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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디지털 만화는 어느 길로 갈 것인가? (4) : 차세대 디지털 만화로 향하는 비밀의 문

최근의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는 앱 만화의 경우 처럼 만화를 디지털 기술로 전달하는 창은 피씨- 웹브라우저에서 스마트 폰-앱, 스마트 타블렛-앱 그리고 최근에는 SONY의 PSP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매번 더욱 인상적인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모든 것이 흥미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10-11-12 서승택

- 소셜 앱 만화 잡지(앱진 + 소셜네트웍 서비스)가 답이다.


최근의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는 앱 만화의 경우 처럼 만화를 디지털 기술로 전달하는 창은 피씨- 웹브라우저에서 스마트 폰-앱, 스마트 타블렛-앱 그리고 최근에는 SONY의 PSP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매번 더욱 인상적인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모든 것이 흥미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웹툰의 약진 이후 아이폰이 등장하자마자 만화는 앱으로 포장되어 다운로드 되기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또 다른 모바일 만화의 실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 급조된 아이폰 만화들 보다는 텃치로 스크롤 할 수 있는 포털의 웹툰들이 스마트폰의 재미와 더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만화는 공짜라는 습관을 스마트 기기까지 확산 시킨점은 해악이었지만) 다시 말하면 만화책 한권이 앱 하나다라는 식의 접근은 손쉬운 것이었지만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만화의 독자에게 보다 많은 만화들을 어떤 질서 속에서 연결 시키주지 못하는 만화 하나짜리 앱은 지속적으로 만화 콘텐츠를 즐기는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접근이 아니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만화 앱들이 대부분이 아직 이 범주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마블앱은 만화상자 그리고 만화방


Comixology와 IVerse, Graphic.ly, Panelfly 등은 흥미로운 시도를 하였다. 터치폰 인터페이스과 만화 읽기 체험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를 하였고 이 기술의 매력을 바탕으로 대형 만화 출판사의 콘텐츠를 유치하여 그들의 앱을 일종의 마켓앱으로 제안 한 것이다. 마침내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이들 디지털 만화들은 결정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이들의 시도는 시원하게 넓어진 아이패드 화면으로 이어졌고 기존의 독자들이 더 쉽고 싸게 만화를 구매하게 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만화독자들을 끌어들일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패드 디지털 만화는 전통적인 만화 읽기 체험을 잘 재현 한 것이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이들 만화 콘텐츠들 한점, 한점을 연결시켜 소개받고 찾고 사서 모으도록 한 환경의 제안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생각 거리를 준 것이다. 쉬운 말로는 코믹솔로지와 아이벌스 등의 앱은 만화책이 아니라 만화전문서점인 것이다.


아이튠즈와 닮은 ipad-comicxology 인터페이스

아이튠즈와 닮은 ipad-comicxology 인터페이스

 

아이튠즈와 닮은 ipad-comicxology 인터페이스

 




이들 마블앱류를 사용하며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는 인상은 이들의 인터페이스와 그것이 제공하는 경험이 아이튠즈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콘텐츠 유통의 혁신의 모델로서 아이튠즈에 대한 선망이 나은 결과이면서 씨디를 모으는 것처럼 만화를 모으는 미국 독자들의 생활 문화가 반영된 결과 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의 만화앱들의 일종의 선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주춤하고 있는 롱박스라는 서비스의 이름인 롱박스가 미국 만화 독자들이 만화를 모으는 상자를 가리키는 단어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마블류의 앱은 디지털의 날개를 단 마법의 만화 상자이면서 만화 전문서점의 표지가 잘 보이도록 진열한 책꽂이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미국 만화 고유의 경험과 미국의 앱스토어 경험으로 부터 탄생된 만화책 유통의 인터페이스는 과연 절대적이고 결점이 없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후발로 디지털 만화앱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일본(우리보다는 이미 앞서 MangaBlade라는 마블류의 앱을 출시 준비하고 있다.)이나 우리의 경우는 같으면서 다른 한국과 일본의 만화 유통의 경험으로부터 보다 혁신적이고 보다 매력적인 인터페이스를 내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만화 앱은 만화 잡지다!


일본, 한국 만화에는 있지만 미국의 만화에는 없는 만화보기의 형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잡지일 것이다. 미국 만화의 독자들은 단권으로 연속 발행되는 얇은 단행본과 이 단행본의 인기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조금 두꺼운 모음집 이외에는 경험이 없는 것이다. 어쩌면 마블앱의 인터페이스가 독자에게 책장이나 만화 모으는 상자를 보여주는 것은 미국 만화계에서 잡지의 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마블앱의 멋진 터치 기능의 매력적인 디지털 만화 읽기 체험에 감탄한 뒤 우리가 상상해 내야하는 것은 아마도 디지털 만화 잡지일 것이다. 그들의 만화 문화에서 경험 할 수 없었던 그 무엇은 곧 우리에겐 기회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이폰 용 마블 앱


만화 잡지가 해내야 하는 기능을 만화앱은 종이 만화 시대보다 더 훌륭히 그리고 웹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정교한 형태로 해낼 수 있다. 만화 잡지는 독자와 창작자를 소통하게 하며 편집자나 만화 전문가들의 의견을 교환하게 하고 트렌드를 모아가게 할 것이다. 일정 정도 포털의 웹툰에서 일어났던 직접 교통의 보다 진화된 형태의 만화 공간의 역할을 앱 만화 잡지는 해낼 수 있다. 여기에 더불어 아이패드 외의 최근의 디지털 만화 사례에까지 눈을 돌린다면 미국식의 느슨하고 탈중심적으로 번져간 웹코믹스와 한국의 웹툰 그리고 일본의 모바일 망가 서비스까지를 함께 고려한 접근을 해야한다.

어쩌면 디지털 만화의 미래의 갈 길을 보여주는 앱만화 잡지는 앱과 앱을 연결시키는 차세대형 커뮤니티가 어떻게 콘텐츠를 유통시키고 나누게 될지에 대한 고민의 가장 앞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될지도 모른다.


디지털 만화 잡지는 개방형 다중심 네트웍을 장착 해야 한다


디지털 만화는 여러 개의 창(여러개의 기기들) 사이를 오가는 독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한 개의 창에서 산 만화 콘텐츠를 다른 창에서 읽을 수 있게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앱에 의한 만화인들의 연결은 결코 게시판에 덧글 달기를 넘어서는 개인적 취향의 자연스런 발현의 연결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각자의 창에서는 각자의 리스트가 중심이된 인터페이스를 경험하지만 모두를 연결시키면 여러 개의 중심이 존재하는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진화의 형태는 그동안의 만화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시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독자와 창작자와 편집자의 소통을 연결시키는 다중심적인 연결의 사례를 우리는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커뮤니티로부터 발견할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이루어 내는 관계의 그물망은 게시판 중심의 구형 커뮤니티와는 확실히 다르다. 게시판의 커뮤니티가 회원과 비회원을 관리자의 권한으로 가르는 내부와 외부로 나뉜다면 트위터는 끊임없이 취향과 의견을 중심으로 또는 느슨한 인맥을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커뮤니티이다. 이러한 유동적이고 다중심적인 커뮤니티들은 일종의 부유하는 항해 중의 일시적인 정박처 혹은 정보공급처를 찾기 마련인데 아마도 이러한 요구들은 트위터가 확장하고 있는 플러그인을 통한 부가 기능들로 채워져 갈 것으로 보인다. 이때 사용자 각자는 각자의 요구에 따르는 개인화된 인터페이스를 가지게 될 것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이미 초기적인 형태의 개인화된 인터페이스를 실험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상은 더 나아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개인화된 정보의 정리 도구이자 취향공동체를 연결시키는 잡지가 되어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플립보드


이러한 방향의 주목할 만한 사례는 시맨틱 기술을 활용한 플립보드가 주목할만 할 것이다. 아이패드등 스마트 기기의 앱잡지의 인터페이스는 그것이 얼마나 화려하게 작동하느냐 보다 그것이 얼마나 소통의 도구로서 진화된 형태의 커뮤니티의 형성을 지원하느냐에 사활을 걸어야할 것이다. 어쩌면 만화잡지의 미래인 소셜 앱 만화 잡지는 앱 콘텐츠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금석의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의 기대와 상상하는 것만큼의 미래를 즐기게 될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되새기고 싶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