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Actuel의 표지. 로버트 크럼의 그림 / Actuel 내의 작가 Francis Masse(마스)의 만화 / 잡지 Viper
60년대 말, 언더그라운드 잡지로 Actuel(악츄엘)이란 잡지도 있었다. 미국 작가 로버트 크럼의 만화를 소개했고, 히피적이고, 친환경 적인 메세지를 담은 잡지. 또한 Viper(비뻬허) 라는 잡지가 80년대에 잠시 존재했는데, 이곳에 참여한 만화 작가로는 뒤에서 말할 작가 Mattt Konture(마트 콩튜)가 있다. 마약 합법화를 사명으로 삼고, 작가들에게도 고료를 마약으로 지불했던 잡지였다고. 68이후,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만화들이 많이 나타났으나 이 분위기는 점점 사그라들며 80년대로 가면서 만화들은 다시 클래식하고, 상업적이어진다. 이때 즈음에 나온 만화 잡지들로는 Circus(써커스), Vecu(베큐), (a suivre)((아 쉬브허))등이 있는데, 이 중 써커스는 상업적인 분위기가 가장 강한 만화들을 실었으며, 베큐는 어른을 위한 딱딱한 역사 만화만을 다뤘다. 둘 다 대형 만화 출판사 글레나의 잡지. 역시 대형 만화 출판사인 카스테르망의 잡지 ≪ (아 쉬브허) ≫는 이들보다는 흥미롭고 좀 다른 것을 시도한 잡지였는데, 일단 흑백만화를 실었으며, 긴 페이지 수를 허용해서 작가들이 페이지 수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풀 수 가 있었다 한다.
아 쉬브허는 ≪ 다음 편에 ≫ 로 해석될 수 있는데, 시리즈 물 만화들이 연재가 될 때 마지막 페이지에 (다음 편에)라고 쓰던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전의 메인 스트림 만화들은 이 페이지수 때문에 종종 어거지로 이야기를 끝내야만 했으므로, 아 쉬브허가 허용한 페이지 수에 대한 자유는 매우 획기적인 것이었다. 덕분에 아주 많은 표현의 자유가 주어졌던 것. 1978년부터 나왔던 잡지 아 쉬브허는 처음에는 새로운 젊은 작가들도 받아들이고 실험적인 측면도 있었으나, 점점 딱딱하게 되면서 젊은 작가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다. 그리고 97년에 끝이 난다. 이 잡지에 연재된 몇몇 작가와 만화를 소개한다. 참고로이 잡지에는 만화 설국열차도 연재 되었다.
△ 잡지 (아 쉬브허). Hugo Pratt(위고 프라트)만화 Corto Maltese(꼭또 말떼즈)도 이 잡지에 연재되었다. 세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벌어지는 주인공 꼭또 말떼즈의 모험을 담은 만화.
Ici Meme(이씨 멤, 시나리오 : Jean-Claude Forest 그림 : Jacques Tardi) 제목에서 ≪ Ici(이씨) ≫는 여기 라는 뜻이고, ≪ Ici meme ≫역시 ≪ 여기 ≫ 라는 뜻이나 약간 강조가 된 형태다. 허나 이 만화의 주인공 Arthur(악뜌)의 성이Meme(멤)이기 때문에, ≪ 이씨 멤 ≫은 전화를 받으면서 ≪ 여보에요, 멤 입니다. ≫식으로 악뜌 멤이 자신을 소개하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이 성씨 ≪ 멤 ≫은 또한 그의 조상 중 한명이 ≪ Quand meme (껑멤, 그래도 그렇지…)≫이라는 별루 큰 뜻은 없는 혼잣말을 자주 하던 것과 또 연결된다. 이 사연 많은 제목을 한국말로 바꾼다면 대체 무어라 해야 할까 ? 미국 번역본의 제목은 ≪ You Are There (Fantagraphics출판사, 2009년)≫이다. 많이 단순해져버렸으나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이야기는 Mornemont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다. 이 마을에는 공용도로라는 것이 없고, 개인소유의 땅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어서 이동을 위해서는 늘 남들의 사유지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사유지들을 가르는 담들 위에 이전에 이 마을을 전부 다 소유했던 멤 가의 유일한 후손, 악뜌가 살고 있다. 자신의 선조들의 땅을 각종 소송으로 야금 야금 다 빼앗아간 도둑놈들(이웃들)로부터 악뜌는 이 담들에 대한 소유권만을 겨우 유지했다. 담 사이 사이의 모든 출입문 열쇠를 가진 악뜌는 사람들이 문을 통과하겠다고 할때만 열쇠로 문을 열어주고, 그에 대한 통행료를 받으며 살아가며, 동시에 이 선조의 땅을 찾기 위한 소송도 계속 준비한다. 이런 저런 사연에도 불구하고 조용하다 볼 수 있는 이 마을은 대통령 선거와 얽히면서 이상하게 돌아간다. 곧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져 재집권이 불가능할거라 믿는 현대통령이, 대선실패 후 도망가 숨을 곳을 찾기 시작한 것. 이 책의 시나리오를 맡은 포레스트는 자신은 정치적 입장(좌, 우)을 보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은 일들이 돌아가는 과정에 관심있어 한다고 이 단행본 서문에 쓴 바 있다. 포레스트는 이 시나리오를 본래 영화를 위해 썼었다 한다. 참고로 포레스트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했으나 자신이 직접 그림도 그려서 많은 만화를 발표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Hypocrite(이포크히트. 위선자라는 뜻으로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잡지 삘로뜨에 1972 ~1974년연재) ≫ 가 있다.
아 쉬브허에서는 78년 부터연재되었고 연재 완료후 79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매우 새로운 만화이다.

△ Ici Meme. 주인공 악뜌는 종소리가 울릴 때 마다 담장 위를 뛰어다니며, 문을 열어준다.
Nestor Burma (네스터 뷔흐마. Leo Malet 소설 ) 이씨 멤의 그림을 담당한 작가 따흐디는 네스토 뷔흐마 라는 추리 만화 시리즈를 아 쉬브허에 연재하기도 했다. 소설가 레오 말레의 소설들을 만화화한 것인데, 네스토 뷔흐마는 주인공인 사립탐정의 이름. 원문에 충실하고, 자료조사에 매우 철저 한 만화로 2차대전이 끝나는 즈음에서부터 전쟁후를 배경으로 주로 파리의 실제 존재하는 구역들에서 이야기가 벌어진다. 등장인물들이 쉴새 없이 주고 받는 파리인들 특유의 모욕인지 농담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고상한듯 치장된 말투들이 재미를 더한다. 이 시리즈는 2005년부터 이 만화 시리즈는 다른 만화가가 맡아서 진행중이다.
≪ Casse-pipe a la nation ≫ 이 이야기는 파리 12구에서 벌어진다. 매혹적인 갈색 머리의 여인을 따라가다 얼결에 높은 곳에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놀이기구를 탄 뷔흐마는 이곳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살인의 위협을 당한다. 이 사람은 누구이며, 왜 나를 죽이려 했으며, 이 여자와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걸일까 ? 경찰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뷔흐마의 추리는 시작된다.
작가 따흐디는 이 만화들 외에 1차 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잔혹함을 말하는 만화를 많이 제작했다. 내년 2014년은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진지 100년이 되는 해라, 1월 앙굴렘 만화 페스티발에서는 이 전쟁을 주제로한 그의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 1차 대전을 이야기 하는 작가 따흐디의 만화 중 하나. ≪ C’etait la guerre des tranchees. ≫
Le Bar a Joe 죠의 바. (시나리오 Carlos Sampayo 그림 Jose Munoz )
죠라는 이름의 인물이 소유한 술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단편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일에 치어 사는 한 부유한 중년 남자는 자신을 뺀 가족들이 휴가를 떠난 기간에 바에서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남자를 만난다. 짧은 시간동안 친분을 쌓게된 그는 알고보니 자신을 죽이러 온 암살자. 이제는 폐인이 된 과거에 복싱 챔피온이었던 남자가 돈을 벌기 위해 사기 프로레슬링 게임을 벌인다. 암투병으로 계속해서 말라가는 아버지를 보며 아들은 두려움에 바에 가서 식사를 시켜 먹고 먹고 또먹는다. 아버지는 나아질 기미가 없고, 더이상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아들은 아버지를 창문에서 떨어뜨려 죽이고 만다. 흑백이 강렬한 뮤뇨즈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뮤뇨즈는 2008년 앙굴렘 페스티발 프레지던트였다.
블러치는 앞의 작가들과 이 이후에 나올 작가들의 딱 중간 세대의 작가이다. 이 만화 ≪ 사극 ≫은 아 쉬브허가 끝나가는 시기(96년)에 연재된 만화로 로마 시대의 작가인 페트로니우스의 소설 ≪ 사티리콘 ≫을 자신의 상상을 더해 만화화 했다. 로마에서 추방되었다가, 신분을 숨기며 배를 탔다가 해적을 만나는 등 계속 고비에 고비를 겪는 주인공. 중간에 동성연인을 만났다가 헤어지기도 하고, 아름다운 여배우와 사랑에 빠지나 이상하게 몸이 말을 안들어 더 진전을 못하기도 한다. 만화에서는 주인공이 얼음 안에 갖힌 여성을 보물처럼 들고 다니다가 잃다가 다시 찾기를 반복하는데, 이는 원문에는 없는 이야기로 작가가 상상력으로 더한 부분이다. 이 만화가 아 쉬브허에 연재되던 당시, 편집자가 작가의 페이지 중간 중간을 잘라버리고 잡지에 싣는 바람에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이후에 출판사 코흐넬리우스(Cornelius)에서 잡지에 실을 수 없었던 부분을 살려 단행본으로 나왔다. 작가 블러치는 2010년도에 앙굴렘 페스티발에서 프레지던트였다. 참고로 앞에서 소개한 작가 따흐디는 86년에, 포레스트는 84년에 프레지던트였다.
90년대로 가면서 신문가판대에는 이제 만화 연재 위주의 만화 잡지들은 거의 사라졌고, 그 대신 메인 스트림 만화들을 주로 다루는 만화 비평잡지들이 생겨난다. ≪ Bodoi(보도이) ≫와 ≪ dBD(데베데) ≫가 그것. 이중 보도이는 현재 종이 잡지는 하지 않으며 싸이트만을 운영하고 있다(http://www.bodoi.info/). 이 와중에서도 몇몇 대안만화 출판사들이 단기간 신문가판대용 잡지를 낸 바가 있긴 하지만, 이제 만화 잡지는 서점으로 간다.
△ 만화 비평잡지 dBD
90년대 초, 자신들의 만화를 낼 곳을 찾을 수 없는 젊은 작가들이 자신들끼리 모여 출판사를 만들면서 잡지를 만드는, 혹은 잡지를 만들면서 출판사를 만드는 일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다. 이때 나온 출판사와 잡지로는 출판사 L’Association(라쏘씨아씨옹)과 그들의 잡지 Lapin(라빵), Ego comme X (에고꼼엑스)의 잡지 Ego(에고), Amok(아목) 출판사의 Le cheval sans tete(르 슈발 상 떼뜨), Freon(프레옹) 출판사의 Frigobox(프리고박스)가 있으며, 이 중 잡지 라빵만이 생존자이다. 에고꼼엑스는 자서전적인 만화나 실험 만화를 실었으며, 아목은 약간 정치적인 만화, 프레옹은 이미지 위주의 만화를 자신들의 잡지에 실었었다.
그럼 라빵, 라쏘씨아씨옹의 탄생과정을 알아보겠다. 젊은 작가들이 참여할 만큼 열려있는 만화잡지들이 거의 사라지자 출판사 Futuropolis(퓨츄호 폴리스)는 젊은 작가들을 모아 잡지를 내보려 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일을 작가 JC Menu(므뉴)에게 일임한다. ≫. 므뉴는 고등학생때부터 펑진을 만들어오던 만화광이었다 한다. 처음에는 자신과 자신의 친구의 만화를 실으면서 펑진 ≪ Le Lynx(르 랑쓰) ≫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점점 커지고, 전문적이어 지면서 여러 작가들을 초대하기에 이른다. 므뉴는 펑진을 만들면서 알게된 작가들을 퓨츄호 폴리스의 잡지에 초대하였고,이렇게 해서1990년에 나온 잡지가 ≪ Labo(라보) ≫. 허나 이미 제정 상태가 안좋았던 퓨츄호 폴리스는 큰 출판사에 팔리면서, 잡지 라보도 1호로 끝이 난다. (현재 존재하는 퓨츄호 폴리스 출판사는 그렇게 큰 출판사가 사간 것이라, 이전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 작가 JC Menu가 만들던 펑진 ≪ Le Lynx ≫ / Labo 1호. 작가 킬로퍼, 루이스 트롱다임, 마트 콩튜, 스타니슬라 등이 참여했다.
이후 므뉴는 라보에 참여하였던 작가들에게 같이 모여 협회는 만들자고 제안하였고, 므뉴를 포함 총 6명이 이에 찬성해서 만든 협회가 출판사 ≪ L’Association라쏘씨아씨옹 ≫, 한국말로 하면 협회다. 그리고 이곳에서 잡지 라빵이 나오기 시작한다. 초기의 라빵은 3달에 한번 나오는 흑백만화 잡지였으며 단편만화들만이 실렸으나 이후 점점 연재물들이 생겨난다. 이때 실린 만화 중에는 한국에서도 출간된 바 있는 앨런의 전쟁과 페르세 폴리스가 있다. 또는 한 호에 한 테마를 정해서 작가들이 작업을 한 바도 있다. 예를들어 10호에는 특별히 작가 David B(다비드 베)가 세계의 이런 저런 토기 관련 신화들을 모아서 작가들에게 나누어 주어, 각자가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업을 한 바 있고(라빵은 토끼라는 뜻이다.), 22호는 한 어린이 책 박람회를 맞아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들만을 싣기도 했다.
△ 라빵 1호 / 라빵 22호. 어린이를 위한 버전
그럼 라빵에 실렸던 만화들을 소개하겠다.
La Guerre d’Alan (앨런의 전쟁 Emmanuel Guibert)
앨런의 전쟁은 작가 에마뉘엘 기베르가 2차대전에 미군으로 참전했던 앨런 코프를 인터뷰하여 만들어진 만화다. 기베르는 앨런이 쓰던 말을 그대로 만화에 이용하였는데, 프랑스인이 이 아니기 때문에 생겨나는 불어 말투들이 매력을 더해준다. 앨런은 이 3권으로 나뉘어진 책의 첫번째 권이 나오기 전에 사망한다. 앨런의 전쟁에는 전쟁만화에서 기대할 만한 전투장면들은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너무 조용히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앨런은 끔찍한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앨런은 그보다는 그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Persepolis (페르세 폴리스 Marjane Satrapi)
이란에서 온 작가 마르쟌 사트라피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만화로, 후에 작가 본인과 만화가 Winshluss(빈스뤼스)가 감독을 맡아 애니메이션화 되기도 했다. 사실 라쏘씨아쏭의 만화같은 프랑스의 인디 만화는 처음엔 일반 대중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지방에서는 그런게 있는지 알수도 없는것이었다 한다. 페르세 폴리스는 프랑스에서는 큰 판매성공을 거둔 만화인데, 덕분에 이후부터는 지방에서도 인디만화출판사들의 만화를 볼 수 있다 할 정도로이다.
혁명이 일이나서 왕이 물러났는데, 더 독한 놈이 그 자리에 들어선다.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으로 사람들은 수도 없이 죽어가고, 죽은 이들을 기려야 한다면서 자유는 점점 더 사라져간다. 바른 소리를 곧 잘 하는 청소년기의 마르쟌을 염려한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비엔나에 유학 보낸다. 비엔나에서 다시 이란으로 돌아온 마르쟌은 결혼도 하나, 결국 다시 이란을 떠난다. 작가는 이후 자신의 만화 Poulet aux prunes로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 감독을 하기도 했다.
작가 조안 스파는 1900년대 초 파리에서 활동한 유태인 화가 파스꺙의 인생을 만화화했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돈을 훔쳐 창녀촌에 가는 것만이 관심사였던 우리의 주인공 파스꺙. 그의 삶에서 그림과 여자, 성행위와 그리는 행위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떻게 분리 할 수가 없다.
그녀는 현재 Gallimard(갈리마르) 출판사의 한 만화 컬렉션인 Bayou(바이유)의 디렉터로도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책중에는 최근에 애니메이션화 된 요푸공의 아이야도 있다. 또한 영화에도 손을 대어 가수 Serge Gainsbourg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Gainsbourg, vie heroique(2010)의 감독을 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만화 랍비의 고양이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하기도 했다. (2011)
몇몇 라쏘씨아씨옹의 창립멤버들의 만화들을 소개하겠다. 일부는 라빵에 실렸으며 일부는 실리지 않았다.
Krokrodile comix 2 / Tombe(la veste ?) (크호크호딜 코믹스 2 / 똠브(라 베스트 ?) Mattt Konture)
작가 마트 콩튜의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로 두 권의 책은 비슷한 시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마트 콩튜는 도시 주변가의 아파트촌에서 자신의 여자친구 지나와 둘 사이에서 난 딸 엘리스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예전 알고 지내던 친구 후디를 만났는데 이 친구가 점점 자신의 여자친구와 가까워진다. 시골에서 유기농, 자급자족의 생활을 꿈꾸는 지나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닌 후디. 후디와 지나는 함께 산에 오두막을 짓고 살겠다고 나가버리고, 오두막이 지어지자 딸 엘리스마져 데려간다. 우울증과 죽음의 공포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어여쁜 딸 뿐이었건만 ! 혼자남은 마트 콩튜은 너무나 소심한 성격때문에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들기도 쉽지 않아 우울증은 심각해져만 간다.
Livret de phamille (리브헤 드 파밀 JC Menu)
므뉴는 아주 대놓고 자기 이야기를 만화로 푼 1세대 작가라 할 수 있다. 라빵을 포함한 다양한 잡지에 실었던 자신의 자전적 만화들을 묶은 ≪ 리브헤 드 파밀 ≫은 가족관계서( ?)의 말을 약간 바꾼 것으로, 자가의 가족들(부인과 아이들)과의 이야기이다. 책의 처음에는 작가와 부인, 첫째딸만이 나오는데, 점점 아이는 둘 셋… 늘어난다. 한번은 작가와 라쏘씨아씨옹 멤버들이 한 엉터리 같은 만화 페스티발에 초대되어 간다. 밥도 제대로 안 챙겨 주는 주최측의 엉성함에 짜증만 나는데, 같은 페스티발에 참여한 엉터리 만화가의 끝나지 않을듯한 술주정같은 자화자찬은 짜증에 짜증을 더해준다. 근데 거기에다 같은 동료인 다비드 베는 왜 이 남자랑 대화를 하고 앉은건지 ! 임신한 부인과의 말다툼, 일과 육아의 고단함, 동료와의 말다툼이 미화되지 않고 그대로 나온다. 이 책 이후 작가는 부인과 헤어졌으며, 부인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하는 것이 금지시켰기 때문에 더이상의 이야기는 알 수가 없다. 책에는 그려지지 않으나 아이는 이후 4째까지 나왔다.
Quand faut y aller (해야만 할때 Killofer)
라빵에 실렸던 작가 킬로퍼의 단편들을 모았다. 킬로퍼의 다양한 그래픽 실험, 어린시절의 이야기, 외국 여행지에서의 이야기 등을 볼 수 있다. 어릴적 배변습관이 안좋았던 작가에게 가끔 호흡 곤란 발작 증세를 보일 정도로 히스테리가 심하던 어머니는, 어느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자 변이 묻은 속옷을 어린 아들의 얼굴에 처박아 문질러버린다. 외국인 여자친구와 함께 그녀의 나라, 가족의 집에 간 작가. 이들 가족이 그리 화목해 보이지는 않고 작가 커플또한 그리 편한 상태가 아니다. 가족의 싸움에서 종종 표적이 되는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불쌍은 한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알 수가 없다.
Le pays des trois sourires(Lewis Trondheim)
작가 루이스 트롱다임은 라쏘씨아씨옹의 창립 멤버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업을 하며, 다작을 하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라쏘씨아씨옹 이전에도 이미 많은 대형출판사들과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초기에 독자들이 라쏘씨아씨옹을 발견한 것은 그를 통해서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라빵에 연재된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성격을 보여준다 여겨져 소개한다.
한 나라에 큰 지진이 일어나 모든 것이 파괴된다. 이세상 끝에 사는 신에게 이 원인을 묻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이야기가 어디로 갈 지 짐작하기 어려운 한줄짜리 스트립 만화로 진행되며, 한줄 한줄 나오는 짤막한 개그들이 귀엽고, 재미있다. 트롱다임은 현재 대형출판사인 Delcourt(델쿠흐)의 한 컬렉션인 Shampooing(샴푸앙)을 담당하고도 있다.
L’Ascension du Haut Mal (David B)
자신의 가족-특히 간질병에 걸린 형-을 이야기 하는 이 ≪ 라썽씨옹 뒤 오 말 ≫또한 라빵에 연재되지는 않았다만 중요하다 여겨지어 짧게 소개한다. 작가의 형을 고치기 위하여 온 가족은 각종 병원을 전전하는데 별 효험이 없고 사실 너무 위험하게만 여겨진다. 좋다는 음식을 먹어보고, 사이비인지 마법사인지 싶은 각종 대체의학 의사( ?)들을 찾아가지만 점점 형은 더 이상해져 갈 뿐이다… 다비드 베는 꿈, 신화 등으로 작업을 많이 하는 작가다. 그의 초기작인 ≪ Le Cheval Bleme ≫은 자신의 꿈을 기록한 단편을 묶은 책으로 라쏘씨아씨옹의 초기 출판작 중 하나이다. 이또한 라빵에는 연재되지 않았으나 라썽씨옹 뒤 오 말과 함께 그의 대표작이다.
92년부터 나오던 라빵은 몇번 그 포멧을 바꾼다. 2번째 포멧은 칼라로, 2달에 한번 나오는 것이었는데, 2001년에서 2002년까지 진행되었으며, 이후 1년에 한번 두껍게 흑백과 칼라 합한 잡지가 나온다(2002~2006). 이후 라쏘씨아씨옹의 창립멤버들은 대부분 나가버렸고, 므뉴 혼자 남게 된다. 4번째 포멧의 라빵은 예전 첫번째 포멧으로 돌아갔으며,(2009~) 3달에 한번, 젊은 작가들만을 모아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에 말했듯이 므뉴는 이런 저런 이유로 라쏘씨아씨옹에서 나갔고, 이전의 멤버들이 라쏘씨아씨옹으로 다시 들어오게 되면서 또 다시 라빵은 바뀐다. 이름마져 바뀌어 Mon lapin이 되었고, 매 달 편집장이 바뀌고, 그때마다 편집장이 알아서 마음대로, 작가를 초대하여 잡지를 내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구지 만화만이 있지 않을수도 있고, 편집장이 같은 아뜰리에를 쓰는 작가들을 모아서 잡지를 낼수도 있다. 현재 3호까지 나왔다.
△ Mon lapin 9 ,10,11월호
잠시 앞에서 다 소개 못한 책들을 소개한다.
Coney Island Baby (Nine Antico)
라빵이 젊은 작가들만을 모아서 나오기 시작했을 당시(4번째 포멧) 일부 연재되었던 만화로 50년대 잡지 플레이 보이지에서 활약했던 모델 Bettie Page와 70년대 미국 포르노 스타 Linda Lovelace의 삶을 만화화 했다.
Negres jaunes (Yvan Alagbe)
아목 출판사의 창립자중 한명인 이반 알라그베의 작업물로, 앞에서 말한 아목의 잡지 Le cheval sans tete에 실렸었다.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중인 아프리카인 남매. 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에 가정부가 필요하다 가보았는데, 보니까 이 일은 시에서 보조가 나오기 때문에 불법체류자가 할 수 없는 일이다. 허나 이 할아버지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체류증을 다 알아서 해 줄수 있다고, 일단 내가 돈을 주겠다면서 구지 이 여자에게 자기 집에서 일을 할 것을 권하고, 그의 남동생에게는 이런 저런 일들을 제안하고, 먹을 것을 주곤 한다. 외로운 것은 알겠으나 조금은 이상한, 위험해 보이는 이 알제리 출신 전직 경찰관 할아버지와의 관계는 좋게 굴러가지 않는다. 작가는 최근에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불법체류자 남성의 프랑스인 백인 여자친구를 중심으로 다시 내놓았다. Ecole de la misere, FRMK 출판사.
예전에 소개한 아리스토판의 작업으로 아목출판사의 잡지에 실렸고, 동일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왔다. 전설의 반인반수 ≪ 폰 ≫이 숲속에 살고있다. 여자, 어린이를 죽이기도 하고, 거짓말로 꾀어 동물들을 잡아먹고 사는 폰은 우리가 도덕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다 무시한다. 신, 질서에 도전하는 폰은 결국 벌을 받는다.
앞에서 잠시 말했듯이 만화 잡지들이 점점 신문가판대에서 사라져 가던 시기에, 짧은 기간동안이지만 신문가판대용 만화 잡지를 내던 몇몇 대안 만화 출판사들이 있다. 그 잡지중 하나가 출판사 les Requins Marteaux(허꺄막또)의 Ferraille( 페하이. 1996~2001년까지 키오스크에서 판매되었다.). 일부러 싸구려를 추구한 잡지였는데, 자신들이 어릴 적 읽던 싸구려 만화들을 추억하면서 웃기는 목적에 충실한 만화를 만들려 하였다. 인쇄 종이마져도 일부러 옛날 만화처럼 싸구려 종이를 이용했으며, 퀄리티는 아직 아마츄어적이었고.
△ 잡지 페하이. ≪ 무슈 빠보와 그의 모든 바보 친구들의 신문 ≫
이 출판사 허꺄막또는 2002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에서 한 ≪ Super marche Ferraille(페하이 슈퍼마켓) ≫이란 비공식 전시로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한 장소를 빌려 슈퍼마켓처럼 장식을 하고, 빈 깡통에 엉터리 상표를 붙이고, 엉터리 물건들을 판매했으며, 정말 슈퍼마켓처럼 점원으로 분장한 여성이 이를 계산대에서 판매했는데,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 엉터리 물건들을 만드는 일은 이후 사트라피와 함께 애니메이션 페르세 폴리스의 감독을 하기도 한 작가 빈스뤼스와 가짜로고를 만드는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작가 Cizo가 맡았다.
△ 위의 이미지 1, 2, 아래 좌 이미지. 2002년 전시당시 모습.
아래 중간 두번째 이미지. 페하이 슈퍼에서 판 돼지 족발 통조림. 구성 성분 : 돼지 지방 5 퍼센트, 나무 톱밥. 3,99유로 (실제로 판매된 통조림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한다.)
아래 중간 세번째 이미지. 실업자 프와그라(아파트에서 맥주와 국수를 먹고 길러짐) 5,99 유로. (한국스타일로 번역하자면 고시촌에서 라면과 소주로 길러진 실업자의 고지방 간 프와그라)
아래 우 이미지. 너트에 줄을 달아 ≪ 행운의 너트 ≫라고 팔았다. 2,99유로
이 반응에 페스티발 주최측은 그 다음 해인 2003년에 이들을 초대해 공식 전시를 열게 한다. 이번에 페러디 할 대상은 슈퍼마켓이 아니라 미술관. 이들의 캐릭터 Monsieur Ferraille(무슈 페하이. 페하이는 고철이라는 뜻이다.)로 그가 예전에 유명했다는 설정하에 그와 관련된 가짜 물품들을 만들어 전시를 했다. 예를들어 그가 예전에 출연했던 영화(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포스터라던가 하는 것 말이다. 페하이 놀이동산이라던가 하는 것 말이다. 이 두 전시는 그 이후로 여러 곳에 재전시 되었다.
△ 전시회 Musee Ferraille(뮤제 페하이. 페하이 미술관)
페하이 슈퍼마켓의 홈페이지는 아직도 존재한다. 이곳에 가면 전시때 판매되었던 가짜 물품들을 볼 수 있다. 허나 구매는 불가능하다.
출판사 6 pieds sous terre(씨 삐에 수 떼흐)의 Jade(쟈드)라는 잡지도 신문 가판대에서 판매되었었다. 만화를 다루긴 했으나 좋은 질의 크리틱이 많이 실렸고, 잘 안알려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여 흥미로웠던 잡지. 아직 인디만화에 대해서는 지방에서 알 수 없던 시기에, 키오스크에서 판매되던 쟈드 덕분에 지방에서도 이에 대해 약간이나마 전해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쟈드가 존재하긴 하나 서점용 잡지로 제작되고 있으며, 크리틱보다는 만화위주 잡지로 바뀌었다.
△ 현재 나오고 있는 Jade 2013년 11월호
Le Journal d’un Loser (한 루져의 일기, 시나리오 : Lionel Tran 그림 : Ambre, 1999)
이 만화는 쟈드에서 연재되었던 만화중 하나다. 작가가 되고 싶으나 잘 안되는 주인공은 비슷한 부류의 아티스트 친구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낸다. 친구 전시회 오프닝에 가 술을 마시며 말에 말을 지속하다보니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딱히 만나고 싶지 않은 친구를 찾아가서 구지 기다려서 대화를 하고, 영화를 보자고 친구네 집에 모였는데 무슨 영화를 볼 것인지 계속 의견일치를 볼 수가 없다. 사실 다들 영화를 보고싶었던 것은 아님을 말 안해도 알고 있다. 그렇게 똑같고 기루한 생활이 계속된다.
이 잡지는 화가, 만화가들의 잘 안알려진 그림들이나 소설가가 그린 그림등을 모은 잡지이다. 2002년부터 나오던 이 잡지는(1년에 2번, 1번) 2006년 이후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가 올해부터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펜선 그림, 수채화, 판화등이 묶이며, 너무나 유명해서 누구나 다 아는 그림들은 넣지 않으며, 소개하는 작가들에 대한 심도있는 텍스트, 인터뷰 등이 함꼐 실린다.
△ Le Cahier dessine 2호(2003년 4월)와 8호(2013년 4월)
최근에 시작된 잡지중 하나로 다큐멘터리적인 만화들을 싣는다. 3달에 한호가 종이와 디지털 잡지로 나올 것이며 현재로는 유일하게 나온 1호에서는 셰일 가스 등 현재 중요시 되는 문제들을 다루었다. 12월에 2호가 나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