인 영화인 ‘캐리비안의 해적’은 상당수 캐릭터들이 센서복을 입고 실내외촬영을 해 관련업계인과 전공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특히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데비 존스(일명 문어 캐릭터)는 해당 CG작업을 당시 ILM에 제직중인 한국인 홍정승씨가 작업, 각종 관련 상을 받는 등 국내에서도 큰 관심이 집중되었다. 최근에 이런 제작방식은 영화 뿐 아닌 TV용 영상과 게임제작에도 이용되고 있어 다양한 산업에서의 활용이 극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전통적인 픽쳐애니메이션 제작을 주요 목표로 둔 제작자라면 애니메이션과 CG의 다른 분야 활용이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과거 미국의 애니메이션은 1950년대 컬러텔레비전의 보급으로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디즈니’사의 획기적인 제작시스템은 전 세계 TV,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시장 풍토를 바꾸어 놓았다. 이 디즈니사는 초반 각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를 기용해 어느 제작 스튜디오보다도 월등한 퀼리티를 자랑하는 제작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결정적으로 디즈니가 성장 할 수 있는 이유는 국가적 차원의 전쟁관련 홍보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프로젝트가 큰 기여를 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런 식으로 제작부분과 비즈니스부분의 조화를 이루며 성장한 디즈니는 명실상부한 세계 애니메이션 대기업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반대로 보면 세계 제작시장, 배급 및 저작권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한 것이 아닌가란 의견이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후 미국 내에서는 디즈니 산하 제작스튜디오가 독립하거나 새로운 성격의 제작사가 만들어지는 등 다양한 각도의 시도가 이루어 졌다. 하여 현재 100퍼센트 픽쳐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제작사 이자 나름 디즈니와 필적한 스튜디오 네임밸류를 가진 회사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업계 부흥도 장기 경제 불황으로 도리어 부흥 전 보다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할리우드 시장과 함께 발전한 애니메이션은 눈앞에 보이는 성장세를 필두로 많은 제작투자와 성공적인 매출실적을 거두었고, 이를 통해 거대 제작 및 유통사는 물론 작은 회사들 까지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경제 불황은 투자자들을 위축시키면서 관련 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것은 ‘확실하게’ 뜨는 작품, 혹은 뜨는 것을 만드는 감독과 회사에 쏠림 투자하는 경향을 만들게 되었고, 연쇄적으로 대형 제작사 위주로 제작비가 몰리는 현상을 낳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요즘엔 세계적으로 알만한 제작사가 만든 픽쳐애니메이션이 주류를 이루에 되었다. 그리고 CG가 가미되거나 코믹스가 원작인 영화 또한 예전 흥행실적이 있는 것 위주로 리메이크 혹은 시리즈물 제작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물론 이런 분야가 상업예술이니 만큼 시장논리를 따라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유명한 작품 시리즈만 지속적으로 만들고, 규모 있는 제작사에만 투자금이 계속 몰린다면 과연 이것이 업계 스스로에게 이로운 것일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과거 디즈니의 독식을 우려했던 전문가들의 당시 전망보다 더 심각한 ‘미래 위한 새로운 새싹’의 탄생 기회조차 없어질 지도 모를 것이다.”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비치고 있다.


최신 제작 동향
이전에도 언급했듯 최근 관련업계는 다양한 다른 업계와의 협업 제작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가장 최근에는 Valve 라는 유명 게임제작업체와 Shane Acker 라는 영화디렉터와 함께 파트너십을 체결, 새로이 만드는 영화 ‘DEEP의 제작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Valve사가 게임 제작 시 사용했던 소스엔진을 영화 DEEP의 CG 애니메이션 부분에 이용하기로 발표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애니메이션부분은 해당 분야에 특화된 애니메이션제작사 혹은 VFX 전문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 이지만, 이번 경우는 독특하게 게임제작사와 협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영화 DEEP은 액션&어드벤처 장르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바다 속 등 수중관련 효과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영상 애니메이션 부분에 Valve사의 기술력이 이용 될 예정이다.

Valve는 "Portal," "Half-Life", "Left 4 Dead" 등의 히트 게임을 만들어낸 유명 게임제작업체이다. 영화감독 Shane Acker의 대표작으로 ‘9’이 있다.


소니픽쳐스 애니메이션을 주축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난감 브랜드의 캐릭터 ‘톤카트럭(Tonka trucks)을 소재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을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작품은 소니픽쳐스, Happy Madison Prods. 그리고 Hasbro가 팀을 이루어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제작부분에선 작가 Fred Wolf가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톤카트럭의 시초는 코믹스나 소설, 영상 등이 원작이 아닌 탓인지 ‘카더라’ 설이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실제로 미국 쪽 위키피디아나 관련정보를 올린 곳에서는 1980년대부터 유행하던 미국의 사설자동차 경주가 TV쇼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또한 여러 가지 산업에서 브랜드화 되면서 어린이용 완구나 관련 콘텐츠로 탄생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공식 기사에선 톤카트럭은 이미 1947년부터 세계적인 완구 베스트셀러에 등극해 65년간 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실상부 전 세계적인 브랜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작이 어쨌든 간에 필자가 어릴 때에도 수입완구로 존재했던 톤카트럭은 지금도 그 인기가 식지 않은 듯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린이 영어교재용 동화책이나 각종 완구류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는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하여 65년간 쌓여온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고 기획된 이번 애니메이션은 제작사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