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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웹툰 작가를 보는 대중의 인식변화와 예능의 영향 (상)

칸을 벗어나 TV 속으로

2020-12-09 권경민



웹툰 작가를 보는 대중의 인식변화와 예능의 영향 (상)

칸을 벗어나 TV 속으로


권경민 교수 (남서울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나 웹툰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은 독자가 취향에 맞는 작품을 자유롭고 폭넓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들며, 이러한 접근의 편리성은 웹툰 산업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웹툰의 인기와 더불어 웹툰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이제는 TV 프로그램에 웹툰작가들이 출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인기 웹툰 작가 주호민, 기안84, 이말년, 김풍 작가 등은 그들의 작품과 더불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웹툰 작가들을 간략히 살펴보면, 우선 주호민 작가는 제대 후 그린 <짬>으로 독자만화대상 신인 작가상을 수상하며 프로작가로 데뷔했다. 작가의 군대 경험을 담은 이 작품은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특수한 공간을 평범한 청년들의 일상 공간으로 그려 독자의 큰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작품 <무한동력> 역시 꿈을 찾을 기회조차 없는 청춘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격려의 웹툰으로 네이버웹툰 <무한동력>의 썸네일 옆에는 “‘신과 함께’ 주호민이 청춘에게 전하는 이야기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라는 카피가 적혀있다. 이처럼 작가는 독자들 특히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능숙하다. 그리고 그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신과 함께>는 1편과 2편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하여 쌍 천만관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영화의 인기 덕분에 2012년 연재가 종료되었던 웹툰은 다시 재연재되면서 네이버 웹툰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작품으로 높은 인지도가 있는 주호민 작가는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비롯해서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최초로 방송계에 진출한 기안84 작가는 네이버 스타 작가 만들기 전략으로 MBC <나혼자산다>에 출연하여 대중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다. 현재도 <나혼자산다>의 고정 멤버로 활동 중이며 2017년 MBC 연예대상에서는 박나래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인 웹툰 <패션왕>은 참신한 소재와 병맛 요소로 인기를 끌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복학왕>, <노병가>, <회춘> 등 개성과 성격이 뚜렷한 작품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인지도와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의 작품 속 표현에 대해 젠더 갈등, 정치적 해석까지 나오며 작품이 만화 그 자체로 소비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말년시리즈 와장창의 시조


이말년 작가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일명 마리텔)>에 출연하여 웹툰 제작과정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말년 시리즈로 사랑받는 웹툰 작가 이말년은 ‘침착맨’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침VS펄 토론’, ‘TRPG 던전월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약 80만에 가까운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말년은 독톡한 작품 스타일의 웹툰 작가이자 병맛 만화의 전성기를 이끈 대표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병맛 만화는 2010년 전후의 청년 세대를 상징하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네이버웹툰 찌질의 역사, 암유발 러브스토리만화



예능 프로그램과 요리 프로그램을 오가며 활동 중인 김풍 작가는 웹툰 작가. 셰프, 동시에 방송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JTBC <냉장고를 부탁해>로 인기 급상승하여 CF에까지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방송인으로서 활동 중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독자 평점 10점 만점 중 9.9점을 받으면서 완결한 본격 발암 웹툰으로 불리는 <찌질의 역사>가 있다. 장르는 로맨스이지만 달달한 연애물이 아닌 20대 초반 남자들의 찌질한 과거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


작품만으로 존재감을 알리던 시절을 벗어나 웹툰 작가들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젊은 나이에 이룬 그들의 성공과 높은 수익은 큰 화제가 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그들의 목소리는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그들의 이런 모습은 소위 만화에 대한 오랜 시선들 ‘만화는 쉽다, 만화는 우습다, 만화는 만만하다, 만화는 가볍다’ 등 그 가치를 폄하시키는 편견들과 더불어 이를 창작해내는 만화가들에 대한 무의식적 홀대가 변화하는 중이다. 과거에 작가들은 회사가 주는 원고료가 주요 수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미리보기, 완결보기, 유료 수익, 광고 수익, 게임, 드라마, 캐릭터 상품 등의 사업 판권료 등과 같이 수익원이 다각화되었다. 물론 웹툰 산업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오늘날 웹툰 작가는 이제 성공한 직업인으로 재인식되고 있으며, 함께 대중의 인식도 전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