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포털사이트에는 한국의 사이트들처럼 연재만화가 실리지는 않는다. 대신 많은 기성작가들이나 신인작가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자유로운 형식과 다양한 내용으로 만화를 연재한다. 페넬로프 졸리쾨으(Penelope jolicoeur)나 로렐(Laurel)혹은 불레(Boulet)같이 웹상에서 유명해진 블로거 만화가의 경우, 1일 블로그 방문객이 3만여명 이상이나 되며,이정도의 방문객수는 주제에 상관없이 모든 프랑스 블로그중 가장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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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블로그(Festiblog) 4.0 포스터 |
블로그라는 공간은 굉장히 역동적이며 수많은 제약들이 사라지므로 그 안은 항상 재능있는 작가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여느 페스티발과는 다르게 인터넷에서 만화를 연재하는 작가들만을 모아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2005년부터 블로그 페스티발이 시작되었다.
금년으로 4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빠리의 12구에 위치한 벡시(Bercy)공원과 쎙떼밀리용(Saint-Emilion) 지역에서 주말인 9월 27일과 28일 사이에 열렸는데, 파리 시내에서 행사가 진행되었고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았기 때문에, 웹상을 통해서 만화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가는 신세대 작가들을 더 많은 대중들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 만화의 팬들은 이 페스티발을 통해 웹상에서 이런저런 필명으로만 알고 있던 작가들을 직접 대면할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웹상에서 댓글로만 이루어지던 대화는 직접적인 대화로 이어지고 팬들은 무료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사인과 그림까지 얻게 된다. 작가들을 만나는 대중들은 , 인터넷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작가의 작품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도하고, 웹브라우저 상에서 우연히 링크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처럼 그저 그 거리를 지나가다가 작가를 만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페스티블로그에는 일기형식의 만화를 그리는 작가들부터 엉뚱한 상상력을 극단적으로 펼쳐낸 이야기를 그리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작가들이 소개된다. 이들중 어떤 이들은 단순히 작품을 소개하는데 만족하지만, 다른 몇몇의 작가들은 출판만화의 규정된 포멧을 벗어나서 위아래로 펼쳐볼 수 있는 블로그 공간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성공한 블로그 만화가들은 인터넷상에서 굉장히 빨리 인기를 얻는다. 그들의 인기는 행사주최측에서도 놀랄 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하는데, 인터넷상에서 소개되는 그들의 팬들은 만화팬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네티즌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블로거 만화가 페넬로프 졸리쾨으의 팬들의 경우 대부분이 인터넷에서를 제외하고는 만화를 읽지 않는다고 한다.
웹상에는 굉장히 많은 블로거 만화가들이 있으므로 행사주최측은 초정작가 선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옥석을 가려낸 덕분에 제1회 페스티 블로그의 초청작가중 85퍼센트가 만화책을 출간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만화출판사들 역시 블로그가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재능을 발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3년간 블로그 만화의 출판만화로의 출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페스티블로그는 영리목적의 행사가 아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그림 그리는 즐거움이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여느 만화행사처럼 떠들썩한 이벤트나 화려한 거대출판사의 부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몇몇 군데에서 작가의 사인회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젊은 작가나 팬들은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부담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행사진행 요원들도 자원봉사자들이나 열성적 만화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페스티발 초기에는 홍보방법도 주로 인터넷을 통한 입소문을 통한 것이었으므로 3000여명 정도의 방문객들만 다녀갔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 영향력도 점점 커져가고 있어서, 각종 언론매체에서 주목을 받게 된 덕분에 방문객도 계속 늘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방문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행사주최측은 행사규모가 계속 커지고 매해 이어지게 될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인터넷에서는 새로운 재능들이 발견되어 다음 행사때는 어떤 작가들을 초청할지 선정하는 문제도 꽤 복잡하며 (1회때에 40여명에 이르던 초청작가들이 2008년에는 110여명으로 늘어났다.) 미래에는 웹상의 만화가 만화계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므로, 웹상의 만화에게만 따로 페스티발을 제공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순수한 열정을 지닌 젊은 만화가들과 부담 없이 만화를 즐기는 팬들에 의해 만들어진 페스티발은 그들에게 상당히 뜻깊은 행사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