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의 의미
2013년 6월 7일은 레진코믹스가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날이다. 유료 결제를 기반으로 “첫 달부터 흑자를 냈다”고 밝히고 나선 레진코믹스의 성과는 그동안 몇 포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웹툰계를 ‘전송량 측정에 기초한 데이터 판매(즉 광고 판매) 중심 시장’에서 비로소 ‘콘텐트 자체를 판매해서 업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시장’으로 진입시켰다.
그 1년 사이에 유료 웹툰을 내세운 플랫폼들이 이름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사라져 갔다. 그 가운데 일부는 수익성 문제뿐 아니라 불공정 계약을 비롯한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복잡복잡한 교통정리 과정을 거치면서 유료 웹툰 시장이 쉽게 접근해선 안 될 곳이라는 점이 일정 이상 각인되었다. 특히 직접적으로 작가들에게 고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실적에 따라 나눠주겠다는 형태로 접근했던 업체들은 이 사이에 많이 고배를 마셨다.
2013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년이 이 땅에서 유료 웹툰 시장이 성립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면 그 이후 1년은 그동안 확인된 세력 구도를 굳건히 하며 덩치를 크게 키우는 시기였다. 모든 업체가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다음카카오-네이트라는 2강 1약의 포털 구도에 덧붙여 레진코믹스와 탑툰을 비롯한 비포털 계열 업체들이 일정부분 자리를 잡으며 웹툰 이슈를 주도했다. 특히 비포털 계열 업체 가운데 상위권 업체들은 회원수 면에서 거의 7~8배 가량의 상승세를 기록하는가 하면 스마트 디바이스용 앱 이용자수도 3~4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웹툰, 이미 레드오션
코리아클릭의 웹툰 사이트 이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모바일 이용시간이 PC 이용시간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스낵컬처성 콘텐트가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이며, 그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웹툰 또한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기 시장 재편 과정에서 기존 강자인 포털에 덩치와 자본력을 확보한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면 신규로 진입해 들어오는 업체들에게 그리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웹툰을 취급하는 업체는 2015년 7월 현재 20개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유의미한 수치를 외부에 노출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일부다.
흔히 비포털 웹툰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데에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성인 만화’다. 전연령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포털과 차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섹스를 소재로 한 성인향 작품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체들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웹툰이나 일본 에로 만화의 번역판으로 일정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레진코믹스를 비롯해 비포털 웹툰 업체들이 초반 구도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포털 사이트가 자사의 아마추어 만화가 등용 게시판들에서 기존 연재작과 소재 중복 문제 등으로 기용하지 않고 있던 실력파 아마추어들과 <다이어터>의 네온비 등 화제성 있는 작가를 대거 기용하는 전략이 통한 점도 한몫한다. 일정 이상의 독자층의 확보가 초반 승부의 핵심임을 감안하자면, 독자를 결집할만한 예비 작가군과 스타 작가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주자 입장에서 성장세를 증명할 만한 수치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
섹스 소재가 주를 이루는 성인향 만화의 경우 지난 2015년 3월 25일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벌인 레진코믹스 차단 시도와 2015년 6월 25일 헌법재판소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헌심판제청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일 등 제재 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임이 분명해지는 바, 포털과의 차별점을 ‘야한 만화’로 잡기도 이젠 쉽지 않아졌다. 이러한 연유로 말미암아 2015년 중반부터 본격 등장 예정인 웹툰 플랫폼들은 기존 업체들과는 달리 “성인향 만화가 아닌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만화를 보여주겠다”(코믹스퀘어)라거나 “어느 연령대라도 볼 수 있을 캐릭터 중심 만화를 만들겠다”(코믹GT) 등 성인 지향성을 약하게 하고 특징이 명확한 독자층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2014년 중반부터 2015년 중반의 웹툰 시장은 아직 진입해 들어오려는 업체 수는 많지만 이미 레드오션화한 상황이다.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수치를 외부에 내보일 수 있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의 차이로도 연결된다. 이는 이후에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으로, 신규 업체들이 자기만의 독자층을 새로 확보해내지 못한다면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 노출도에 비춰 본 내부 동력
바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웹툰 업체 가운데 유의미한 수치를 바깥에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은 소수에 가깝다. 이는 대중들에게 건넬 만한 숫자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해 노출도를 확대함으로써 주목하는 독자를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기도 하다. 일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지만 이 둘은 외부에서의 주목 뿐 아니라 안쪽에서 얼마나 전략적으로 이슈를 만들려 했느냐의 문제로도 볼 수 있으므로, 언론 노출도가 낮은 업체는 그만큼 내부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2015년이 절반이 지난 시점, 2014년 6월 30일부터 2015년 7월 1일까지 각 업체명 또는 매체명을 제목에 담고 올라온 언론 기사 수는 다음과 같다. 검색 범위를 제목으로 한정한 것은 전혀 다른 주제를 설명하는 가운데 나열된 것이 아니라 해당 업체 또는 매체를 중점적으로 다루거나 그곳이 내보낸 보도자료가 노출된 것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위함이다.
<표 1> 웹툰 플랫폼별 언론 노출도
<도표 1> 웹툰 플랫폼별 언론 노출도
포털 웹툰의 대표주자인 네이버가 압도적인 언론 노출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포털 웹툰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다음 웹툰이 레진코믹스에 뒤지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어 이채롭다. 이는 웹툰이 곧 포털 웹툰이던 시기를 벗어났음을 보여줌과 함께 그동안 레진코믹스가 언론을 통해 자사 입장을 매우 부지런히 노출시켜왔고 그 스스로도 또 이슈의 한복판에 서 있었음을 보여준다. 광고를 위한 전송량을 근거로 삼는 네이버와는 달리 유료 결제율을 높여야 하는 레진코믹스의 입장에서는 자기 나름의 위치를 점할 필요가 있는데, 레진코믹스는 그 점에서는 비포털 웹툰 플랫폼들 가운데에서 선언 전략을 가장 잘 쓰는 축에 속한다.
실제로 레진코믹스는 론칭 1년 6개월만에 열었던 ‘레진 라이브’에서 사업이사인 이성업 씨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현재 536작품이 연재 중이고, 매월 29작품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현재 연재 중인 작품 수는 161개인 네이버, 99개인 다음보다 많은 197개 작품입니다. 레진코믹스는 백아흔일곱 작품을 연재하면서 대한민국 최대 만화 연재 플랫폼이 됐음을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고, 강조합니다"
이 ‘대한민국 최대 웹툰 업체 선언’에 앞서서 레진코믹스가 업계에 일종의 충격을 안겨준 건 언론을 통한 수치 공개 전략이었다. 그 이전까지 포털 웹툰에서 “우리 얼마 벌고, 어느 정도 성과가 이만큼 나왔으며, 싣고 있는 작품은 이만큼이다”라는 숫자를 인포그래픽을 동원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전까지의 언론 보도가 전체 업체가 둘셋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에게나 눈에 띄는 상황이었다면, 레진코믹스의 언론 활용은 대중용 프레임을 짜고 들어왔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그동안 실질적인 수치를 크게 공개해 오지 않았던 네이버는 레진코믹스의 1주년 기념 인포그래픽 이후 자사 웹툰 10주년인 2014년 6월 23일을 맞아 비슷한 형태의 인포그래픽을 공개하며 ‘신경 쓰이는 상대’에 자극 받았음을 역력히 드러냈다.
재밌는 사실은 이와는 별개로 후발주자인 탑툰의 경우 오로지 포털이 아닌 레진코믹스보다 회원수가 더 많다는 프레임을 짜기 위해 애를 써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 노출 수에 비추어 보자면 연재 작품 자체의 화제성이 떨어지는 입장에서 보도자료 송출에 기반한 보도로는 화제성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탑툰의 경우는 저속하고 문제 많은 홍보 전략으로 물의를 빚자 근래 들어선 이미지 개선을 위한 퍼포먼스와 해외 진출 이슈로 좋은 인식을 심어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음 웹툰이 그 비중에 비해 네이버의 절반 이하 노출을 보이고 있는 점은 웹툰을 넘어 7:2 비율에 육박하는 포털 1~2강 사이의 시장 점유율 차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음의 웹툰 콘텐트가 그 자체로 회자되지 못하는 현실을 의도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덜 보이고 있는 모습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냉정히 말하면 점유율 측면으로 볼 때 네이버 웹툰을 제외하면 다음 웹툰까지도 일부러 드러내지 않고서는 대중들에게 회자되기가 쉽지 않다. 다음 웹툰은 네이버 웹툰과 경쟁한다기보다 레진코믹스, 탑툰 등과 같이 비포털 유료 웹툰 업체들과 함께 데이터 시장이 아닌 콘텐트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해야 승산이 있을 듯하다.
다시 말해 네이버가 아닌 이상 콘텐트, 즉 작품과 작가와 관련한 이슈를 드러내 보이지 않고서는 2~3배수 이상이나 많은 노출도 앞에 바로 내리 깔릴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고 내놓을 만한 수치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더 많겠지만 실제로는 ‘포장도 능력’이다. 2015년 중반 이후 줄이어 등장할 웹툰 플랫폼들이 유념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특히나 정식 서비스되는 웹툰의 수가 2013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지금 독자들이 볼 것을 고르는 데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적당히 안정적인 재미를 주는 작품 일부에 안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평론과 비평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업체들 스스로가 콘텐트 마케팅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연재작 수 비교
2015년 6월 말 현재 업체별 연재 중인 건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완결작은 제외하고 현재 연재 중인 건수로 집계했으며 작품 수가 아닌 현재 목록에 나와 있는 항목의 수다.
<표 2> 웹툰 플랫폼별 현 연재 항목 건수(2015년 6월 기준)
2015년 6월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웹툰 산업 현황 및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작가가 원고료를 지급받는 연재작은 2003년 강풀의 <순정만화> 이후로 집계하여 모두 4661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기준으로 집계한 연재 건수는 1600여 건으로 전체 가운데 약 3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요일별로 연재 중인 건수로는 레진코믹스가 네이버 웹툰을 이기진 못했지만 탑툰과 더불어 다음 웹툰의 연재 건수를 넘기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 볼만한 사안이다. 비포털 유료 웹툰 사이트들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한 업체들은 비교적 현재 노출되는 작품 규모를 일정 이상 채우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가운데 확보한 건수에 비해 킬러 콘텐트로 내세울 만한 게 없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앞서 목록에 오른 웹툰 플랫폼마다 대표작을 별도로 기재하라 할 때 상위권을 제외하고 쉬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부 업체들은 작품을 CP를 통해 구입해 실음으로써 한 작품이 이곳저곳에 실리는 경우도 보이고 있어 변별력을 적잖게 떨어뜨리고 있다. 2015년 중·후반에 <코믹스퀘어> <코믹큐브 웹툰> 등 또 다른 신규 웹툰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업체별, 서비스별로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의 대거 등장은 좋지만 대표작 하나 언급하기 어려운 업체가 늘어날 때 독자들은 피로감과 함께 역으로 보던 것에만 안주하는 현상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웹툰의 영향력이 당분간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이를 깎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낼 만한 힘은 신규 업체들이 지니기 어렵다.
<도표 2> 웹툰 플랫폼별 현 연재 항목 건수(2015년 6월 기준)
그 외의 숫자, 숫자, 숫자들
2014년 2월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포털 웹툰의 페이지뷰(PV)는 네이버가 월 8억, 다음은 월 1억, 네이트가 월 1천 만 선이다. 이 수치는 비 포털 웹툰 페이지들의 난립으로 말미암아 보합세거나 약간씩 떨어졌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탑툰이 2015년 6월 23일자로 1년 3개월치의 누적 페이지뷰가 10억을 넘겼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는 산술적으로는 월마다 네이버와 비슷하거나 네이버를 상회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탑툰이 일으켜온 비정상적 마케팅과는 별개로, 발표를 신뢰한다는 전제를 하자면 탑툰이 국내에서 성인향 에로 만화로 만들어낸 반향이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보도나 인터뷰 등에서 드러난 바, 탑툰이 자사 전체의 대표작으로 내세우는 것이 소위 섹스 경험담을 만화로 풀어낸 ‘썰만화’인 점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법률 적용 강화 추세에 따라 만화에서 섹스 소재작의 표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볼 때 그리 좋은 상황으로 볼 수만은 없다. 탑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섹스 소재를 넘어서 성인들에게 회자될 수 있는 대표작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레진코믹스는 페이지뷰(PV)가 아닌 순 방문자 수(Unique Viewer, UV) 수치를 내세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화제의 온라인 콘텐츠 기업 레진코믹스 - 네이버·다음 웹툰에 맞서는 웹툰계 신생 공룡, 콘텐트 유료화 대 성공…… 다음 목표 ‘웹툰 한류’>, 이코노미조선, 2015년 7월호) 2015년 1월 기준으로 순 방문자 수는 월 평균 700만 명이다. 이 수치는 네이버 웹툰의 월 평균 1600만 명에 이어 전체 2위인 수치로, 다음 웹툰이 보인 500만 명을 제친 수치다. 이 수치가 순위나 비율 면에서 앞서 집계한 바 있는 언론 노출도와 흡사하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라 하겠다.
2015년 6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웹툰 산업 현황 및 실태 조사> 112쪽에 실린 2014년 11월경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웹툰 플랫폼은 다음과 같이 집계돼 있다. 순서는 원본과 달리 빈도에 따라 조정했다. 이 표에서는 실질적인 페이지뷰나 순 이용자 수 집계와는 별개로 직접 설문에서는 반응도가 신규 업체에 다소 보수적으로 잡힘을 읽을 수 있다.
업체별 스마트폰 앱의 순 이용자수는 네이버가 전체를 압도하는 가운데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가 레진코믹스를 누른 것도 보도됐다. 아이티투데이가 닐슨코리아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지난 3월 21일자 <웹툰·소설 5배↑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사정권>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의 앱 월간 순 이용자는 지난해 3월 33만 5253명에서 올해 2월 150만 5590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사가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적혀 있다는 점과 카카오페이지가 주종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콘텐트가 웹툰보다도 웹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단순 비교를 해야 할 일은 아니겠으나, 드러난 수치 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추세를 보인다.
<표 4> 웹툰 주 이용 플랫폼
<도표 4> 웹툰 주 이용 플랫폼
마지막으로 살펴볼 수치는 회원수다. 포털의 경우 거의 나라 전체 인구수 가운데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수 대부분을 자사 회원수로 보유하고 있고 또 대체로 무료 이용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에 실질적으로 회원수가 의미 있는 건 독자들의 직접적인 유료 결제가 관건인 비포털 웹툰 플랫폼들이다.
현재 이들 가운데 회원수를 명확히 공개하고 있는 업체들은 레진코믹스와 탑툰으로, 그 외 업체들은 아직 공개할 만한 수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레진코믹스는 지난해 1주년 당시 회원 수 11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15년 3월 기준으로 700만 명을 기록 중이라 밝히고 있다. 한편 꾸준히 레진코믹스를 벤치마킹하고 레진코믹스보다 우위임을 드러내고 있는 탑툰의 경우, 보도자료전을 통해 2014년 100만 명, 2015년 3월 기준 8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밝히고 있다. <웹툰 산업 현황 및 실태 조사>에 따르면 레진코믹스의 이용자 비중은 여성과 남성이 약 7.5:2.5 비중으로 여성 이용자층이 높다. 탑툰의 경우는 시작부터 일관되게 오로지 성인 남성 이용자층을 목표로 해 오고 있는 터, 현재 웹툰 플랫폼 가운데에서는 이용자 성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 업체라고 봐도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현재 공식 개장을 준비 중인 한 플랫폼의 경우 비공식을 전제로 연말까지 2~30만, 내년까지 100만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후 등장하려는 업체들이 상정하고 있는 실질 유료 독자 수를 가늠하게 해 준다.
다매체화 사례
2014년부터 2015년 7월까지 1년 여에 걸쳐 다매체화한 웹툰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특기할 점은 TV드라마와 영화화가 중심이던 만화의 다매체화 경향에 웹드라마가 가세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스낵컬처 유행을 타고 웹툰과 더불어 짧은 시간 안에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영상물로서 웹드라마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 원천으로서 웹툰이 주목받고 있는 것. 흥행사례로 보자면 레진코믹스가 탑툰의 견제에 맞서듯 “원조 썰 만화”라 부각하고 있는 「나인틴」(클로버 이앤아이 제작)이 스마트 핑거 무비라는 장르명을 달고 나와 두 달여만인 2015년 6월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제작사는 시즌2 제작을 확정지었다고 한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으로는 강풀 씨의 「타이밍」이 좌초 루머를 딛고 공개되어 2015년에는 제19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장편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강도하 씨의 「발광하는 현대사」는 19금 애니메이션으로 처음부터 IPTV를 통한 VOD 전용 애니메이션을 표방하고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한편 TV 드라마화한 「미생」이 큰 성과를 내며 만화책 단행본 판매도 230만 부를 넘기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미생」은 국내에서 단순 타 매체 이식을 넘어선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제대로 적중한 사실상 첫 사례로 부각되고 있으며, 작품의 성공과 함께 제2의 「미생」을 꿈꾸는 투자들이 모여들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작품에서와 같이 원작을 제대로 반영한 것도 아니면서 영상 매체 나름의 품질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잦아 자칫 좋은 흐름을 끊을 위험이 많은 형국이다.
만화에서 영상 또는 게임으로 전이하는 것뿐 아니라 반대의 경우도 포함한다면 다음이 지난해 마블코믹스의 「어벤저스」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웹툰 「어벤저스 : 일렉트릭 레인」을 발표한 데 이어 올 들어 「스타워즈」 의 새 영화 시리즈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그 이전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연재하는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레진코믹스가 지난해 중반 무렵부터 「군도」를 비롯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등의 홍보 웹툰을 제작한 바 있으나, 다음의 웹툰화는 홍보 목적 뿐 아니라 거대한 트랜스 미디어 콘텐트의 하나로서 연결고리를 강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후 이러한 전략적인 기획이 국내 작품에서도 등장할 필요가 있겠다.
고영훈 작가가 작업한 「어벤저스 : 일렉트릭 레인」의 오리지널 캐릭터 ‘화이트 폭스’는 2015년 9월 마블 공식 라인업에 포함돼 10월 중 발매 예정인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즈」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며, 셰블스키 수석 부사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웹툰 프로젝트를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마블이 몸이면 만화는 심장이다”>, 시사저널, 2015.06.30)라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해외진출
2015년 6월 현재 웹툰 플랫폼들의 해외 진출 상황은 다음과 같다.

국내 무대가 점차 포화상태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업체들이 하나둘 바깥을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웹툰 업계가 해외진출을 꾀하기 시작한 건 201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부터로 볼 수 있지만, 샘플 수준이 아니라 본격적인 진출을 꾀하고 든 건 2014년 초부터로 볼 수 있다. 그리고 2015년 중반에 접어들면서 후발 비포털 웹툰 플랫폼들도 대거 해외 진출 소식을 전하고 있으니 2014~2015년을 웹툰의 해외진출이 실질적으로 본격화한 시기로 놓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해외진출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는 곳이 미국을 비롯한 영어 사용권과 일본이었다. 다음이 미국 업체로서 한국 작품의 북미 진출을 꾀하는 타파스틱과 제휴하고, 네이버는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라인 웹툰(LINE Webtoon)이라는 스마트폰용 앱을 출시해 영어 이용자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초반에 낮은 번역 품질 문제가 거세게 대두됐는데, 그 해결 방법으로 들고 나온 것이 세계 각국의 독자가 번역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 번역’ 홈페이지다. 포털다운 해결방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자체 번역 품질을 높이기보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여러 언어판을 만들어내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라인은 기본적으로 영어, 중국어, 태국어로 웹툰을 제공하고 참여 번역을 통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등을 만들고 있다. 라인 웹툰은 일본어 앱도 별도로 제공하는데, 앱스토어에서 라인 웹툰을 검색하면 ‘無料マンガ―Webtoons―’ 즉 ‘무료 만화 ? webtoon’이라는 제목으로 앱을 올려놓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이라는 브랜드로 진출할 때, 네이버와 한 지붕에 살던 NHN엔터테인먼트가 일본에 설립한 자회사 NHN플레이아트는 코미코라는 웹툰 플랫폼을 내놓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코미코는 일본 업체로서 일본 작가의 웹툰을 싣고 있지만, 한국어판 사이트를 내놓고 일본 작품을 역수입하는가 하면 한국 작가의 작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기묘한 작전을 쓰고 있다. 2014년 4월 무렵에는 다음 웹툰을 일본에 소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네이버와 기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레진코믹스는 지난해 1억 5천 만 원을 걸고 열었던 세계 만화 공모전을 통해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계 작가들을 당선시켰으며 2015년 4월 20일에는 일본어판 웹사이트를 직접 열고 자사의 인기작과 공모전 당선작 등을 게시하고 있다. 당시 1억 원을 받은 대상 당선작 「기도」가 일본 유학 중인 신인의 작품으로 일본의 출판만화 제책 형식(좌철)과 세로 쓰기를 채용한 흑백 만화이면서 한국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사이트 개장에 최적화한 만화로서 선택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는데, 일본 진출을 1년여를 준비했다는 레진코믹스가 일본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질세라 탑툰도 6월 1일자로 대만 사이트를 개장한 데 이어 6월 8일 일본 사이트를 열며 화제 몰이에 나서고 있다. 웹툰을 보여주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탑툰의 경우 레진과는 또 다른 관점에서 시선을 받고 있다. 섹스를 소재로 한 남성 대상 성인 만화가 주종목으로 대표작을 「썰 만화」로 꼽고 있는 탑툰이 해외에서도 과연 콘텐트 판매로 먹힐 수 있을지에 관한 관심 때문이다.
한편 중국의 경우 중국 내에서 콘텐츠 판매에 반드시 필요한 ICP(Internet Content Provider, 전신업무경영허가증)을 취득한 국내 업체가 한 곳밖에 없고 세금 문제를 비롯해 직접 진출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고 있어 대체로 MCP(Master Content Provider) 격인 업체를 통해 움직이고 있지만 허니앤파이와 같이 중국 업체와 직접 제휴하는 형태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현재 이 부분에서 중심이 돼 움직이고 있는 업체는 미람만화(메이얼란만훠) 앱을 내놓고 있고 텐센트와 직접 한국 작품과 관련한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마일랜드다.
현재 웹툰의 해외진출과 관련한 이슈에서는 마치 한 때 다매체화가 곧 성공한 웹툰의 증명인 듯한 여론이 일었던 시기와 비슷한 열망과 비슷한 점을 느끼게 한다. 한국은 인구 수 등을 비롯해 내수를 확대하는 데에 기본적으로 한계가 확정돼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타 매체 변환이나 수출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논리는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 차이와 언어 차이를 넘을 수 있는가고, 또 한 편으로 팔 수 있을만큼 품질 면에서 월등한 콘텐트가 있는가에 관해서도 끝없는 고민을 해야 한다.
냉정히 말해 일본의 성인 독자에게 한국의 성인 웹툰은 수위나 이야기 면에서 그다지 흥미거리가 되기 어렵고, 일본 출판만화의 밀도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웹툰의 그래픽적인 완성도는 그다지 높은 편이 못 된다. 중국의 경우 아예 19금으로 가서는 실리지도 못하며 심의 기준이 그야말로 업체와 관의 자의적 판단에 휘둘리기에 대응이 쉽지 않다. 심지어 중국은 인구수만 믿고 가기엔 아직 네트워크 접속 환경이 고용량 데이터를 소화하기엔 어려운 시점이어서 가능성은 많지만 당장 들어가서 큰 수익을 벌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독자들에게 웹툰은 주로 보던 스타일과 전혀 다른 만화일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인기 있었던 웹툰을 들이민다고 바로 통할리는 없다. 2014~2015년이 시작점이었다 하면, 이제 어떤 웹툰을 어떻게 왜 보여줄 것인가에 관해 구체적인 전략이 등장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다음 웹툰의 전략도 오히려 이 시점에 상당히 영리한 방식이라 볼 수 있을 법하다. 해외 트랜스미디어 대작의 일부로 자사 웹툰을 진입시키며 작품과 캐릭터가 살아남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한 번, 앞으로의 1년 전망
2015년 중반을 기점으로 웹툰 플랫폼들은 특성화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이 이곳이 돈을 쓰지 않고 진입하려거나 지원금 타내기용으로 접근할 만한 바닥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면, 이제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돈을 벌어보겠다고 덤비는 업체들을 맞이할 시간이다.
하지만 후발주자로서 레진코믹스와 탑툰과 같은 규모를 섣불리 시도할 순 없을 것이어서 각자 분야를 달리하여 특정 독자층을 노리는 전략이 등장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게 등장하는 업체들이 앞서 안착한 업체들의 이용층을 빼오기란 난망하다는 데에 있다. ‘옛 만화 독자층’이든, ‘한동안 볼 거리가 마땅치 않았던 오타쿠층’이든, 유료 웹툰 시대에도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았던 이들을 새로운 웹툰 독자층으로 끌어들일만한 흡인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이 ‘벗기기’만이어서는 내부에서도 힘들고 당연히 해외에 팔기도 어렵다.
시작부터 언급한 바와 같이 웹툰은 이미 레드오션이 돼 있다. 요행을 바라는 업체들이 일부 있다가 무너진 게 지난 1년이었다고 하면 앞으로의 1년은 전력을 다해도 안 되는 업체들이 숱하게 보일 것이다. 레진코믹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정부에서도 호평을 듣던 업체조차 심의 이슈 앞에서는 무력해지고, 코믹스토리와 코믹GT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사유가 명확치 않은 앱 마켓 사업자들의 기준은 예상 이상으로 사업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줄곧 출판만화의 디지털라이징판을 서비스해 오던 인터넷 만화방들도 웹툰 사업에 뛰어들며 종목을 전환할 태세이고 보면 이제 믿을 건 기술이나 진출 사실이 아니라 오로지 ‘킬러 콘텐트’ 내지는 ‘스타 콘텐트’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앞서 포털에서 「미생」이 그 역할을 했다면, 이번엔 비포털 진영의 차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을 어떻게 하려 들고 있느냐 또한 앞으로 1년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다음카카오가 앞서 다음이 열었던 서비스들 상당수를 정리, 폐기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중복 성향이 짙은 두 서비스에도 여파가 끼칠 것은 분명. 과연 이 둘은 합칠까, 놔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