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크게 부상
스마트폰의 기능 발전은 웹툰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강태진
웹툰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만화 형식이다. 웹툰의 가장 큰 특징은 세로 스크롤 연출, 올컬러 채색, 효율적인 제작 프로세스의 3가지로 크게 볼 수 있다.
먼저, 세로 스크롤 연출은 기존의 페이지 연출을 파격적으로 파괴하는 만화 문법을 제공한다. Z자 형태로 시선의 흐름이 이루어지는 기존의 페이지 만화와는 달리, 웹툰은 세로 스크롤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서 이미지와 대사를 전달한다. 창작자의 입장에서 웹툰은 당연히 기존의 페이지 만화에서 보여준 만화 문법을 상당 부분 무시하게 되며 세로 스크롤만의 새로운 연출에 익숙해져야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기존 Z자 형태의 만화문법은 상당히 많은 제약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보고 자란 사람이 아닌 경우 만화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다양한 시점의 이동을 제공하는 만화 연출 문법의 해독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웹툰의 경우 세로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단순한 동작만으로 읽을 수 있으며 독자들에게는 그 어떤 만화 문법적인 강요가 일어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읽기 쉽다는 말이다.
두 번째, 올컬러 채색은 웹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현재 모든 콘텐츠는 컬러로 제공되고 있다. 인간의 눈은 컬러를 구별하기에 적합하도록 진화하였으며 흑백 콘텐츠보다는 컬러 콘텐츠에 좀 더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낀다. TV가 흑백TV에서 컬러TV로 자연스럽게 진화한 것이라든지, 컴퓨터 게임이 예전의 모노크롬 화면에서 올컬러로 진화한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컬러의 장점이다. 일본만화와 웹툰을 모두 다 즐겼던 필자의 경우 최근 일본 만화책을 다시 잡고 보면 컬러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특히 이런 점은 최근의 10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10대들은 일본만화를 접하지 못한 비율도 매우 높으며, 만화는 당연히 ‘컬러’라는 인식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만화는 컬러로 제작되는 것이 당연한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셋째, 웹툰은 효율적인 제작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일본이나 타 국가의 만화 제작이 비효율적이라는 말이 아니다. 웹툰의 경우 주간 연재를 기본으로 60컷에서 100컷까지 작품마다 다양한 컷 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웹툰 작품의 주간 작업량은 살인적이다. 스토리와 함께 60컷에서 100컷의 컬러 원고를 제작하는 것은 작가 1인이 1주일에 모두 진행하기에는 벅찬 분량이다. 따라서 가장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작화의 경우 효율적인 제작 프로세스가 자연스럽게 도입되었다. 클립스튜디오와 씬티크로 대변되는 디지털 창작SW와 HW의 사용은 기본으로 정착되었다. 또한 배경을 제작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일일이 제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케치업3D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기존에 제작해놓은 수많은 배경 오브젝트들을 구매하여 해당 장면에 맞게 회전시키고 채색하여 배경을 붙인다. 또한 작가마다 다르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작화 퀄리티에 대한 타협을 마감시간에 맞춰 조정하게 된다.
이런 웹툰의 특징은 PC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던 시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반겨졌지만, 2007년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크게 부각된다. 웹툰은 스마트폰에서 한 손으로 즐길 수 있는 스낵컬쳐(snack culture)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받아들여졌다. 세로 스크롤로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컬러로 이루어진 웹툰은 이전의 페이지 만화와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징으로 인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디바이스 변화와 웹툰의 미래 (하)에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