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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아이돌 : (2)추천 아이돌 만화 5선

아이돌이 등장하는 만화, 아이돌 그룹이 만들어지는 내용의 만화 5선을 만나보자

2008-05-02 만편집부

                                                                     [연중기획 Comic & Culture 13 ] 만화와 아이돌

달빛천사

타네무라 아리나 / 서울문화사

달빛천사

「만월(보름달)을 찾아서」 또는 「풀문(Fullmoon)을 찾아서」라는 원제로, 또 애니메이션판으로도 유명한 작품. 일본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거의 동시에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아동지 밍크 연재와 더불어 케이블 방송사인 투니버스를 통한 애니메이션 방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목에 큰 병이 있지만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12살 소녀 미츠키(루나)는 어느날 자신을 찾아온 사신을 보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보여선 안 될 존재인 사신이지만 어쩐 일에선지 루나 눈에는 보이고 만 것. 쪽파라면이란 다소 기괴한 이름을 한 사신 콤비 타쿠토(타토)와 메로코(멜로니)에게서 자기 수명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만 루나는, 그들의 힘을 빌려 16살로 변신, 오디션장을 찾아간다. 죽기 전에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오랜 기억 속, 지금은 멀리 떨어진 한 소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달빛천사」는 마법을 통한 변신이라는 변신 미소녀물의 화두는 지키면서도 그 모습이 다른 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성장한 모습이라는 점과 시한부 인생이라는 비극성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새롭진 않으나 색다른 맛을 주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변신한 모습이 자신의 성장체라는 설정이야 선배 아이돌물인 「마법의 스테이지 팬시라라」가 먼저 선보인 부분이지만 남은 시간을 모두 쏟아부어가며 바보스러울만큼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미츠키의 모습이나 그런 미츠키에게 점차 끌리지만 결국 사신(저승사자)인 타쿠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질투와 안타가움을 오가는 멜로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독자는 말을 잊게 된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 사신이란 존재는 무려 전생에서 자살로 삶을 마감한 이들. 아이돌(idol)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이처럼 노래하는 주인공을 애처롭게 바라봐야만 하는 작품이 몇이나 있었을까 싶다.
다만 애니메이션이 나름대로 완급조절에 성공하며 4쿠르(1년 방영분, 52화) 방영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비해 만화는 전작인 「신풍괴도 잔느(신의 괴도 잔느)」 「시공이방인 쿄코」 등을 통해 보여 온 미형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솜씨에 비해 지독하게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력을 다시 한 번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주인공들을 이보다 더 괴롭힐 수는 없다 싶은 건 둘째치더라도,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동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게 난감할 따름이다. 첫 두어권 이후로 막나가기 시작하는 애정 노선의 파탄성은 이 작가 만화의 특기라면 특기.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작인 「신사동맹 크로스」 보다는 낫다는 점 정도다. 만화 이야기를 하면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작품에 한해선 애니메이션판도 꼭 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_
서찬휘

키라링 레볼루션

나카하라 안 / 대원씨아이


키라링 레볼루션

「라라의 스타일기」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작품. 애니메이션판은 한일 공동제작으로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활발한 성격에 먹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14살 소녀인 키라리(라라). 애들이 꺄악대던 아이돌엔 관심도 없었지만 첫눈에 홀딱 빠진 남자애가 알고 봤더니 별로 관심도 없던 바로 그 아이돌 그룹 SHIPS의 멤버였던 것. 키라리는 그 소년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일념으로 졸지에 아이돌 노선에 뛰어들어, 괴롭힘 등 온갖 시련을 극복하며 인기 아이돌로 성장해간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시선을 모으는 건 키라리의 성격과 같은 쾌활함, 그리고 마법을 이용해 변신하는 미소녀가 아니라 단순무식할 정도로 좋아하는 상대를 향해 돌진하는(?) 여자애의 아이돌 데뷔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다. 저연령 대상 작품이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스타 시스템이 중심이 되는 연예계의 이모저모를 그려내어 어느 정도 현실감을 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쇼가쿠칸 아동지 『차오』 연재작으로 데포르메 심한 그림체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은 접근하기 조금 어렵겠지만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보기엔 알맞은 작품. _
서찬휘

키스만으론 끝나지 않아!

시가노 이오리 / 삼양출판사

키스만으론 끝나지 않아!

연예계를 무대로 삼았다기보다는 연예인 소년과 그 소년을 남친으로 둔 여자아이의 닭살 애정행각을 그리고 있는 순정만화.
연예과가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주인공 료코는 연예인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느닷없이 연예과의 프린스라 불리는 세이란 연하놈에게 첫 키스를 빼앗기고 만다. 느끼함과 섹시함과 밝힘증까지 겸비한 아이돌 소년과 순진하다 못해 요즘 세태에 비해 천연기념물에 가까운 심성(?)을 지닌 여주인공 사이에서 벌어지는 줄다리기를 닭살 돋는 애정과 약간의 질투와 약간의 방해(?)를 섞어 그려내고 있다.

아이돌의 일상 보다는 알콩달콩 염장 러브스토리에 치중하고 있는 만큼 화창한 봄날에 혼자 밥숟갈을 들며 우는 솔로들에게는 권하기 다소 곤란한 작품. _
서찬휘

T.R.Y (Take off Rush Youth)

김현정, 박무직 / 시공사

T.R.Y (Take off Rush Youth)

2002년, 가수 김현정과 만화가 박무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작품. 보통 연예계 생활이나 연예계를 통해 보는 사회의 모습을 다루는 기존의 아이돌 만화와는 다르게 이 작품은 아이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내용이 성장 드라마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꿈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이돌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꿈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며 프로듀서가 짜놓은 트레이닝을 통해 프로듀서가 원하는 가수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꿈을 이룬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TV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아이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이 작품은 아이돌을 꿈꾸며 노력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해진 권수로 기획된 탓이었을까. 작품 내에선 주인공의 방황과 노력 ‘만’이 비추어지고 그 과정을 통해서 얻는 결과물은 너무나도 적게 다루어지는 점이 아쉽다. 물론 노력과 방황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보이는 심적 고통과 갈등을 비중 있게 다루었으면서도 그 후에 남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거의 없다는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_
T-Bell(양세종)


Is (아이즈)

카츠라 마사카즈 / 서울문화사

Is (아이즈)

여성 아이돌 과의 교제.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어 봄 직한 일이다. 여기 자신의 짝사랑을 성취하고 그 여자친구는 아이돌이 된 행복한 사람이 있다. 세토 이치타카. 이 작품의 주인공인 그는 고등학교 내내 짝사랑해오던 요시즈키 이오리(이하 이오리)와의 교제에 성공한다. 하지만, 연극배우를 꿈꾸던 이오리가 연예기획사로 들어가게 된 후로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점점 둘 사이에는 거리감이 생긴다.
전영소녀로 이름을 알린 카츠라 마사카즈의 1997년 작품으로 국내에는 아이큐점프를 통해 소개되었다. 이 작품에선 ‘아이돌’ 이 두 주인공 사이의 갈등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글을 읽는 분들은 한 번 상상해보시라. 여자친구가 아이돌이 된다는 것. 상상만 해도 정말 즐거운 일 아닌가. 현실에서는 자랑거리라고 할 법한 일이 작품 내에선 둘 사이의 거리감을 만드는 이유가 돼버리는 것이다. 마치 다가가기조차 힘든 존재라고 느끼던 작품 초기 짝사랑 시절로 되돌아가 버린 듯한 모습이 되어서 말이다. 환상을 여지없이 부수는 듯하지만 그래도 설득력 있는 전개를 보여주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던 이 작품이 마지막은 해피 엔딩을 위한 신파조로 흘러가버리고 말아서 마치 TV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점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_
T-Bell(양세종)