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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상반기 한국만화 이슈 5. 상반기의 중요한 일들

2013년 상반기 한국만화 이슈 5. 상반기의 중요한 일들

2013-07-01 박인하
5. 상반기의 중요한 일들
 
5-1. 구체화되는 만화기획, 매니지먼트사
 
2013년 6월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만화문화산업 미래발전전략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CJ E&M 콘텐츠개발실 권재현 부장은 만화가들이 모인 회사가 있어 다른 영상 등 콘텐츠 기업들과 만날 때 작가 대 기업이 아니라 회사 대 회사로 만나야 한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90년대 중후반 OSMU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 그리고 90년대 후반 ‘원작산업’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 만화의 프랜차이즈나 부가활용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어왔다. 최근에는 단순히 원작활용에서 벗어나 기획단계에서부터 ‘트랜스 미디어 프로듀싱’이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단계별, 매체별 다른 주체가 사업을 수행하는 것에서 벗어나 원작 콘텐츠의 가치와 수명 증대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하자는 의견이다. 이런 논의가 확산되면서, 또한 만화 플랫폼이 다각화되면서 점차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이 바로 만화기획, 매니지먼트의 역할이었다.
 
2013년 상반기에는 만화기획, 매니지먼트가 개인의 개념이 아니라 회사로 구체화된 사례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KT 올레마켓의 만화 공급자로 나선 누룩미디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성공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의 주체로 각강받은 드림컴어스, 그리고 만화 기획과 문화기획 등을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풍류일가가 주인공들이다.
 

 
 
 
 
 
 
 
 
 
 
 
 
 
 
 
 
 
먼저 누룩미디어. 2009년 설립한 누룩미디어는 “강풀로 시작된 웹툰의 붐과 그로 인해 촉발된 신진 만화가들을 산업적으로 받쳐줄 토대가 없음을 인식하고 신인작가의 발굴, 기존 선배작가들의 참여로 신인작가들을 육성하여 한국 만화 컨텐츠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설립된 회사다.
   
 
일단, 작가진이 화려하다. 윤태호, 강풀, 양영순, 박철권 등이 주축이 되어 주호민, 정필원, 하일권, 구아바, 서나래, 최훈, 청설모, 추혜연, 재수, 억수씨 등 웹툰작가와 이충호처럼 웹툰과 출판만화 작업을 병행하는 작가, 임광묵, 오세형처럼 출판만화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 등 모두 32명 작가들이 소속되어있다.
 
누룩미디어의 사업모델은 소속작가의 작품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제작과 같은 미디어믹스와 카카오톡이모티콘 같은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소속작가를 활용해 홍보웹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성과만 보면, 기안84 <패션왕> 드라마 계약, 강풀 10주년 이벤트 ‘북 콘서트’ 시행, 최훈 서울시 ‘에너지절약’ 홍보웹툰 제작, 안성호 영국대사관 기후변화 웹툰 ‘노루’ 제작, 하일권 <목욕의 신> 단행본 출간, 연극, 뮤지컬계약, 정필원 <지상최악의 소년> 단행본 출간, KOCCA 만화연재지원 박상선 <강남> 선정, 조금산 <우리동네왜왔니> 단편영화제작 계약, 구아바 <연2_몬스터> 영화제작계약, 양영순 <란의 공식> 영화제작계약, 윤태호 <미생> 단행본 출간이 있다. 단행본 출간이나 영화제작 등은 모두 외부의 출판사나 영화사에서 진행한다. 누룩미디어는 작가의 저작권을 관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등 에이전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놀랍게도 2013년에 KT올레마켓의 만화 공급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단순히 작가의 매니지먼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프로젝트 총괄 기획과 매니지먼트로 진보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KT올레마켓 만하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누룩미디어를 만화기획, 매니지먼트 회사로 변신시킬 것인가의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다. 영화 개봉과 함께 원작만화와 외전만화, 소설 등의 출판물이 출간되었고, 웹툰 유료 서비스, 영문 전자책, 모바일 캐릭터, 캐릭터 상품 등이 출시되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총괄하는 회사가 드림컴어스다.
 

  
  
  
  
  
  
  
  
  
  
  
  
  
  
  
  
  
  
  
  
   
 
드림컴어스의 자료에 따르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영상화를 제외한 단일 콘텐츠만으로도 콘텐츠 매출규모가 최소 10억에서 20억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황재오 대표와 작가들로 구성된 회사인 드림컴어스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성공 사례를 효과적으로 이어갈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담풍은 콘텐츠 기업 풍류일가에 속해 있는 콘텐츠 전문 브랜드다. 신작 개발과 함께 홍보 웹툰을 진행하고 있다. “‘100년 넘게 기억되는 100가지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수출이 가능한 원작 콘텐츠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한정적인 국내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것이 목표다.  
 
풍류일가는 스토리텔링, 문화콘텐츠 전문기업을 목표로 2004년 창업된 회사다. 문화마케팅 사업을 먼저 시작했고, 2010년 웹툰 제작으로 나아갔다. 2011년 첫 작품으로 미디어다음에 웹툰 <샤먼>을 연재했다. <샤먼>은 미디어다음 연재 후 2012년 5월부터 중국 큐큐닷컴(QQ.com)에 유료연재 중이다. 이밖에, 2011년 KB국민카드의 홍보 웹툰 을 총 16호 연재했고, 2012년 서울우유의 홍보 웹툰 <주스에도 듀엣이 있다>를 3화 연재했다.
 

  
  
  
  
  
  
  
  
  
  
  
   
 
누룩미디어가 중견작가가 스스로 회사를 설립해 신인 웹툰작가들이 참여한 에이전시라면, 풍류일가는 콘텐츠 기업의 전문 브랜드로 운영된 스토리텔링 전문회사다. 웹툰은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활발한 콘텐츠의 2차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기업의 홍보 기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근원적으로 웹툰 생태계는 무료로 공개되고, 트래픽이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로 전환되어 원고료로 지불되는 형태다. 생태계에서 에이전시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5-2. 만화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
 
만화생태계 환경이 급변하는 2013년. 그에 따른 여러 논의도 좀 더 구체화되었다. 만화계도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했는데, 2012년부터 구성되어 운영된 만화문화산업발전 TF는 2013년에도 두 번의 만화문화산업 미래발전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1차 토론회는 2월 26일 한국만화박물관 만화영화상영관에서 개최되었다. 1부 토론회에서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는 “만화산업에서 만화문화산업으로 개념전환을 위해 다양한 만화문화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며 “만화다양성의 확대와 창작-제작-유통-소비의 선순환구조 구축을 통한 만화생태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수 목원대 교수는 “만화진흥법, 만화저작권 보호·창작 및 작가 지원, 전문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며 “만화진흥기구 설립, 만화진흥기금 조성, 만화진흥지구 개발 등 만화문화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법률적 근거와 힘을 갖출 수 있도록 개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0805914&ctg=1213) 이어 토론회에는 서찬휘 컬럼니스트, 성대훈 한국이퍼브 디지털사업본부 총괄본부장 등이 관련된 정책에 대한 토론에 참여했다.
 
2차 토론회는 6월 25일 국회에서 개최되었다. 발제에는 TF에 참여한 김병수 교수와 박인하 교수가 맡았는데, 김병수 교수는 (1)산업에서 문화로 인식전환 (2)지원사업의 지속성과 관리 (3)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사업설계 (4)민관협동 거버넌스 형태의 만화종합 진흥사업 전개를 요구했다. 박인하 교수는 네이버 PPS 프로그램과 카카오페이지, 레진코믹스 D모닝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며, 영화화, 멀티플렛폼, 포털과의 제휴라는 이슈들이 콘텐츠 유료 판매를 통해 가치를 증대시키는 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중심으로 만화와 관련된 여러 지원정책도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13년 6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책브리핑을 통해 ‘만화창작생태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에 따르면, “웹툰의 인기와 한국만화 수출액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만화 산업 규모는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등 한국만화의 호황이 만화 생태계의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이번 대책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번 종합대책은 크게 ▲유통구조 합리화 및 산업화, ▲창작자 처우 개선, ▲해외진출 지원 등 3가지 현안별 지원 과제를 담고 있다 만화 유통구조 합리화를 위하여 중소 웹툰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발굴, 육성할 계획이다. 연재 매체 확대 및 유통구조 다변화를 위하여 올해 총 3개의 중소 웹툰 미디어를 지원할 계획이며, 공모를 통해 레진코믹스, 코믹플러스와 툰부리?타파스틱(컨소시엄)이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만화 원작이 콘텐츠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에서 활용되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만화 원작 활용 징검다리 콘텐츠 제작 지원과 우수 만화 30편의 디렉토리 및 3분 영상 제작을 통하여 비즈매칭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만화 산업 규모의 30에 육박하는 국내 만화 불법유통을 단속하기 위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은 시장 성숙도를 고려하여 권역별로 탄력적으로 대처하기로 하였다.
 
또한 올해 만화 산업 육성 추경예산 30억 원 전액을 포함한 총 55억 원을 우수 만화 창작에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중·단편 지원(10편)을 신설하고, 전문만화 잡지 지원(1종→6종)을 확대하여 인디만화, 대안만화 등 출판만화의 창작 다양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추경사업부터 정부 지원사업 심사 시, 출판 유통사와 작가 간의 계약 공정성을 반영하여 만화계에 수익배분과 2차적 저작물 등과 관련하여 창작자에게 공정한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유도해나갈 예정이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만화계 등과의 정책협의를 정기화하여 만화 창작을 위한 상생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웹툰 자율심의제 정착을 위한 제도 정비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정부의 만화 예산은 지난 2년간 2.3배가 증가했다. 2011년, 39억 9천만 원, 2012년, 63억 원에서 2013년, 93억 1천만 원으로 빠르게 증가해왔다. 이런 정부의 적극적 정책 전개는 만화 생태계 환경의 개선에 일정정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필진이미지

박인하

만화평론가, 서울웹툰아카데미(SWA) 이사장
웹툰자율규제위원회 위원
前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 前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前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정책그룹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