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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웹툰 출판만화의 책값, 대체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만화책, 정말 비싼걸까?

2020-12-01 박세현



웹툰 출판만화의 책값, 대체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박세현(만화문화연구소 <엇지> 소장)



최근 한 만화 웹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언택트를 지향하는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한다. 리디북스는 앱 체류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23%가 증가했고, 유저들의 웹툰 이용도 43%가 증가했다고 보고한다. 이는 리디북스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웹툰 매출액이 전년도 3분기 대비 31.8%가 증가했으며, 2020년 2분기에 비해서 1.8%가 올라 1,150억 원 수준에 달한다. 지난 9월 23일에 대흥기획에서 콘텐츠 플랫폼을 분석한 <디지털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검색량은 동영상 플랫폼 208%, 웹툰·웹 소설 플랫폼 116%, 사진 플랫폼에서 113% 증가했으며, 동영상과 웹툰 등을 감상하는 ‘소비형 콘텐츠 플랫폼’의 활성화 비중은 지난해 5월 30.6%에서 올해 동시기 54.7%로 24.1%로 증가하였다.


아울러 아직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2020년 올해 들어서 웹툰의 출판만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증가했다고 한다. 한 만화(웹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연재된 웹툰의 출판만화로 출간되는 것을 선호하며, 그런 만화책을 구매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 구매 의도는 웹툰을 책을 다시 본다와 소장 가치에 그 의미를 두고 있었다. 특히, 올해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단편 만화 <연의 편지>는 텀블벅을 시작으로 오픈되어, 정식 출간되면서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서 전체 베스트셀러 1~3위를 차지했으며 현재 5만 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 연재하는 일본만화도 아닌, 국내 웹툰 단편집의 출판만화가 단행본이 강세를 보이는 국내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웹툰 플랫폼에 연재한 웹툰의 출판만화가 될 때, 만화책의 책값이 비싸다는 독자들의 댓글을 접할 때가 의외로 많다. 사실, 장기불황과 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을 줄고, 지출은 늘거나 고정적인 상황에서 유·무료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웹툰, 그러나 그 웹툰이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정가가 높아서 책을 선뜻 구매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도서정가제법에 따라 도서 할인도 제대로 안 되니, 거의 정가를 다 주고 책을 산다는 게 주머니 사정이 그러하니 맘처럼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만화책을 사고 안 사고를 떠나고 과연 과연 웹툰의 출판만화가 과연 비싼 걸까?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왜?


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가장 명쾌한 제작견적서를 참조하겠다. 이 제작 견적서는 업체마다 다르며 책마다 일정 정도 차이가 있음을 먼저 고지한다. 그럼에도 통상적으로 이 정도 비용에서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표 1>의 예상 제작비 산출 조건은 초판 2,000부, 본문 260쪽, 표지와 본문 전체 올컬러, 표지에 코팅과 에폭시 처리를 기본으로 한 것이다. 도서 정가는 현재 시중에 출간된 웹툰 출판만화에 비교해서, 260쪽가량일 때 대략 15,000원에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에 기준을 두었다.

   



△ <표 1> 웹툰의 출판만화 예상 견적비 예시 단, 이 예상 견적비는 업체와 도서에 따라 변동됨을 알려드립니다. 


 

첫째, 먼저 초판 2,000부를 제작할 경우, 전체 예상 제작비 17,094,000원이 든다. 정가 15,000원에서 서점에 유통되는 공급률은 60~55%인데, 일단 60%로 가정했을 때, 권당 서점 공급단가는 9,000원 수준이다. 따라서 초판 전체 매출은 다음과 같다.

 

초판 2,000부 * 공급단가 9,000원 = 18,000,000원

초판 제작비 대비 전체 매출을 비교하면, 손익 분기점 비율은 95% 수준이며, 손익 분기점 부수는 1,900부다. 즉, 1,900부 이상 팔아야 손익 분기점을 넘긴다. 

그것도 현금가와 2~3개월 이내에 판매되어서 출판사에 수금이 선순환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 2개월 이내에 2,000부를 모두 팔고, 

판매금액이 현금으로 출판사에 입금되는 경우는 절대 만만하지 않다.

 

둘째. 그렇다면 왜 제작비 이렇게 비싼 걸까? 정답은 바로 웹툰의 출판만화 편집이 너무 까다롭고 그 비용이 높다는 데 있다. 출판만화 형식으로 작업한 원고는 판형에 맞게 인디자인으로 조정하거나, 포토샵을 통해서 전체 그림의 비율과 말풍선의 사이즈를 조정하면 된다. 여기에 대사의 서체를 출판만화에 맞게 변경하면 1차 편집과정은 거의 끝난다.

하지만 웹툰의 출판만화 편집은 매우 까다롭다. 왜? 바로 웹툰은 출판만화의 페이지뷰 방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가로 비율에 보다 무한증대가 가능한 세로 스크롤 비율을 갖추고 있어서, 종이책이라는 한정된 페이지 면적에 전체 내용을 잘라서 끼워 넣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세로 스크롤 만화 원고를 우선 출판만화 페이지 뷰에 맞게 출판만화 콘티 작업을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로 스크롤에 맞춰진 원고를 전체적으로 잘 조절하고 편집하고 재배치해야 한다는 데 있다. 아울러 대사 분량에 맞게 말풍선의 크기 조절과 위치 조정이 무조건 따르게 된다. 또한 출판만화의 행과 열에 맞게 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 원고에 따라서 작가에게 말풍선과 의성어 의태어 문양을 조정하다가, 말풍선과 의성어 의태어 뒤의 배경이나 캐릭터, 기타 그림의 삭제되거나 비지 않도록 다시 그리거나 조정을 하는 작업이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


이런 과정에 따라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이 출판만화 형식의 원고 편집보다 적게는 2배에서 3배 이상 걸린다. 

다시 말해, 출판만화 편집이 1달 반에서 2달 정도 걸린 걸린다면, 웹툰의 출판만화 편집 작업은 3~4달 이상이 걸린다. 실제로 <연의 편지> 한 권을 출판만화로 편집하는 데 6개월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이는 <연의 편지>의 그림이 고난도의 작업이 필요할 만큼 이미지 회상도와 화려하고 회화적이기에 여타 웹툰보다 편집에 손과 비용,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편집 비용도 일반 260쪽 단행본 편집비용보다 거의 2~3배 정도 더 드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웹툰의 출판만화를 출간하는 출판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인기 웹툰의 출판화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또한 텀블벅으로 통해서 팬덤층이나 만화책을 소장하고자 하는 충성스런 독자들에게 먼저 독자에게 먼저 초판 제작비를 충당하려고 애쓴다. 아울러, 혹시 초판이 다나가고 재판을 발간하게 될 경우, 1,000부를 발행하는 것은 무조건 ‘찍는 즉시 적자’가 돼 버린다. 심지어, 초판은 팬덤 독자 덕분에 쉽게 팔려나갔지만, 재판을 찍자마자 판매가 멈춰버리는 현상이 출판불황의 요즘 시대에서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더욱 심사숙고 할 수밖에 없다.


결론은 바로 “웹툰의 출판만화 책값, 결코 비싸지 않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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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만화평론가
팬덤북스 대표,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前 만화문화연구소엇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