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만화란 서점이나 소규모 페스티벌, 그리고 전문적인 센터나 관련 전용 박물관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만화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상업적이 부분뿐만 아니라 만화의 예술성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역사가 살아있는 이국적인 관광의 도시, 도시전체가 예술로써 가치를 가진 샌프란시스코 안의 만화에 대해 지금부터 이야기기 한다.
대중에게 사랑 받고 있는 예술. 그리고 예술로써 대접받는 만화
‘역사가 움직이는 도시’라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도시면서 동시에 오랜 역사와 예술적 가치가 공존하고 있는 도시이다.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꼽히는 이곳은, 오밀조밀 몰려있는 오래된 건축물부터 구석구석 포진되어있는 전시관과 갤러리들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니온스퀘어 전경. 번화가 중심에 있는 명소로 크고 작은 행사가 빈번히 열리는 장소.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판매하는 개인예술가들의 거리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는 많은 예술갤러리와 전시관들이 유니온스퀘어를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는데, 이것에는 만화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까지 한국에선 만화라 함은 어리고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즐길 거리 요소장르로 취급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상업용 코믹스가 발달한 미국에서 만화를 어엿한 예술로써 다른 예술장르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부분이 신선하기도 하다.
크고 작은 갤러리가 주로 분포해 있는 중심가에는 특히 관람과 판매를 목적으로 한 갤러리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편이다. 각각의 갤러리들은 각기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크게 갤러리 자체가 한 작가만의 작품을 365일 취급하는 전용관, 그리고 에이전시 형태로 시기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취급하는 기업형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The Art of DR. SEUSS’의 전용 갤러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거나 구입이 가능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만화작가의 이름을 건 전용 갤러리도 이에 포함된다. 한 예로 샌프란시스코의 정 중심가에 위치한 ‘The Art of DR. SEUSS’ 갤러리는 카툰, 일러스트, 캐릭터를 이용한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여느 다른 갤러리 못지않게 끌고 있다. 특히 ‘The Art of DR. SEUSS’는 일반인들은 물론 근처 예술학교 학생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곳의 큐레이터는 갤러리 작가와 작품소개뿐만 아니라 해당분야의 전공자 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소개해 주어 많은 학생들이 한번쯤은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위와 같이 어엿하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써 인식되고 있는 만화작품들은 비단 갤러리 안에서뿐만이 아니라 길거리 좌판식 전시판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해진 대표예술장르인 거리벽화 페인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만화가 터부시되지 않고 대중에게 사랑 받고 있으며, 덧붙여 예술성까지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우리와 차별화된 것은 무엇?
다양한 엔터테이먼트로써 자리매김한 한국의 만화는 수십 년간 작가와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아래 발전해 왔다. 하지만 여러 만화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듯 대중에게 하나의 수준 있는 문화와 예술로써 인정받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 더 나은 한국만화시장을 위해 우리가 주의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관계자들의 자세였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샌프란시스코의 만화갤러리와 길거리 작품들은 장소와 특성을 가리지 않고 항상 사람들의 생활과 함께 접근해 있었다. 특히 이들에게 주목할 점은 만화는 당연히 예술이며, 예술 또한 하나의 비즈니스라는 마인드였다. 그들의 마인드는 전시관과 갤러리들을 항상 일반인들 가까이에 두어 예술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접근하기 쉬운 하나의 생활문화를 만들었다. 서점을 제외하고는 특정 전시장소 혹은 전문센터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한국만화작품의 접근성은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있던 미국 현지환경과 대조적으로 보인다.
미국 만화예술의 부담 없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 만화를 예술로써 대접받고 대접 받게끔 하는 구조, 이런 것들이 만화가 사람들에게 진정한 대중화로 다가오는 방법임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