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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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전력이 되고 싶은 작가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

학교나 아카데미 등을 통해 차근차근 역량을 쌓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웹툰업계에서 즉각 활약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실무를 진행하는 스튜디오에서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소개한다.

2021-09-17 윤석은



즉시 전력이 되고 싶은 작가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


최근 웹툰 시장의 변화 : 웹툰 제작 스튜디오의 증가

웹툰 시장이 성장하며 대중은 다양한 웹툰을 원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독자만의 요구는 아니다. 플랫폼은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를 바란다. 웹소설 회사는 자신들의 원천 IP인 웹소설을 웹툰을 통해 확장하기를 원한다. 게임, 영화 등의 타 콘텐츠 회사들 또한 자신들의 IP를 웹툰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를 원한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맞춰 웹툰 제작 스튜디오의 수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웹툰 제작 스튜디오는 당연히 협업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나갈 작가님들을 찾는다. 과거에는 개인 작품을 준비해 플랫폼에 런칭해 연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작품활동을 하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로 웹툰 제작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고려하는 경우가 늘었다. 현직에서 PD로 재직 중인 경험을 바탕으로, 본 칼럼을 통해 스튜디오는 어떠한 작가님과의 협업을 희망하는지, 스튜디오의 입장에서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스튜디오 웹툰의 키워드 : 협업

웹툰 제작 스튜디오는 ‘정해진 일정 내에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작업해주시는 작가님을 당연히 선호한다. 다만 이것은 개인 원고를 하시는 작가님들도 염두하시는 부분이며, 정해진 마감을 지키는 구조 속에서는 작품을 제작하는 누구든 가지고 있는 기준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웹툰 제작 스튜디오와 개인 원고 작업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웹툰 제작 스튜디오는 기본적으로 '협업'을 통해 작품을 제작한다. 모든 협업이 그러하듯 웹툰 제작 스튜디오 역시 일반적으로 제작 과정에서 파트가 분리되어 있다. 각 파트는 자신의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한다. 제작 스튜디오에 따라서는 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제작 가이드나 업무 방식 기준을 마련한다. 콘티 제작 단계에서부터 작품 등록을 위해 콘티 제작 규격을 정하는 경우도 있으며, 컬러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화 작가님들이 지켜야 하는 레이어 정리 방법 등도 존재한다.

'협업을 통한 작품 제작' 자체는 기존 개인 작가님들의 작업에서도 그대로 존재해왔던 시스템이다. 뎃생 어시스턴트, 펜선 어시스턴트, 그리고 웹툰으로 넘어오며 컬러 어시스턴트 등 여러 파트들이 존재한다. 개인 작가님들은 파트별 인원 전부 또는 일부를 고용하여 협업한다. 다만 개인 작업의 경우 원고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함께 협업할 어시스턴트 구인부터 관리까지 해야 한다. 반면, 제작 스튜디오에서는 각 파트의 담당 작가님, 담당자분들이 자신의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스튜디오 주도하에 작품 제작 전반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위의 파트 배분은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파트마다 여러 명의 담당자가 있기도 하며, 콘티부터 편집까지 개인 작가님이 어시스턴트나 화실을 운영하시면서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도 기획 파트는 제작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기에, 작가님과 제작 스튜디오의 협업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제작 스튜디오는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작품 제작 인원을 세팅한다. 하지만 단순히 제작 인력이 많아진다고 해서 작품의 퀄리티가 무조건 높아지진 않는다. 일례로 레드아이스 스튜디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작품의 높은 퀄리티와 밀도, 많은 분량 때문에 수많은 작가님들의 협업을 통해 제작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하지만 선화를 비롯하여 배경 및 기타 모든 그림 파트는 장성락 작가님과 어시스턴트 한 명, 총 2명의 인력으로 완성된다. 레드아이스의 제작 방식을 이 자리에서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레드아이스는 최고의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며 현실적인 방법을 택하여 제작한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협업’의 의미

협업을 통한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작가님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협업을 통해 '스튜디오 작품'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의식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개성이나 작가적 에고를 버리라는 의미가 아니다. 제작 스튜디오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개인과 개인이 모여서 하나의 팀이 되고,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작품을 제작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파트에서는 책임감 있게 작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며, 타 작업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 역시 필요하다.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것은 협업을 통해 보완해나가는 것은 협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위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 역시 프로로서 중요하다.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협업 과정에서 본인이 확실한 성과를 보일 수 있는 포지션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가령 남성향 작품의 주인공을 스토리 속에서 표현하는 것이 장점이지만 액션 연출이 약점인 작가님의 경우, 남성향 액션 & 판타지 작품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에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액션 연출이 뛰어난 제작 스튜디오의 선화 작가님이 주인공을 멋지게 보여줄 콘티 작가님을 찾고 있다면, 본인의 장점을 통해 충분히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알고, 어떠한 것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제작 스튜디오와 협업을 희망하시는 작가님의 이러한 장점이나 확실한 방향성을 알 수 있다면, 제작 스튜디오 또한 협업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다. 반대로 본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작품 제작 과정에서 빈틈은 반드시 생긴다. 당연히 협업이기에 작품 제작은 멈출 수 없다. 결과적으로 누군가는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결과적으로 작가님들께서 ‘혼자서는 다 하기 힘드니까, 이거라도 해볼까.’라는 접근보다는, ‘이것만큼은 내가 확실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제작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생각해주시길 희망한다. 당연히 작품 및 기획에 대해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 역시 제작 스튜디오의 책임과 역할이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는, 개인과 스튜디오 모두 각자 파트에서 맡은 바 책임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인 지원 및 투고 이야기



지금도 여러 제작 스튜디오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 공고 통해 각 제작 스튜디오가 어떠한 포지션을 모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공고 내용을 통해 직무 내용 및 자격 요건, 우대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같은 직무의 경우 스튜디오가 다르더라도 유사한 자격 요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자격 요건이 유사하다는 것은 각 직무에서 해당 자격 요건이 매우 중요하며 필수적이라는 뜻이기에, 다양한 스튜디오에서 어떠한 요건을 제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특정 회사’가 ‘특정 직무’를 위해 ‘특정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즉 스페셜리스트를 찾기 때문에, 단순히 좋은 실력이나 동일한 포트폴리오만으로 모든 스튜디오에 합격할 수는 없다. 채용 공고만으로는 그 스튜디오가 특정한 누군가를 원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각 제작 스튜디오의 작품을 살펴보면 좋다.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가 지금까지 어떠한 작품을 제작했는지, 어떤 장르를 선호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경우, 해당 회사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늘려나갈 것이며, 그에 따라 어떤 ‘특정한 사람’을 원하는지 예상할 수 있다. 본인의 강점을 원하는 회사를 찾고 그에 맞춰서 지원을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대부분 웹툰 제작 스튜디오는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제작 스튜디오의 제작 웹툰 목록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니 홈페이지 방문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매일매일 새로운 작품이 제작되고,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스튜디오 역시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웹툰 시장은 산업이 생긴 이래로 늘 성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안에서 확실한 포지션을 가진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실력을 키운다면,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함께 작업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