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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미국의 그래픽노블 붐

최근 미국 만화업계는 폭발적인 체질변화를 겪고 있다. 10년 가까이 계속되는 수퍼히어로 영화의 성공과 계속되는 망가(일본만화)의 유입에 힘입어 미국의 만화산업은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8-03-10 곽경신

미국의 그래픽노블 붐

최근 미국 만화업계는 폭발적인 체질변화를 겪고 있다. 10년 가까이 계속되는 수퍼히어로 영화의 성공과 계속되는 망가(일본만화)의 유입에 힘입어 미국의 만화산업은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추세 덕분에 만화는 몇몇 팬보이들만의 문화에서 여성과 일반인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전통적인 미국만화의 포맷인 이슈판매에 비해 일반 서점에서 살 수 있는 단행본만화(그래픽노블)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망가는 이 단행본 판매량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는 중이기도 하다.

icv2의 그래픽노블 소식지표지
icv2의 그래픽노블 소식지표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의 만화업계 뉴스와 통계회사인 icv2는 이번 그래픽노블 소식지를 통해 새로운 통계를 발표해 업계의 이야기꺼리가 되고 있다. 그것은 2007년에 발매된 단행본의 종수가 2006년의 2,785종에 비해 19나 늘어난 3,314종 이라는 내용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그래픽노블 시장은 종수도 판매량도 성장하는 상황이며 아직 시장이 혼란스럽지는 않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만화단행본의 쓰나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간 19란 종수성장에 놀라워하며 상세하게 공개되지는 않은 통계치를 가지고 원인을 찾으려 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먼저 그에 관한 제일 큰 원인으로 망가의 너무 많은 종수발간이 지목된다. 일단 망가는 전체 종수에서 절반에 가까운 수를 차지했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또 다른 의견으로 군소출판사의 유행에 휩쓸린 무차별적 만화책 발매나 복간만화의 유행을 원인으로 꼽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되었든 전반적으로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열과 판매, 유통등의 문제점을 이야기를 하며 너무 빠른 변화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사실 미국은 비슷한 일을 이미 한 번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빠른 반응과 우려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1990년대 초 미국 만화가 가판대에서 만화전문점으로 판매처를 옮기고 수집가와 팬보이들의 문화로 안정되었을 때, 업계는 한번의 붐을 맞이했었다. 그 시절 만화는 빠르게 성장했고, 그 와중에 출판사들은 수집가와 팬보이들의 습성을 이용해 눈먼 돈을 벌어들였다. 같은 책을 수많은 다른 판본으로 발매해 종수를 대폭 늘려 수집가에게 그 모든 책의 구매를 유도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수집가와 팬보이들은 처음에는 그것들을 열심히 사모아서 산업이 성장했지만, 이러한 행태는 곧 버블로 이어졌다. 그리고 몇 년 후 버블이 꺼지며 몇몇 타이틀의 판매량이 최대 90까지 감소하는 등 만화업계는 또다시 10년 가까이 침체기를 맞아야 했다.

현재 만화의 종수 과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일인 것으로 보인다. 망가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이고 지역별로 나뉘어져있는 만화문화는 통합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수는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되어있었고 미국도 예외가 될 순 없었던 것이다. 이미 프랑스는 현재 연간 만화책 발매 종수가 약 4,000종이라고 하고 한국은 한참 버블이 일어나 피크에 올랐을 때 연간 약 9,000종 가까이 발매된 올라간 기록이 있기도 하다. 10여 년 먼저 비슷한 증상을 겪은 한국을 떠나와 미국에서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는데, 그들의 대한 빠른 인지와 분석, 논의를 보니 아직까지도 논의가 제자리걸음인 한국 만화업계의
발 빠르지 못한 모습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