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태국 웹툰시장 현황
이 글은 태국 웹툰 산업의 현황과 웹툰 시장, 그리고 태국 웹툰 시장 현지화에 대한 전략을 다룬다.
먼저, 태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있다. 동남아시아의 관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시아의 허브(hub) 역할을 하고 있다. 태국의 인구는 약 7천만명이며 80% 이상이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다. 방콕은 태국의 수도이며 2천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태국의 태국어를 단 하나의 언어로 사용한다.
태국에서 웹툰, 즉 온라인 만화 사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년 전인 2014년이다. 태국에는 라인 웹툰(한국), 코미코(일본), 위코믹스(욱비코믹스의 신규 명칭으로, 2019년 텐센트로부터 투자 유치) 3개의 대형 플랫폼이 있으며, 모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세 개의 플랫폼 모두 초기에는 무료로 운영되었으나 2017년부터 이후 유료 모델(pay-to-read)을 도입해 콘텐츠 유료화를 시작했다.
유료화는 이후 유료 수익 모델(챕터 단위)과 월정액의 두 가지 모델을 적용 중이다. 두가지 모델을 비교하면 모든 웹툰 플랫폼은 월별 구독제보다 유료 모델을 도입할 것이다. 태국 독자도 웹툰 플랫폼에서의 결제는 챕터별 유료구매 모델이 더 익숙하다. 월정액을 사용하는 플랫폼은 주로 Netflix 또는 WeTV와 같은 유료 영상 플랫폼이다.
태국의 만화 콘텐츠는 망가(manga), 코믹스(Comics), 웹툰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망가는 일본 만화 콘텐츠로, 주로 흑백 단행본으로 출판된다. 코믹스는 태국인들에게 북미의 DC나 마블(Marvel) 등의 콘텐츠를 가리킨다. 웹툰은 2014년부터 새로 쓰이기 시작한 용어로,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해서 읽을 수 있는 디지털 컬러 만화를 의미한다
주로 일본 망가를 보며 자란 30세 이상의 독자층으로 인해 망가 시장은 완구 및 피규어 등의 굿즈 상품 오프라인 산업이 성장했다. 망가를 단행본으로 읽는 독자층도 두텁다. 망가는 온라인 플랫폼 및 전자책 앱으로도 판매되고 있지만, 단행본에 비해 인기도가 떨어진다.
코믹스는 특정 매니아층에게만 주로 읽히는 편이다. 대중이 코믹스를 접하는 경로는 오리지널 코믹스 IP보다 오리지널 IP로부터 변형된 2차 콘텐츠를 통해서인 경우가 많다. 스파이더맨을 영화로 접해 코믹스는 잘 읽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코믹스에서 파생된 관련 상품인 굿즈는 대중들에게도 판매율이 높다.
신세대의 웹툰 소비 채널은 온라인 매체에 집중되어 있다. TV나 라디오를 시청하기보단 온라인으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고 웹툰을 구독하는 식이다. 표1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웹툰 산업의 인기도는 점점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구매율 또한 전체 구독자의 4%에 달한다.
현재 태국의 웹툰 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LGBT 관련 콘텐츠가 환영 받고 있다는 점이다. BL 스토리는 판매 모델로 가장 인기있는 장르다. BL 콘텐츠의 한 챕터 당 평균 가격은 7~9 태국바트(한화 300~400원)인데, 주요 독자층인 여성들은 기꺼이 유료 콘텐츠를 소비한다.
하지만 성인 콘텐츠 유통은 여전히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므로 수익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제공에 한계가 있다. 태국에서 해외 콘텐츠를 현지화시 적절한 검열 작업(Put the censor)을 거칠 수 있다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에는 몇 년 전보다 성인 콘텐츠에 대해 수용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는 2022년경에는 18세 이상 성인들이 성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법적 조항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태국에서는 BL, 로맨스, 호러 장르가 인기다.
표2의 연도별 콘텐츠 인기 장르에서 볼 수 있듯이 2019년 대중들이 바라는 것은 좀 더 색다르고 다양한 콘텐츠다. 로맨틱 코미디의 유행이 지나고 이제는 웹드라마에서 파생된 웹툰처럼 크로스 미디어나 OSMU 콘텐츠를 즐기는 추세다.
태국의 저작권 침해도 여전히 큰 문제다. 콘텐츠 저작권을 가지고 유통하는 퍼블리셔/에이전시가 없기 때문에 수많은 웹툰 콘텐츠가 온라인 해적 웹사이트에서 태국어로 번역되어 유통되는 사례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콘텐츠 저작권자의 입장에서 불법 웹툰 유통 문제를 예방하려면 공인된 인력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태국의 만화/웹툰 제작 스튜디오 산업은 아직까지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태국 스토리 작가들은 기술적으로 훌륭하지만, 팀을 이뤄 작업하기보다 독립적으로 작업하기를 선호한다. 태국의 전문 만화 스튜디오는 다섯 곳에 불과하지만 점점 더 많은 신생 웹툰 제작 스튜디오들이 생겨나고 있다.
태국에서 유통되는 해외 콘텐츠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일본 문화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한국 콘텐츠가 태국의 대중문화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TV, 드라마, 음악, 웹툰, 웹드라마의 인기가 상당했으며, 아직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야는 소설이다. 2019년 4분기에는 영상 플랫폼(WeTV)와 웹툰 플랫폼(WeComics)를 통해 중국 소설과 웹툰, 웹드라마가 유통될 예정이다.
태국 웹툰시장 진출 방안
한국 웹툰이 태국 웹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첫째,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태국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세 곳으로, 그중 라인 웹툰은 주로 한국 네이버 웹툰을 태국판으로 번역하여 유통한다. 태국 지사에서 별도 작품을 수급하지 않고 대부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중인 작품을 받아 태국판으로 번역/컨버팅만 진행한다. 그러므로 한국 웹툰은 남은 두 플랫폼 코미코와 위코믹스 둘 중에 한 곳을 선택해서 태국 웹툰 시장에 콘텐츠를 진출할 수 있다.
둘째, 한국 웹툰이 태국 웹툰 시장에서 제대로 유통되기 위해서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태국인의 현지화가 필요하다. 태국 현지에서만 사용되는 만화적 표현이 있으므로 한국인 번역가가 번역한 웹툰으로 태국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콘텐츠 플랫폼은 주로 자신들이 직접 번역하기를 원한다. 태국 내 K-Culture 유행으로 태국 현지 인력 대부분은 한국어가 유창하다. 그러니 언어 장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셋째, 계약이 확정되고 마케팅을 진행할 때에는 플랫폼에 의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태국 플랫폼이 마케팅을 진행하는 매체는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전부이며 이외의 매체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플랫폼과 광고 계획을 수립해야 적합한 마케팅 채널을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 모델을 결정해야 한다. 태국의 플랫폼은 보통 MG(Minimum Guarantee)가 없거나 낮고 수익배분(Revenue Share) 모델을 선호한다. 태국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유료 콘텐츠의 구매율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다.
콘텐츠 공급은 독점(Exclusive) 계약이 필수다. 독점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해외 콘텐츠의 현지화를 플랫폼이 직접 진행하기 때문이다. 현지화를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콘텐츠에 대해서는 자신의 플랫폼에서만 독점적으로 공급하려 한다.
한국의 웹툰 저작권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은 비독점 계약의 여부인데, 애석하게도 독점 계약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줄 수밖에 없다. 만약 태국 플랫폼 한 곳과 비독점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다른 플랫폼은 계약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독점 모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작성자 : Pasavon Tao – 상무 이사(Managing Director), Ookbee Comics / Wecomics Thai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