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권이 넘는 만화책,
1만 2천 5백명의 작가리스트,
7500 개의 만화관련파생상품목록.
이것은 최근 몇 년사이 프랑스 만화 팬들과 관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웹사이트이자 만화의 수집, 관리 프로그램인 [베데 제스트(BD gest)]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이다.

[베데 제스트(BD gest)]사이트. 독자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만화정보를 얻을수 있고, [베데 제스트(BD gest)]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수 있다.
1998년 만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던 프로그래머이던 필립 마녜롱은 자신의 만화책 수집 관리를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것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전에 그가 썼던 MS오피스의 엑셀프로그램과 비슷했지만 거기에 좀 더 실용적이고 만화 수집에 알맞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었다.
같은 해 12월, 마녜롱은 이 프로그램의 첫번째 버젼을 대중에게 소개했고, 이렇게 [베데 제스트(BD gest)]가 탄생하게 되었다. 사용자들의 건의과 참여를 통해 프로그램은 내용은 더욱 풍부해졌고, 점점 더 실용적이며 정확하게 진화해 나갔다.

[베데 제스트(BD gest)] 프로그램 화면
독자가 가지고 있는 만화책에 대한 정보가 나타나는 창이다. 콜렉션과 앨범의 특징, 만화책의 표지, 줄거리 요약 등의 다양한 정보가 나타난다.
진정한 변화는 2001년 6월 www.bdtheque.com의 출현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용자들이 만화정보나 비평을 올려놓는 등 참여를 통해 운영되던 bdtheque.com의 정보들은, 클릭 몇 번 만으로 [베데 제스트(BD gest)]프로그램으로 손쉽게 내려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아직 아무도 정보를 작성하지 않은 만화에 대해서는 수동적 입력 작업이 필요했지만, 그것은 자연스럽게 전체 데이터 안으로 다시 입력되어 자료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에게 곧 웹 2.0으로 불리게 된 이런 형태의 협력 모델은 7만권이 넘는 단행본과 1만 7천권이 넘는 시리즈, 그리고 1만 2천 5백 명에 달하는 작가의 정보가 인터넷에 구축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렇게 해서 [베데 제스트(BD gest)] 사이트는 사용자들에게 책이나 작가의 이름 혹은 작품목록을 찾는데 가장 실용적인 사이트로 알려져 갔다. 그 결과 시작 된지 10년 동안 다섯번의 버젼업을 거친 [베데 제스트(BD gest)] 프로그램은 1만 5천여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들은 그들의 만화목록을 작성하거나, 그들의 만화나 잡지, 파생상품들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수집 중인 시리즈 중에 빠진 것을 체크하고, 시리즈의 후속편이 나왔을 때 그것을 알려주며, 책의 인터넷 판매까지 가능해 졌다.

소장하고 있는 책의 표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밖에도 프로그램에는 내가 누구에게 책을 빌려주었는지, 내 피규어 인형은 얼마쯤 받을수 있는지 만화 잡지는 무엇이 나왔는지 등등 다양한 정보를 알수있다.
[베데 제스트(BD gest)]는 몇 년 사이에 단순한 만화 수집, 관리 프로그램에서 불어권 만화팬 들이 가장 선호하는 만화정보 사이트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이트의 편집 책임자이자 창립자 필립 마녜롱의 동업자인 스테판 파리로는 그 답을 “더 풍부하고 다양한 내용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용자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씩 하나씩 사이트내의 정보목록은 지금은 독자와 출판사 모두가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작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화면
작품목록, 공동작업자, 작품의 특징 등이 소개된다.
첫 번째 목록인 포럼은 애초에는 프로그램과 그 사용법 설명에 대한 필요로 만들어진 것이였지만 현재는 만화 팬들이 거침없는 토론을 나누는 장이 되었다. 이외에도 사이트 안에는 공모전, 프리뷰, 출간예정표, 만화비평을 비롯한 편집부 기사들이 있다. 또한 만화 언론인 비평가 협회의 회원이자 [베데 제스트(BD gest)]의 세번째 동업자인 로렁 씨라드가 이끄는 기자단은 매주 12권이 넘는 책들을 분석하고 토론한다.
[베데 제스트(BD gest)]의 활동 특성상 출판사와의 협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초기에는 조그만 수집가들의 모임처럼 인식되어져 도움을 얻기가 힘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출판사들의 망설임은 [베데 제스트(BD gest)]의 인기를 반영하는 객관적 수치를 통해 말끔히 사라졌다.
5만명 이상이 포럼에 회원가입을 했고, 10년 동안 3백만 개의 게시물이 달렸으며 4천 5백만 새로운 페이지가 매달 사이트에 나타났다, 매일 방문자수는 1만 6천 명에서 2만 2천 명에 달하고 2만부의 만화책이 사이트를 통해 팔려나간다. 오늘날 [베데 제스트(BD gest)]의 역량은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이다. 작가들 역시 [베데 제스트(BD gest)]를 자주 찾는데, 4명중 1명이 사이트에 공식적으로 가입을 했고, [베데 제스트(BD gest)]의 포럼과 비평에 무관심한 작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프로그램 내 통계화면
만화 판매량등 여러가지 자료를 통계수치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만화가 많이 팔리고 읽히고 있지만 많은 독자들이 만화를 수집 하고 애장하며 관리하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 만화와 관련된 거의 모든정보를 신속히 통합해서 사용자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베데 제스트(BD gest)] 같은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서도 쓰임새가 많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