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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 브라질과 멕시코의 디지털 코믹스 시장 (상)

아직 일본 망가의 파워 강력 한국 웹툰은 불법 게재가 많아

2020-12-03 박희란



 브라질과 멕시코의 디지털 코믹스 시장 (상)
아직 일본 망가의 파워 강력
한국 웹툰은 불법 게재가 많아


박희란(멕시코 마케팅 담당)



브라질

2019년 기준으로 브라질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70%(1억2690만 명 상당)에 해당하며 도시에서는 점유율이 74%에 달하며 농촌에서는 약 49%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다.

 

Webtoon.com 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브라질의 웹툰 구독자들의 41.6%가 만 18세에서 24세이며 30.01%는 만 25세에서 34세, 13.13%는 만 35세에서 44세, 7.61%는 만 45세에서 54세, 4.62%는 만 55세에서 64세 그리고 약 3.04%가 만 65세 이상이라고 발표하였다. 또한 웹툰 독자의 성별은 남성이 62.3%, 여성이 37.7%로 나타났다.


나름대로 브라질의 인터넷 보급률과 웹툰에 대한 관심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브라질에서 디지털 코믹스를 일컫는 단어로는 ‘웹 코믹스(webcomics)’, ‘꽈드링요 온라인(Quadrinho online)' 등이 있으며 모두 디지털 만화를 칭하는 단어들이다. 아직 브라질에서는 웹툰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히 낮은 관계로 디지털 코믹스에 대한 개념은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만화이기보다 디지털화된 만화(출판된 만화를 스캔한 것)에 가깝다.

 

한국처럼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웹툰이 연재되지는 않고, 개인 블로그나 소규모 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는데, 블로그 같은 경우 대부분이 라이선스가 없이 불법으로 번역본들이 업로드한 것이다.

 

현재 웹툰 만화들은 Social Comics나 ComiXology와 같은 플랫폼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되어있으며, LINE (www.webtoons.com/en/) 의 경우 영어로 된 웹툰을 구독자가 원하는 언어로 번역하여 보내면 플랫폼에서 검토하여 서비스화하는 옵션이 있어, LINE에서는 몇몇 포르투갈어로 된 웹툰을 찾을 수 있다.


웹툰 스트리밍 사이트 중 가장 큰 사이트는 Socialcomics.com.br로 기존 만화책을 디지털화시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최근 한 통신사의 투자를 받아 플랫폼을 전면 업그레이드 시켜 올해 안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런칭 될 예정이다.

 

아직 브라질에서는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어있지 않다 보니 브라질의 웹툰 작가들은 작품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부가사업으로 캐릭터 라이선스 또는 광고들로 수익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작가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국가지원사업을 통해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근 브라질의 코믹스 시장은 조금씩 해외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여 Netflix에서 시리즈로 방영되거나 제작되는 사례들이 있다. 예를 들면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브라질에서 제작된 웹툰으로 일본과 한국에서도 영화 형식으로 이미 상영된 을 꼽을 수 있다. 이 웹툰은 Canal Space(케이블)에서 TV 형태로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수많은 만화가가 브라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인정을 받아오며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 만화 시장은 아직 일본의 망가(mangá)가 점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80년대 이후부터 Marvel, DC Comics, Walt Disney 등의 만화가 급증하였지만, 이 만화들은 영화, 게임 또는 캐릭터 사업으로 확장되고 만화를 원하는 매니아층은 여전히 망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니아층은 망가뿐만 아니라 만화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포르투갈어로 번역된 한국의 만화를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2015년 브라질에서 정식으로 출판(인쇄본)된 한국의 웹툰은 이주희 작가의 <다이어터 - Surtana da DIeta>가 포르투갈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이후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다양한 웹툰들이 인터넷에 게재되었으나 대부분이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받은 작품들이 아닌, 영어로 된 한국 웹툰을 브라질 구독자가 포르투갈어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형식이다.



이쯤 되면 왜 일본만화는 브라질에 많이 상업화되어있는데 한국만화/웹툰은 이처럼 많이 소개되지 못하고 대부분이 불법으로 게재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일본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망가에 대한 홍보 및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현재는 브라질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많은 일본 작가들이 브라질 만화 관련 출판사들과 협력 거래를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유명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은 별도의 홍보가 없어도 그 명성으로 이미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관계로 현지 출판사가 금액이 조금 높아도 로열티만 지불하면 어느 정도의 수익은 보상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브라질의 출판사 대표들은 오래전부터 한국 만화/웹툰에 관심이 있지만, 거래가 완결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이유는 일본 만화에 길든 구독자들에게 새로운 한국 만화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 작업이 필요하고 이 부분은 현지 출판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여기에 한국에서 알려진 작가이기 때문에 MG를 너무 비싸게 요구한다는 이유다. 처음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여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협력이 필요한 데 이 단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한국의 웹툰 작가 입장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개념으로 브라질 출판사와 협력하여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나중에 정산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더군다나 브라질은 지구 반대편으로 시차도 12시간이고 언어도 영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로 의사소통도 어려운데 정산에 대해 정확히 알아볼 수 있을지, 브라질은 결제방식도 다른 국가들과 다르다고 하는데 괜히 내 소중한 작품을 넘겨주는 건 아닐지, 이런 여러 가지의 의문점들과 불안함이 따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 한 명이 나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준다면 좋을 터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처음에 일본도 이렇게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신뢰와 협력으로 지금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