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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대만화 연구가에게 듣는 중국의 만화연구-우하오란 전 펑즈카이기념관장 인터뷰

만화사를 비롯 한국과 일본, 중국의 만화연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확장되고 있다. 중국도 초기 연구단계를 지나 점점 연구성과가 학계에 자주 보고되고 있다. 이것은 최근 중국 각 대학의 박사학위 취득열풍을 보더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필자와 자주 교유하는 우하오란(?浩然) 선생에게 그 사정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7-03-23 윤기현


만화사를 비롯 한국과 일본, 중국의 만화연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확장되고 있다. 중국도 초기 연구단계를 지나 점점 연구성과가 학계에 자주 보고되고 있다. 이것은 최근 중국 각 대학의 박사학위 취득열풍을 보더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만화연구자로 BICOF 국제학술대회도 참가했으며, 필자와 자주 교유하는 우하오란(?浩然) 선생에게 그 사정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먼저 한국의 독자들에게 선생님의 경력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저는 1974년 중국 산둥성(山东省)의 공자의 고향 지닝시(济宁市)에서 태어났습니다. 1997년에 희곡을 전공하고 그래픽 디자인과 무대 조명 일을 했습니다. 이어 2002년에 저장성(浙江省) 통샹시(桐乡市)에 정착해 펑즈카이 기념관의 관장을 맡았습니다. 현재는 직업 만화가이자 만화연구 저술가입니다. ‘중국 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펑즈카이 만화의 화풍을 답습하고 최근 몇 년간 출판과 편저한 단행본이 30여권 정도 됩니다. 연구테마는 근대 민국(中華民國)시대 만화사 연구입니다. 2016년에는 국가 출판 ‘펑즈카이 전집’ 50권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올해는 주로 그간 소장한 자료를 중심으로 소장품 전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관은 펑즈카이의 고향 통샹시에 2018년 개관할 예정입니다.


Q. 중국에 만화이론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얼마나 되며 현재 환경은 어떻습니까?
A. 회화분야는 여러 나라의 상황이 비슷한 거 같아요.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많고 사료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적습니다. 중국만화가 청조 말기부터 백여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만 아쉬운 것은 많은 자료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앞선 주요 전문가들은 만화사의 일가를 이루신 비커꽌(毕克官) 씨、황위안린(黄远林) 씨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르러 관심이 증대되고 국가에서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어 분위기는 좋은 편입니다. 대학과 지방정부도 지원하고 있고 이제 중국 내 이론가와 연구자들의 토양도 넓어지리라 확신합니다.

Q. 젊은 연구자들에게 만화연구자로서 가져야 하는 자세를 말씀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A. 만화애호가와 연구자로서 저는 줄곧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연구하는 과정에서는 저자와 역사를 존중해야 하며 역사적 인물을 다룰 때는 변증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작가가 속한 역사적 배경에서 그의 회화적 기법과 생각을 상세히 분석해야합니다. 허위로 과장하지 않는 태도로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작품은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며 성장토양이기 때문입니다.

Q. 선생님은 오랫동안 중국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펑즈카이 선생(丰子恺, 1898 ~1975)을 연구해 왔습니다. 펑즈카이 선생은 어떤 분입니까?
A. 펑즈카이 선생의 예술은 대중적이며 그의 이야기들은 주로 민간의 이야기들에 근거했으며 인민을 위하여 봉사해 왔습니다. 그의 예술은 요약한다면 바로 진선미(眞善美)입니다. 많은 독자들은 제가 펑선생님의 예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발하지만, 저는 그가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펑선생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의 넓은 도량과 달관된 인생 태도입니다. 그의 일생은 자유를 열망하며 도연명(陶潜)의 전원생활을 희구했습니다. 그건 것들을 제가 동경하기에 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외롭게 연구 중이라고 전에 제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어떤 일에 종사하면, 어떤 업종을 막론하고 외롭고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면 이런 일도 즐겁게 느낄 수 있겠지요. 현재 프리랜서인 저는 지금의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많은 자료를 축적(진귀한 진본도 많이 얻었습니다)한데다 연구역량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아쉬운 것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때때로 느낀다는 것입니다.

Q. 최근에도 새로운 책을 내셨습니다. 책에 대해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저는 줄곧 중국 역사 중의 만화 캐릭터를 하나하나 연구하고 싶습니다. 이 작업은 이미 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새로 출판된 ’민국 만화’ 총서는 모두 4권이며, 첫 번째 전문만화 간행물 <상하이 퍽>(Shanghai Puck)입니다. 두 번째로는 중국 최초의 만화전집 <엠블럼>(1909)입니다. 세 번째는 당대 대표적인 우수작품인 치안빙허(钱病鹤)의 만화집(1935), 마지막은 초창기 만화스타 황야오(黄尧)의 코믹 만화 <쇠코>(牛鼻子) 1권(1935)입니다. 많은 외국 친구들은 아마도 ‘산마오’(三毛)를 주로 예로 들지만 ‘쇠코’도 나름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네 권의 책은 모두 중국 초기 만화의 고전작품과 만화가의 대표작품입니다. 진귀하고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 초창기 만화를 정리하는 중요한 작업이었다고 자부하며 많은 연구자들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Q. 가장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입니까?
A. 제 취미는 많은데 중국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민간 예술, 심지어 장난감까지 좋아합니다. 2000여 개 전통 완구를 연구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홍일(弘一) 스님, 펑즈카이와 민국 만화를 저는 계속 발굴하고 더 많은 저술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애호가와 연구자들에게 1차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Q. 현재 많은 외국의 연구자나 산업계 관계자들이 중국만화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의 중국만화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진단해 주십시오.
A. 중국 만화의 뿌리는 중국 전통문화입니다. 중국 문화가 수천 년간 쌓인 사상과 학식이 넓고 심오합니다. 펑즈카이의 그림에서 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서예의 선과 미, 조화로운 회화법, 그리고 시사의 깊은 뜻과 사상이 담겨있지요.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민족적인 스타일을 대표할 수 있는 중국 만화는 제가 개인적으로 ‘수묵화’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문화, 중국 회화 언어를 포함할 뿐 아니라 심지어 중국의 지혜와 정신도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인터넷은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입니다. 속도가 빠르고 수량이 많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서 확실히 만화에게도 유용한 매체입니다. 최신 트렌드에 맞게 발전해야 하며 효과만 달성할 수 있으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A. 많은 한국의 친구들과 동료들이 중국 만화, 그리고 펑즈카이와 그의 고향 통샹시를 주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을 늘 환영하며 많은 교류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