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웹툰 해외 진출의 방향성
생산, 유통 및 소비 관점으로 나누어 봐야 할 것
강태진 (웹툰가이드 대표)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수천 명에서 십만 명을 넘어가는 나라들도 있다. 앞으로의 세상은 Covid-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언택트(Untact) 시대의 도래다. 갈수록 개인화되어가는 사회에서 전 세계적인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물리적인 공간의 개인화까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매일 보던 사람들, 매일 다니던 거리, 매일 즐기던 일들이 더는 일상이 아니게 되어버린 Post 코로나 시대에 웹툰 해외 진출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해야 할까?
웹툰은 디지털 콘텐츠이다. 기본적으로 웹툰은 디지털 장비를 통해 제작된다. 또한 다른 콘텐츠 영역과 달리 웹툰은 1인 작가 중심이며, 1개 작품당 많다고 하더라도 2~3명의 보조 작가들이 투입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웹툰 작가들은 모두 서울에 모여 살지 않는다. 유명 인기 작가들은 각기 다른 지역에 살고 있으며, 심지어는 해외여행을 하며 작품 창작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웹툰은 산업 가치사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완벽히 온라인 생산 – 온라인 유통·소비가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이다.
2020년 웹툰은 지속적인 성장 중에 조금 더 큰 성장을 거두었다. 외출 자제가 권고되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늘었다. 넷플릭스의 경우 작년 말 기준 가입자 수가 1억 6천 7백만 명이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약 1천6백만 명이 늘어 1억 8천 3백만 명이 되었다. 웹툰뿐만 아니라 게임, 웹소설,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의 소비가 급격하게 늘었다.
금년 웹툰 플랫폼들의 매출 성과는 최소 50%에서 최대 300%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특수한 상황하에서의 매출 신장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플랫폼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해외 진출을 진행한 플랫폼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국내뿐 아니라 좀 더 심한 락다운 상황에 놓인 많은 해외 국가들에서 매출이 크게 발생한 것이 올해 실적 개선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언택트 시대의 효과적인 웹툰 해외 진출 방법은 크게 생산과 유통·소비의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유통·소비의 관점에서 웹툰 플랫폼은 해외 진출을 위해 지속적인 작품 수급과 해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유통·소비관점에서 웹툰은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 아닌 온라인상의 플랫폼만을 중심으로 비즈니스가 전개되므로 작품의 수급과 번역 그리고 온라인 집중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형태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디지털콘텐츠의 경우 SNS를 통한 광고 집행이 핵심이므로 많은 경우에 있어서 광고비용의 상당 부분을 SNS 및 포털광고와 같은 온라인 광고, 즉 BTL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뿐만 아니라 에이전시와 제작 스튜디오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최근 해외 업체들과의 온라인 비즈매칭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 콘텐츠 비즈매칭 행사 중 가장 큰 SPP(Seoul Promotion Plan)의 경우 2달 넘게 온라인 비즈매칭 미팅을 진행하는 웹툰 에이전시들이 있었다. 해당 웹툰에이전시 관계자는 “직접 만나는 것과 같은 현장감은 없지만, 아무래도 출장을 가거나 하는 시간과 비용적인 부분이 많이 절감되고 무엇보다도 편해요. 계약도 어느 정도 이뤄지구요.”라며 온라인 비즈매칭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비쳤다. 이런 온라인 웹툰 비즈매칭 행사를 해외 여러 국가의 다양한 웹툰을 소비할 수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매칭하는 행사가 좀 더 늘어나는 것이 언택트 시대의 효과적인 웹툰 해외 진출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역할이 기대된다.
또 다른 언택트 시대 효과적인 웹툰 해외 진출 방법은 생산의 관점에서 바라본 해외 진출이다. 언택트 생산이 가능한 웹툰은 어디에서나 작업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한국 사람이 작품의 생산에 관여할 필요는 없다. 생산을 위해서는 디지타이저와 클립 스튜디오,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만 있으면 가능하다. 동남아나 남미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여 밑선, 채색, 배경과 같은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렇게 생산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관련 인력의 교육이 필수적으로 따라온다. 이런 인력들을 발굴하고 교육하여 협력업체들을 늘려나가는 프로그램이 많아진다면 향후 한국 웹툰의 생산관점의 해외 진출이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 현재도 미얀마나 중국, 북한 인력을 이용한 웹툰 제작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비용의 절감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으로 인해 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