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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지구를 만드는건 불가능할까?

만화에 나오는 여러 공상들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021-01-21 이과지옥



제2의 지구를 만드는건 불가능할까?
만화에 나오는 여러 공상들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과지옥



'지구는 이제 더이상 자원이 없다. 인구는 120억을 돌파했고 인류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야만 했다' 같은 sf설정은 이제 거의 진부할 만큼 여러가지 문화매체에서 등장하는 설정입니다. 저런 설정이 처음 등장한곳이 어디인지도 모를만큼 많은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만화등등에 등장했죠. 대표적인 예로는 건담이 있습니다.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한 기동전사 건담에서는 화성과 콜로니들로 이주한 이주민들이 등장합니다. 건담이 워낙 인기가 많았던 탓에 이런 설정은 여러 애니메, 만화, 게임, 영화에 차용되었고, 우주를 배경으로한 대부분의 문화매체에서는 항상 인간을 다행성종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 영화 마션의 한 장면


sf 웹툰인 나이트런도 역시 대 우주시대가 배경이고 여러 행성들을 콜로니로 만든 인류가 등장합니다. 많은 인간들이 테라포밍이 완료된 여러 행성을 콜로니화 후 정착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거주 가능한 행성들 사이에서 미지의 존재인 괴수들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웹툰에서 등장하는 타행성인들은 지구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농작물을 생산하고, 사냥을 하며, 제대로 된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아무런 호흡장치 없이 행성의 대기만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합니다. 웹툰을 보다보면 너무나도 지구인의 생활과 똑같은 사람들의 생활에 어느정도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나름 척박한 환경이긴 한데...지구 말고 다른 행성 치고는 너무 깔끔한 편이지요. 과연 미래에는 이런 깔끔한 이주가 가능할까요?


△ 나이트런의 등장인물은 대부분 지구가 아니라 타 행성이나 콜로니 출신이다.


사실 놀랍게도 이런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를 이미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화성을 제2에 지구로 만들려는 야심찬 플랜을 세우고 있는데요, 언젠가 100만명의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켜 지구의 '백업' 행성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일론이 화성을 가장 이상적인 이주 행성으로 정한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화성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중 하나이고, 수성,금성,목성등 다른 극단적인 환경을 가진 행성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이기도 하며, 태양에너지가 닿고, 미약하지만 대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화성은 그 나름의 혹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와 가장 가깝고 낮과 밤 그리고 겨울과 여름의 기온차가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행성들중 가장 적은편에 속하고 물도 존재하는것은 사실이지만, 화성으로 이주하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기온차를 별거 아닌 온도차 정도로 만들어버릴 아주 치명적인 단점인데요, 화성은 사실 "죽은행성"이라는 겁니다. 죽은행성 이라는 뜻은 화성의 핵이 활동을 멈춰버려 자기성을 잃고, 자체적인 자기장을 생성할만한 능력이 되지 않아 행성 전체가 비활성화 된 행성을 뜻합니다.



그깟 자기장 없다고 좀 문제되는거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애초에 우리가 숨쉬고 있는 대기의 존재하는 이유가 지구의 자기장이 태양으로부터 오는 방사선을 막아주고있기 때문에 형성이 된 것이지요.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의 근원이라하는 물은 대기가 없다면 우주와 태양으로부터 오는 방사선으로 인해 우주 공간으로 증발하거나 지하로 들어가 얼음형태로밖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화성은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이 있는것으로 봐서 과거에 자기장이 존재했고, 이때문에 대기와 강이나 바다같은 물줄기가 있었던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자기장과 대기가 거의없는 현재 화성은 모든 운석과 방사능을 그대로 받아내고 있으며 물은 얼음형태로 대지 밑에서나 존재하는 비활성 행성이 되었습니다.


△ 화성의 얼음은 과거 화성의 자기장과 대기의 흔적이다.


그럼 이런 미약한 대기를 지구처럼 질소, 이산화탄소, 산소, 아르곤등이 존재하는 대기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과학자들은 화성의 대기를 다시 활성화 시키기 위해 화성표면에 갇힌 이산화탄소 가스를 방출하여 대기를 형성하는것이 그 방법들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화성 표면밑의 얼음들을 다시 활성화 시키면 얼음속에 갇혀있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면서 화성의 온도를 올리고, 대기를 형성하여 일종의 온실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인것이죠. 하지만 늘 그렇듯, 쉬운문제가 아닙니다. 인위적으로 대기 형성은 현재 인류의 기술적/물리적 한계치를 아득히 뛰어넘어버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일단 화성의 얼음을 모두 활성화 시키는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며, 설사 이것이 가능하다 하여도 화성의 기압은 지구의 약 0.6%이기 때문에 고체 상태인 물을 액체 상태로 바꾸려면 지구와 비슷한 기압이 필요하다는것이 NASA의 설명입니다. 또한 이 얼음층을 증발시켜도 지구의 1.2%수준에 그칠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현세대 인류의 우주 이주는 불가능 해 보이는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꿈꾸고 연구하는 이들이 있어 이런 상상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