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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밖에서도 웹툰을 즐기다! 웹툰 펀슈머를 저격한 마케팅 총정리 (1)

네이버 웹툰 만우절 이벤트, <유미의 세포들> 콜라보 맥주, 빙그레의 캐릭터 페르소나 마케팅 등 웹툰 펀슈머를 저격한 마케팅 사례들을 하나하나 알아보자.

2021-05-27 김한재



웹툰 밖에서도 웹툰을 즐기다! 웹툰 펀슈머를 저격한 마케팅 총정리 (1)
‘덕통사고’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교통사고처럼 우연하고 갑작스럽게 어떤 분야의 팬이나 마니아가 된다는 의미로 국립국어원에서 2014년 신어로 선정된 단어이다. 이렇게 콘텐츠 팬덤 문화는 어느 순간 우리 생활 한가운데 와 있고 자랑스럽게도 웹툰은 그 중심에 있다. 펀슈머는 fun(재미)와 consumer(소비자)를 결합한 말로 물건을 구매할 때 재미와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어떻게 보면 펀슈머는 팬덤 문화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웹툰 펀슈머는 '덕질'의 대상이 작품, 캐릭터, 작가일뿐 소비 패턴만 보면 연예인 팬덤과 유사한 면이 있다.


디지털 만화 이용자 중, 디지털 만화 등장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은 46.5%로 나타났으며 그중 ‘스마트폰, PC 등을 이용해 접속하는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의 캐릭터 상품(모바일메신저 이모티콘, 테마, 캐릭터 스티커 등’이 35.8%, ‘캐릭터를 활용하여 생산한 실물 형태의 상품(완구, 문구/팬시, 패션의류/잡화, 미용/뷰티 상품, 식품/음료 등)’이 21.4%의 순으로 나타났다.

종이 만화 등장 캐릭터 구매 경험은 47.5%로 나타났으며, 그중 ‘스마트폰, PC 등을 이용해 접속하는 모바일/인터넷/환경에서의 캐릭터 상품(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테마, 캐릭터스티커 등)’이 30.8%, ‘캐릭터를 활용하여 생산한 실물 형태의 상품(완구, 문구/팬시, 패션의류/잡화, 미용/뷰티 상품, 식품/음료 등)’이 3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종이 만화 등장 캐릭터 구매 경험은 47.5%로 나타났으며, 그중 ‘스마트폰, PC 등을 이용해 접속하는 모바일/인터넷/환경에서의 캐릭터 상품(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테마, 캐릭터스티커 등)’이 30.8%, ‘캐릭터를 활용하여 생산한 실물 형태의 상품(완구, 문구/팬시, 패션의류/잡화, 미용/뷰티 상품, 식품/음료 등)’이 3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1)




위의 <2020 만화산업백서>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웹툰/만화를 소비하는 독자들은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관련 상품 구매에 후하다. 이러한 성격의 독자로 이루어진 '펀슈머'가 주목받으면서 웹툰 플랫폼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어떤 흐름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1. “웹툰도 할 줄 안다, 거짓말.” 만우절 이벤트

웹툰을 읽는 독자들은 특히나 유행과 소통에 민감하고, 새로운 트랜드에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다. 작품과 생활을 동일시하는 경향도 있어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작가들 역시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스토리가 독자들의 실생활에서도 보이길 원한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작품의 장면 곳곳에 팬들을 위한 씬스틸러를 장치해 두거나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플랫폼에서도 자체 이벤트 등을 진행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네이버웹툰의 만우절 이벤트는 기상천외한 썸네일을 통해 매년 팬도 작가도 기다릴 만큼 핫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2018년 '직원이 직접 그린 섬네일'을 제작하여 작가들로 하여금 충격에 빠지게 했던 것이 그 시초였다. 어설프지만 있는 힘껏 대충 그린 썸네일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 시작은 진정한 깜짝 이벤트였기 때문에 처음 보는 화면에 당황한 것은 독자뿐만 아니라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거짓말처럼 하루 만에 사라지는 신기루를 경험한 것도 그 충격을 배가하기에 충분했다.




△ ⓒ네이버웹툰


오랫동안 회자되며 너무 반응이 좋았던 탓인지 네이버 웹툰은 이후에도 매년 만우절 이벤트를 준비하게 된다. 2019년에는 웹툰 팬과 직원이 참여한 고퀄리티의 '웹툰 코스프레' 섬네일이 등장했다. 2020년에는 B급 아재 감성을 담은 '캐치마인드' 컨셉 사진을 통한 패러디를 선보였는데 만우절 이벤트를 오매불망 기다렸던 팬들은 조금은 실망한 듯한 반응이었다. 2021년에는 2020년의 실패(?)를 다시 겪고 싶지 않았는지 칼을 갈고 만우절을 기다렸나 싶은 이벤트가 벌어졌다. 네이버에서는 웹툰을 보기 위해 결제를 굽는 것을 '쿠키를 굽는다'고 표현하는데, 실제로 쿠키를 굽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네이버 웹툰 381개 작품 전부 손수 구운 쿠키 사진으로 섬네일 이미지가 변경되었다. 쿠키로 구웠다는 게 믿기지 않을 퀄리티의 작품까지 등장하여 여기저기서 "역시 네이버 클라스”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네이버 웹툰 팬을 위한 ‘네이버 웹툰 만우절 한정판’도 만우절 날짜에 맞춰 401개를 준비하여 경품으로 배포했다. 이쯤되면 이벤트가 아니라 극한 작업으로 돌입하게 된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더 이상 나올만한 이벤트가 있기는 한 것일까? 하지만 내년 만우절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2. 20대 스낵컬처 웹툰 소비자, 혼술족 겨냥한 스낵마케팅

20대 정도 되면 스스로 문화를 소비할 줄 아는 연령으로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도 치맥도 웹툰도 본인의 의지대로 결제하고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20대는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며 주도하고 보여주는 것을 좋아한다. 하나를 소비하더라도 특별함을 느끼고 싶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미 주류시장에서는 진로에서 선보인 두꺼비 캐릭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었다. 이런 흐름 위에서  핸드 앤 몰트는 편의점 CU와의 콜라보로 <호랑이 형님>과 <유미의 세포들> 맥주를 선보였다. SNS 빅데이터 상에서 웹툰과 맥주를 동시에 언급한 수가 증가한 결과를 반영하여 20대 웹툰 독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콜라보 맥주와 더불어 세련된 디자인의 맥주잔 세트도 선보이며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혼술족 팬심을 만족시켰다. 이들은 GS리테일에서 출시된 ‘출출 세포깡’과의 조합을 위해서라면 편의점 순회도 마다하지 않는다.



<유미의 세포들> 맥주를 선보인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퇴근 후 웹툰을 보며 맥주 한 캔을 마시는 것을 즐기는 고객들을 겨냥해 업계 최초 웹툰 컬래버레이션 맥주를 기획했다"며 "다양한 업계와 제휴해 수입 맥주처럼 국산 맥주에서도 고객들이 선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상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2). <출출 세포깡>을 선보인 황보민 GS리테일 가공식품팀 MD는 “GS리테일은 단순한 상품보다는 맛과 재미, 새로운 경험까지 체험 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일념으로 유어스출출세포깡을 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경계 없는 다양한 협업과 제휴를 통해 GS리테일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3) 웹툰에서 본 바로 그 상품을 실생활에서 만날 기회가 앞으로도 더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주는 대목이다.


3. 웹툰과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드 페르소나

아예 웹툰 콘셉트의 캐릭터 개발로 브랜드 페르소나를 형성해 인기를 얻은 사례도 있다. 기존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내세우는 페르소나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언급되고 사용되는 부캐 열풍도 이와 같은 ‘멀티 페르소나’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친숙한 예로 예능인 유재석은 91년에 데뷔한 중견 탤런트지만 유두래곤, 유산슬, 지미 유 등 수많은 부캐를 생성하여 부캐 열풍을 만들어 냈다. 다양한 부캐 덕분에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재미있고 신선한 이미지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브랜드 페르소나로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는 ‘빙그레’에서 나왔다. 빙그레는 1967년에 설립된 식품업체로 인지도는 높지만 오래된 이미지 때문에 젊은 층에서 선호하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빙그레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카카오페이지에서나 볼 법한 그림체의 만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 이름은 바로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메로나, 꽃게랑, 바나나맛 우유, 빵또아 등 빙그레의 제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한 그는 바로 빙그레 나라의 왕자였다. 처음에는 황당해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만화 캐릭터 마케팅이라는 신선함과 B급 매력에 사람들은 점차 빠져들었다. 빙그레우스를 시작으로 빙그레 제품들을 활용한 캐릭터들이 속속 추가되었고 이제는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 빙그레 왕국 캐릭터들이 등장한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라는 애니메이션은 8개월여 만에 조회 수 676만 회를 돌파하며 기업 홍보영상으로는 독보적인 조회 수를 보여주었다. 빙그레우스가 소위 '대박'을 친 이후 롯데백화점에서는 '휴공주', 신세계백화점에서 '심삿갖', 이랜드리테일에서는 '도진아' 등 여러 브랜드가 페르소나를 앞세운 마케팅을 시도 중이다. 이외에도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이나 길림양행의 아몬드 시리즈 등, 기업들이 상품 마케팅에 캐릭터와 웹툰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케이팝에서도 2012년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엑소를 시작으로 웹툰 페르소나를 도입했다. 엑소는 마블과 협업하여 태양계 외행성인 ‘엑소 플래닛’에서 온 초능력 소년들이라는 판타지 세계관을 구축하여 활동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도 방탄소년단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된 웹툰 <화양연화 파트0: 세이브 미>를 통해 팬덤을 확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활동 초기부터 연작 형식의 서사와 세계관을 만들며 ‘BTS 유니버스’를 넓혀 가고 있다. EBStoon에서는 아예 'K 콘텐츠 전시'라는 카테고리로 기획 웹툰을 선보이고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용감한 언니가 도와줄게>, 버스터즈의 <이계전환 수호대 버스터즈> 등 8개의 웹툰이 연재 중이다.


(2)에서 계속됩니다 

웹툰 밖에서도 웹툰을 즐기다! : 웹툰 펀슈머를 저격한 마케팅 총정리 (2)



1)  2020 만화 산업백서 일부 발췌

2) 맹하경, "재미있어야 팔린다…CU, 2030 '펀슈머' 공략 웹툰 맥주 출시", 「한국일보」, 2020.08.06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80609430005349 (접속일자 2021.05.27)

3) 김수아, "GS리테일, 인기 웹툰 상상 속 과자 ‘세포깡’ 실제 구현후 출시", 「빅데이터뉴스」, 2019.08.01

http://www.thebigdata.co.kr/view.php?ud=201908011637443278d0a8833aad_23&mobile=1 (접속일자 2021.05.27)

 

필진이미지

김한재

강동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과 조교수 
만화애니메이션콘텐츠연구 노리토이 대표 

* 저서
Chat GPT로 만화/웹툰 제작하기, 2023
작가들을 위한 캐릭터 타로카드,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