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지망생에게 유용할
플랫폼별 연재 웹툰 스타일 정리
이재민(웹툰 기자)
다음웹툰은 카카오페이지의 가장 큰 CP(Contents Provider, 콘텐츠 공급사)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오래된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직접 개인 작가와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웹툰 리그를 통해 꾸준히 승급 작을 발표하고, 여기서 직접 작품을 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랭킹전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실 프로 작가에게 요구되는 허들이 점점 높아지면서, 아마추어 게시판에서 연재하던 작품이 바로 프로씬으로 데뷔하는 경우는 점점 적어지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마추어 게시판에서 전문 에이전시나 제작사의 프로듀싱을 거친 후 연재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므로, 길이 완전히 막혔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웹툰은 네이버웹툰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폭넓은 대중성을 쫓는 네이버웹툰보다 조금 더 타겟이 명확한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상시 랭킹을 공개하는 네이버웹툰과 달리 다음웹툰은 오늘 업로드된 작품의 랭킹만을 당일 기준으로 공개하고, 신작, 기다리면 무료, 완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앱 화면에서 상시 프로모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음웹툰의 인기작은 로맨스, 순정, 판타지, 일상, 성인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총 50개의 작품이 연재 요일마다 별도로 공개되기 때문에 상시 순위에 따라 상위 공개 작품이 달라지는 네이버웹툰에 비해 ‘경쟁’이라는 요소가 줄어들고, ‘지금 인기 있는 작품’으로 매일 새롭게 공개된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
또한 익숙한 것을 비틀어서 낯설게 보게 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꽤 실험적인 작품 역시 연재되는 곳이 다음웹툰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얻었던 <쓰레기 머학생>이 정식 연재된다거나, 독특한 그림체를 가진 미역의효능 작가의 <닭은 의외로 위대하다>, 실험적 소재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방탕일기>,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받은 <남남> 등은 다음웹툰의 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레진코믹스는 초기 다양한 작품을 모아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전체적인 플랫폼의 힘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진코믹스에서 ‘연재’ 탭에 실려있는 작품 총 308 작품(중복 포함) 중 비성인작품은 158 작품으로, 성인작품의 비율은 48.8%로 절반에 달한다. 투믹스 역시 일반과 성인 연재 탭에 실려있는 작품은 총 349 작품이고, 성인 작품의 비율은 51.2%(182작품)가량으로 레진코믹스보다 성인작품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성인 작품은 대부분 남성향으로, 대부분의 작품이 ‘완결’로 분류되어 있지만, 일종의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인 ‘나만무료’ 로 서비스되는 작품들과 완결작 역시 연재 탭에서 서비스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플랫폼 모두 실제로 연재되는 작품의 비율도 약 5:5가량으로 일반-성인 작품의 비율이 비슷한 편이다.
지금까지 웹툰 시장의 주요 플랫폼 5개사를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웹툰 시장은 초 경쟁 시장에 걸맞은 높은 허들을 가지고 있지만, 제작사나 에이전시의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적합한 인재를 구하기 어려워 인력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계약하기 전에 적절한 계약서 검토를 받은 후 최종 계약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웹툰은 아직까진 기회의 땅이지만,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또, 자신의 작품을 연재하고자 하는 작가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작품 연구뿐 아니라 계약 실무를 익혀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직업 작가를 하길 원한다면, 시장을 조금 더 폭넓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비해 최근에는 딜리헙, 포스타입 등 작가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났다는 점은 작가에겐 플러스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은 완전한 초 경쟁 시장을 형성했고, 플랫폼 시장의 승자독식 구조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초 경쟁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최상위 콘텐츠만을 분석해보는 일이다. 진짜로 그 플랫폼에 진입하는 건 결국 아직 플랫폼에 진입하지 않은 소재, 주제, 스타일을 찾아낸 작가들이 될 것이다.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여러분을 응원한다. 오늘의 이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단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