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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국만화를 영접하다

<가이만 어워드 2016>의 독자투표가 11월 말 종료되었다. 벌써 6회째를 맞은 대회는 일본 내 출판 번역된 외국만화를 대상으로 하는 인기투표 방식의 시상제도이다. 또한 한 켠에는 외국에서 출간된 만화를 뽑아 수상하는 외무성의 <국제만화상>도 벌써 10년째를 맞고 있다.

2017-01-23 윤기헌
  • <가이만 어워드 2016>의 독자투표가 11월 말 종료되었다. 벌써 6회째를 맞은 대회는 일본 내 출판 번역된 외국만화를 대상으로 하는 인기투표 방식의 시상제도이다. 또한 한 켠에는 외국에서 출간된 만화를 뽑아 수상하는 외무성의 <국제만화상>도 벌써 10년째를 맞고 있다. 그만큼 일본이 외국만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만화 발신지라는 자부심, 또는 자국 만화홍보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다층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 이들 두 개의 외국만화에 대한 시상제도에 대해 알아본다.
일본만화는 처음 시작부터 외국만화의 수혜를 오롯이 받았다. 1882년 외국의 저널리스트 Charles Wirgman이 만든 잡지(Japan Punch, 1862)가 그들의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근대 태평양전쟁 시기까지 미국 월트디즈니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만화가들이 유학을 갔다 와서 서구만화 스타일을 이식(移植)을 하기도 했으며, 조지 맥마너스(George McManus)와 같은 작가의 스토리만화가 번안 소개, 벤치마킹되기도 했다. 그만큼 일본에게는 미국, 유럽만화가 매우 익숙한 존재인 것이다.
<가이만 어워드>, 일본 국내 출판 외국만화를 독자투표로 뽑는다
<가이만 어워드 2016>의 ‘가이만(ガイマン)’은 ‘해외만화(外漫,GAIMAN)란 뜻이다. 대회 홈페이지(http://gaiman.jp)에서 밝힌 취지는 “일본의 망가와 제작방식과 표현양식이 다른 다양한 매력과 문화와 역사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데”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회는 일본 국내 만화관련 기관들이 공동주최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교토국제만화뮤지엄(京都?際マンガミュ?ジアム)과 메이지대학 요네자와요시히로기념관(米?嘉博記念?書館), 기타큐슈만화뮤지엄(北九州市漫?ミュ?ジアム) 등 3개 기관이다. 이들은 공동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후보작 전시 및 시상식 등의 이벤트를 벌인다. 뮤지엄으로서는 전시 와 이벤트 콘텐츠를 확보하고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만화를 접하는 기회가 되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
2016년 대회 후보작품 기준은 2015년 9월부터 이듬해 8월 말까지의 기간 동안 출간된 외국만화로 투표기간은 10월부터 두 달간 진행됐다. 올해 노미네이트된 작품은 모두 179작품으로 편의상 대회 측에서 만든 카테고리는 마블/디시/그래픽노블/방드드시네/그 외 지역/웹 서적이다. 미국만화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국은 기타지역으로 분류되어 이제까지 <미생>, <노블레스>와 같은 작품이 추천되었다.
△ 2016 1위 , 2015년 1위 <사요나라 셉템버>
올해 수상작은 DC코믹의 이다. Tim Seeley, Tom King 글, Mikel Janin, Stephen Mooney 그림의 히어로 만화이다. 2015년에는 스웨덴의 여성작가의 <사요나라 셉템버>가 뽑혔다. 그녀는 일본만화를 동경해 직접 배우러 와서 겪은 이야기를 이 작품에 담았다. 이후 유사한 내용의 네 칸 만화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대회 수상작을 연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표에서 보듯 외국만화도 다량 번역 출판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쇼각칸 슈에이샤 프로덕션>(小?館集英社プロダクション) 이다. 교육, 라이센스, 방송기획을 위한 회사로 1967년 쇼각칸이 세우고 2008년 경쟁사 슈에이샤의 출자를 받아 설립되었다. 최근엔 웹툰, 유튜브 내 애니메이션 공유 서비스등 다양한 미디어 사업을 벌이는 회사이다.
<국제만화상>, 정부가 외국 출간물에 주는 격려성 시상
국제만화상(?際漫?賞, International MANGA Award)은 일본 정부가 주는 외국만화상이다(홈페이지: http://www.manga-award.jp). 각 나라에서 출간된 만화를 접서 받아 후보작 중에서 심사한다.
△ 2016 수상작 <손자병법>과 5회 수상작
‘문화 외교의 일환으로 해외에서 만화문화를 보급하는데 공헌한 만화가를 표창’하는 상으로 2006년 만화 정책에 적극적이던 아소 타로(麻生太?)총리 주재로 제정되었다. 외무성(外務省), 국제교류기금(?際交流基金), 해외교류심의회(海外交流審議?)의 팝컬쳐전문부위원회(ポップカルチャ??門部?委員)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일본만화가협회가 심사를 도와주며 최우수상과 3개 정도의 우수상을 시상한다. 수상자는 열흘간 초청해 간담회 출판사 방문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한다. 응모요령은 3년 이내의 작품으로 24페이지 이상이며 대개 매해 2월에 시상한다. 이제까지의 역대 최우수상은 다음과 같다.문화 외교의 일환으로 해외에서 만화문화를 보급하는데 공헌한 만화가를 표창’하는 상으로 2006년 만화 정책에 적극적이던 아소 타로(麻生太?)총리 주재로 제정되었다. 외무성(外務省), 국제교류기금(?際交流基金), 해외교류심의회(海外交流審議?)의 팝컬쳐전문부위원회(ポップカルチャ??門部?委員)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일본만화가협회가 심사를 도와주며 최우수상과 3개 정도의 우수상을 시상한다. 수상자는 열흘간 초청해 간담회 출판사 방문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한다. 응모요령은 3년 이내의 작품으로 24페이지 이상이며 대개 매해 2월에 시상한다. 이제까지의 역대 최우수상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 신선한 주제의 작품들이 많이 선정되었다. 예를 들어 5회 수상작 은 거인의 존재를 믿는 바바라가 동료들과 싸우다 거인의 습격을 받는 내용이다. 2014년 수상작 은 이스라엘에서 나왔다고 보기 어려운 충격적인 스토리이다. 소년 게릴라가 사는 산을 폭파하라는 의뢰를 받은 미국 과학자가 우연히 가상의 나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게릴라의 리더인 소년과 결합해 미국정부와 대적한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은 유일하게 3회 째 은상에 이름을 올렸다(김재연의 <허공의 질주>). 이외에 여타의 수상작이 없다. 대부분 수상작은 중국, 동남아와 유럽에 치우쳐 있다. 많은 한국작가들이 일본에 진출해 있기도 하는데다 한국 출판사들의 응모편수가 적은 탓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대회의 목적이 ‘망가’의 보급, 홍보도 겸하고 있어 보다 새로운 지역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만화라는 공통분모와 ‘망가’의 세계화
문화는 대개 산업의 규모에 따라 전파된다. 전 세계 반 이상을 점하는 일본만화 위상과 자국 내 다양한 만화 섭렵을 위해 제정한 외국만화 수상제도는 그래서 돋보인다. 오히려 외국만화를 북돋아 줌으로써 일본만화가 빛나는 효과도 있다. 최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10여 개국의 만화관련 기관과 당해연도 화제의 출간도서들을 상호 교류하는 기획을 하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교류는 작품으로 작가로 더욱 확대될 것이며, 한국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만화가 독자들에게 전파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