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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네이버 웹툰 《금혼령-조선혼인금지령》 속 곤룡포 이야기 1편

2020-11-25 권병훈



네이버 웹툰 《금혼령-조선혼인금지령》 속 곤룡포 이야기 - 1편
웹툰으로 보는 우리나라 복식 이야기


권병훈(복식사 전공 <오례> 대표/영화 '남한산성' 복식 자문)




지난 시간엔 네이버 웹툰의 《왕세자 입학도》라는 작품 속에서 조선 시대 유생들의 청금복과 조선 후기 왕세자의 성균관 입학례 당시 복식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봤다. 이번에는 같은 회사인 네이버 웹툰 《금혼령-조선혼인금지령》 속에서 왕의 단령포(團領袍)인 곤룡포(袞龍袍)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곤룡(袞龍)이란?

곤룡포는 조선 시대 사극을 보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왕의 복식이다. 예전에는 사극의 주인공들이 관료, 왕, 여관(女官), 장수 등과 같은 지배계층의 인물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조선 시대 최하위 신분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꾸며내는 사극이 많아지면서 궁중을 배경으로 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느 사극 작품에서나 왕은 반드시 한 번 이상은 등장하기 마련이므로 곤룡포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곤룡포는 왕의 집무복(執務服)으로 조선 시대 왕의 복식으로 대표되는 옷이다. 이외에도 왕의 복식에는 면복(冕服)·원유관복(遠遊冠服)·군복(軍服)·융복(戎服) 등으로 다양한 편이나 사극이나 사극 웹툰에서는 대부분 면복과 곤룡포, 융복 정도로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원유관복, 군복 등에 대해서는 차후에 기회가 되면 논하기로 하겠다.

 

사실 조선 시대 복식 명칭에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나, 곤룡포의 경우 곤룡(袞龍)이라는 글자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袞이라는 글자를 한자 사전으로 검색했을 때 다음과 같은 뜻을 볼 수 있다.

 


袞 (곤룡포 곤)

1. 곤룡포(衮龍袍: 고대 천자 또는 상공의 예복. 용의 무늬가 있음)

2. 곤의(衮衣)

3. 삼공(三公: 태위(太尉), 사도(司徒), 사공(司空)의 세 벼슬)

4. 감다, 말다


 

그중에서 1번의 뜻은 곤(袞)이라는 글자 자체가 곤룡포를 의미한다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4번의 뜻도 매우 중요하다. ‘감다, 말다’라는 뜻이 보이는데, 여기에 용(龍)자를 덧붙이면 ‘말려 있는 용’이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곤룡포를 직역하면 ‘말려 있는 용이 표현된 옷’이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더욱더 쉬울 듯하다. 여기에서 말려 있는 용이 표현된 것은 곤룡포의 가슴, 등, 어깨에 표현된 흉배(胸背)를 말한다. 왕실의 경우 흉배를 용보(龍補)라고 부른다고 하기도 하지만, 옛 문헌에서는 신하들의 흉배 역시 보자(補子)라고 부르기도 하며, 왕의 흉배에 대해서도 버젓이 흉배라는 단어가 보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용보라는 단어 대신에 흉배라는 단어로 통일하도록 하겠다.

 

끝으로 문헌 기록을 보다보면 ‘곤복에 면류관을 쓰고…’라는 기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곤복(袞服)이라는 단어 때문에 곤룡포에 면류관을 썼다고 착각할 수도 있으나, 이때의 곤복은 군주의 대례복인 면복(冕服)을 입었다는 얘기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착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곤룡포는 둥근 깃인 단령(團領)으로서 면복의 겉옷인 현의(玄衣)와는 완전 다른 형태의 옷이며 서로 쓰는 관모 역시 익선관(翼善冠-곤룡포)과 면류관(冕旒冠-면복)이기 때문에 단어가 비슷해 보일 뿐 전혀 다른 옷이다.

   


《조선왕조실록》 속 곤룡포에 대한 최초의 기록

뒤에서도 언급하겠으나 조선 시대 어진 중 가장 앞선 시대의 인물을 그린 것은 바로 태조 어진이다. 어진 속 태조는 청색과 홍색의 곤룡포를 갖춰 입고 정면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어좌에 앉은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실제 조선 시대에서 곤룡포에 대한 기록은 세종 임금 대에 기록이 발견된다. 세종 26년인 1444년 3월 26일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사은사(謝恩使)로 명나라에 다녀온 유수강(柳守剛)이 황제로부터 칙서와 관복을 하사받고 돌아와 칙서를 아뢰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때 곤룡포 일습을 하사한 내용이 확인 된다.

 

“(중략) 상복(常服)은 향조추사 익선관(香皂皺紗翼善冠) 1정(頂), 옥대(玉帶) 1개, 포복(袍服) 3습(襲)으로 각각 3건(件)이니, 저사 대홍 직금 곤룡암골타운포(紵絲大紅織金袞龍暗骨朶雲袍)·청암화답획(靑暗花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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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훈

전통복식전문가, 전통복식재현단체 "오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