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6월 16∼17일에 일본 교토시에서 일본만화학회 제7회 대회가 열렸다. 일본만화학회는 만화 연구의 학문적 도약을 위해 2001년에 설립된 단체로서, 매년 이런 형식의 대회를 개최해왔다. 이번 제7회 대회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화학부를 개설한 대학인 교토세이카대학과, 2006년 11월 개관한 일본 최초의 종합적인 만화 전문의 박물관 교토국제만화뮤지엄에서 열렸다. 1일째에는 연구발표, 2일째에는 심포지엄이란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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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문 발표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화학부를 개설한 교토세이카대학 여명관에서 이루어졌다. |
우선 학회 회원을 중심으로 한 논문 발표의 장인 연구발표를 2007년 6월 16일 교토세이카대학에서 열었다. 2일째인 6월 17일에는 교토국제만화뮤지엄에서 「세계의 만화 사정」을 테마로 유럽, 북미, 그리고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각국의 일본만화 번역판에 관련된 정보와 각국 만화 작품에 관한 내용이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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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토국제만화뮤지엄은 교토시내의 초등학교 건물을 개축해서 만들어진 장소로서, 사진에서 보듯 관내에서 자유롭게 만화 열람이 가능하다. | |
특히 유럽 각국 중에서도 프랑스 등에 비해 소규모인 스페인의 일본만화 번역에 관련된 내용을 발표한 에밀리오 가제고산브라노 일본 릿쿄대학 강사와, 『마징가Z』를 제작한 일본 다이나믹프로덕션 국제부에 소속되어 있던 이탈리아인 페데리코 콜피 주식회사 디비주얼 대표의 발표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먼저,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만화를 수입하여 번역 출간한 이탈리아에 있어서의 일본만화 사정이 국내의 그것과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었다.
이외에도 북미에서 일본만화를 주로 출간하고 있는 비즈미디어(VIZ Media)와 도쿄팝(TOKYOPOP) 출판사의 임원들, 그리고 미국에서 초기에 일본만화를 다수 번역했고 일본만화 소개에도 힘을 썼던 매트 손씨(현재는 교토세이카대학 준교수)가 초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일본만화를 소개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줬다. 동아시아에 관해서는 필자 선정우가 한국의 만화와 한국에서의 일본만화 사정을, 그리고 대만과 중국의 만화 업계 정보가 소개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청중들의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유럽에서 일본만화의 초판부수가 현재 대개 2∼3천부 이하로 떨어져 있다는 점, 그리고 북미에서의 일본만화 번역비가 한화 15만원 정도라는 점이었다. 이 두 가지 모두 현재 한국에서의 일본만화 사정과 거의 동일한데, 그밖에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전세계 일본만화 및 일본식 만화의 흐름이 시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필자는 일본만화의 시스템적인 측면에 있어서 관심이 있기 때문에, 각국에서의 일본만화 사정에 유사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에 큰 흥미를 느꼈다. (이와 관련되어서는 필자도 차후 다른 기회에 좀 더 자세한 연구를 진행해볼 생각이 있으니, 언젠가 다시 정리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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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학회 제7회 대회 심포지엄 「세계의 만화 사정」 정경. |
※본문의 이미지는 전부 필자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