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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성별과 웹툰 소비의 경향

연령과 성별에 따른 웹툰 소비의 경향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2021-01-22 최준혁



연령/성별과 웹툰 소비의 경향

 

최준혁(웹툰 분석 전문가)

 

웹툰은 이제 대중문화다. 서브컬쳐로 불리는 만화는 웹툰의 일상화로 많은 대중들이 즐기는 디지털콘텐츠로 하나의 주요 문화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웹툰 원작의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는 기록을 세웠으며, 웹툰 원작의 드라마는 매년 쏟아지고 있으며 엄청난 인기를 거두고 있다. 2020년 초의 다음웹툰 광진작가의 ‘이태원 클라쓰’는 넷플릭스(Netflix)에 동시 공개 되면서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네이버웹툰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신의 탑(Tower of God)’은 미국 크런치롤과 일본 애니메이션사와 공동 투자 및 제작의 방식으로 유료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완성도와 글로벌 배급 부분에 있어서 새로운 방식을 취한 신의 탑은 웹툰원작 애니메이션의 대표 사례로 등장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웹툰의 소비성향은 과연 어떤 경향성을 보일까? 웹툰 소비성향을 국내 플랫폼별로 나눠서 분석해보자. X축은 성별에 따른 장르적 성향, Y축은 소비 연령대로 놓은 국내 플랫폼 매트릭스(Matrix)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다.

 

 


상기의 매트릭스에서는 원의 크기를 플랫폼의 트래픽으로 표현하였다. 네이버웹툰은 비교적 저연령인 10대~20대 독자들이 많으며, 남성향과 여성향이 균형감 있게 있으나 소년만화 장르가 조금 더 많은 특성을 보인다. 네이버웹툰 트래픽 점유율은 2019년 기준 국내 트래픽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나 편의상 상기 매트릭스에서는 그 비율을 줄여 표시하였다. 다음은 카카오페이지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저연령과 고연령이 균형감 있게 소비하는 특성을 보이나 로맨스 장르에 좀 더 많은 인기작품이 몰려 있으므로 여성향 장르가 좀 더 강한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레진코믹스는 로맨스와 BL작품이 많이 있는 작품이며 웹툰 헤비 독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20대와 30대 독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레진은 최근 몇 년 사이 확실한 여성향 플랫폼으로 장르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다음웹툰의 경우 트래픽이 예전과 같진 않지만, 서사성과 작품성이 높은 드라마 장르의 작품을 많이 연재하고 있으며 고연령, 남성향에 가까운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물론 포털 플랫폼 특성상 남성향과 여성향이 균형감 있게 존재하나 남성향 작품이 조금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투믹스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트래픽적인 측면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으며 남성향과 여성향 장르를 어느 정도 균형감 있게 보유하고 있으나 남성향 성인물이 조금 더 많은 특징을 보인다. 탑툰은 2019년 상위 2개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남성향 성인 플랫폼이다. 유료 플랫폼이므로 비교적 고연령이며 확실한 성인 남성을 겨냥한 작품들을 다수 연재하고 있다. 봄툰의 경우 탑툰의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여성향 성인물을 소비하는 비교적 고연령대인 20대와 30대 여성 독자들을 타게팅하여 확실히 점유율을 높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태피툰은 국내 우수 웹툰 작품을 번역하여 해외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상대적으로 20대 이상의 독자들을 타게팅하여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태피툰은 로맨스물과 소년물, 판타지물을 중심으로 핵심 작품이 구성되어 있다. 최근 2-3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더욱 부각 시키고 있다.

 

△ 네이버 작품 TOP20 (기준: 2020.9)


다음은 네이버웹툰의 랭킹으로 바라본 장르적 웹툰 소비성향이다. 상기 표는 네이버웹툰 상위 작품 TOP20이다. 네이버는 320편이 넘는 작품을 연재하고 있어 남성향 작품과 여성향 작품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하지만, 최상위권 작품에는 <연애혁명>, <유미의 세포들>, <여신강림>, <소녀의 세계>, <독립일기>, <바른연애 길잡이> 등 6개 작품이 소위 말하는 ‘여성향’ 작품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TOP20 중 30%를 차지하고 있다.

 

△ 네이버웹툰 10대 남자(좌) & 여자(우) 실시간 랭킹 1위작


상기의 표는 네이버웹툰 10대 남자 실시간 랭킹과 10대 여자 실시간 랭킹 1위 작들을 보여주고 있다. 즉 상기 7개 작품이 10대 남자와 여자 독자 1위의 작품들이다.

10대 남성 독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박태준 작가의 <인생존망>, <싸움독학>, 스릴러의 대가 김칸비 작가의 <스위트홈>, 박은혁 작가의 <랜덤채팅의 그녀>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나타났다. 남성향 독자들의 장르적 특성은 액션, 스릴러, 판타지 등이 결합 된 학원물에 집중되고 있는 경향성을 보인다. 10대 여성 독자들은 확실히 다른 경향성을 보이는데, 모랑지 작가의 <소녀의 세계>, 232 작가의 <연애혁명> 등 로맨스 장르의 학원물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다양한 이슈를 양산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나 자까 작가의 코믹한 연출과 대사가 돋보이는 일상툰 <독립일기>도 상위권에 위치하는 특성을 보였다.

 

△ 네이버웹툰 20대 남자(좌) & 여자(우) 실시간 랭킹 1위작


네이버웹툰 20대 남자 독자는 10대 남자 독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진 않지만, <외모지상주의>, <회춘>, <연놈>과 같은 작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하였으며 이는 현재 20대들이 10대 시절에 가장 인기 있었던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로 보인다. 20대 여자 독자의 경우 <맘마미안>이나 <여신강림>과 같은 작품들이 10대 여자 독자들과 다른 작품이었으며 상위권의 3작품 <소녀의 세계>, <외모지상주의>, <연애혁명>은 변함 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외모지상주의>의 경우 많은 비판과 부정적 이슈를 생산하는 작품이라는 일각의 시각과는 달리 상당한 여자 독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 네이버웹툰 30대 남자(좌) & 여자(우) 실시간 랭킹 1위작



30대 독자는 사실상 웹툰 헤비 유저일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 생기는 시점의 독자들이며 실질적인 구매 파워에 있어서 10대와 20대를 훨씬 상회하는 독자층이다.

네이버웹툰 30대 독자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위권에 <뷰티풀 군바리>, 이제 곧 죽습니다>, <고수>, <한림체육관>, <회춘>, <기기괴괴>와 같은 작품이 랭크되며 해당 작품들의 높은 매출을 예상케 한다. 특히 <뷰티풀 군바리>의 경우 많은 이슈를 낳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30대들이 대부분 경험한 군생활을 소재로 한 남성향 작품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류기운&문정후 작가의 <고수>는 무협 장르의 작품에도 불구하고 연출과 스토리의 탄탄함으로 인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30대 여자 독자는 10대와 20대 여성 독자들과 완전히 다른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신강림>이 2위를 기록하며 화장이나 사회의 시선에 대한 경험을 작품으로 재미있게 녹여낸 해당 작품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로맨스 시대극 <온새미로>, <와이키키 뱀파이어>, <친애하는 X>, <방안의 코끼리>, <개를 낳았다>와 같은 작품이 상위권을 형성하였다. 상기 작품들은 서사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원하는 30대 여자 독자들의 기호에 맞는 작품들로 연령대별로 확실하게 다른 취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웹툰 플랫폼과 연령 및 성별에 따른 소비성향을 확인해봤다. 최근 웹툰 플랫폼들의 매출은 covid-19으로 인한 외출 자제와 같은 이슈로 인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웹툰 산업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2020년 웹툰 산업 매출이 1조 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좀 더 성별 및 연령대별 특화된 작품 기획과 제작으로 웹툰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